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처음 겪는 공포”…지진 피해 진앙지를 가다

입력 2017.11.17 (06:05) 수정 2017.11.17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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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포항시 외곽에 있는 작은 평야 지대입니다.

추수가 끝난 논 아래가 지진의 시작점이었는데, 진앙지 근처에 터전을 자리잡은 주민들은 아직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황진우 기자가 진앙지를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한가로이 여물을 되새김질하던 소들이 화들짝 놀라 우리 안을 뛰어 다닙니다.

진앙지에서 불과 100미터 떨어진 축사 감시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입니다.

아들, 딸과 함께 이 곳을 지키던 농민에게 지진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공포였습니다.

<녹취> 배용자(진앙지 인근 농민) : "(제 딸이) 엄마! 우리집을 누가 박고 갔어 이러더라고요.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갑작스럽게 완전히 흔들렸거든요."

농가 안의 땅 곳곳이 지진의 충격으로 갈라졌고, 정미소 안에 쌓아 올린 쌀 포대들은 힘 없이 쓰러졌습니다.

<녹취> 김남준(진앙지 인근 농민) : "어제 (쌀 포대들이) 다 넘어갈 줄 알았는데, 다는 안 넘어가네요. 그래도..."

이 농가 바로 앞에 있는 논이 이번 지진의 진앙지입니다.

저는 지금 이번 지진의 진앙지점 위에 서있습니다.

포항 북동 쪽의 논이 모여 있는 작은 평야의 가운데 쯤입니다.

큰 피해가 난 흥해 읍내와는 1.5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근처에 있는 한 화원에 들어가봤습니다.

쓰러지고 부서지고 지진의 충격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녹취> 문태상(화원 주인) : "(화원 안을) 대추나무 흔들 듯이...그 정도로 흔들리더라고요. 그러니까 (화분이) 와장창 와장창..."

마을 쪽으로 들어섰더니 골목 골목마다 부서진 담장들이 나타납니다.

여진에 대한 주민들의 공포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녹취> 이영택(경북 포항시 홍해읍) : "당한 건 할 수 없는데, 다시 또 그게(지진이) 또 오면 어떻게 될까 싶죠."

그러는 사이 또 다른 아파트에 주민 대피령이 떨어졌습니다.

소방관들이 집집마다 문을 두드려 주민들의 대피를 돕습니다.

외벽의 균열이 심하고 내력벽에도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휴교령이 떨어진 한동대학교는 건물 전체에 대한 정밀 안전 진단을 시작했습니다.

건물 외벽 뿐 아니라 내부 곳곳도 부서지고 내려 앉아 생각보다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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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처음 겪는 공포”…지진 피해 진앙지를 가다
    • 입력 2017-11-17 06:07:24
    • 수정2017-11-17 06: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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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포항시 외곽에 있는 작은 평야 지대입니다.

추수가 끝난 논 아래가 지진의 시작점이었는데, 진앙지 근처에 터전을 자리잡은 주민들은 아직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황진우 기자가 진앙지를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한가로이 여물을 되새김질하던 소들이 화들짝 놀라 우리 안을 뛰어 다닙니다.

진앙지에서 불과 100미터 떨어진 축사 감시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입니다.

아들, 딸과 함께 이 곳을 지키던 농민에게 지진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공포였습니다.

<녹취> 배용자(진앙지 인근 농민) : "(제 딸이) 엄마! 우리집을 누가 박고 갔어 이러더라고요.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갑작스럽게 완전히 흔들렸거든요."

농가 안의 땅 곳곳이 지진의 충격으로 갈라졌고, 정미소 안에 쌓아 올린 쌀 포대들은 힘 없이 쓰러졌습니다.

<녹취> 김남준(진앙지 인근 농민) : "어제 (쌀 포대들이) 다 넘어갈 줄 알았는데, 다는 안 넘어가네요. 그래도..."

이 농가 바로 앞에 있는 논이 이번 지진의 진앙지입니다.

저는 지금 이번 지진의 진앙지점 위에 서있습니다.

포항 북동 쪽의 논이 모여 있는 작은 평야의 가운데 쯤입니다.

큰 피해가 난 흥해 읍내와는 1.5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근처에 있는 한 화원에 들어가봤습니다.

쓰러지고 부서지고 지진의 충격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녹취> 문태상(화원 주인) : "(화원 안을) 대추나무 흔들 듯이...그 정도로 흔들리더라고요. 그러니까 (화분이) 와장창 와장창..."

마을 쪽으로 들어섰더니 골목 골목마다 부서진 담장들이 나타납니다.

여진에 대한 주민들의 공포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녹취> 이영택(경북 포항시 홍해읍) : "당한 건 할 수 없는데, 다시 또 그게(지진이) 또 오면 어떻게 될까 싶죠."

그러는 사이 또 다른 아파트에 주민 대피령이 떨어졌습니다.

소방관들이 집집마다 문을 두드려 주민들의 대피를 돕습니다.

외벽의 균열이 심하고 내력벽에도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휴교령이 떨어진 한동대학교는 건물 전체에 대한 정밀 안전 진단을 시작했습니다.

건물 외벽 뿐 아니라 내부 곳곳도 부서지고 내려 앉아 생각보다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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