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진호, 복어 잡으러 고의 월북…“처벌 두려워 신고안해”

입력 2017.11.24 (15:49) 수정 2017.11.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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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진호 “고의로 월북 조업”…처벌 두려워 신고안해

흥진호 “고의로 월북 조업”…처벌 두려워 신고안해

지난달 북한 경비정에 나포됐다 엿새만에 풀려난 경주 감포선적의 '391 흥진호'는 고의로 북한 해역에 들어가 사흘동안 복어 3.5t을 불법으로 잡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흥진호는 당시 북한 경비정이 접근해 나포 위기에 처했는데도 불법조업 처벌이 두려워 우리 해경에 구조요청이나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관기사] 北 “남측 어선과 선원 오늘 송환”
[연관기사] 어선 피랍 엿새간 몰랐다?…‘흥진호 미스터리’ 논란

北 해역 고의 침범 조업…처벌 두려워 신고 안해

포항해양경찰서는 24일, 이 배 선장과 선원 9명을 상대로 조사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해경에 따르면 흥진호는 지난달 16일 울릉도 저동항에서 출항해 다음날인 17일 한일 중간수역에서 조업하다가 복어 1마리밖에 잡지 못하자 18일 오전 5시께 북서쪽으로 항로를 변경해 북한 해역으로 50마일 이상 들어가 하루 동안 복어 1t을 잡았다.

19일 오전 3시 30분부터 밤 8시, 20일 오전 4시부터 21일 오전 0시 30분 사이에도 같은 해역에서 각각 1t과 1.5t을 잡았다. 사흘간 불법으로 잡은 복어는 3.5t이다.


조업중 어구 절단되자 北 어선에 항의까지

선장 남모(47) 씨는 이 기간 어업정보통신국에 한일 중간수역에서 정상 조업한다고 허위로 위치를 보고했다.

19일 오후에는 바다에 설치한 어구 150통 가운데 50통가량이 절단된 것을 알고 근처에 있던 북한 어선에 2∼3m까지 접근해 위협하며 마이크로 항의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흥진호는 21일 오전 0시 30분께 중국어선과 비슷한 모양의 북한 경비정이 사이렌을 울리며 접근하자 1시간가량 도주하다가 나포됐다.

남 씨는 도주 당시 북한 경비정이 충돌할 정도로 가까이 접근해 경황이 없었고, 북한 해역 불법조업으로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우리 해경이나 어업정보통신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송환 당시 마스크는 신분 노출 우려 때문"

포항해경은 이날 발표에서 흥진호 한국 선원 나이는 평균 48세로, 선장 남 씨를 포함한 5명은 선원 경력이 25년 이상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또, 송환 당시 선원들이 '언론에 얼굴이 나오면 가족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르니 마스크를 달라'고 요구해 모두 마스크를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출항 때 위치식별장비 꺼…2명 검찰 송치

흥진호에는 GPS 플로터(내비게이션 기능) 2대와 선박위치식별장비인 AIS, V-PASS, 단거리 통신기 VHF 2대, 장거리 통신기 SSB 2대, 위성전화 2대(1대 고장)가 있으나 출항 당시 AIS와 VHF 2대, SSB 2대는 모두 꺼져 있는 등 대부분 장비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포항해경은 24일 선장 남 씨와, 허위 위치보고로 해경의 구조업무를 방해한 흥진호 실소유주이자 전 선장 고모(47) 씨를 수산업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불구속 송치했다.

해경 관계자는 "흥진호 처벌과 별개로 경북도에 어업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을 의뢰했다"며 "앞으로 북한 해역 조업 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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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진호, 복어 잡으러 고의 월북…“처벌 두려워 신고안해”
    • 입력 2017-11-24 15:49:09
    • 수정2017-11-24 16:20:13
    취재K
지난달 북한 경비정에 나포됐다 엿새만에 풀려난 경주 감포선적의 '391 흥진호'는 고의로 북한 해역에 들어가 사흘동안 복어 3.5t을 불법으로 잡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흥진호는 당시 북한 경비정이 접근해 나포 위기에 처했는데도 불법조업 처벌이 두려워 우리 해경에 구조요청이나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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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에 따르면 흥진호는 지난달 16일 울릉도 저동항에서 출항해 다음날인 17일 한일 중간수역에서 조업하다가 복어 1마리밖에 잡지 못하자 18일 오전 5시께 북서쪽으로 항로를 변경해 북한 해역으로 50마일 이상 들어가 하루 동안 복어 1t을 잡았다.

19일 오전 3시 30분부터 밤 8시, 20일 오전 4시부터 21일 오전 0시 30분 사이에도 같은 해역에서 각각 1t과 1.5t을 잡았다. 사흘간 불법으로 잡은 복어는 3.5t이다.


조업중 어구 절단되자 北 어선에 항의까지

선장 남모(47) 씨는 이 기간 어업정보통신국에 한일 중간수역에서 정상 조업한다고 허위로 위치를 보고했다.

19일 오후에는 바다에 설치한 어구 150통 가운데 50통가량이 절단된 것을 알고 근처에 있던 북한 어선에 2∼3m까지 접근해 위협하며 마이크로 항의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흥진호는 21일 오전 0시 30분께 중국어선과 비슷한 모양의 북한 경비정이 사이렌을 울리며 접근하자 1시간가량 도주하다가 나포됐다.

남 씨는 도주 당시 북한 경비정이 충돌할 정도로 가까이 접근해 경황이 없었고, 북한 해역 불법조업으로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우리 해경이나 어업정보통신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송환 당시 마스크는 신분 노출 우려 때문"

포항해경은 이날 발표에서 흥진호 한국 선원 나이는 평균 48세로, 선장 남 씨를 포함한 5명은 선원 경력이 25년 이상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또, 송환 당시 선원들이 '언론에 얼굴이 나오면 가족에게 피해가 갈지도 모르니 마스크를 달라'고 요구해 모두 마스크를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출항 때 위치식별장비 꺼…2명 검찰 송치

흥진호에는 GPS 플로터(내비게이션 기능) 2대와 선박위치식별장비인 AIS, V-PASS, 단거리 통신기 VHF 2대, 장거리 통신기 SSB 2대, 위성전화 2대(1대 고장)가 있으나 출항 당시 AIS와 VHF 2대, SSB 2대는 모두 꺼져 있는 등 대부분 장비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포항해경은 24일 선장 남 씨와, 허위 위치보고로 해경의 구조업무를 방해한 흥진호 실소유주이자 전 선장 고모(47) 씨를 수산업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불구속 송치했다.

해경 관계자는 "흥진호 처벌과 별개로 경북도에 어업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을 의뢰했다"며 "앞으로 북한 해역 조업 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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