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인간이 사랑한 유령 이야기 ‘유령의 자연사’

입력 2017.11.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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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로저 클라크 / 출판 : 글항아리 )

유령현상은 인류의 가장 오랜 오락 가운데 하나다. 그것을 믿든 안 믿든, 사람들은 유령 이야기에 이끌린다. 어떤 시대에 유령은 따분한 시골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거리였고, '출판물을 팔고 싶다면 유령 이야기를 쓰면 된다.'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로 유령 이야기는 오랫동안 믿을 만한 돈벌이 수단이었으며, 전시에는 애국심을 일으키는 방편의 하나로 때로는 국가가 때로는 종교가 유령현상을 부추겼다.

이 책의 저자 로저 클라크는 영국 심령연구학회 최연소 회원으로 일찍이 고스터 헌팅과 유령현상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보인 인물이다. 열한 살 때 아버지로부터 < 영국의 민담, 신화.전설>이라는 책을 받은 뒤 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 후에도 관련 책을 탐독하며 저자들과 유령 현상을 논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 유령을 봤다는 책은 많지만 유령이 무엇인지에 관한 책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이 점이 저자가 이 책을 쓰게된 이유이다.

1909년 에바 카리에르를 조사하고 있는 유령 남작의 사진1909년 에바 카리에르를 조사하고 있는 유령 남작의 사진

이 책은 유명한 유령 사건에 대한 문서를 종합해 그 전말과 분위기를 생생하게 소개하는 동시에, 시대와 문화에 따라 이 담론의 성격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체감할 수 있도록 쓰였다. 유명한 유령에 대한 기록과 이를 겪은 사람들이 품었던 혼란을 담고, 이것이 세간에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를 다룬다.

시대가 유령을 비과학적이라고 말하게 되었음에도 유령 목격담은 끊이지 않으며 오히려 과학에 힘입어 고스트 헌팅 장비가 개발. 보급되고 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유령 따위는 믿지 않는다고 하지만 상대가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느끼는 순간, 자신만의 유령담을 자랑스럽게 털어녾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강렬하게 유령을 사랑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 저자 : 조한경 / 출판 : 에디터 )

이 책은 미국에서 활동중인 현직 의사가 기존의 의료상식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임상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건강하려면 '약과 병원에 의존하지 말고, 건강 주권을 회복하라'고 촉구한다. 그러려면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일어서고, 환자들이 스스로 일어서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환자들에게 강력한 동기와 의지를 부여한다. 환자라는 존재를 관중석의 구경꾼에서 필드의 플레이어로 역할을 바꾸어 준다. 의료와 질병치료에 관한 한 수동적인 존재로서, 치료의 결과를 운에 맡기는 것에만 익숙했던 환자들을 질병치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존재로 이끌어낸다.


저자는 80살에 손자 손녀들과 로키산맥을 오르는 꿈을 꾼다고 말한다. 누구나 일찍부터 건강을 챙겨 건강을 잘 유지하면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미 중년을 넘겼다고 해서 그 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 나무 심기에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다. 그 다음 좋은 때는 바로 오늘이다." 이라는 공자님 말씀으로 용기를 북돋워 준다.

저자는 '돈은 남에게 맡기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막상 더 중요한 건강은 잘도 맡기는 것이 현대인의 모순된 모습이라며 응급처치와 성형이 아닌 이상, 현대인의 질환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성인병 치료 성공의 열쇠는 어디까지나 환자 자신에게 달려 있고. 본인의 질병에 대한 환자 스스로의 관심, 환자의 의식, 환자의 자신감이 치료의 시작'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저자 : 함재봉 / 출판 : 아산서원 )

유태인들은 어디에 살든 유태인이다. 중국 본토 바깥에 사는 중국인들은 어디에 살든 모두 '화교'라고 불린다. 그러나 '한국 사람'은 거주하는 곳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에 사는 사람을 '조선 사람'이라고 하지 않고 북한에 사는 사람들을 '한국 사람'이라 하지 않는다. 코리안이라 불리는 우리에겐 공통의 단어만 없는 것이 아니다. 한국 사람과조선 사람, 재미 교포와 재일 교포, 조선족과 고려인 사이의 공통점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 책은 '한국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이 책은 한국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정해진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인 아산정책연구원 함재봉 원장은 한 개인의 정체성도 태어난 집안, 자라난 지역, 다닌 학교, 몸 담고 있는 직장, 물려받은 사고방식, 살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 등을 통해 끊임없이 변하는데,'한국사람'이라는 거대한 공동체의 정체성을 한두 가지 고유한 특성. '본질'에서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19세기 최고의 위정척사 사상가 이항로19세기 최고의 위정척사 사상가 이항로

그래서 이 책은 변치 않는 '한국 사람'을 상정하는 대신 '조선 사람'이 해체되고 '한국 사람'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이념적으로 결정적인 역할을 해 온 '친중위정척사파', '친일개화파', '친미기독교파', '친소공산주의파', '인종적 민족주의파'를 통해 '한국 사람'이라는 의미의 망을 분석한다.

함재봉의 『한국 사람 만들기』는 총 5권의 시리즈로 발간될 예정이다. 처음으로 나온 1권은1부 <조선 사람 만들기>에서 한국 사람이 대체하고 있는 조선 사람의 형성 과정과 정체성을 추적하고, 2부 < 친중위정척사파>에서는 17세기 들어 조선 초기의 급진개혁을 통해 탄생한 조선 사람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과정을 소개하고, 19세기 중엽부터 형성된 친중위정척사파의 시대적.사상적.정치적 계보를 추적한다.


( 작가 : 오르한 파묵 / 출판 : 민음사 )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터키의 오르한 파묵의 아홉 번째 장편 소설 『내 마음의 낯섦』은 문화적으로 복잡한 이스탄불의 40년 현대사를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환상적으로 그려 냈다는 평을 받는다. 소설은 이스탄불 거리를 누비며 '보자'라는 터키 전통음료를 파는 소년 메불루트의 가족 이야기를 들려 주며 터키의 정치와 사회, 문화 그리고 소시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1950년 대 이후 돈을 벌기 위해 이스탄불로 수많은 이민자들이 쏟아진다. 터키 중부 아나톨리아의 가난한 마을에 살고 있는 메블루트의 아버지도 그 중 한 명이다. 1969년, 열두 살이 된 메블루트는 아버지를 따라 이스탄불로 온다.

학교를 다니면서 아버지와 함께 열심히 요구르트를 팔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며 희망을 버리지 않을 뿐이다. 그러던 중 메블루트는 사촌형의 결혼식장에서 '라이하'라는 소녀에게 한 눈에 사로잡혀 무려 3년 간 얼굴도 못 본 채 연애편지를 쓴다.


사랑에 빠진 메블루트는 라이하를 찾아 한밤중에 도망을 친다. 그러나 어떤 운명의 장난인지 번개가 번쩍하며 어둠 속에서 그녀의 얼굴을 처음 보았을 때 눈 앞의 라이하는 예전에 사랑에 빠졌던 소녀가 아님을 확인한다. 하지만 메블루트는 티를 내지 않고 심지어 그녀를 사랑하고 결혼까지 해 아이도 낳는다.

터키 전통음료 '보자'를 팔며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던 어느날 메블루트는 자신이 처음 사랑에 빠진 소녀가 지금의 아내가 아니라 아내의 동생임을 알게 되고, 메블루트의 삶은 또 다시 혼란속으로 빠져 든다. ....」

『내 마음의 낯섦』에는 많은 사건들이 담겨 있다. 세계는 주인공 메블루트가 이해하기에 너무나 복잡하지만 그는 직관적으로 이 세계를 이해하고 신의 뜻에 따라 정직하기를 택한다. 출생과 죽음, 불화와 사기, 가슴 아픈 일들 .... 하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가족과 사랑이 자리잡고 있다.


( 작가 : 이종산 / 출판 : 문학동네 )

『커스터머』는 '전혀 새로운 감각의 출현'이라는 찬사로 제1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종산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유전자 기술의 발달로 신체 변형 즉 '커스텀'이 대중화된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은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계층에 사는 주인공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우연한 기회에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커스텀이 활발한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고등학교 배치 통지서를 받은 날 주인공 수니는 깜짝 놀란다. 새롭게 시작된 '통합교육 정책'으로 부유한 계층이 살고, 신체변형 시술이 유행하는 '태양'시 고등학교에 배정을 받은 것이다. '비취와 태양, 모래' 세 구역으로 나뉘어진 세계 가운데 척박한 모래 구역의 가장 낮은 계층인 윔스 출신의 수니로서는 부유층이 사는 태양시로 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내가 혹시 모르모트가 되는 건 아닐까? 살기엔 메마른 곳이지만 고향을 떠나 살 수 있을까? 그곳에서 실패하고 돌아와 평생 아무 것도 아닌 채로 살게되는 것은 아닐까?'...하지만, 수니는 태양시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커스터머가 되기로 결심한다.


서로 대비되는 세 도시에서 모인 아이들은 성격도 외모도 집안 배경도 모두 제각각이다. 이 혼란한 새 학기의 시작, 수니는 기숙사 룸메이트로 두 가지 성이 공존하는 중성인 '안'을 맞이하게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 비밀스럽고 고요한 '안'에게 점점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

작가는 빈틈없이 축조된 그 세계 속에 지금 우리가 당면한 기후 문제, 테크놀로지와 윤리, 소수자 차별, 혐오 범죄, 유리 천장, 계급 문제를 하나의 이야기로 녹여내 독자에게 전하면서 '커스터머'로 특징 지워진 '차세대'란 무엇이고, 더우기 '차세대 감각'이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한다.


( 작가 : 리산 / 출판사 : 창비 )

2006년 < 시안 > 신인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유려한 시적 몽상과 차갑고 냉정한 이미지가 도드라지는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펼쳐온 리산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 『메르시, 이대로 계속 머물러주세요』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리산은 이번 시집에서 첫 번째 시집 <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 >에서 보여준 서정성과는 또 다른 세련된 서정과 직관적이며 감각적인 통찰이 어우러진 독특한 시세계를 선보인다. 새로운 시선과 개성적인 화법을 앞세워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어 뜨리며 신화적 상상력과 철학적 사유를 녹여냈다.


이번 시집의 첫 번째 시 < 메르시, 이대로 계속 머물러주세요 >에는 낯선 이름과 장소, 생경한 언어들,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묘사가 바탕을 이뤄 단번에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시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심할 것은 아니다. 마치 안갯속을 거니는 듯한 말들이 매력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그의 시는 애써 해석할 필요가 없다.

강정 시인은 『메르시, 이대로 계속 머물러주세요』해설에서 " 무언가를 듣고 무언가를 전하고자 하는 욕망, 그럼에도 그 욕망이 채워질 수 없다는 것을 선험적으로 알고 있다는 자각과 절망의 언사"가 그려내는 돌올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으로 족하다고 말한다.

함성호 시인은 " 이 시집에서 광기와 도발 충격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시인은 우리에게 아무런 맛도 나눠주지 않고 나아간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언言이 된 말들이 그저 우리 옷자락을 흔들어놓을 뿐이니까. 방금 뭐였지?" 이 시집은 바로 이 느낌을 자아낸다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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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 인간이 사랑한 유령 이야기 ‘유령의 자연사’
    • 입력 2017-11-10 16:19:47
    취재K

( 저자 : 로저 클라크 / 출판 : 글항아리 )

유령현상은 인류의 가장 오랜 오락 가운데 하나다. 그것을 믿든 안 믿든, 사람들은 유령 이야기에 이끌린다. 어떤 시대에 유령은 따분한 시골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거리였고, '출판물을 팔고 싶다면 유령 이야기를 쓰면 된다.'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로 유령 이야기는 오랫동안 믿을 만한 돈벌이 수단이었으며, 전시에는 애국심을 일으키는 방편의 하나로 때로는 국가가 때로는 종교가 유령현상을 부추겼다.

이 책의 저자 로저 클라크는 영국 심령연구학회 최연소 회원으로 일찍이 고스터 헌팅과 유령현상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보인 인물이다. 열한 살 때 아버지로부터 < 영국의 민담, 신화.전설>이라는 책을 받은 뒤 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 후에도 관련 책을 탐독하며 저자들과 유령 현상을 논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 유령을 봤다는 책은 많지만 유령이 무엇인지에 관한 책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이 점이 저자가 이 책을 쓰게된 이유이다.

1909년 에바 카리에르를 조사하고 있는 유령 남작의 사진
이 책은 유명한 유령 사건에 대한 문서를 종합해 그 전말과 분위기를 생생하게 소개하는 동시에, 시대와 문화에 따라 이 담론의 성격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체감할 수 있도록 쓰였다. 유명한 유령에 대한 기록과 이를 겪은 사람들이 품었던 혼란을 담고, 이것이 세간에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를 다룬다.

시대가 유령을 비과학적이라고 말하게 되었음에도 유령 목격담은 끊이지 않으며 오히려 과학에 힘입어 고스트 헌팅 장비가 개발. 보급되고 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유령 따위는 믿지 않는다고 하지만 상대가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느끼는 순간, 자신만의 유령담을 자랑스럽게 털어녾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강렬하게 유령을 사랑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 저자 : 조한경 / 출판 : 에디터 )

이 책은 미국에서 활동중인 현직 의사가 기존의 의료상식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임상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건강하려면 '약과 병원에 의존하지 말고, 건강 주권을 회복하라'고 촉구한다. 그러려면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일어서고, 환자들이 스스로 일어서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환자들에게 강력한 동기와 의지를 부여한다. 환자라는 존재를 관중석의 구경꾼에서 필드의 플레이어로 역할을 바꾸어 준다. 의료와 질병치료에 관한 한 수동적인 존재로서, 치료의 결과를 운에 맡기는 것에만 익숙했던 환자들을 질병치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존재로 이끌어낸다.


저자는 80살에 손자 손녀들과 로키산맥을 오르는 꿈을 꾼다고 말한다. 누구나 일찍부터 건강을 챙겨 건강을 잘 유지하면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미 중년을 넘겼다고 해서 그 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 나무 심기에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다. 그 다음 좋은 때는 바로 오늘이다." 이라는 공자님 말씀으로 용기를 북돋워 준다.

저자는 '돈은 남에게 맡기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막상 더 중요한 건강은 잘도 맡기는 것이 현대인의 모순된 모습이라며 응급처치와 성형이 아닌 이상, 현대인의 질환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성인병 치료 성공의 열쇠는 어디까지나 환자 자신에게 달려 있고. 본인의 질병에 대한 환자 스스로의 관심, 환자의 의식, 환자의 자신감이 치료의 시작'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저자 : 함재봉 / 출판 : 아산서원 )

유태인들은 어디에 살든 유태인이다. 중국 본토 바깥에 사는 중국인들은 어디에 살든 모두 '화교'라고 불린다. 그러나 '한국 사람'은 거주하는 곳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에 사는 사람을 '조선 사람'이라고 하지 않고 북한에 사는 사람들을 '한국 사람'이라 하지 않는다. 코리안이라 불리는 우리에겐 공통의 단어만 없는 것이 아니다. 한국 사람과조선 사람, 재미 교포와 재일 교포, 조선족과 고려인 사이의 공통점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 책은 '한국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이 책은 한국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정해진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인 아산정책연구원 함재봉 원장은 한 개인의 정체성도 태어난 집안, 자라난 지역, 다닌 학교, 몸 담고 있는 직장, 물려받은 사고방식, 살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 등을 통해 끊임없이 변하는데,'한국사람'이라는 거대한 공동체의 정체성을 한두 가지 고유한 특성. '본질'에서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19세기 최고의 위정척사 사상가 이항로
그래서 이 책은 변치 않는 '한국 사람'을 상정하는 대신 '조선 사람'이 해체되고 '한국 사람'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이념적으로 결정적인 역할을 해 온 '친중위정척사파', '친일개화파', '친미기독교파', '친소공산주의파', '인종적 민족주의파'를 통해 '한국 사람'이라는 의미의 망을 분석한다.

함재봉의 『한국 사람 만들기』는 총 5권의 시리즈로 발간될 예정이다. 처음으로 나온 1권은1부 <조선 사람 만들기>에서 한국 사람이 대체하고 있는 조선 사람의 형성 과정과 정체성을 추적하고, 2부 < 친중위정척사파>에서는 17세기 들어 조선 초기의 급진개혁을 통해 탄생한 조선 사람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과정을 소개하고, 19세기 중엽부터 형성된 친중위정척사파의 시대적.사상적.정치적 계보를 추적한다.


( 작가 : 오르한 파묵 / 출판 : 민음사 )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터키의 오르한 파묵의 아홉 번째 장편 소설 『내 마음의 낯섦』은 문화적으로 복잡한 이스탄불의 40년 현대사를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환상적으로 그려 냈다는 평을 받는다. 소설은 이스탄불 거리를 누비며 '보자'라는 터키 전통음료를 파는 소년 메불루트의 가족 이야기를 들려 주며 터키의 정치와 사회, 문화 그리고 소시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1950년 대 이후 돈을 벌기 위해 이스탄불로 수많은 이민자들이 쏟아진다. 터키 중부 아나톨리아의 가난한 마을에 살고 있는 메블루트의 아버지도 그 중 한 명이다. 1969년, 열두 살이 된 메블루트는 아버지를 따라 이스탄불로 온다.

학교를 다니면서 아버지와 함께 열심히 요구르트를 팔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며 희망을 버리지 않을 뿐이다. 그러던 중 메블루트는 사촌형의 결혼식장에서 '라이하'라는 소녀에게 한 눈에 사로잡혀 무려 3년 간 얼굴도 못 본 채 연애편지를 쓴다.


사랑에 빠진 메블루트는 라이하를 찾아 한밤중에 도망을 친다. 그러나 어떤 운명의 장난인지 번개가 번쩍하며 어둠 속에서 그녀의 얼굴을 처음 보았을 때 눈 앞의 라이하는 예전에 사랑에 빠졌던 소녀가 아님을 확인한다. 하지만 메블루트는 티를 내지 않고 심지어 그녀를 사랑하고 결혼까지 해 아이도 낳는다.

터키 전통음료 '보자'를 팔며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던 어느날 메블루트는 자신이 처음 사랑에 빠진 소녀가 지금의 아내가 아니라 아내의 동생임을 알게 되고, 메블루트의 삶은 또 다시 혼란속으로 빠져 든다. ....」

『내 마음의 낯섦』에는 많은 사건들이 담겨 있다. 세계는 주인공 메블루트가 이해하기에 너무나 복잡하지만 그는 직관적으로 이 세계를 이해하고 신의 뜻에 따라 정직하기를 택한다. 출생과 죽음, 불화와 사기, 가슴 아픈 일들 .... 하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가족과 사랑이 자리잡고 있다.


( 작가 : 이종산 / 출판 : 문학동네 )

『커스터머』는 '전혀 새로운 감각의 출현'이라는 찬사로 제1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종산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유전자 기술의 발달로 신체 변형 즉 '커스텀'이 대중화된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은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계층에 사는 주인공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우연한 기회에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커스텀이 활발한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고등학교 배치 통지서를 받은 날 주인공 수니는 깜짝 놀란다. 새롭게 시작된 '통합교육 정책'으로 부유한 계층이 살고, 신체변형 시술이 유행하는 '태양'시 고등학교에 배정을 받은 것이다. '비취와 태양, 모래' 세 구역으로 나뉘어진 세계 가운데 척박한 모래 구역의 가장 낮은 계층인 윔스 출신의 수니로서는 부유층이 사는 태양시로 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내가 혹시 모르모트가 되는 건 아닐까? 살기엔 메마른 곳이지만 고향을 떠나 살 수 있을까? 그곳에서 실패하고 돌아와 평생 아무 것도 아닌 채로 살게되는 것은 아닐까?'...하지만, 수니는 태양시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커스터머가 되기로 결심한다.


서로 대비되는 세 도시에서 모인 아이들은 성격도 외모도 집안 배경도 모두 제각각이다. 이 혼란한 새 학기의 시작, 수니는 기숙사 룸메이트로 두 가지 성이 공존하는 중성인 '안'을 맞이하게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 비밀스럽고 고요한 '안'에게 점점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

작가는 빈틈없이 축조된 그 세계 속에 지금 우리가 당면한 기후 문제, 테크놀로지와 윤리, 소수자 차별, 혐오 범죄, 유리 천장, 계급 문제를 하나의 이야기로 녹여내 독자에게 전하면서 '커스터머'로 특징 지워진 '차세대'란 무엇이고, 더우기 '차세대 감각'이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한다.


( 작가 : 리산 / 출판사 : 창비 )

2006년 < 시안 > 신인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유려한 시적 몽상과 차갑고 냉정한 이미지가 도드라지는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펼쳐온 리산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 『메르시, 이대로 계속 머물러주세요』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리산은 이번 시집에서 첫 번째 시집 <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 >에서 보여준 서정성과는 또 다른 세련된 서정과 직관적이며 감각적인 통찰이 어우러진 독특한 시세계를 선보인다. 새로운 시선과 개성적인 화법을 앞세워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어 뜨리며 신화적 상상력과 철학적 사유를 녹여냈다.


이번 시집의 첫 번째 시 < 메르시, 이대로 계속 머물러주세요 >에는 낯선 이름과 장소, 생경한 언어들,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묘사가 바탕을 이뤄 단번에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시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심할 것은 아니다. 마치 안갯속을 거니는 듯한 말들이 매력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그의 시는 애써 해석할 필요가 없다.

강정 시인은 『메르시, 이대로 계속 머물러주세요』해설에서 " 무언가를 듣고 무언가를 전하고자 하는 욕망, 그럼에도 그 욕망이 채워질 수 없다는 것을 선험적으로 알고 있다는 자각과 절망의 언사"가 그려내는 돌올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으로 족하다고 말한다.

함성호 시인은 " 이 시집에서 광기와 도발 충격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시인은 우리에게 아무런 맛도 나눠주지 않고 나아간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언言이 된 말들이 그저 우리 옷자락을 흔들어놓을 뿐이니까. 방금 뭐였지?" 이 시집은 바로 이 느낌을 자아낸다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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