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군사분계선 넘었다…테러지원국 재지정

입력 2017.11.25 (07:49) 수정 2017.11.2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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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벌어진 귀순 과정의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북한군 경계병들이 남측으로 총을 쏘고 군사분계선까지 넘는 등, 정전협정을 명백히 위반한 사실이 관련 영상 공개로 증명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김정은은 공포 정치를 재개하며 내부 단속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JSA 귀순 사건의 파장과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의 의미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 13일 오후, 공동경비구역 JSA 북한 측 후방 지역에서 군용 지프 한 대가 내려옵니다.

북측 초소 앞을 지나치더니 뒤따르는 초소병을 뒤로한 채 ‘72시간 다리’를 건너 남쪽으로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곧바로 JSA 경내에 진입한 차량, 그러나 배수로에 빠지고 맙니다.

무장한 북한 병사들이 차량을 향해 달려들자, 귀순 병사는 차를 버리고 필사적으로 달려 이내 군사분계선을 넘습니다.

북한군들이 엎드리기도 하고 서서도 쏘며 귀순을 저지하려 하더니, 군사분계선까지 넘어왔다가 이를 깨닫고 황급히 돌아가기도 합니다.

다섯 발의 총알을 맞은 귀순 병사는 남측 자유의집 담 옆에서 발견됐고, 한국군 경비대원들이 포복으로 접근해 구조해냅니다.

유엔군 사령부 특별조사단은 북한군이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북측에 통보했습니다.

<녹취> 채드 캐럴(유엔군사령부 대변인) : "첫째, 북한이 군사분계선 너머로 사격을 한 것, 둘째,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정전협정을 위반하였다는 사실입니다."

또 정전협정 위반 방지를 위한 회의도 요구했지만 오래 전부터 정전체제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북한이 이에 반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귀순 병사의 치료를 담당한 이국종 교수는, 환자가 엄청난 양의 수혈을 했지만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국종(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 "12,000cc 이상을 우리 남한 국민의 피로 채웠다구요. 몇 번 바뀐 겁니까? 세 번 이상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수혈한 그 피가 몸에 돌아서 지금 살고 있는 겁니다."

걸 그룹 소녀시대의 노래를 듣고 미국 영화도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 귀순 병사의 상태를 언론에 브리핑한 내용이 환자의 인격을 테러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며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이국종(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 "의사 입장에서 볼 때 환자의 인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일은 뭐겠습니까? 환자분들 생명을 살리는 거고 어떻게든 다른 데 신경 안 쓰는 거고..."

파문이 확산되자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사과하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JSA 귀순에 대해 브룩스 유엔군 사령관은 적절한 대응을 했다며 구출 작전에 나선 한미 장병들에게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건 직후 4분간 비교적 신속하게 군사적 대응을 한 북측에 비해, 남측은 구출까지 40분이 지나는 동안 CCTV 추적 외에 제대로 경계활동을 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유엔군 사령부가 공개한 7분 분량의 영상에는 북한군 병사의 자유를 향한 질주와 그를 향한 무자비한 총격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같은 화면 공개는 정전협정을 위반한 북한 정권을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들이대며 압박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며 대북 압박 수위를 다시 한번 높였습니다.

배낭을 멘 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들어서는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여성 두 명이 빠른 걸음으로 접근해 맹독성 화학 물질, VX로 공격한 결과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북한에서 정치 선전물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억류됐다 식물인간 상태로 귀국한 뒤 숨졌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 같은 행위를 비판하며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하는 강경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북한은 핵 파괴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것에 더해 외국 영토에서의 (김정남) 암살을 포함한 국제적인 테러를 반복적으로 지원해 왔습니다."

미국은 테러 활동에 연루됐거나 테러 단체를 지원한 국가들을 테러지원국으로 지목해 압박하고 있는데 시리아와 이란, 수단이 포함돼 있습니다.

북한은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을 계기로 이듬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지만, 2008년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고 핵 검증에 합의하면서 해제됐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핵 개발은 물론 김정남 암살, 오토 웜비어 사망 등으로 대북 비난 여론이 확산되면서 다시 불량국가로 낙인찍히게 됐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북한과 관련자들에게 추가적인 제재와 처벌을 가할 것이며, 살인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한 우리의 최대의 압박 작전을 지원할 것입니다."

북한산 무기를 밀거래해온 중국 기업과 북한 선박 20척 등을 무더기로 겨냥한 미 재무부의 추가 대북제재도 발표됐습니다.

육상은 물론 해상 무역도 봉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前 국정기획자문위원) : "북한이 절대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 쪽으로 또는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을 중단하는 조치까지 가기 위해서는 압박을 우선 강하게 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미국은 지금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고. 그것이 테러 지원국 재지정이라고 하는 그런 충격 요법 또는 북한에 대한 상징적인 강도 높은 제재로 나왔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북한을 방문했던 쑹타오 중국 특사가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귀국 한지 7시간 만에 발표됐습니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자 미국이 즉각 추가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 "트럼프 대통령이 일종의 중국에 대북압박과 비핵화 설득이 상당히 있을 것으로 기대를 했으나 평양이 이를 거부한데에 대해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압박을 더 가해서 회담장으로 나오는 것이 앞으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으로 전격적으로 테러지원국을 9년 만에 재지정하게 되었습니다."

37년 장기집권 끝에 불명예 퇴진한 짐바브웨의 독재자 무가베 대통령. 그의 사임이 발표되자 시민들이 환호합니다.

<녹취> 짐바브웨 시민 : "독재자 무가베는 끝났어요. 정말 행복해요. 내 생애 최고의 날입니다."

무가베는 김일성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최근까지도 북한산 동상을 수입하는 등 북한과 우호관계를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무가베의 퇴진으로 북한은 아프리카 대륙의 끈끈한 우방 한 곳을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미 앙골라와 우간다, 수단 등 친북 성향 아프리카 국가들도 최근 북한과의 관계 축소에 나섰습니다.

<녹취> 틸러슨(美 국무장관) : "북한과의 외교·경제 관계를 격하하고 모든 북한 노동자를 추방함으로써 북한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북한의 주요 교역국인 싱가포르가 북한과의 모든 교역을 중단하고, 유럽연합 EU도 최근 캐비아와 시계 같은 사치품의 대북 금수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등 대북 제재 공조는 확산 추세입니다.

이제 관심은 북한의 대응입니다.

테러지원국 낙인에 추가 제재까지, 수위를 높인 압박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반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녹취> 北 외무성 대변인 : "온갖 테러의 왕초인 미국이 제 집안에서 벌어지는 테러도 막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주권국가들에 테러지원국 딱지를 붙였다 뗐다 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세계 평화와 안전에 대한 우롱이다."

북한의 군사적 반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최종 완성을 위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는데 한계를 겪고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북한이 ICBM 완성을 위한 시간 벌기에 들어갔다는 관측과 함께,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동향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첩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이완영(국회 정보위원) : "미사일 성능 개량 또는 평화적 우주개발 목적의 위성발사라고 주장하면서 각종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해서 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촉각이 쏠리는 가운데, 북한 내부 권력 동향에 이상 신호가 감지됐습니다.

김정은 정권에서 실세로 부상한 최룡해의 주도로 북한군 총정치국의 서열 1, 2위인 황병서와 김원홍이 처벌을 받았다고 국가정보원이 국회에 보고했는데요.

북한 군부의 핵심 기구인 총정치국이 검열을 받은 것은 20년 만의 일입니다.

의자에 앉는 대신 무릎을 꿇고 김정은에게 이야기하는 황병서 총정치국장. 자신이 한 걸음 앞서 나가자 화들짝 놀라며 뒷걸음치기도 합니다.

이처럼 조심스레 처신했던 그가 최근 당에 대한 불순한 태도가 문제돼 신분상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김병기(국회 정보위원) : "국정원은 최룡해 주도 하에 당조직 지도부가 당에 대한 불손한 태도를 문제 삼아서 군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을 진행 중이라고 보고했습니다."

김정일이 1997년 당 조직지도부를 시켜 간부 수천 명을 숙청한 심화조 사건 이후 20년 만의 총정치국 검열로, 김원홍 제 1부국장도 함께 처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사일 발사 행사를 1면에 다루지 않았다며 노동신문 간부들이 얼마 전 이른바 혁명화 조치를 당하고, 평양 고사포부대 간부가 부패 혐의로 처형되는 등 김정은 식 공포정치가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 "김정은은 주기적으로 이인자, 삼인자, 오인자 등을 수시로 바꿈으로써 권력의 긴장을 유도하고 이 긴장이 충성으로 이어지도록 용인술을 행사해왔습니다. 이에 따라서 항상 권력을 긴장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이 위협받지 않는 그런 용인술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일시 중단을 검토하는 등 긴장 완화 방안들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前 국정기획자문위원) : "한미 동맹, 한중 협력, 한미중일 협력 이것을 통해북한에 대한 압박과 설득을 병행하는 그것이 결국 북한이 평창올림픽의 참가로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그런 쪽으로 한국이 외교력을 집중을 해야 된다. 이런 차원에서 군사적 긴장수위를 떨어뜨리는 노력을 한국이 적극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 국민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그 7주기 추모식이 그제 열렸습니다.

한반도 긴장 완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국면을 준비하더라도 튼튼한 안보가 대전제라는 사실을 연평도의 현실은 웅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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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5 08:27:49
    • 수정2017-11-25 08: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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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벌어진 귀순 과정의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북한군 경계병들이 남측으로 총을 쏘고 군사분계선까지 넘는 등, 정전협정을 명백히 위반한 사실이 관련 영상 공개로 증명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김정은은 공포 정치를 재개하며 내부 단속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JSA 귀순 사건의 파장과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의 의미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 13일 오후, 공동경비구역 JSA 북한 측 후방 지역에서 군용 지프 한 대가 내려옵니다.

북측 초소 앞을 지나치더니 뒤따르는 초소병을 뒤로한 채 ‘72시간 다리’를 건너 남쪽으로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곧바로 JSA 경내에 진입한 차량, 그러나 배수로에 빠지고 맙니다.

무장한 북한 병사들이 차량을 향해 달려들자, 귀순 병사는 차를 버리고 필사적으로 달려 이내 군사분계선을 넘습니다.

북한군들이 엎드리기도 하고 서서도 쏘며 귀순을 저지하려 하더니, 군사분계선까지 넘어왔다가 이를 깨닫고 황급히 돌아가기도 합니다.

다섯 발의 총알을 맞은 귀순 병사는 남측 자유의집 담 옆에서 발견됐고, 한국군 경비대원들이 포복으로 접근해 구조해냅니다.

유엔군 사령부 특별조사단은 북한군이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북측에 통보했습니다.

<녹취> 채드 캐럴(유엔군사령부 대변인) : "첫째, 북한이 군사분계선 너머로 사격을 한 것, 둘째,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정전협정을 위반하였다는 사실입니다."

또 정전협정 위반 방지를 위한 회의도 요구했지만 오래 전부터 정전체제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북한이 이에 반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귀순 병사의 치료를 담당한 이국종 교수는, 환자가 엄청난 양의 수혈을 했지만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국종(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 "12,000cc 이상을 우리 남한 국민의 피로 채웠다구요. 몇 번 바뀐 겁니까? 세 번 이상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수혈한 그 피가 몸에 돌아서 지금 살고 있는 겁니다."

걸 그룹 소녀시대의 노래를 듣고 미국 영화도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 귀순 병사의 상태를 언론에 브리핑한 내용이 환자의 인격을 테러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며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이국종(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 "의사 입장에서 볼 때 환자의 인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일은 뭐겠습니까? 환자분들 생명을 살리는 거고 어떻게든 다른 데 신경 안 쓰는 거고..."

파문이 확산되자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사과하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JSA 귀순에 대해 브룩스 유엔군 사령관은 적절한 대응을 했다며 구출 작전에 나선 한미 장병들에게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건 직후 4분간 비교적 신속하게 군사적 대응을 한 북측에 비해, 남측은 구출까지 40분이 지나는 동안 CCTV 추적 외에 제대로 경계활동을 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유엔군 사령부가 공개한 7분 분량의 영상에는 북한군 병사의 자유를 향한 질주와 그를 향한 무자비한 총격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같은 화면 공개는 정전협정을 위반한 북한 정권을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들이대며 압박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며 대북 압박 수위를 다시 한번 높였습니다.

배낭을 멘 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들어서는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여성 두 명이 빠른 걸음으로 접근해 맹독성 화학 물질, VX로 공격한 결과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북한에서 정치 선전물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억류됐다 식물인간 상태로 귀국한 뒤 숨졌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 같은 행위를 비판하며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하는 강경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북한은 핵 파괴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것에 더해 외국 영토에서의 (김정남) 암살을 포함한 국제적인 테러를 반복적으로 지원해 왔습니다."

미국은 테러 활동에 연루됐거나 테러 단체를 지원한 국가들을 테러지원국으로 지목해 압박하고 있는데 시리아와 이란, 수단이 포함돼 있습니다.

북한은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을 계기로 이듬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지만, 2008년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고 핵 검증에 합의하면서 해제됐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핵 개발은 물론 김정남 암살, 오토 웜비어 사망 등으로 대북 비난 여론이 확산되면서 다시 불량국가로 낙인찍히게 됐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북한과 관련자들에게 추가적인 제재와 처벌을 가할 것이며, 살인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한 우리의 최대의 압박 작전을 지원할 것입니다."

북한산 무기를 밀거래해온 중국 기업과 북한 선박 20척 등을 무더기로 겨냥한 미 재무부의 추가 대북제재도 발표됐습니다.

육상은 물론 해상 무역도 봉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前 국정기획자문위원) : "북한이 절대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 쪽으로 또는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을 중단하는 조치까지 가기 위해서는 압박을 우선 강하게 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미국은 지금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고. 그것이 테러 지원국 재지정이라고 하는 그런 충격 요법 또는 북한에 대한 상징적인 강도 높은 제재로 나왔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북한을 방문했던 쑹타오 중국 특사가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귀국 한지 7시간 만에 발표됐습니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자 미국이 즉각 추가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 "트럼프 대통령이 일종의 중국에 대북압박과 비핵화 설득이 상당히 있을 것으로 기대를 했으나 평양이 이를 거부한데에 대해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압박을 더 가해서 회담장으로 나오는 것이 앞으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으로 전격적으로 테러지원국을 9년 만에 재지정하게 되었습니다."

37년 장기집권 끝에 불명예 퇴진한 짐바브웨의 독재자 무가베 대통령. 그의 사임이 발표되자 시민들이 환호합니다.

<녹취> 짐바브웨 시민 : "독재자 무가베는 끝났어요. 정말 행복해요. 내 생애 최고의 날입니다."

무가베는 김일성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최근까지도 북한산 동상을 수입하는 등 북한과 우호관계를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무가베의 퇴진으로 북한은 아프리카 대륙의 끈끈한 우방 한 곳을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미 앙골라와 우간다, 수단 등 친북 성향 아프리카 국가들도 최근 북한과의 관계 축소에 나섰습니다.

<녹취> 틸러슨(美 국무장관) : "북한과의 외교·경제 관계를 격하하고 모든 북한 노동자를 추방함으로써 북한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북한의 주요 교역국인 싱가포르가 북한과의 모든 교역을 중단하고, 유럽연합 EU도 최근 캐비아와 시계 같은 사치품의 대북 금수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등 대북 제재 공조는 확산 추세입니다.

이제 관심은 북한의 대응입니다.

테러지원국 낙인에 추가 제재까지, 수위를 높인 압박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반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녹취> 北 외무성 대변인 : "온갖 테러의 왕초인 미국이 제 집안에서 벌어지는 테러도 막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주권국가들에 테러지원국 딱지를 붙였다 뗐다 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세계 평화와 안전에 대한 우롱이다."

북한의 군사적 반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최종 완성을 위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는데 한계를 겪고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북한이 ICBM 완성을 위한 시간 벌기에 들어갔다는 관측과 함께,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동향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첩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이완영(국회 정보위원) : "미사일 성능 개량 또는 평화적 우주개발 목적의 위성발사라고 주장하면서 각종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해서 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촉각이 쏠리는 가운데, 북한 내부 권력 동향에 이상 신호가 감지됐습니다.

김정은 정권에서 실세로 부상한 최룡해의 주도로 북한군 총정치국의 서열 1, 2위인 황병서와 김원홍이 처벌을 받았다고 국가정보원이 국회에 보고했는데요.

북한 군부의 핵심 기구인 총정치국이 검열을 받은 것은 20년 만의 일입니다.

의자에 앉는 대신 무릎을 꿇고 김정은에게 이야기하는 황병서 총정치국장. 자신이 한 걸음 앞서 나가자 화들짝 놀라며 뒷걸음치기도 합니다.

이처럼 조심스레 처신했던 그가 최근 당에 대한 불순한 태도가 문제돼 신분상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김병기(국회 정보위원) : "국정원은 최룡해 주도 하에 당조직 지도부가 당에 대한 불손한 태도를 문제 삼아서 군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을 진행 중이라고 보고했습니다."

김정일이 1997년 당 조직지도부를 시켜 간부 수천 명을 숙청한 심화조 사건 이후 20년 만의 총정치국 검열로, 김원홍 제 1부국장도 함께 처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사일 발사 행사를 1면에 다루지 않았다며 노동신문 간부들이 얼마 전 이른바 혁명화 조치를 당하고, 평양 고사포부대 간부가 부패 혐의로 처형되는 등 김정은 식 공포정치가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 : "김정은은 주기적으로 이인자, 삼인자, 오인자 등을 수시로 바꿈으로써 권력의 긴장을 유도하고 이 긴장이 충성으로 이어지도록 용인술을 행사해왔습니다. 이에 따라서 항상 권력을 긴장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이 위협받지 않는 그런 용인술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일시 중단을 검토하는 등 긴장 완화 방안들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前 국정기획자문위원) : "한미 동맹, 한중 협력, 한미중일 협력 이것을 통해북한에 대한 압박과 설득을 병행하는 그것이 결국 북한이 평창올림픽의 참가로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그런 쪽으로 한국이 외교력을 집중을 해야 된다. 이런 차원에서 군사적 긴장수위를 떨어뜨리는 노력을 한국이 적극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 국민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그 7주기 추모식이 그제 열렸습니다.

한반도 긴장 완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국면을 준비하더라도 튼튼한 안보가 대전제라는 사실을 연평도의 현실은 웅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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