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구인사의 아주 특별한 김장 담기

입력 2017.11.17 (08:01) 수정 2017.11.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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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바야흐로 김장의 계절이다. 기상청은 지역별 적정 김장시기를 서울·경기 중부내륙지방은 11월 하순, 남부 및 동해안은 12월 초순, 남해안은 12월 중순 이후라고 발표했다. 예로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많은 양의 김치를 담가왔다. 요즘은 사시사철 채소를 구하기 쉬워진 데다 가족 구성원의 수도 줄어 김장이 점점 간소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며칠 동안 대규모의 김장을 하는 곳이 있다. 충청북도 단양, 소백산에 위치한 사찰, 구인사다. 수많은 신자가 방문하고 수백 명의 수도자가 생활하는 산사의 김장 풍경은 사뭇 다르다. 3박 4일간 계속되는 이곳의 김장은 하나의 '전쟁'이다.



김장에 나서는 스님과 신도의 수는 200여 명. 직접 재배한 배추 2만여 포기가 동원되며 쌓아올린 절임 배추만 해도 3m, 탑 10여 개에 달한다. 예로부터 주변에 먹을 것이 없었던 구인사는 대량으로 김치를 담갔는데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구인사에선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와 무는 물론 각종 부재료까지 직접 수확하고 또 다듬는다. 여름이 철인 고추는 몇 달 전부터 바싹 말려 가루로 만들어 마련한다. 산처럼 쌓인 배추와 마늘, 양파, 생강 등 부재료 또한 수확하고 다듬는 것만 꼬박 하루에서 이틀 정도 걸린다. 김장 나흘째가 되어서야 버무리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장정 대여섯 명이 한 조로 달라붙어 큰 고무 대야에 양념을 퍼 나르면, 그다음은 여성 신도와 비구니 스님의 몫이다. 배춧잎 사이사이에 빨간 양념을 바르고 큼지막하게 썬 무도 켜켜이 채워 넣는다. 며칠째 이어지는 작업에도 사람들의 손발이 척척 맞는다. 힘들 법도 하지만, 김장하는 이들의 표정은 밝다. 김장을 담는 사람들은 "절을 찾는 이들을 위해 김장하는 것이 뜻깊다"고 말한다.

처음 김장에 나선 김장 초보 신도부터 김장 경력 30년 이상 되는 베테랑 스님까지, 구인사를 찾는 신도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김장하는 이들을 'VJ 특공대(17일(금) 밤 10시, KBS 2TV)'가 만나본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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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양 구인사의 아주 특별한 김장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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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11-19 15:48:37
    생활·건강
11월, 바야흐로 김장의 계절이다. 기상청은 지역별 적정 김장시기를 서울·경기 중부내륙지방은 11월 하순, 남부 및 동해안은 12월 초순, 남해안은 12월 중순 이후라고 발표했다. 예로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많은 양의 김치를 담가왔다. 요즘은 사시사철 채소를 구하기 쉬워진 데다 가족 구성원의 수도 줄어 김장이 점점 간소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며칠 동안 대규모의 김장을 하는 곳이 있다. 충청북도 단양, 소백산에 위치한 사찰, 구인사다. 수많은 신자가 방문하고 수백 명의 수도자가 생활하는 산사의 김장 풍경은 사뭇 다르다. 3박 4일간 계속되는 이곳의 김장은 하나의 '전쟁'이다.



김장에 나서는 스님과 신도의 수는 200여 명. 직접 재배한 배추 2만여 포기가 동원되며 쌓아올린 절임 배추만 해도 3m, 탑 10여 개에 달한다. 예로부터 주변에 먹을 것이 없었던 구인사는 대량으로 김치를 담갔는데 그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구인사에선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와 무는 물론 각종 부재료까지 직접 수확하고 또 다듬는다. 여름이 철인 고추는 몇 달 전부터 바싹 말려 가루로 만들어 마련한다. 산처럼 쌓인 배추와 마늘, 양파, 생강 등 부재료 또한 수확하고 다듬는 것만 꼬박 하루에서 이틀 정도 걸린다. 김장 나흘째가 되어서야 버무리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장정 대여섯 명이 한 조로 달라붙어 큰 고무 대야에 양념을 퍼 나르면, 그다음은 여성 신도와 비구니 스님의 몫이다. 배춧잎 사이사이에 빨간 양념을 바르고 큼지막하게 썬 무도 켜켜이 채워 넣는다. 며칠째 이어지는 작업에도 사람들의 손발이 척척 맞는다. 힘들 법도 하지만, 김장하는 이들의 표정은 밝다. 김장을 담는 사람들은 "절을 찾는 이들을 위해 김장하는 것이 뜻깊다"고 말한다.

처음 김장에 나선 김장 초보 신도부터 김장 경력 30년 이상 되는 베테랑 스님까지, 구인사를 찾는 신도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김장하는 이들을 'VJ 특공대(17일(금) 밤 10시, KBS 2TV)'가 만나본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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