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남북·북미 접촉 불발…“美태도 변화 전 6자 복귀 불가”

입력 2017.10.22 (07:40) 수정 2017.10.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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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열린 '비확산 국제회의'에서 남북한 또는 북미 당국자 간 회동이나 1.5 트랙(반관반민) 접촉이 기대됐지만 끝내 불발됐다.

2014년 이후 3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 북한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 한국에선 이상화 북핵외교기획단장(국장급), 미국에선 제이슨 레브홀즈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한국과 부과장 등의 정부 당국자가 참석하면서 언론의 관심도 컸었다. 이 단장과 최 국장은 각각 남북한의 6자회담 차석대표를 맡고 있다.

미국에선 또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정보분석관 등 전직 관료와 지크프리드 해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선임연구원 등 핵 전문가도 회의에 왔다.

이 때문에 남북간이나 북미간에 자연스러운 접촉 기회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회의 기간 의미 있는 접촉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회의 참석자들은 "아직 북한이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선희 북한 외무성 국장은 이틀째 회의 '한반도 긴장 완화' 세션에 발표자로 나서 "지금의 한반도 위기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이며 미국과 문제를 풀기 전에는 북한이 6자회담 등의 다자회담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국장은 발표 뒤 한 참석자가 '6자회담 재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각국의 제안은 환영하지만 북한을 압살하고 붕괴시키려고 시도하는 나라는 미국이라 미국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회의 참석자는 전했다.

최 국장은 앞선 발표에서도 "여러 차례 밝혔듯이 6자회담은 더는 유효하지 않고 북한은 이제 9.19 공동성명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6자회담으로 복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미국과 양자, 4자, 6자 등 다양한 형식의 대화와 협상 노력을 기울였으나 허사였고 이 때문에 핵 보유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전날처럼 대부분 언론에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주최 측이 최 국장에 대한 언론의 과도한 취재 열기를 이유로 기자들의 회의장 접근을 차단하면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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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10-22 10:15:19
    국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열린 '비확산 국제회의'에서 남북한 또는 북미 당국자 간 회동이나 1.5 트랙(반관반민) 접촉이 기대됐지만 끝내 불발됐다.

2014년 이후 3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 북한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 한국에선 이상화 북핵외교기획단장(국장급), 미국에선 제이슨 레브홀즈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한국과 부과장 등의 정부 당국자가 참석하면서 언론의 관심도 컸었다. 이 단장과 최 국장은 각각 남북한의 6자회담 차석대표를 맡고 있다.

미국에선 또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정보분석관 등 전직 관료와 지크프리드 해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선임연구원 등 핵 전문가도 회의에 왔다.

이 때문에 남북간이나 북미간에 자연스러운 접촉 기회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회의 기간 의미 있는 접촉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회의 참석자들은 "아직 북한이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선희 북한 외무성 국장은 이틀째 회의 '한반도 긴장 완화' 세션에 발표자로 나서 "지금의 한반도 위기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이며 미국과 문제를 풀기 전에는 북한이 6자회담 등의 다자회담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국장은 발표 뒤 한 참석자가 '6자회담 재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각국의 제안은 환영하지만 북한을 압살하고 붕괴시키려고 시도하는 나라는 미국이라 미국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회의 참석자는 전했다.

최 국장은 앞선 발표에서도 "여러 차례 밝혔듯이 6자회담은 더는 유효하지 않고 북한은 이제 9.19 공동성명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6자회담으로 복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미국과 양자, 4자, 6자 등 다양한 형식의 대화와 협상 노력을 기울였으나 허사였고 이 때문에 핵 보유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전날처럼 대부분 언론에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주최 측이 최 국장에 대한 언론의 과도한 취재 열기를 이유로 기자들의 회의장 접근을 차단하면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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