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무기 장착 B-52 24시간 비상출격 태세 재가동 준비 중”

입력 2017.10.23 (12:03) 수정 2017.10.2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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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이 냉전 시대에 운용하던 전략 핵 폭격기 B-52의 24시간 비상 발진 태세를 재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미국의 군사안보 전문매체 디펜스 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3.3km에 이르는 박스데일 공군기지 활주로 끝에 마련된 주기장(높은 곳에서 보면 크리스마스 장식 나무처럼 생겨서 '크리스마스트리'로 불림)에 핵폭탄을 장착한 여러 대의 B-52를 늘 대기시켜 놓고 언제든 출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박스데일 기지 B-52 주기장은 지난 1991년 냉전이 끝난 후 사용되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 골드페인 미 공군참모총장은 박스데일을 포함해 핵무기 임무를 지원하는 미 공군 기지들을 순방하는 동안 가진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전투태세 완비를 위한 또 하나의 조치"라며 "어떤 특정 사안에 대처키 위한 (실행) 계획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지금 처한 세계 현실에 대처해 완벽한 준비태세를 갖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페인 총장을 비롯한 고위 국방 관계자들은 B-52의 상시 비상출격 체제의 재가동 명령이 이미 하달된 것은 아니며, 그 명령이 내려질 것에 대비해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의 핵무력을 관장하는 존 하이텐 전략사령관이나 북미지역 방어를 책임진 로리 로빈슨 북부사령관이 이에 관해 결정하게 된다고 디펜스 원은 설명했다.

이 매체는 "B-52 비상대기 체제의 재가동은 지정학적 변화에 따른 미군의 대응에서 공군이 취할 많은 조치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지정학적 변화로 "북한의 핵무기 급진전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결적 접근, 러시아의 점증하는 군사력 증강과 군사 활동 증가"를 들었다.

북한만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대북 대응과 관련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우리가 얼마나 완전하게 준비돼있는지 안다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대북 군사 대응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기 때문에 특히 주목된다.

골드페인 총장은 "세계는 위험한 장소다. 공공연히 핵무기 사용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세상은 더 이상 미국과 소련 간 양극 체제가 아니라 핵 능력을 가진 다른 나라들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군기지 순방 때 공군의 핵무력을 지휘하는 지구권타격사령부(GSC)에 "핵무기가 동원된 재래전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등에 관해 냉전 시대 전략 핵무기 용도에 갇히지 않는 발상의 전환을 하도록 촉구했다고 말했다. '핵무기가 동원된 재래전'이라는 말은 미국과 소련 간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핵 전면전을 상정한 냉전 시대와 달리 `제한적' 핵전쟁이 가능하다는 발상을 시사한 것이다.

B-52의 24시간 비상출격 체제 재가동이 억지에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골드페인 총장은 즉답하지 않은 채 "우리의 상대가 누구냐, 어떤 류의 행태를 말하느냐, 상대가 우리의 준비태세에 주목하느냐 여부에 달렸다"고 답변했다.

미 공군의 제2 폭격비행단과 GSC가 있는 박스데일 공군기지는 B-52 비상대기 태세의 재가동에 대비해 B-52 주기장에 인접한 건물에 대한 개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냉전 시대 비상대기 상태인 B-52 승무원들이 잠 자고 긴장해소를 위한 각종 오락을 즐겼던 이 건물 내부엔 주기장에 대기하는 B-52 9대의 승무원 100명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침상과 당구대와 텔레비전 수상기 등이 새로 설치되고 있다.

핵전쟁 시 각각 미 국방장관과 전략사령관의 비상공중지휘기 역할을 하는 E-4B 나이트 워치와 E-6B 머큐리도 앞으로 이곳에서 종종 비상대기하게 될 것이라고 디펜스 원은 전했다.

미국 대통령의 핵 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이들 항공기가 공격 암호를 전략 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에 전달하게 된다. '최후심판의 날 항공기'라는 별명을 가진 E-4B는 적대국의 핵 공격에 대비해 4대 중 최소 1대는 24시간 하늘에 떠 있다.

박스데일 기지와 핵 폭격기가 있는 다른 공군 기지들은 미국이 현재 개발 중인 신형 핵 순항미사일용 격납 시설도 새로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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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3 12:03:15
    • 수정2017-10-23 13:49:27
    국제
미국 공군이 냉전 시대에 운용하던 전략 핵 폭격기 B-52의 24시간 비상 발진 태세를 재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미국의 군사안보 전문매체 디펜스 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3.3km에 이르는 박스데일 공군기지 활주로 끝에 마련된 주기장(높은 곳에서 보면 크리스마스 장식 나무처럼 생겨서 '크리스마스트리'로 불림)에 핵폭탄을 장착한 여러 대의 B-52를 늘 대기시켜 놓고 언제든 출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박스데일 기지 B-52 주기장은 지난 1991년 냉전이 끝난 후 사용되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 골드페인 미 공군참모총장은 박스데일을 포함해 핵무기 임무를 지원하는 미 공군 기지들을 순방하는 동안 가진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전투태세 완비를 위한 또 하나의 조치"라며 "어떤 특정 사안에 대처키 위한 (실행) 계획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지금 처한 세계 현실에 대처해 완벽한 준비태세를 갖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페인 총장을 비롯한 고위 국방 관계자들은 B-52의 상시 비상출격 체제의 재가동 명령이 이미 하달된 것은 아니며, 그 명령이 내려질 것에 대비해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의 핵무력을 관장하는 존 하이텐 전략사령관이나 북미지역 방어를 책임진 로리 로빈슨 북부사령관이 이에 관해 결정하게 된다고 디펜스 원은 설명했다.

이 매체는 "B-52 비상대기 체제의 재가동은 지정학적 변화에 따른 미군의 대응에서 공군이 취할 많은 조치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지정학적 변화로 "북한의 핵무기 급진전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결적 접근, 러시아의 점증하는 군사력 증강과 군사 활동 증가"를 들었다.

북한만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대북 대응과 관련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우리가 얼마나 완전하게 준비돼있는지 안다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대북 군사 대응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기 때문에 특히 주목된다.

골드페인 총장은 "세계는 위험한 장소다. 공공연히 핵무기 사용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세상은 더 이상 미국과 소련 간 양극 체제가 아니라 핵 능력을 가진 다른 나라들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군기지 순방 때 공군의 핵무력을 지휘하는 지구권타격사령부(GSC)에 "핵무기가 동원된 재래전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등에 관해 냉전 시대 전략 핵무기 용도에 갇히지 않는 발상의 전환을 하도록 촉구했다고 말했다. '핵무기가 동원된 재래전'이라는 말은 미국과 소련 간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핵 전면전을 상정한 냉전 시대와 달리 `제한적' 핵전쟁이 가능하다는 발상을 시사한 것이다.

B-52의 24시간 비상출격 체제 재가동이 억지에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골드페인 총장은 즉답하지 않은 채 "우리의 상대가 누구냐, 어떤 류의 행태를 말하느냐, 상대가 우리의 준비태세에 주목하느냐 여부에 달렸다"고 답변했다.

미 공군의 제2 폭격비행단과 GSC가 있는 박스데일 공군기지는 B-52 비상대기 태세의 재가동에 대비해 B-52 주기장에 인접한 건물에 대한 개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냉전 시대 비상대기 상태인 B-52 승무원들이 잠 자고 긴장해소를 위한 각종 오락을 즐겼던 이 건물 내부엔 주기장에 대기하는 B-52 9대의 승무원 100명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침상과 당구대와 텔레비전 수상기 등이 새로 설치되고 있다.

핵전쟁 시 각각 미 국방장관과 전략사령관의 비상공중지휘기 역할을 하는 E-4B 나이트 워치와 E-6B 머큐리도 앞으로 이곳에서 종종 비상대기하게 될 것이라고 디펜스 원은 전했다.

미국 대통령의 핵 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이들 항공기가 공격 암호를 전략 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에 전달하게 된다. '최후심판의 날 항공기'라는 별명을 가진 E-4B는 적대국의 핵 공격에 대비해 4대 중 최소 1대는 24시간 하늘에 떠 있다.

박스데일 기지와 핵 폭격기가 있는 다른 공군 기지들은 미국이 현재 개발 중인 신형 핵 순항미사일용 격납 시설도 새로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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