남부럽지 않게 살던 이들…한국 왜 떠났나?

입력 2017.10.2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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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성공을 원하고 행복한 삶을 꿈꾼다. 글로벌 시대,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며 우리는 어느덧 보편적이고 획일화된 성공 기준을 좇는 삶을 살고 있다.

모두가 한 곳만을 바라보는 삶을 살고 있는 지금, 진정한 성공과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자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태권도 관장, 안과의사, 대기업 직원으로 일하며 한국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던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한국을 떠났다.

세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과 성공은 무엇일까? 새로운 터전에서 자신만의 뜻을 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KBS '미래기획 2030'(22일 밤 11시 10분, 1TV)이 함께 했다.

무너진 땅을 울리는 희망의 기합소리


이재호 사범은 한국국제협력단 봉사단원으로 네팔에 건너왔다. 이곳에서 그는 네팔 태권도 국가대표 코치로 활약 중이다. 이 사범과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훈련에 매달린다.

훈련할 때는 누구보다 엄격한 그도 훈련장 밖에서는 '동네 형'으로 변한다. 선수들은 한국 라면을 먹으러 불쑥 그의 집에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는다. 선수들에게 좋은 훈련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이 사범은 네팔 태권도협회를 설득하는가 하면, 직접 프로젝트를 추진해 선수들을 위한 장비를 마련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이재호 사범은 태권도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희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코치와 선수들. 이들 덕분에 태권도는 네팔 국민들의 기쁨과 희망이 되고 있다.

"눈을 뜨세요"

에티오피아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간단한 안과 질환을 치료하지 못해 실명 위기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치료 시기를 놓쳐 시각장애를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국제실명예방기구(IAPB, International Agency for the Prevention of Blindness)에 따르면, 전 세계 시각장애 인구 90%가 의료 환경이 열악한 저개발국가에 거주하고 있다.


이승재 안과 전문의가 빈민촌 보건소에 봉사를 나가는 날이면, 진료실 앞은 '한국 의사'가 진료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환자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수술 후, 환자들은 그의 손등에 입을 맞춘다. 이들에게 '닥터 리'는 신이 내려준 축복이다.

이 전문의는 서울 강남 번화가에서 안과병원을 운영하다가 개발도상국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글로벌 협력의사에 자원해 에티오피아로 왔다. 그는 의사가교수를 하고 개업을 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의술을 펼치는 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실리콘밸리, 가나


유니세프(UNICEF) 차량이 도착하자 이를 반기는 아프리카 전통춤이 시작된다. 그 사이에서 손뼉을 치며 환하게 웃는 한국인. 유니세프 가나 사무소에서 개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근무하는 김형준 씨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그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그러다 난민, 인권, 분쟁, 여성, 아동 문제까지 관심을 가지다보니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됐다. 그 후, 아프가니스탄, 네팔 등에서 구호 활동을 했고, 이곳 유니세프 가나 사무소까지 이르게 됐다.


금융에 관심 있는 사람은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을, 창업을 원하는 이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꿈꾼다. 국제 개발이나 인도 지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가나가 곧 뉴욕이고 실리콘밸리다. 김 씨는 지금 가나에 있어서 행복하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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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부럽지 않게 살던 이들…한국 왜 떠났나?
    • 입력 2017-10-20 18:16:02
    방송·연예
누구나 성공을 원하고 행복한 삶을 꿈꾼다. 글로벌 시대,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며 우리는 어느덧 보편적이고 획일화된 성공 기준을 좇는 삶을 살고 있다.

모두가 한 곳만을 바라보는 삶을 살고 있는 지금, 진정한 성공과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자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태권도 관장, 안과의사, 대기업 직원으로 일하며 한국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던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한국을 떠났다.

세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과 성공은 무엇일까? 새로운 터전에서 자신만의 뜻을 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KBS '미래기획 2030'(22일 밤 11시 10분, 1TV)이 함께 했다.

무너진 땅을 울리는 희망의 기합소리


이재호 사범은 한국국제협력단 봉사단원으로 네팔에 건너왔다. 이곳에서 그는 네팔 태권도 국가대표 코치로 활약 중이다. 이 사범과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훈련에 매달린다.

훈련할 때는 누구보다 엄격한 그도 훈련장 밖에서는 '동네 형'으로 변한다. 선수들은 한국 라면을 먹으러 불쑥 그의 집에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는다. 선수들에게 좋은 훈련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이 사범은 네팔 태권도협회를 설득하는가 하면, 직접 프로젝트를 추진해 선수들을 위한 장비를 마련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이재호 사범은 태권도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희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코치와 선수들. 이들 덕분에 태권도는 네팔 국민들의 기쁨과 희망이 되고 있다.

"눈을 뜨세요"

에티오피아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간단한 안과 질환을 치료하지 못해 실명 위기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치료 시기를 놓쳐 시각장애를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국제실명예방기구(IAPB, International Agency for the Prevention of Blindness)에 따르면, 전 세계 시각장애 인구 90%가 의료 환경이 열악한 저개발국가에 거주하고 있다.


이승재 안과 전문의가 빈민촌 보건소에 봉사를 나가는 날이면, 진료실 앞은 '한국 의사'가 진료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환자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수술 후, 환자들은 그의 손등에 입을 맞춘다. 이들에게 '닥터 리'는 신이 내려준 축복이다.

이 전문의는 서울 강남 번화가에서 안과병원을 운영하다가 개발도상국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글로벌 협력의사에 자원해 에티오피아로 왔다. 그는 의사가교수를 하고 개업을 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의술을 펼치는 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실리콘밸리, 가나


유니세프(UNICEF) 차량이 도착하자 이를 반기는 아프리카 전통춤이 시작된다. 그 사이에서 손뼉을 치며 환하게 웃는 한국인. 유니세프 가나 사무소에서 개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근무하는 김형준 씨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그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그러다 난민, 인권, 분쟁, 여성, 아동 문제까지 관심을 가지다보니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됐다. 그 후, 아프가니스탄, 네팔 등에서 구호 활동을 했고, 이곳 유니세프 가나 사무소까지 이르게 됐다.


금융에 관심 있는 사람은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을, 창업을 원하는 이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꿈꾼다. 국제 개발이나 인도 지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가나가 곧 뉴욕이고 실리콘밸리다. 김 씨는 지금 가나에 있어서 행복하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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