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화성-15형 발사…KAL기 테러 30년

입력 2017.12.02 (07:50) 수정 2017.12.0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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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북한이 미국 전역을 사정거리에 넣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하고 국가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75일 만에 재개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국제사회는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해상 봉쇄, 원유 중단 등 새로운 대북 제재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각국의 속내는 복잡해보입니다.

<이슈 앤 한반도 > 오늘은 ‘화성-15형’ 발사의 파장을 분석해보고, KAL기 폭파 사건 30년을 맞아 폭파범 김현희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거대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 차량 옆에 코트 차림의 김정은이 서있습니다.

차량이 건물 밖으로 이동하자, 힘을 보태려는 듯 바싹 달라붙습니다.

바퀴 축이 9개나 되는 육중한 이동식 발사 차량이 미사일을 옮기고 세우는 사이 긴장한 듯 주변을 서성입니다.

이윽고 거대한 불기둥을 내뿜으며 미사일이 솟구칩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달 30일) :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이 눈부신 섬광 속에 육중한 동체를 드러내며 우주만리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한참 동안 밤하늘로 날아가던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2분 여 뒤 1단 발사체가 분리되고 2단이 점화되는 장면도 확인됩니다.

화성-15형은 50분 가량 날아 일본 아오모리현 서쪽 방향,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에 떨어졌습니다.

합참은 최대 고도 4,500km, 비행거리 960km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경우 1,3000km. 가량 날아갈 것으로 추정됩니다.

평양에서 1,1000km 정도 떨어진 미국 동부의 워싱턴 D.C는 물론, 전 세계가 사정권 안에 들어갑니다.

지휘소 안에서 모니터를 통해 화성-15형 궤적을 살피던 김정은은 미사일 개발자들을 얼싸안고 함께 담배도 피우면서 자축했습니다.

북한은 화성-15형 시험 발사를 계기로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달 30일) : "오늘 비로소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긍지 높이 선포하셨다."

북한 당국은 매체들을 총동원해 화성-15형 발사를 자축하는 모습과 주민들의 환영 인터뷰 등을 전하며 체제 결속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녹취> 지성남(황해북도 청년동맹위원회 1비서) : "당과 조국을 위하여 용감히 쏘라. 우리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이렇게 친필 명령을 하셨습니다. 정말 새길수록 이 가슴이 다 통쾌하고 후련하고..."

<인터뷰>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 : "북한의 자체핵개발 시간표가 있느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따라서 차근차근 진행을 하는 거죠. 다만 특정한 도발의 시점을 선택할 때는 주변정세를 고려하는 거죠.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이라든가 미중관계 그런 여러 측면을 고려해서 바로 29일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도발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지난 7월 4일 처음 발사한 화성-14형은 고도 2,800km까지 올라갔고, 같은 달 28일 발사 때는 3,700여 km로 고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넉 달 만에 발사한 화성-15형은 이보다 더 높은 4,500km까지 상승했습니다.

발사를 거듭할수록, 더 높이, 더 오래 비행하면서 성능이 나아지고 있는 겁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사진 등을 바탕으로 화성-15형을 기존 화성-14형과는 다른 신형 미사일로 평가했습니다.

우선 뾰족했던 탄두 모양이 뭉툭하게 바뀌었습니다. 대형 탄두나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또 1단과 2단 추진체가 분명하게 구분되는 화성-14형과 달리 화성-15형은 2단의 지름이 1단과 같아 구분이 어렵습니다.

2단 추진체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추진체 지름도 더 커져 2미터 이상으로, 전체 길이도 21미터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훨씬 더 육중해졌습니다.

미사일이 커진 만큼 이동용 차량도 커져 바퀴 축이 8개인 기존 중국제 대신, 바퀴 축 9개짜리 차량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주엔진을 1개만 썼던 화성-14형과 달리 주엔진 2개를 결합해 추진력을 높인 것도 주목됩니다.

<인터뷰> 신종우(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 : "북한이 1단 추진체에 엔진 2개를 묶어서 추력을 높이는 이유는 탄두의 탑재중량을 늘리려고 하는 것이고요. 탄두의 탑재 중량이 늘어난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북한이 여러 발의 탄두를 실을 수 있는 다탄두 미사일을 개발하려는 의도로도 생각됩니다."

육군 지대지 미사일 현무-2가 하늘로 솟구친 시각, 해군 이지스함에서도 미사일이 발사됩니다.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한 공군 전투기도 잇따라 출격했습니다.

북한의 도발 징후를 사전에 포착한 우리 군은 화성-15형 발사 직후 미사일 원점 타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긴급 소집해 북한의 도발을 강력 규탄했고

<녹취> 문재인 대통령 :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추진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 일본 정상과 연쇄 통화하며 더 강한 대북 압박과 제재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의회 방문 중에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처리하겠다며 강한 대응 의지를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지난달 28일) : "북한이 조금 전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우리가 처리하겠다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대북 정책이) 바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매우 심각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 : "최대한 압박과 관여 이 정책을 유지하면서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과거의 의지를 반복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가진 모든 카드 경제적 압박을 통한 해결 그리고 군사적 옵션에 대한 검토 이러한 것들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 대한 거친 말 공격도 재개하더니,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지난달 29일) : "꼬마 로켓맨(김정은)은... 병든 강아지입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직접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녹취> 니키 헤일리(유엔 주재 미국 대사/지난달 29일) :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전화해 중국이 원유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적 이단아(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중요한 조치입니다."

미국은 대북 해상 봉쇄를 검토하고 금융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등을 떠밀고 있지만 중국은 일단 원론적 입장만 내놨습니다.

<녹취> 겅솽(中 외교부 대변인) :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활동에 대해 엄중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합니다."

유엔 안보리도 긴급회의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했지만, 곧바로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하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부소장) : "지난 UN안보리 제재조치에서 유류 공급을 제한하는 조치 내용은 들어갔지만 북한 원유 공급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적인 대북제재에서는 북한에 타격을 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북한 내에 대규모 어떤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는 완전 중단에 대해서는 아마 부정적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대북 제재에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였던 중국 단둥의 대형 북한식당 ‘평양 고려관’이 최근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음 달 9일부터 적용되는 중국 내 북중 합작 기업 퇴출 조치의 여파로 분석됩니다.

쑹타오 대북 특사의 빈손 귀국 후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는 중국 국영 항공기 운항도 중단됐습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부소장) : "북중 접경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실제 UN안보리대북제재조치 이후에 중국이 대북제재 조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북중 접경 지역 내에서도 북한과의 사업 중단이나 그 다음에 북한 인원들의 철수 이런 현상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북 영향력에서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은 피하면서도 북한의 생명줄을 끊지 않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으려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인터뷰>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 : "지금에 봐서는 과거의 패턴을 반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UN안보리 결의가 논의될 때 중국은 거기에 참여하는데 그 대신 북한의 불안정 상황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압박은 좀 막으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이 논의될 때 그것을 100% 전면 중단보다는 한 50% 중단하거나 그런 식의 단계적 접근을 선호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 개발과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 등을 명분으로 미국은 얼마 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9년 만에 다시 지정했는데요.

이에 앞서 미국이 처음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던 계기는 지난 1987년 KAL 858기 폭파 사건이었습니다.

사흘 전은 사건이 난지 꼭 30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는데요.

KAL기 폭파범 김현희 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30주기를 맞은 소회와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녹취> 88년 1월 15일 KBS 9시 뉴스 : "KAL기 폭파사건은 7년 8개월 동안 밀봉교육을 받은 북한 외교관의 딸 김현희가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1987년 11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서울로 가던 KAL 858기가 공중 폭발했습니다. 탑승객 115명 모두가 숨진 테러는 북한 공작원 김현희의 소행이었습니다.

<녹취> "9시간 후로 폭파용 스위치를 동작시켰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30년, 다시 입을 연 김씨는 가장 먼저 유족들에게 속죄의 뜻을 전했습니다.

<인터뷰> "아무리 세월이 가고, 제가 사과를 드린다고 해도 희생자 유족 분들의 깊은 상처가 어떻게 치유되겠습니까.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러면서 30년 세월에도 북한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30년 전에 제가 북한에서 KAL기 폭발 임무를 받고 수행한 공작원, 저 증인이 이렇게 살아있는데도 아직까지 북한이 발 빼고 사과 안하고, 심지어는 한국 자작극이라고 뒤집어씌우고 있습니다. 여전히 북한이 변한 게 없다고 생각됩니다."

북한에 대한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당연한 결과라며 미국이 200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제 개인적으로 볼 때는 KAL기 사건 때문에 테러지원국으로 지정이 됐는데, 그것을 해제해줄 때 왜 KAL기 사건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사과 받지 않고 해제해주었는가. 그게 저는 참 잘못됐고 그게 실수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KAL기 폭파 사건, 비극의 기억이 여전한 가운데, 북한은 핵 질주의 가속 페달을 다시 밟았습니다.

목적을 위해서는 민간인 테러든 핵 도발이든 가리지 않는 국가와 정권은 국제 사회에서 결코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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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北, 화성-15형 발사…KAL기 테러 30년
    • 입력 2017-12-02 07:50:49
    • 수정2017-12-02 08: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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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북한이 미국 전역을 사정거리에 넣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하고 국가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75일 만에 재개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국제사회는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해상 봉쇄, 원유 중단 등 새로운 대북 제재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각국의 속내는 복잡해보입니다.

<이슈 앤 한반도 > 오늘은 ‘화성-15형’ 발사의 파장을 분석해보고, KAL기 폭파 사건 30년을 맞아 폭파범 김현희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거대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 차량 옆에 코트 차림의 김정은이 서있습니다.

차량이 건물 밖으로 이동하자, 힘을 보태려는 듯 바싹 달라붙습니다.

바퀴 축이 9개나 되는 육중한 이동식 발사 차량이 미사일을 옮기고 세우는 사이 긴장한 듯 주변을 서성입니다.

이윽고 거대한 불기둥을 내뿜으며 미사일이 솟구칩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달 30일) :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이 눈부신 섬광 속에 육중한 동체를 드러내며 우주만리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한참 동안 밤하늘로 날아가던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2분 여 뒤 1단 발사체가 분리되고 2단이 점화되는 장면도 확인됩니다.

화성-15형은 50분 가량 날아 일본 아오모리현 서쪽 방향,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에 떨어졌습니다.

합참은 최대 고도 4,500km, 비행거리 960km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경우 1,3000km. 가량 날아갈 것으로 추정됩니다.

평양에서 1,1000km 정도 떨어진 미국 동부의 워싱턴 D.C는 물론, 전 세계가 사정권 안에 들어갑니다.

지휘소 안에서 모니터를 통해 화성-15형 궤적을 살피던 김정은은 미사일 개발자들을 얼싸안고 함께 담배도 피우면서 자축했습니다.

북한은 화성-15형 시험 발사를 계기로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달 30일) : "오늘 비로소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긍지 높이 선포하셨다."

북한 당국은 매체들을 총동원해 화성-15형 발사를 자축하는 모습과 주민들의 환영 인터뷰 등을 전하며 체제 결속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녹취> 지성남(황해북도 청년동맹위원회 1비서) : "당과 조국을 위하여 용감히 쏘라. 우리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이렇게 친필 명령을 하셨습니다. 정말 새길수록 이 가슴이 다 통쾌하고 후련하고..."

<인터뷰>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 : "북한의 자체핵개발 시간표가 있느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따라서 차근차근 진행을 하는 거죠. 다만 특정한 도발의 시점을 선택할 때는 주변정세를 고려하는 거죠.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이라든가 미중관계 그런 여러 측면을 고려해서 바로 29일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도발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지난 7월 4일 처음 발사한 화성-14형은 고도 2,800km까지 올라갔고, 같은 달 28일 발사 때는 3,700여 km로 고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넉 달 만에 발사한 화성-15형은 이보다 더 높은 4,500km까지 상승했습니다.

발사를 거듭할수록, 더 높이, 더 오래 비행하면서 성능이 나아지고 있는 겁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사진 등을 바탕으로 화성-15형을 기존 화성-14형과는 다른 신형 미사일로 평가했습니다.

우선 뾰족했던 탄두 모양이 뭉툭하게 바뀌었습니다. 대형 탄두나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또 1단과 2단 추진체가 분명하게 구분되는 화성-14형과 달리 화성-15형은 2단의 지름이 1단과 같아 구분이 어렵습니다.

2단 추진체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추진체 지름도 더 커져 2미터 이상으로, 전체 길이도 21미터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훨씬 더 육중해졌습니다.

미사일이 커진 만큼 이동용 차량도 커져 바퀴 축이 8개인 기존 중국제 대신, 바퀴 축 9개짜리 차량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주엔진을 1개만 썼던 화성-14형과 달리 주엔진 2개를 결합해 추진력을 높인 것도 주목됩니다.

<인터뷰> 신종우(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 : "북한이 1단 추진체에 엔진 2개를 묶어서 추력을 높이는 이유는 탄두의 탑재중량을 늘리려고 하는 것이고요. 탄두의 탑재 중량이 늘어난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북한이 여러 발의 탄두를 실을 수 있는 다탄두 미사일을 개발하려는 의도로도 생각됩니다."

육군 지대지 미사일 현무-2가 하늘로 솟구친 시각, 해군 이지스함에서도 미사일이 발사됩니다.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한 공군 전투기도 잇따라 출격했습니다.

북한의 도발 징후를 사전에 포착한 우리 군은 화성-15형 발사 직후 미사일 원점 타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긴급 소집해 북한의 도발을 강력 규탄했고

<녹취> 문재인 대통령 :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추진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 일본 정상과 연쇄 통화하며 더 강한 대북 압박과 제재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의회 방문 중에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처리하겠다며 강한 대응 의지를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지난달 28일) : "북한이 조금 전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우리가 처리하겠다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대북 정책이) 바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매우 심각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 : "최대한 압박과 관여 이 정책을 유지하면서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과거의 의지를 반복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가진 모든 카드 경제적 압박을 통한 해결 그리고 군사적 옵션에 대한 검토 이러한 것들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 대한 거친 말 공격도 재개하더니,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지난달 29일) : "꼬마 로켓맨(김정은)은... 병든 강아지입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직접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녹취> 니키 헤일리(유엔 주재 미국 대사/지난달 29일) :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전화해 중국이 원유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적 이단아(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중요한 조치입니다."

미국은 대북 해상 봉쇄를 검토하고 금융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등을 떠밀고 있지만 중국은 일단 원론적 입장만 내놨습니다.

<녹취> 겅솽(中 외교부 대변인) :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활동에 대해 엄중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합니다."

유엔 안보리도 긴급회의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했지만, 곧바로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하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부소장) : "지난 UN안보리 제재조치에서 유류 공급을 제한하는 조치 내용은 들어갔지만 북한 원유 공급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적인 대북제재에서는 북한에 타격을 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북한 내에 대규모 어떤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는 완전 중단에 대해서는 아마 부정적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대북 제재에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였던 중국 단둥의 대형 북한식당 ‘평양 고려관’이 최근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음 달 9일부터 적용되는 중국 내 북중 합작 기업 퇴출 조치의 여파로 분석됩니다.

쑹타오 대북 특사의 빈손 귀국 후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는 중국 국영 항공기 운항도 중단됐습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부소장) : "북중 접경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실제 UN안보리대북제재조치 이후에 중국이 대북제재 조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북중 접경 지역 내에서도 북한과의 사업 중단이나 그 다음에 북한 인원들의 철수 이런 현상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북 영향력에서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은 피하면서도 북한의 생명줄을 끊지 않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으려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인터뷰> 신범철(국립외교원 교수) : "지금에 봐서는 과거의 패턴을 반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UN안보리 결의가 논의될 때 중국은 거기에 참여하는데 그 대신 북한의 불안정 상황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압박은 좀 막으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이 논의될 때 그것을 100% 전면 중단보다는 한 50% 중단하거나 그런 식의 단계적 접근을 선호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 개발과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 등을 명분으로 미국은 얼마 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9년 만에 다시 지정했는데요.

이에 앞서 미국이 처음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던 계기는 지난 1987년 KAL 858기 폭파 사건이었습니다.

사흘 전은 사건이 난지 꼭 30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는데요.

KAL기 폭파범 김현희 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30주기를 맞은 소회와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녹취> 88년 1월 15일 KBS 9시 뉴스 : "KAL기 폭파사건은 7년 8개월 동안 밀봉교육을 받은 북한 외교관의 딸 김현희가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1987년 11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서울로 가던 KAL 858기가 공중 폭발했습니다. 탑승객 115명 모두가 숨진 테러는 북한 공작원 김현희의 소행이었습니다.

<녹취> "9시간 후로 폭파용 스위치를 동작시켰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30년, 다시 입을 연 김씨는 가장 먼저 유족들에게 속죄의 뜻을 전했습니다.

<인터뷰> "아무리 세월이 가고, 제가 사과를 드린다고 해도 희생자 유족 분들의 깊은 상처가 어떻게 치유되겠습니까.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러면서 30년 세월에도 북한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30년 전에 제가 북한에서 KAL기 폭발 임무를 받고 수행한 공작원, 저 증인이 이렇게 살아있는데도 아직까지 북한이 발 빼고 사과 안하고, 심지어는 한국 자작극이라고 뒤집어씌우고 있습니다. 여전히 북한이 변한 게 없다고 생각됩니다."

북한에 대한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당연한 결과라며 미국이 200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제 개인적으로 볼 때는 KAL기 사건 때문에 테러지원국으로 지정이 됐는데, 그것을 해제해줄 때 왜 KAL기 사건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사과 받지 않고 해제해주었는가. 그게 저는 참 잘못됐고 그게 실수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KAL기 폭파 사건, 비극의 기억이 여전한 가운데, 북한은 핵 질주의 가속 페달을 다시 밟았습니다.

목적을 위해서는 민간인 테러든 핵 도발이든 가리지 않는 국가와 정권은 국제 사회에서 결코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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