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길러진다’…정치 선진국의 비결은?

입력 2017.11.20 (08:00) 수정 2017.11.2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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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어느 사회나 갈등이 존재하며,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은 그 사회의 시민 역량에 달려 있다. 시민은 어떻게 키워지며, 시민을 키우는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많은 정치 선진국은 그 답으로 어려서부터 '정치'를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고 말한다.

청소년을 '시민'으로 존중하는 미국

10월 초, 뉴욕주 청소년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청소년 추방 유예(DACA) 프로그램 폐지 선언에 반대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100명도 안 되는 아이들의 집회였지만 현직 시의원, 예비 시의원 후보는 물론 주지사 비서진까지 나타나 지지와 격려의 목소리를 보탰다.


19살의 나이에 메릴랜드주 찰스 카운티의 작은 도시, 인디언 헤드의 시장이 된 브랜던 폴린(Brandon Paulin)은 어릴 적, 10살 때 시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폴린은 침체한 도시에 대학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두면서 시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시장으로 활약 중이다.

미국 청소년들은 망설임 없이 정치적 소신을 밝히고, 현실 정치에 뛰어든다. 청소년이 민주주의 사회의 현명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와 시민단체 등 사회 각 분야가 돕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다양한 눈높이 교육을 받으며 '시민'으로 성장한다.


독일 학교, 정치를 가르치다

독일에선 선거가 어른들만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 총선, 지방선거 등 국가적 투표가 있을 때마다 어른들과 같은 방식으로 전국 규모의 청소년 모의 투표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선거야말로 민주주의의 훌륭한 교육 소재이자 현장'이라는 믿음 아래 올해는 약 80만 명의 독일 청소년들이 모의총선 투표에 참여했다.



독일 북부의 작은 도시 라첸.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은 매년 3~4일 동안 지역 학교를 찾아가 청소년들과 토론을 벌인다. 토론 결과는 시 의회를 통해 실제 시정에 반영된다. 독일연방대통령이 극찬한 청소년 정치교육 프로그램이다.


독일 청소년들은 내가 목소리를 내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어린 시절 학교에서부터 경험을 통해 체득한다. 독일이 세계적인 정치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원동력이다.

예비 유권자의 유쾌 발랄 정치 체험

2017년 여름, 전국 고등학교를 대표하는 고교생 백여 명이 정치를 논하기 위해 한 데 모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연수원이 심혈을 기울이는 예비유권자 교육프로그램 '미래지도자 정치캠프'다. 캠프 참가자들은 정책토론이나 후보자 연설, 상황극 대회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갈등을 해결해나가며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를 체득한다.


내외부적으로 격렬하게 토론하며 정책을 내놓은 참가자들은 결정된 정책이 돋보이도록 공을 들인다. 콘테스트를 펼치는 2박 3일 캠프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습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시민으로 발돋움한다.

일본 고3 수험생, 정치를 논하다

대입시험 초읽기에 돌입한 10월 중순, 도쿄의 한 고등학교 고3 수험생들은 각 정당 후보자들의 연설을 경청한 후 토론을 벌였다.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이 정치를 논하게 된 데에는 10월 중의원 총선에서 만 18세가 된 고3 학생들이 표를 행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5년 선거법을 개정해 선거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낮췄다.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 이어 올해 중의원 선거까지 2년 연속 10대들이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 일본 정부는 선거 연령을 낮춘 후 유권자 교육을 위한 교재를 개발하고 배포하는 등 대대적인 10대의 선거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야마가타 현 최북단의 작은 마을 유자정은 이미 15년 전부터 마을 청소년들로 구성된 의회를 꾸렸다. 청소년들이 직접 예산을 책정해 스스로 사업을 펼칠 수 있어 반응이 좋다.


KBS '월요기획(20일(월) 밤 11시 10분, KBS 1TV)'은 정치를 가르치기 위해 국가가, 시민사회가 앞장선 외국의 사례를 통해 한국의 정치 교육을 고민한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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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0 08:00:13
    • 수정2017-11-21 19:18:03
    국제
시민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어느 사회나 갈등이 존재하며,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은 그 사회의 시민 역량에 달려 있다. 시민은 어떻게 키워지며, 시민을 키우는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많은 정치 선진국은 그 답으로 어려서부터 '정치'를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고 말한다.

청소년을 '시민'으로 존중하는 미국

10월 초, 뉴욕주 청소년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청소년 추방 유예(DACA) 프로그램 폐지 선언에 반대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100명도 안 되는 아이들의 집회였지만 현직 시의원, 예비 시의원 후보는 물론 주지사 비서진까지 나타나 지지와 격려의 목소리를 보탰다.


19살의 나이에 메릴랜드주 찰스 카운티의 작은 도시, 인디언 헤드의 시장이 된 브랜던 폴린(Brandon Paulin)은 어릴 적, 10살 때 시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폴린은 침체한 도시에 대학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두면서 시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시장으로 활약 중이다.

미국 청소년들은 망설임 없이 정치적 소신을 밝히고, 현실 정치에 뛰어든다. 청소년이 민주주의 사회의 현명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와 시민단체 등 사회 각 분야가 돕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다양한 눈높이 교육을 받으며 '시민'으로 성장한다.


독일 학교, 정치를 가르치다

독일에선 선거가 어른들만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 총선, 지방선거 등 국가적 투표가 있을 때마다 어른들과 같은 방식으로 전국 규모의 청소년 모의 투표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선거야말로 민주주의의 훌륭한 교육 소재이자 현장'이라는 믿음 아래 올해는 약 80만 명의 독일 청소년들이 모의총선 투표에 참여했다.



독일 북부의 작은 도시 라첸.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은 매년 3~4일 동안 지역 학교를 찾아가 청소년들과 토론을 벌인다. 토론 결과는 시 의회를 통해 실제 시정에 반영된다. 독일연방대통령이 극찬한 청소년 정치교육 프로그램이다.


독일 청소년들은 내가 목소리를 내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어린 시절 학교에서부터 경험을 통해 체득한다. 독일이 세계적인 정치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원동력이다.

예비 유권자의 유쾌 발랄 정치 체험

2017년 여름, 전국 고등학교를 대표하는 고교생 백여 명이 정치를 논하기 위해 한 데 모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연수원이 심혈을 기울이는 예비유권자 교육프로그램 '미래지도자 정치캠프'다. 캠프 참가자들은 정책토론이나 후보자 연설, 상황극 대회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갈등을 해결해나가며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를 체득한다.


내외부적으로 격렬하게 토론하며 정책을 내놓은 참가자들은 결정된 정책이 돋보이도록 공을 들인다. 콘테스트를 펼치는 2박 3일 캠프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습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시민으로 발돋움한다.

일본 고3 수험생, 정치를 논하다

대입시험 초읽기에 돌입한 10월 중순, 도쿄의 한 고등학교 고3 수험생들은 각 정당 후보자들의 연설을 경청한 후 토론을 벌였다.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이 정치를 논하게 된 데에는 10월 중의원 총선에서 만 18세가 된 고3 학생들이 표를 행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5년 선거법을 개정해 선거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낮췄다.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 이어 올해 중의원 선거까지 2년 연속 10대들이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 일본 정부는 선거 연령을 낮춘 후 유권자 교육을 위한 교재를 개발하고 배포하는 등 대대적인 10대의 선거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야마가타 현 최북단의 작은 마을 유자정은 이미 15년 전부터 마을 청소년들로 구성된 의회를 꾸렸다. 청소년들이 직접 예산을 책정해 스스로 사업을 펼칠 수 있어 반응이 좋다.


KBS '월요기획(20일(월) 밤 11시 10분, KBS 1TV)'은 정치를 가르치기 위해 국가가, 시민사회가 앞장선 외국의 사례를 통해 한국의 정치 교육을 고민한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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