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독일, 타협도 재선거도 난망…여론전 속 장기화 전망도

입력 2017.11.22 (19:25) 수정 2017.11.22 (19: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유럽 최대의 경제 대국인 독일에서 연립정부 협상 실패 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갯속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재협상, 새로운 연정 협상, 재선거, 소수 정부의 가능성을 놓고 정치권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혼돈의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독일 헌법에는 총선 후 새 정부 구성에 대한 시한이 없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일 "재선거에 임할 수 있다"고 배수진을 치며 각 정당의 연정 참여를 위한 압박을 가한 상황이다.

프랑크-발트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21일 연정 협상의 판을 깬 자유민주당의 크리스티안 린트너 대표를 만나 재협상을 권고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연정 협상에 참여했던 녹색당 지도부도 만났다.

애초 실권이 없는 상징적인 국가원수인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연정 협상 실패 후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린트너 대표는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재협상은 없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중재 노력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녹색당 정치인인 슈벤 기골트는 베를리너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지나치게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행보는 각 정당을 압박하는 효과를 낳을 수는 있다.

특히 메르켈 3기 내각에서 대연정에 참여한 사회민주당은 연정 협상 실패로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사민당은 지난 9월 총선 참패 이후 제1야당의 길을 선언한 상태다.

메르켈 총리의 재선거 카드도 이미 사민당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재선거가 실시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사민당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민당 내부에서는 마틴 슐츠 대표가 재선거를 실시하자고 발언한 데 대한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재선거 시 총리 후보와 당권의 향배 등 사민당 내 권력관계도 이번 정국에서 변수로 주시되고 있다.

하지만 사민당이 다시 대연정에 나설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낮다는 관측이 많다.

21일 사민당 당 회의에서 40여 명의 발언자 중 대연정 거부에 대해 반대 입장은 2∼3명에 불과했다.

누구도 실현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기 어려운 정국에서 각 당은 치열한 여론전에 나섰다.

연정 협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고 여론을 유리하게 형성하기 위해서다.

특정 정치세력이 극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이 같은 여론전이 장기화되면서 각 당은 여론의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린트너 대표는 "녹색당은 타협의 의지가 없었다"라며 "녹색당이 파트너를 모욕한 상황에서 타협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녹색당의 연정 협상위원이었던 위르겐 트리틴은 언론인터뷰에서 "자민당이 폐지를 주장했던 통일연대세에 대한 우리의 제안이 막판에 테이블 위에 올라갔는데 린트너는 떠나버렸다"면서 "린트너는 책임을 지기보다 싸우는 것을 선호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메르켈 총리가 소수 정부에 대해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들어 "회의적"이라고 말했지만, 선택지가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기민·기사 연합과 녹색당 간의 소수 정부도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내놓았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빅뱅’ 독일, 타협도 재선거도 난망…여론전 속 장기화 전망도
    • 입력 2017-11-22 19:25:49
    • 수정2017-11-22 19:34:40
    국제
유럽 최대의 경제 대국인 독일에서 연립정부 협상 실패 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갯속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재협상, 새로운 연정 협상, 재선거, 소수 정부의 가능성을 놓고 정치권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혼돈의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독일 헌법에는 총선 후 새 정부 구성에 대한 시한이 없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일 "재선거에 임할 수 있다"고 배수진을 치며 각 정당의 연정 참여를 위한 압박을 가한 상황이다.

프랑크-발트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21일 연정 협상의 판을 깬 자유민주당의 크리스티안 린트너 대표를 만나 재협상을 권고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연정 협상에 참여했던 녹색당 지도부도 만났다.

애초 실권이 없는 상징적인 국가원수인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연정 협상 실패 후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린트너 대표는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재협상은 없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중재 노력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녹색당 정치인인 슈벤 기골트는 베를리너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지나치게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행보는 각 정당을 압박하는 효과를 낳을 수는 있다.

특히 메르켈 3기 내각에서 대연정에 참여한 사회민주당은 연정 협상 실패로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사민당은 지난 9월 총선 참패 이후 제1야당의 길을 선언한 상태다.

메르켈 총리의 재선거 카드도 이미 사민당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재선거가 실시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사민당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민당 내부에서는 마틴 슐츠 대표가 재선거를 실시하자고 발언한 데 대한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재선거 시 총리 후보와 당권의 향배 등 사민당 내 권력관계도 이번 정국에서 변수로 주시되고 있다.

하지만 사민당이 다시 대연정에 나설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낮다는 관측이 많다.

21일 사민당 당 회의에서 40여 명의 발언자 중 대연정 거부에 대해 반대 입장은 2∼3명에 불과했다.

누구도 실현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기 어려운 정국에서 각 당은 치열한 여론전에 나섰다.

연정 협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고 여론을 유리하게 형성하기 위해서다.

특정 정치세력이 극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이 같은 여론전이 장기화되면서 각 당은 여론의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린트너 대표는 "녹색당은 타협의 의지가 없었다"라며 "녹색당이 파트너를 모욕한 상황에서 타협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녹색당의 연정 협상위원이었던 위르겐 트리틴은 언론인터뷰에서 "자민당이 폐지를 주장했던 통일연대세에 대한 우리의 제안이 막판에 테이블 위에 올라갔는데 린트너는 떠나버렸다"면서 "린트너는 책임을 지기보다 싸우는 것을 선호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메르켈 총리가 소수 정부에 대해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들어 "회의적"이라고 말했지만, 선택지가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기민·기사 연합과 녹색당 간의 소수 정부도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내놓았다.

[사진출처 : AP=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