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평등한 세계를 거부하는 ‘유럽의 극우파들’

입력 2017.11.17 (17:47) 수정 2017.11.2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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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장 이브 카뮈, 니콜라 르부르 / 출판사 : 한울엠플러스 )( 저자 : 장 이브 카뮈, 니콜라 르부르 / 출판사 : 한울엠플러스 )

극우주의가 일으키는 바람에 유럽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전선 대표 마린 르펜은 초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결선까지 올라 34%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독일 총선에서는 '독일을 위한 대안'이 극우 정당으로서는 72년 만에 의회에 입성했다. 유럽 전역에서 나타나는 극우주의 부상은 한때의 돌발적인 사건으로 치부될 수 없다. 또한 최근의 경제적, 정치적 위기 때문에 생긴 새로운 현상으로도 볼 수 없다.

유럽 극우파들의 역사와 계보를 추적해온 장 이브 카뮈와 니콜라 르부르는 유럽에서 활동하는 극우파들이 최근의 경제적, 정치적 위기 때문에 등장한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고 이 책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현재 활동하는 극우 정당들 중 '독일을 위한 대안'처럼 최근에 설립된 정당도 있지만, 대부분은 파시즘과 나치주의로 대표되는 극우주의 이데올로기의 연속성 안에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스스로 변화하고 적응해온 극우파들이라고 말한다.


두 저자는 오늘날 유럽 극우주의의 기원을 프랑스 역사를 통해 설명한다. 즉 좌우로 나뉘는 정치 지형에 대한 개념은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 형성된 제헌의회에서 혁명 반대파들이 의장의 오른편에 자리를 잡고 혁명파들이 왼편에 자리를 잡음으로써 오늘날 좌우 정치 지형에 대한 개념이 생성되었다고 말한다. 더하여 왕정체제의 몰락이 프리메이슨과 유대인 때문이라는 음모론을 퍼트렸던 반혁명파의 후예들이 극우주의 원형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 최근 극우주의가 약진하고 있는 현상은 경제적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기존의 생활양식이 점차 분화하고 급격하게 변동하는 데 대한 일종의 적대적 반응이라고 설명하며 '절대적 주권주의'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 저자 : 바라트 아난드 / 출판사 : 리더스북 )( 저자 : 바라트 아난드 / 출판사 : 리더스북 )

중국 인터넷 서비스 전문업체 텐센트는 어떻게 인스턴트 메시징으로 100조 원을 벌었을까? 노르웨이 작은 신문사 십스테드가 42개국 광고 산업을 점령하게된 비결은 무엇일까? 빌 게이츠와 구글은 왜 보잘것없는 칸 아카데미에 투자했을까? 이 모든 드라마 뒤에 숨은 하나의 키워드는 '연결'이라고 이 책의 저자 하버드 경영대학원 전략담당 바라트 아난은 단언한다.


불법 음원 다운로드는 시장을 죽이기는커녕 거대한 콘서트 부활로 이어졌고, 디지털 뉴스는 <뉴욕 타임스>를 폐간 시키는 대신 매년 수억 달러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게임이든, 음악이든, 자동차든, 냉장고든 분야에 상관없이 비즈니스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사용자와 제품과 기능을 '적절히' 연결하는 것임을 제시한다.

이 책은 디지털 변화와 그 변화에서 길을 찾는 방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벌어지고 있는 변화와 그 변화를 이해하려는 노력들이 담겨 있다. 내일은 완전히 다른 날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오늘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저자는 오늘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똑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이 하는 일과 더욱 연계성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우리의 활동 무대 너머를 바라 보고,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가 있는 곳에 의해 어떻게 영향받는지를 깨달아야한다.'고 조언한다.

( 저자 : 몸문화운구소 / 출판사 : 은행나무 )( 저자 : 몸문화운구소 / 출판사 : 은행나무 )

인간만이 갖는 감정은 일견 개인의 심리로 생각하기 쉽지만, '반일 감정', '감정 노동'과 같은 사회적 키워드를 생각하면 다분히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물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권력과 기술, 사회규범, 의학에 의해 타자화된 몸의 주체화 방안과 이론을 찾는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연구진들이 공동 집필한 『감정 있습니까?』는 특정적인 감정들과 감정과 관련된 사회현상들을 통해 우리사회를 진단한다.

필자들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일곱 가지 감정으로 < 연애 감정, 혐오, 시기심, 수치심, 공포, 분노, 애도(우울)>를 든다. '연애 감정'에 대해 책은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통해 낭만적 사랑의 역사와 그 모습을 소개하고는 사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환상을 꼽고,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감정으로서의 사랑이 아니라 이성과 윤리로써 지속할 수 있는 관계로서의 사랑을 권유한다.

이어 '혐오'에 대해서는 우리가 가진 감정 중 가장 강렬한 것이라며 특히 여성 혐오 현상을 음식문화적 관점에서 들여다 본다. 책은 남성들이 여성을 성적으로 쟁취하는 행위를 '먹는다' 라고 표현하는 것은 현대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옛부터 유래된 것이라며 여성을 음식으로 등치해 '먹는다'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해 온 고전으로부터 여성 혐오의 연원을 밝힌다.

( ‘드라큘라’는 여성을 음식으로 등치한 가장 고전적인 모티프로 흡혈귀 문학의 대명사가 되어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고 있다. )( ‘드라큘라’는 여성을 음식으로 등치한 가장 고전적인 모티프로 흡혈귀 문학의 대명사가 되어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고 있다. )

『감정 있습니까?』는 우리 사회 갑질 문화의 피해자로 거론되는 감정노동자들의 감정을 분석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감정 노동'은 사회의 분위기나 본인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니라 '갑'의 요구에 따라 감정을 상품화하는 행위이다. 이에 대해 이 책은 타자의 얼굴에서 윤리적 요구를 읽어낼 수 있다고 말한 레비나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본을 걷어내고 가장된 미소 너머에 가리워져 있을 '노동자들의 진짜 감정'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 작가 : 레일라 슬리마니 / 출판사 : 아르테 )( 작가 : 레일라 슬리마니 / 출판사 : 아르테 )

"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고통은 없었다고 의사가 분명하게 말했다. 장난감 더미 위에 부유하듯 너부러진 아기를 회색 커버 안에 누이고 뼈마디가 비틀어진 몸 위로 지퍼를 채웠다. ~~~ 구급차 안에서 아이는 몸부림쳤고 경련으로 꿈틀거렸다. 두 눈을 부릅뜬 모습이 애타게 공기를 찾는 것 같았다. 목구멍에는 피가 가득했다. 폐에 구멍이 났고 파란색 서랍장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쳤다." ( 『달콤한 노래』의 첫 장면 )

끔찍하게 살해된 두 아이의 모습을 묘사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작가는 두 아이를 잔인하게 살해한 보모 루이즈의 삶, 마약과도 같은 고독 속에서 평생을 견뎌온 그녀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끝내 독자들은 그녀를 완전히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작가는 아무도 바라봐 주지 않는 인생, 결국은 자기 자신도 외면하고자 했던 고통스러운 삶을 그리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달콤한 노래』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경력 단절 여성, 산후 우울증을 겪는 어머니, 변방의 국가에서 흘러 들어온 이민자, 계급적 소외를 겪는 빈곤층까지...인생 전체에 걸쳐 배척받고, 끊임없이 거절과 모욕을 받으며, 결국은 삶 전체를 부정 당하는 사람들, 작가의 시선은 이들 가운데서도 특히 소외당한 여성을 통해 강요받는 모성, 짓밟힌 개인성을 그린다. 슬리마니는 여성이 겪는 소외를 "숨겨진 고통"이라고 표현하면서, 하찮게 여겨지고 은폐되어 있던 여성의 삶을 무대의 한가운데로 끌어 올린다.


모르코 출신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는 2016년『달콤한 노래』로 '노벨문학상'.'맨부커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콩쿠르상'을 수상했다. '콩쿠르상' 수상 당시 슬리마니는 " 공포의 보편성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엄마, 보모, 아이의 상호관계는 얼마나 흥미로운 주제인가.보모와 아이의 애착관계, 그걸 보는 엄마의 감정, 또 엄마와 아이의 관계에 대해 보모가 느끼는 감정까지. 모든 엄마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아이를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라는 감정, 그 자체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 작가 : 한설희 / 출판사 : 눈빛출판사 )( 작가 : 한설희 / 출판사 : 눈빛출판사 )

한설희 작가가 사진 작업을 시작한 것은 2010년 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을 겪으며 어머니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작가의 나이 67살, 엄마는 91살이었다. 작가는 경기도 용인 자신의 집에서 서울 엄마의 집을 오가며 사진을 찍었다. 67살 딸이 찍은 91살 엄마의 기록은 2011년 사진 작가들이 제정한 '온빛사진상'을 받았다.

한 작가는 2012년 봄에 <노모(老母)>란 제목으로 첫 번째 개인전을 연다. 같은 해 11월에는전시되지 못했던 사진들을 더해 『엄마, 사라지지 마』를 출간한다. 당신을 기록하는 딸의 사진 작업에 익숙해지던 2015년 겨울 엄마는 96살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이 사진책은 2013년부터 엄마가 돌아가시기 직전인 2015년까지의 기록과 그 후 2016년의 사진을 묶은 것이다.


한 작가는 이 책의 첫머리에 쓴 '사진가의 노트'에서 " 2주기를 눈앞에 둔 지금 다시 사진들을 꺼내 본다. 꽃 같던 엄마가 망가져서 전혀 딴 사람 같은 모습으로 보일 때, 노쇠하였으나 존엄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모습에서부터 끝에 급격히 무너지고 무력해지는 모습에 눈물이 흐른다."라고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전시 기획자 최연하씨는 " 엄마는 딸을 낳고 딸은 엄마를 사진으로 낳고 다시 사진-탯줄로 그 둘은 이어진다. 사랑의 탯줄이 이러할 것이다. ~~~ 안타까운 유한 속에 거처할 수밖에 없는 사진- 존재의 한계를 담아내는 것. 사진이 도달하는 자리도 그러하지 않을까. 궁극에는 누구나 태어난 '그곳'으로 엄마는 돌아가고, 딸도 애도의 작업을 통해 엄마에게로 희귀하려는 극진한 몸짓을 보게 된다."라고 이 책의 해설에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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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 평등한 세계를 거부하는 ‘유럽의 극우파들’
    • 입력 2017-11-17 17:47:37
    • 수정2017-11-21 19:29:49
    취재K
( 저자 : 장 이브 카뮈, 니콜라 르부르 / 출판사 : 한울엠플러스 )
극우주의가 일으키는 바람에 유럽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전선 대표 마린 르펜은 초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결선까지 올라 34%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독일 총선에서는 '독일을 위한 대안'이 극우 정당으로서는 72년 만에 의회에 입성했다. 유럽 전역에서 나타나는 극우주의 부상은 한때의 돌발적인 사건으로 치부될 수 없다. 또한 최근의 경제적, 정치적 위기 때문에 생긴 새로운 현상으로도 볼 수 없다.

유럽 극우파들의 역사와 계보를 추적해온 장 이브 카뮈와 니콜라 르부르는 유럽에서 활동하는 극우파들이 최근의 경제적, 정치적 위기 때문에 등장한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고 이 책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현재 활동하는 극우 정당들 중 '독일을 위한 대안'처럼 최근에 설립된 정당도 있지만, 대부분은 파시즘과 나치주의로 대표되는 극우주의 이데올로기의 연속성 안에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스스로 변화하고 적응해온 극우파들이라고 말한다.


두 저자는 오늘날 유럽 극우주의의 기원을 프랑스 역사를 통해 설명한다. 즉 좌우로 나뉘는 정치 지형에 대한 개념은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 형성된 제헌의회에서 혁명 반대파들이 의장의 오른편에 자리를 잡고 혁명파들이 왼편에 자리를 잡음으로써 오늘날 좌우 정치 지형에 대한 개념이 생성되었다고 말한다. 더하여 왕정체제의 몰락이 프리메이슨과 유대인 때문이라는 음모론을 퍼트렸던 반혁명파의 후예들이 극우주의 원형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 최근 극우주의가 약진하고 있는 현상은 경제적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기존의 생활양식이 점차 분화하고 급격하게 변동하는 데 대한 일종의 적대적 반응이라고 설명하며 '절대적 주권주의'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 저자 : 바라트 아난드 / 출판사 : 리더스북 )
중국 인터넷 서비스 전문업체 텐센트는 어떻게 인스턴트 메시징으로 100조 원을 벌었을까? 노르웨이 작은 신문사 십스테드가 42개국 광고 산업을 점령하게된 비결은 무엇일까? 빌 게이츠와 구글은 왜 보잘것없는 칸 아카데미에 투자했을까? 이 모든 드라마 뒤에 숨은 하나의 키워드는 '연결'이라고 이 책의 저자 하버드 경영대학원 전략담당 바라트 아난은 단언한다.


불법 음원 다운로드는 시장을 죽이기는커녕 거대한 콘서트 부활로 이어졌고, 디지털 뉴스는 <뉴욕 타임스>를 폐간 시키는 대신 매년 수억 달러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게임이든, 음악이든, 자동차든, 냉장고든 분야에 상관없이 비즈니스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사용자와 제품과 기능을 '적절히' 연결하는 것임을 제시한다.

이 책은 디지털 변화와 그 변화에서 길을 찾는 방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벌어지고 있는 변화와 그 변화를 이해하려는 노력들이 담겨 있다. 내일은 완전히 다른 날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오늘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저자는 오늘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똑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이 하는 일과 더욱 연계성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우리의 활동 무대 너머를 바라 보고,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가 있는 곳에 의해 어떻게 영향받는지를 깨달아야한다.'고 조언한다.

( 저자 : 몸문화운구소 / 출판사 : 은행나무 )
인간만이 갖는 감정은 일견 개인의 심리로 생각하기 쉽지만, '반일 감정', '감정 노동'과 같은 사회적 키워드를 생각하면 다분히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물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권력과 기술, 사회규범, 의학에 의해 타자화된 몸의 주체화 방안과 이론을 찾는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연구진들이 공동 집필한 『감정 있습니까?』는 특정적인 감정들과 감정과 관련된 사회현상들을 통해 우리사회를 진단한다.

필자들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일곱 가지 감정으로 < 연애 감정, 혐오, 시기심, 수치심, 공포, 분노, 애도(우울)>를 든다. '연애 감정'에 대해 책은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통해 낭만적 사랑의 역사와 그 모습을 소개하고는 사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환상을 꼽고,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감정으로서의 사랑이 아니라 이성과 윤리로써 지속할 수 있는 관계로서의 사랑을 권유한다.

이어 '혐오'에 대해서는 우리가 가진 감정 중 가장 강렬한 것이라며 특히 여성 혐오 현상을 음식문화적 관점에서 들여다 본다. 책은 남성들이 여성을 성적으로 쟁취하는 행위를 '먹는다' 라고 표현하는 것은 현대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옛부터 유래된 것이라며 여성을 음식으로 등치해 '먹는다'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해 온 고전으로부터 여성 혐오의 연원을 밝힌다.

( ‘드라큘라’는 여성을 음식으로 등치한 가장 고전적인 모티프로 흡혈귀 문학의 대명사가 되어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고 있다. )
『감정 있습니까?』는 우리 사회 갑질 문화의 피해자로 거론되는 감정노동자들의 감정을 분석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감정 노동'은 사회의 분위기나 본인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니라 '갑'의 요구에 따라 감정을 상품화하는 행위이다. 이에 대해 이 책은 타자의 얼굴에서 윤리적 요구를 읽어낼 수 있다고 말한 레비나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본을 걷어내고 가장된 미소 너머에 가리워져 있을 '노동자들의 진짜 감정'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 작가 : 레일라 슬리마니 / 출판사 : 아르테 )
"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고통은 없었다고 의사가 분명하게 말했다. 장난감 더미 위에 부유하듯 너부러진 아기를 회색 커버 안에 누이고 뼈마디가 비틀어진 몸 위로 지퍼를 채웠다. ~~~ 구급차 안에서 아이는 몸부림쳤고 경련으로 꿈틀거렸다. 두 눈을 부릅뜬 모습이 애타게 공기를 찾는 것 같았다. 목구멍에는 피가 가득했다. 폐에 구멍이 났고 파란색 서랍장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쳤다." ( 『달콤한 노래』의 첫 장면 )

끔찍하게 살해된 두 아이의 모습을 묘사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작가는 두 아이를 잔인하게 살해한 보모 루이즈의 삶, 마약과도 같은 고독 속에서 평생을 견뎌온 그녀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끝내 독자들은 그녀를 완전히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작가는 아무도 바라봐 주지 않는 인생, 결국은 자기 자신도 외면하고자 했던 고통스러운 삶을 그리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달콤한 노래』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경력 단절 여성, 산후 우울증을 겪는 어머니, 변방의 국가에서 흘러 들어온 이민자, 계급적 소외를 겪는 빈곤층까지...인생 전체에 걸쳐 배척받고, 끊임없이 거절과 모욕을 받으며, 결국은 삶 전체를 부정 당하는 사람들, 작가의 시선은 이들 가운데서도 특히 소외당한 여성을 통해 강요받는 모성, 짓밟힌 개인성을 그린다. 슬리마니는 여성이 겪는 소외를 "숨겨진 고통"이라고 표현하면서, 하찮게 여겨지고 은폐되어 있던 여성의 삶을 무대의 한가운데로 끌어 올린다.


모르코 출신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는 2016년『달콤한 노래』로 '노벨문학상'.'맨부커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콩쿠르상'을 수상했다. '콩쿠르상' 수상 당시 슬리마니는 " 공포의 보편성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엄마, 보모, 아이의 상호관계는 얼마나 흥미로운 주제인가.보모와 아이의 애착관계, 그걸 보는 엄마의 감정, 또 엄마와 아이의 관계에 대해 보모가 느끼는 감정까지. 모든 엄마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아이를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라는 감정, 그 자체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 작가 : 한설희 / 출판사 : 눈빛출판사 )
한설희 작가가 사진 작업을 시작한 것은 2010년 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을 겪으며 어머니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작가의 나이 67살, 엄마는 91살이었다. 작가는 경기도 용인 자신의 집에서 서울 엄마의 집을 오가며 사진을 찍었다. 67살 딸이 찍은 91살 엄마의 기록은 2011년 사진 작가들이 제정한 '온빛사진상'을 받았다.

한 작가는 2012년 봄에 <노모(老母)>란 제목으로 첫 번째 개인전을 연다. 같은 해 11월에는전시되지 못했던 사진들을 더해 『엄마, 사라지지 마』를 출간한다. 당신을 기록하는 딸의 사진 작업에 익숙해지던 2015년 겨울 엄마는 96살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이 사진책은 2013년부터 엄마가 돌아가시기 직전인 2015년까지의 기록과 그 후 2016년의 사진을 묶은 것이다.


한 작가는 이 책의 첫머리에 쓴 '사진가의 노트'에서 " 2주기를 눈앞에 둔 지금 다시 사진들을 꺼내 본다. 꽃 같던 엄마가 망가져서 전혀 딴 사람 같은 모습으로 보일 때, 노쇠하였으나 존엄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모습에서부터 끝에 급격히 무너지고 무력해지는 모습에 눈물이 흐른다."라고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전시 기획자 최연하씨는 " 엄마는 딸을 낳고 딸은 엄마를 사진으로 낳고 다시 사진-탯줄로 그 둘은 이어진다. 사랑의 탯줄이 이러할 것이다. ~~~ 안타까운 유한 속에 거처할 수밖에 없는 사진- 존재의 한계를 담아내는 것. 사진이 도달하는 자리도 그러하지 않을까. 궁극에는 누구나 태어난 '그곳'으로 엄마는 돌아가고, 딸도 애도의 작업을 통해 엄마에게로 희귀하려는 극진한 몸짓을 보게 된다."라고 이 책의 해설에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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