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필기·시험 없는 ‘3無 수업’…‘교수님은 변신 중’

입력 2017.12.0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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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수업은 뭔가 다를 줄 알았어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학교에 왔는데 강의 듣고, 필기하고, 외우고, 시험 보고, 점수 맞추고…고등학교 때랑 다를 바가 없더라고요."
-서울대 4학년 전진광-

기존 대학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유지돼왔다. 하지만 학생들은 천편일률적인 대학 교육에 회의적이다. 이는 교수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서는 그동안 어떤 인재를 길러내고 있었는지 자조 섞인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S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교수님은 변신 중'(8일(금) 저녁 7시 35분, 1TV)에서는 변신을 모색하고 있는 교수들을 만나본다.

[연관기사]
"이대로 괜찮은 걸까?"…세계 교육의 위기
덴마크의 '학교 밖 학교'…"협력을 배워요"
21세기 아이들, 학교를 깨우다
"수업이 힘들어요"…선생님들의 SOS
학교에 캠퍼스도, 강의도 없다?…'세상에 없던 대학'

수업을 변화할 주체, 교수의 변신

"옛날 서당과 같은 강의실"
"강단으로 돌아오니 강의 방식이 20년 전과 지금이 다르지 않더라."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잠을 자는 학생들…"
"강의 노트 하나 만들어서 몇십 년씩 가르치는 교수들도 있다."
-서울대 교수 인터뷰 중-

교육 혁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하지만 대학은 시대 변화에 가장 늦게 반응하는 곳인지도 모른다.

서울대에서 혁신 수업을 연구하는 교수들이 모여 수업을 바꾸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교수가 수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 주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남규 경영학과 교수는 '창조와 혁신'이라는 수업을 만들어 교재와 필기, 시험을 없앴다. 이른바 '3無 수업'이다. 대신 프로젝트 형식으로 수업을 바꿔 몰입도를 높이고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력을 높이는 혁신을 시도했다.

수업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실제 창업에 성공한 학생들도 늘고 있다. 그동안 서울대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변화다. 시험 부담 없이 마음껏 아이디어를 펼치는 학생들을 보면서 교수들은 혁신에 확신한다.

21세기 대학의 생존법, 전국으로 확산되는 변화된 수업


지난 3월, 건양대 융합디자인학과 학생들은 국제 디자인 공모전인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았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제치고 학부생 최초로 대상을 받은 쾌거였다.

이는 기존의 대학과 교수 이미지를 타파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건양대는 모든 수업을 프로젝트형 수업으로 바꾸고, 대기업 출신 교수들이 함께하는 과감한 커리큘럼을 개발해 융합전공을 만들었다. 교수들은 매주 '품질관리위원회'를 열어 수업의 질을 평가받는다.


"고등학교 때에는 공부를 못했어요. 집에 대학 성적표가 왔는데 부모님이 엄청 우시더라고요. 그렇게 높은 점수를 받은 건 처음이었어요."
-대원대 치위생과 2학년 안유진-

갈수록 신입생이 줄어드는 지방 전문대학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어떻게 하면 유능한 현장 전문 인력을 길러낼 수 있을 지 교수들의 고민이 깊다.

김호선 대원대 치위생과 교수는 수업 전 동영상 강의를 활용하고,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의 토론과 참여를 높이는 '거꾸로 수업'으로 변화를 이끌었다. 김 교수의 열정은 학교 내 다른 교수에게까지 퍼졌다. 수업이 바뀌자 꼴찌에서 벗어난 학생이 생겼다.

위기의 대학, 세계가 교육을 고민하다

대학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 1위로 꼽힌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교육 철학은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애리조나 주립대학은 대대적으로 혁신을 감행했다. 기존 전공을 통폐합해 새로운 전공을 만들고, 학생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으로 바꿨다. 학생들이 창업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게 기업인과의 협업 공간도 만들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수업에서는 실생활과 관련된 새로운 문제와 마주합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면서 좀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고 틀에서 벗어난 생각을 할 수 있게 돼요."
-애리조나 주립대 학생 알버트-

그 결과, 학생들은 뇌파만으로 조종이 가능한 뇌파 드론과 자율주행차 연구, NASA와 공동진행하는 프로젝트 등 연구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배우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래에 대해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의 변화가 가장 좋은 해결책입니다. 대학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더 좋은 해결 방안을 찾아낼 수 없습니다."
-마이클 크로우 애리조나 주립대 총장-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학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대학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 걸까?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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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재·필기·시험 없는 ‘3無 수업’…‘교수님은 변신 중’
    • 입력 2017-12-08 08:03:58
    사회
"대학 수업은 뭔가 다를 줄 알았어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학교에 왔는데 강의 듣고, 필기하고, 외우고, 시험 보고, 점수 맞추고…고등학교 때랑 다를 바가 없더라고요."
-서울대 4학년 전진광-

기존 대학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유지돼왔다. 하지만 학생들은 천편일률적인 대학 교육에 회의적이다. 이는 교수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서는 그동안 어떤 인재를 길러내고 있었는지 자조 섞인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S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교수님은 변신 중'(8일(금) 저녁 7시 35분, 1TV)에서는 변신을 모색하고 있는 교수들을 만나본다.

[연관기사]
"이대로 괜찮은 걸까?"…세계 교육의 위기
덴마크의 '학교 밖 학교'…"협력을 배워요"
21세기 아이들, 학교를 깨우다
"수업이 힘들어요"…선생님들의 SOS
학교에 캠퍼스도, 강의도 없다?…'세상에 없던 대학'

수업을 변화할 주체, 교수의 변신

"옛날 서당과 같은 강의실"
"강단으로 돌아오니 강의 방식이 20년 전과 지금이 다르지 않더라."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잠을 자는 학생들…"
"강의 노트 하나 만들어서 몇십 년씩 가르치는 교수들도 있다."
-서울대 교수 인터뷰 중-

교육 혁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하지만 대학은 시대 변화에 가장 늦게 반응하는 곳인지도 모른다.

서울대에서 혁신 수업을 연구하는 교수들이 모여 수업을 바꾸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교수가 수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 주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남규 경영학과 교수는 '창조와 혁신'이라는 수업을 만들어 교재와 필기, 시험을 없앴다. 이른바 '3無 수업'이다. 대신 프로젝트 형식으로 수업을 바꿔 몰입도를 높이고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력을 높이는 혁신을 시도했다.

수업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실제 창업에 성공한 학생들도 늘고 있다. 그동안 서울대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변화다. 시험 부담 없이 마음껏 아이디어를 펼치는 학생들을 보면서 교수들은 혁신에 확신한다.

21세기 대학의 생존법, 전국으로 확산되는 변화된 수업


지난 3월, 건양대 융합디자인학과 학생들은 국제 디자인 공모전인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았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제치고 학부생 최초로 대상을 받은 쾌거였다.

이는 기존의 대학과 교수 이미지를 타파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건양대는 모든 수업을 프로젝트형 수업으로 바꾸고, 대기업 출신 교수들이 함께하는 과감한 커리큘럼을 개발해 융합전공을 만들었다. 교수들은 매주 '품질관리위원회'를 열어 수업의 질을 평가받는다.


"고등학교 때에는 공부를 못했어요. 집에 대학 성적표가 왔는데 부모님이 엄청 우시더라고요. 그렇게 높은 점수를 받은 건 처음이었어요."
-대원대 치위생과 2학년 안유진-

갈수록 신입생이 줄어드는 지방 전문대학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어떻게 하면 유능한 현장 전문 인력을 길러낼 수 있을 지 교수들의 고민이 깊다.

김호선 대원대 치위생과 교수는 수업 전 동영상 강의를 활용하고,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의 토론과 참여를 높이는 '거꾸로 수업'으로 변화를 이끌었다. 김 교수의 열정은 학교 내 다른 교수에게까지 퍼졌다. 수업이 바뀌자 꼴찌에서 벗어난 학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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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애리조나 주립대학은 대대적으로 혁신을 감행했다. 기존 전공을 통폐합해 새로운 전공을 만들고, 학생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으로 바꿨다. 학생들이 창업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게 기업인과의 협업 공간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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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주립대 학생 알버트-

그 결과, 학생들은 뇌파만으로 조종이 가능한 뇌파 드론과 자율주행차 연구, NASA와 공동진행하는 프로젝트 등 연구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배우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래에 대해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의 변화가 가장 좋은 해결책입니다. 대학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더 좋은 해결 방안을 찾아낼 수 없습니다."
-마이클 크로우 애리조나 주립대 총장-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학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대학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 걸까?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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