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실 못하는 ‘절수형 변기’…하루 9억 원씩 샌다

입력 2017.10.22 (21:12) 수정 2017.10.2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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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건물을 지으면 '절수형 변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지 3년이 됐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이 절수형 변기 역시 일반 변기와 쓰는 물의 양이 다를 게 없다고 합니다.

때문에 전국적으로 하루 9억 원치 물이 낭비되고 있는데요,

'무늬만 절수형 변기'가 판치고 있는 이유를 최문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절수형 변기를 설치한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입니다.

변기의 물 사용량을 측정해 봤습니다.

1회 사용량은 10.5리터, 절수형 변기 기준인 6리터보다 4.5리터나 많아 일반 변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서울대 연구진이 수도권 십여 곳에서 측정한 결과도 평균 11리터로 나타났습니다.

기존 변기에서 배관 크기만 줄이다 보니 막힘 현상이 많고, 이 때문에 물의 양을 일부러 늘렸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막힘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방식의 절수형 변기가 이미 개발돼 있지만, 물 사용량에 대한 관리나 제재가 없다 보니 쓰는 곳은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인터뷰> 한무영(교수/서울대 지속가능물관리연구센터장) : "미국에선 옛날에 13리터, 15리터짜리 정도를 썼는데, 현재 미국의 환경보호청, 우리나라 환경부 같은 데서는 4.8리터 이하 되는 것만 팔 수 있도록…."

우리나라도 2014년부터 모든 신축 건물에 절수형 변기를 쓰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이렇게 절수형 변기만 써도, 전국적으로 매일 9억 원어치 수돗물을 아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산입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선 우선 변기에 물 사용량을 반드시 표기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녹취> 주승용(국회 물관리연구회 대표 의원) : "물 사용량이 표기되면 물 사용량을 조작하기 어려울 것이고, 자연스럽게 절수형 변기가 정착되리라 봅니다."

전문가들은 생활용수의 25%가 변기에 사용되고 있으며, 절수형 변기 사용은 가장 손쉬운 수자원 확보 대책이라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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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구실 못하는 ‘절수형 변기’…하루 9억 원씩 샌다
    • 입력 2017-10-22 21:14:29
    • 수정2017-10-22 22: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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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건물을 지으면 '절수형 변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지 3년이 됐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이 절수형 변기 역시 일반 변기와 쓰는 물의 양이 다를 게 없다고 합니다.

때문에 전국적으로 하루 9억 원치 물이 낭비되고 있는데요,

'무늬만 절수형 변기'가 판치고 있는 이유를 최문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절수형 변기를 설치한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입니다.

변기의 물 사용량을 측정해 봤습니다.

1회 사용량은 10.5리터, 절수형 변기 기준인 6리터보다 4.5리터나 많아 일반 변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서울대 연구진이 수도권 십여 곳에서 측정한 결과도 평균 11리터로 나타났습니다.

기존 변기에서 배관 크기만 줄이다 보니 막힘 현상이 많고, 이 때문에 물의 양을 일부러 늘렸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막힘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방식의 절수형 변기가 이미 개발돼 있지만, 물 사용량에 대한 관리나 제재가 없다 보니 쓰는 곳은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인터뷰> 한무영(교수/서울대 지속가능물관리연구센터장) : "미국에선 옛날에 13리터, 15리터짜리 정도를 썼는데, 현재 미국의 환경보호청, 우리나라 환경부 같은 데서는 4.8리터 이하 되는 것만 팔 수 있도록…."

우리나라도 2014년부터 모든 신축 건물에 절수형 변기를 쓰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이렇게 절수형 변기만 써도, 전국적으로 매일 9억 원어치 수돗물을 아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산입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선 우선 변기에 물 사용량을 반드시 표기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녹취> 주승용(국회 물관리연구회 대표 의원) : "물 사용량이 표기되면 물 사용량을 조작하기 어려울 것이고, 자연스럽게 절수형 변기가 정착되리라 봅니다."

전문가들은 생활용수의 25%가 변기에 사용되고 있으며, 절수형 변기 사용은 가장 손쉬운 수자원 확보 대책이라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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