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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이 없다?…무인(無人)선박 시대, 안전성은?
입력 2017.12.04 (14:24) 수정 2017.12.06 (19:50) IT·과학
선장이 없다?…무인(無人)선박 시대, 안전성은?
무인(無人) 시대가 눈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사람의 도움 없이 선박이 자동으로 운항할 날이 머지않았다. 무인자동차, 무인비행기에 이어, 이제 '무인선박' 차례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 기술이 배에서 사람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영국의 한 기업은 2030년까지 대형선박이 선장이나 선원 등 사람 없이 스스로 운항해 먼 바다를 항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새로운 혁명은 바다의 모습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예정이다.

스스로 움직이는 '스마트 선박' 출현!

세계에서 가장 큰 비료공장이 있는 노르웨이의 공업도시 포르스그룬. 지난 7월, 이곳에 세계의 눈과 귀가 쏠렸다. 글로벌 농화학 기업 '야라 인터내셔널'이 3년 뒤인 2020년부터 세계 최초로 상업용 무인선박을 운항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트레일러로 운송되던 비료들은 3년 후부터 무인선박에 실려 운송될 예정이다. 공장 안 항구도 무인선박 전용부두로 바뀐다.


세계 최초 자율항해 전기 컨테이너선 '야라 비르셸란'은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출항해 시속 20㎞ 속도로, 60km 가량 떨어진 목적지까지 운항하게 된다. 육상으로 하루 평균 100개가량의 컨테이너를 운송하던 것을 길이 80m, 무게 3,200톤의 무인선박이 운송하게 된다.



"사람이 없는 배가 안전할까?"


'사람이 없는 배가 안전할까?'라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1990년 이후 자율항법장치와 충돌방지시스템 등이 선박에 도입되면서 선박들의 운항 횟수는 늘었지만 사고율은 크게 감소했다. 해상사고의 약 85%는 기계가 아닌 사람의 실수 때문에 생겨나고 있다.

무인선박의 핵심은 배의 자동화를 증가시켜 운송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노르웨이 선급(DNV-GL) 한스 트베테 해양운송 선임연구원은 "현재 선박의 안전도 수준은 나쁘다"며 "무인선박은 인간이 하는 실수를 개선해 안전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무인선박은 해상 장애물과 충돌을 피하는 데에도 능하다. 자동화된 배는 사람이 배를 조작할 때보다 무인선박에 부착된 센서가 있어 대응이 빠르다. 센서 융합시스템은 충돌방지 방법을 통해 다가오는 배들을 탐지한다. 자율 주행차가 충돌이 일어나기 전에 센서로 파악하고 경로를 수정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무인선박이 마냥 안전하다고 볼 순 없다. 무인선박 시대에는 지금까진 없었던 또 다른 안전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영화 '스피드2'처럼 배의 자율운항 시스템을 원격으로 조정하려는 외부 해커가 등장할 수도 있다. 모든 시스템이 디지털과 통신으로 자동화되면 더 강력한 방어막이 필요하다. 에릭 마티에센 콩스베르그 에너지생산품 담당 책임자는 "선박과 통제실 간 커뮤니케이션의 신뢰도가 중요하다"며 "배에서 모으는 데이터가 안전하게, 다른 이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사이버 보안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의 무인선박 개발 현황

국내에서도 무인선박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무인선박의 자율운항시스템을 개발 중인 '씨드로닉스'는 해양스타트업 대회에서 아이디어와 실력을 인정받은 해양 스타트업이다. 배가 바다에서 혼자 움직이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무브 프로젝트(Marine Operative Vehicle Equipment)'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해양공간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해양 장비 연구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무브프로젝트 4.0을 이끄는 서주노 교수는 '수중로봇'을 연구한다. 수중로봇은 바닷속에서 움직이는 무인 이동체로 '자율 무인잠수정'의 열쇠를 쥔 핵심 기술이다.

무인선박이 수면 위를 운영한다면, 자율 무인잠수정은 바닷속을 누비며 자원탐사 및 개발, 해양방위와 신 해양산업을 담당한다. 수중로봇 연구가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국내에선 다른 로봇 분야보다 관심과 투자가 적은 게 현실이다.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선 무인선박에 대한 담론조차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조선 1위 해양강국 위상을 자랑하던 한국은 최근 몇 년 새 중국에 밀려 극심한 수주물량 감소로 위기로 내몰렸다. IT 강국의 면모를 무인선박에 접목한다면 4차산업 혁명 시대의 블루오션을 열어가는 주역이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무인선박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통신기술의 등장으로 미지의 공간으로 여겨지던 바다가 조금씩 우리와 가까워지고 있다. 무인선박 시대의 도래가 바꾸어 놓을 미래 바다는 어떤 모습일까? KBS 특집 '캡틴 AI, 대항해의 꿈'(5일(화) 밤 9시 40분, KBS 1TV)은 바다 위 4차 산업혁명, '무인선박 시대의 도래'를 다룬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 선장이 없다?…무인(無人)선박 시대, 안전성은?
    • 입력 2017.12.04 (14:24)
    • 수정 2017.12.06 (19:50)
    IT·과학
선장이 없다?…무인(無人)선박 시대, 안전성은?
무인(無人) 시대가 눈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사람의 도움 없이 선박이 자동으로 운항할 날이 머지않았다. 무인자동차, 무인비행기에 이어, 이제 '무인선박' 차례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 기술이 배에서 사람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영국의 한 기업은 2030년까지 대형선박이 선장이나 선원 등 사람 없이 스스로 운항해 먼 바다를 항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새로운 혁명은 바다의 모습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예정이다.

스스로 움직이는 '스마트 선박' 출현!

세계에서 가장 큰 비료공장이 있는 노르웨이의 공업도시 포르스그룬. 지난 7월, 이곳에 세계의 눈과 귀가 쏠렸다. 글로벌 농화학 기업 '야라 인터내셔널'이 3년 뒤인 2020년부터 세계 최초로 상업용 무인선박을 운항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트레일러로 운송되던 비료들은 3년 후부터 무인선박에 실려 운송될 예정이다. 공장 안 항구도 무인선박 전용부두로 바뀐다.


세계 최초 자율항해 전기 컨테이너선 '야라 비르셸란'은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출항해 시속 20㎞ 속도로, 60km 가량 떨어진 목적지까지 운항하게 된다. 육상으로 하루 평균 100개가량의 컨테이너를 운송하던 것을 길이 80m, 무게 3,200톤의 무인선박이 운송하게 된다.



"사람이 없는 배가 안전할까?"


'사람이 없는 배가 안전할까?'라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1990년 이후 자율항법장치와 충돌방지시스템 등이 선박에 도입되면서 선박들의 운항 횟수는 늘었지만 사고율은 크게 감소했다. 해상사고의 약 85%는 기계가 아닌 사람의 실수 때문에 생겨나고 있다.

무인선박의 핵심은 배의 자동화를 증가시켜 운송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노르웨이 선급(DNV-GL) 한스 트베테 해양운송 선임연구원은 "현재 선박의 안전도 수준은 나쁘다"며 "무인선박은 인간이 하는 실수를 개선해 안전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무인선박은 해상 장애물과 충돌을 피하는 데에도 능하다. 자동화된 배는 사람이 배를 조작할 때보다 무인선박에 부착된 센서가 있어 대응이 빠르다. 센서 융합시스템은 충돌방지 방법을 통해 다가오는 배들을 탐지한다. 자율 주행차가 충돌이 일어나기 전에 센서로 파악하고 경로를 수정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무인선박이 마냥 안전하다고 볼 순 없다. 무인선박 시대에는 지금까진 없었던 또 다른 안전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영화 '스피드2'처럼 배의 자율운항 시스템을 원격으로 조정하려는 외부 해커가 등장할 수도 있다. 모든 시스템이 디지털과 통신으로 자동화되면 더 강력한 방어막이 필요하다. 에릭 마티에센 콩스베르그 에너지생산품 담당 책임자는 "선박과 통제실 간 커뮤니케이션의 신뢰도가 중요하다"며 "배에서 모으는 데이터가 안전하게, 다른 이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사이버 보안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의 무인선박 개발 현황

국내에서도 무인선박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무인선박의 자율운항시스템을 개발 중인 '씨드로닉스'는 해양스타트업 대회에서 아이디어와 실력을 인정받은 해양 스타트업이다. 배가 바다에서 혼자 움직이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무브 프로젝트(Marine Operative Vehicle Equipment)'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해양공간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해양 장비 연구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무브프로젝트 4.0을 이끄는 서주노 교수는 '수중로봇'을 연구한다. 수중로봇은 바닷속에서 움직이는 무인 이동체로 '자율 무인잠수정'의 열쇠를 쥔 핵심 기술이다.

무인선박이 수면 위를 운영한다면, 자율 무인잠수정은 바닷속을 누비며 자원탐사 및 개발, 해양방위와 신 해양산업을 담당한다. 수중로봇 연구가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국내에선 다른 로봇 분야보다 관심과 투자가 적은 게 현실이다.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선 무인선박에 대한 담론조차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조선 1위 해양강국 위상을 자랑하던 한국은 최근 몇 년 새 중국에 밀려 극심한 수주물량 감소로 위기로 내몰렸다. IT 강국의 면모를 무인선박에 접목한다면 4차산업 혁명 시대의 블루오션을 열어가는 주역이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무인선박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통신기술의 등장으로 미지의 공간으로 여겨지던 바다가 조금씩 우리와 가까워지고 있다. 무인선박 시대의 도래가 바꾸어 놓을 미래 바다는 어떤 모습일까? KBS 특집 '캡틴 AI, 대항해의 꿈'(5일(화) 밤 9시 40분, KBS 1TV)은 바다 위 4차 산업혁명, '무인선박 시대의 도래'를 다룬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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