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넘긴 獨연정협상, 난민문제 대치…재선거 가능성은

입력 2017.11.17 (18:10) 수정 2017.11.17 (18: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독일의 이른바 '자메이카 연정' 협상이 예비 협상 타결 시한인 16일(현지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추가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은 17일 새벽 4시께까지 15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애초 이들 정당은 지난달 18일 '자메이카 연정' 예비 협상을 시작하면서 16일에 합의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들 정당은 협상 시한을 남겼지만, 이날 정오께 다시 협상 테이블을 이어가기로 했다.

메르켈 총리는 협상장을 나오면서 "오늘 협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쳄 외체데미어 녹색당 공동대표도 "우리는 추가로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메이카 연정'은 연정 협상에 참여한 독일 각 당의 상징색인 검정(기민·기사), 초록(녹색), 노랑(자민)이 자메이카 국기 색과 같은 데서 나온 말이다.

메르켈 총리는 협상에 앞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지만 잘 될 것으로 믿는다"라며 "우리는 연정 협상을 타결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의지와 달리 연정 협상은 난민과 에너지·환경, 세제, 유럽연합(EU) 정책 등 주요 쟁점에서 여전히 갑론을박을 벌이며 접점을 찾지 못했다.

탈(脫)석탄화 문제에선 의견이 상당히 좁혀졌지만, 독일에 정착한 난민의 가족 추가로 받아들이는 문제에서 첨예하게 대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의 협상 위원인 볼프강 쿠비키는 "난민과 기후변화, 재정, 국내 안전 문제 등에서 여전히 의견차가 크다"라며 "단기간에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연정 협상이 끝내 실패할 경우 메르켈 총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기민·기사 연합만의 소수 정부나 재선거다.

메르켈 1기와 3기 내각에서 대연정에 참여한 사회민주당은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뒤 제1 야당의 길을 일찌감치 선언한 상황이다.

'자메이카 연정' 협상이 실패할 경우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메르켈 총리의 선택지로서는 이미 멀어졌다.

소수정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한 번도 출현하지 않은 미지의 길이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 메르켈 총리가 선택하기 쉽지 않다.

재선거를 선택하기도 곤혹스럽다.

메르켈 총리에게 연정 협상 실패에 대한 책임론까지 비등할 것이 자명한 만큼, 지난 총선보다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더구나 최근 기민·기사 연합의 지지율은 하락세다.

지난 12일 일요신문 빌트 암 존탁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기민·기사 연합의 지지율은 30%에 불과했다.

201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총선 득표율 33%보다도 3% 포인트 낮다.

재선거가 이뤄질 경우 기성 정치권에 대한 비판적 정서가 강화되면서, 지난 총선에서 제3 정당으로 부상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메르켈 총리는 막판까지 '자메이카 연정'을 구성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 EPA=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시한넘긴 獨연정협상, 난민문제 대치…재선거 가능성은
    • 입력 2017-11-17 18:10:43
    • 수정2017-11-17 18:50:21
    국제
독일의 이른바 '자메이카 연정' 협상이 예비 협상 타결 시한인 16일(현지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추가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은 17일 새벽 4시께까지 15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애초 이들 정당은 지난달 18일 '자메이카 연정' 예비 협상을 시작하면서 16일에 합의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들 정당은 협상 시한을 남겼지만, 이날 정오께 다시 협상 테이블을 이어가기로 했다.

메르켈 총리는 협상장을 나오면서 "오늘 협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쳄 외체데미어 녹색당 공동대표도 "우리는 추가로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메이카 연정'은 연정 협상에 참여한 독일 각 당의 상징색인 검정(기민·기사), 초록(녹색), 노랑(자민)이 자메이카 국기 색과 같은 데서 나온 말이다.

메르켈 총리는 협상에 앞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지만 잘 될 것으로 믿는다"라며 "우리는 연정 협상을 타결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의지와 달리 연정 협상은 난민과 에너지·환경, 세제, 유럽연합(EU) 정책 등 주요 쟁점에서 여전히 갑론을박을 벌이며 접점을 찾지 못했다.

탈(脫)석탄화 문제에선 의견이 상당히 좁혀졌지만, 독일에 정착한 난민의 가족 추가로 받아들이는 문제에서 첨예하게 대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의 협상 위원인 볼프강 쿠비키는 "난민과 기후변화, 재정, 국내 안전 문제 등에서 여전히 의견차가 크다"라며 "단기간에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연정 협상이 끝내 실패할 경우 메르켈 총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기민·기사 연합만의 소수 정부나 재선거다.

메르켈 1기와 3기 내각에서 대연정에 참여한 사회민주당은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뒤 제1 야당의 길을 일찌감치 선언한 상황이다.

'자메이카 연정' 협상이 실패할 경우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메르켈 총리의 선택지로서는 이미 멀어졌다.

소수정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한 번도 출현하지 않은 미지의 길이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 메르켈 총리가 선택하기 쉽지 않다.

재선거를 선택하기도 곤혹스럽다.

메르켈 총리에게 연정 협상 실패에 대한 책임론까지 비등할 것이 자명한 만큼, 지난 총선보다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더구나 최근 기민·기사 연합의 지지율은 하락세다.

지난 12일 일요신문 빌트 암 존탁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기민·기사 연합의 지지율은 30%에 불과했다.

201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총선 득표율 33%보다도 3% 포인트 낮다.

재선거가 이뤄질 경우 기성 정치권에 대한 비판적 정서가 강화되면서, 지난 총선에서 제3 정당으로 부상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메르켈 총리는 막판까지 '자메이카 연정'을 구성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 EPA=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