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北 ‘화성-15’ 밤하늘 별자리 배경사진 조작 정황”

입력 2017.12.06 (01:13) 수정 2017.12.06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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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사진의 별자리 배경 부분이 조작됐다는 분석결과가 5일(현지시간) 나왔다.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추적해온 우주 연구가인 마르코 랑브루크 박사는 사진을 찍은 방향과 별자리가 불일치하는 경우를 발견했다고 CNN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사진 촬영 방향은 미사일 엔진에서 나오는 연기 기둥의 형체 등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랑브루크 박사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 가운데 두 장을 제시하면서 "분명히 같은 방향에서 잡은 두 사진인데 배경은 완전히 달랐다"며 "한 사진에는 남동쪽의 오리온자리가 있었고, 다른 한 사진에는 북서쪽의 안드로메다자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사진 두 장을 내보이며 "반대편에서 찍힌 이들 사진 두 장의 별자리 이미지는 (같은 방향에서 잡을 수 있는) 남-남동쪽의 오리온자리와 큰개자리였다"고 전했다. 다만 큰개자리를 배경으로 한 사진의 경우 천랑성(the Dog Star)이 빠져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독일에서 활동해온 랑브루크는 북한이 지난달 30일 이들 사진을 공개한 뒤 계속 분석작업을 벌여왔다고 CNN에 밝혔다.

통상적으로 사진가들이 별 사진을 찍을 때는 빛을 더 많이 담기 위해 '긴 노출' 모드를 사용하는데, 이 경우 미사일의 움직임은 흐릿하게 잡힌다고 한다. 또 심야 시간대에 미사일 사진을 찍을 때는 미사일의 빠른 발사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조리개를 활짝 열고 고속 셔터를 누르게 되는데, 이 경우에는 오염도가 낮은 북한에서조차 별이 선명하게 나오기 힘들다.

랑브루크와 함께 사진을 분석해온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도 CNN에 "사진 이미지들이 너무 또렷해 좀 이상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랑브루크 박사는 "모든 사진에 손을 댄 것 같지는 않다"며 발사 전의 '화성-15' 사진을 그 예로 들었다. 배경 화면에 별이 있고 오른쪽 밑부분에 사람들이 흐릿하게 잡힌 사진으로, 이는 밤하늘을 포착하기 위해 '긴 노출'을 사용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CNN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귀에서부터 수륙양용 상륙을 지휘하는 공기부양선에 이르기까지 사진 조작으로 악명이 높은 북한의 전력을 언급하면서 북측이 이번에 배경사진에 손을 댄 것은 "별이 있는 배경으로 미사일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별빛 없이 칠흑같이 어두운 배경으로는 연출할 수 없는 천상의 느낌을 더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러한 사진 조작으로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 연구자들을 '교란'시키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낮에 미사일 실험을 할 경우 그 배경 화면이 미사일 발사 장소 및 제원 확인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밤의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

맥도웰 박사는 CNN에 "별은 몇 마일 떨어져 있다고 해도 달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발표한 대로) 평양 북쪽의 평성에서 발사됐다는 것을 믿지 않을 이유도 발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포렌식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해당 사진들을 밝게 만드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사일 자체의 사진은 바뀌었다는 증거가 없는 만큼, 별을 배경으로 더 멋있게 보이기 위한 미적 효과 차원에서 손을 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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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06 01:13:17
    • 수정2017-12-06 01:58:14
    국제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사진의 별자리 배경 부분이 조작됐다는 분석결과가 5일(현지시간) 나왔다.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추적해온 우주 연구가인 마르코 랑브루크 박사는 사진을 찍은 방향과 별자리가 불일치하는 경우를 발견했다고 CNN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사진 촬영 방향은 미사일 엔진에서 나오는 연기 기둥의 형체 등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랑브루크 박사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 가운데 두 장을 제시하면서 "분명히 같은 방향에서 잡은 두 사진인데 배경은 완전히 달랐다"며 "한 사진에는 남동쪽의 오리온자리가 있었고, 다른 한 사진에는 북서쪽의 안드로메다자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사진 두 장을 내보이며 "반대편에서 찍힌 이들 사진 두 장의 별자리 이미지는 (같은 방향에서 잡을 수 있는) 남-남동쪽의 오리온자리와 큰개자리였다"고 전했다. 다만 큰개자리를 배경으로 한 사진의 경우 천랑성(the Dog Star)이 빠져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독일에서 활동해온 랑브루크는 북한이 지난달 30일 이들 사진을 공개한 뒤 계속 분석작업을 벌여왔다고 CNN에 밝혔다.

통상적으로 사진가들이 별 사진을 찍을 때는 빛을 더 많이 담기 위해 '긴 노출' 모드를 사용하는데, 이 경우 미사일의 움직임은 흐릿하게 잡힌다고 한다. 또 심야 시간대에 미사일 사진을 찍을 때는 미사일의 빠른 발사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조리개를 활짝 열고 고속 셔터를 누르게 되는데, 이 경우에는 오염도가 낮은 북한에서조차 별이 선명하게 나오기 힘들다.

랑브루크와 함께 사진을 분석해온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도 CNN에 "사진 이미지들이 너무 또렷해 좀 이상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랑브루크 박사는 "모든 사진에 손을 댄 것 같지는 않다"며 발사 전의 '화성-15' 사진을 그 예로 들었다. 배경 화면에 별이 있고 오른쪽 밑부분에 사람들이 흐릿하게 잡힌 사진으로, 이는 밤하늘을 포착하기 위해 '긴 노출'을 사용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CNN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귀에서부터 수륙양용 상륙을 지휘하는 공기부양선에 이르기까지 사진 조작으로 악명이 높은 북한의 전력을 언급하면서 북측이 이번에 배경사진에 손을 댄 것은 "별이 있는 배경으로 미사일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별빛 없이 칠흑같이 어두운 배경으로는 연출할 수 없는 천상의 느낌을 더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러한 사진 조작으로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 연구자들을 '교란'시키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낮에 미사일 실험을 할 경우 그 배경 화면이 미사일 발사 장소 및 제원 확인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밤의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

맥도웰 박사는 CNN에 "별은 몇 마일 떨어져 있다고 해도 달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발표한 대로) 평양 북쪽의 평성에서 발사됐다는 것을 믿지 않을 이유도 발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포렌식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해당 사진들을 밝게 만드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사일 자체의 사진은 바뀌었다는 증거가 없는 만큼, 별을 배경으로 더 멋있게 보이기 위한 미적 효과 차원에서 손을 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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