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가 재미없다고?’…부활 꿈꾸는 ‘원조 한류’

입력 2017.12.1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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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한국의 존재조차 모르던 시절, 태권도는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린 '원조 한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태권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 브랜드이자 전 세계 8천만 명이 즐기는 글로벌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태권도가 위기에 직면했다. 경기의 재미가 떨어진다는 평가로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될 처지인 데다, 그 틈을 타 세계 각국에선 자국 무술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국내에선 태권도 수련생이 점차 줄고 있다. 태권도에 대한 관심은 올림픽 때만 잠깐 반짝하고 사그라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권도가 세계인의 스포츠로 다시 우뚝 설 수 있도록 변화와 도전이 시급하다. '월요기획(11일(월) 밤 11시 10분, KBS 1TV)'은 태권도 세계화를 위해 애쓰는 태권도 해외파견 사범과 문화콘텐츠로 거듭난 태권도를 통해 태권도의 발전 가능성을 알아본다.

태권도 해외파견 사범= '한류 전도사'

오늘날 태권도는 흙먼지 날리는 공터에서 품새와 발차기를 가르치는 해외파견 사범들이 있어 가능했다. 국기원 태권도 해외 파견 사범들은 태권도 세계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아프리카 최빈국인 에티오피아엔 태권도 클럽이 500여 개에 수련생이 2만 5천 명에 달할 정도로 태권도에 대한 인기가 높다. 육상, 축구 다음으로 태권도를 좋아할 만큼 태권도의 저변 또한 넓다. 에티오피아로 파견 온 김도진 사범은 태권도를 전파하러 지방 곳곳을 누빈다. 쓰러질 것 같은 흙집 태권도장을 찾아다니는 게 일이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유일의 6·25전쟁 참전국. 김 사범은 참전 후손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데에 힘을 쏟는다. 그태권도를 제대로 가르쳐 주는 것이 전쟁에 참여했던 그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태권도 기술뿐만 아니라,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 태권도의 정신을 알리는 데도 각별히 신경 쓴다.


라오스에서 경찰이 되려면 태권도를 반드시 배워야 한다. 손기술도 사용하는 ITF 태권도(북한 태권도)가 더 먼저 자리 잡았지만, 라오스 국가대표팀 감독 진정우 사범이 활동한 덕분에 현재는 WTF 태권도(한국 태권도)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가 키운 제자가 라오스 건국 이래 최초로 해외 스포츠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해 한국과 수료 40주년을 맞이한 스리랑카에서는 최대 스포츠 대회 중 하나인 '대사배태권도 대회'가 열렸다. 유치원생부터 군인, 일반인까지 참가하는 스리랑카 최대 대회이자 축제다. 대사배태권도 대회가 이처럼 성장하기 까지 이기수 사범의 공이 컸다. 20년째 스리랑카에서 태권도 기술과 정신을 알려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대회에 참가하는 군인 대부분이 이 사범의 제자들이다. 스리랑카 군대와 경찰은 태권도를 공식 무술로 채택했다. 스리랑카의 태권도 인구는 2만여 명에 달한다. 학교 100여 곳에선 태권도를 수업 과목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튀니지에서 태권도는 축구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스포츠다. 태권도 클럽이 250여 개, 수련 인구가 1만 5천 명을 넘어섰다. 지중해 북단의 튀니지에서 태권도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한국 태권도 사범의 노력 덕분이었다. 특히 이곳에 불어 닥친 한류 열풍은 젊은이들의 태권도 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였다. 현재 파견 중인 장호성 사범은 제자들과 현지어로 된 태권도 교본을 만들며 젊은이들에게 태권도를 전파하고 있다.

1900년대 초 멕시코 사탕수수 농장에 팔려간 조선인 노동자 '애니깽(Henequen)'. 김준식 사범은 애니깽 후손들에게 태권도로 고국의 마음을 전파한다. 이영환 사범은 대통령 경호원과 경찰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파나마 전역을 돌며 태권도를 알리고 있다.

'무술' 넘어 '문화'로, 태권도 르네상스

태권도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은 '태권도 문화콘텐츠'라는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VR(가상현실) 게임 개발사 '모아지오'는 세계 최초의 모션 기반 격투 게임 '태권도 VR'을 개발했다. VR 헤드셋을 얼굴에 착용하고 팔과 다리에 움직임을 체크하는 센서를 부착한 뒤 실제 겨루기를 하듯 팔과 다리를 움직이면 태권도 대련을 체험할 수 있다.


태권도와 발레를 접목해 '아트테크'를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융합프로그램도 있다. 뮤지컬 '비바츠태권발레'는 힘 있는 태권도와 우아한 발레 동작에 아트테크를 접목해 태권도의 새 가능성을 열었다.

국기원에서는 해외 관광객을 위해 태권도 체험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덕분에 태권도의 본고장을 찾아 태권도복을 입어보고 발차기를 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태권도 시범단을 주축으로 한 공연 '달의 무사'를 상설로 무대에 올리는 중이다. 태권도의 절도 있는 동작과 K-POP 댄스안무, 드라마와 음악, 조명, 영상까지 더해져 호응이 좋다.

태권도는 단순한 무예가 아닌 문화·관광과 연계돼 융합콘텐츠로 발전하고 있다. '태권도 르네상스'를 꿈꾸며 태권도는 변화 중이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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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가 재미없다고?’…부활 꿈꾸는 ‘원조 한류’
    • 입력 2017-12-11 08:03:39
    종합
사람들이 한국의 존재조차 모르던 시절, 태권도는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린 '원조 한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태권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 브랜드이자 전 세계 8천만 명이 즐기는 글로벌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태권도가 위기에 직면했다. 경기의 재미가 떨어진다는 평가로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될 처지인 데다, 그 틈을 타 세계 각국에선 자국 무술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국내에선 태권도 수련생이 점차 줄고 있다. 태권도에 대한 관심은 올림픽 때만 잠깐 반짝하고 사그라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권도가 세계인의 스포츠로 다시 우뚝 설 수 있도록 변화와 도전이 시급하다. '월요기획(11일(월) 밤 11시 10분, KBS 1TV)'은 태권도 세계화를 위해 애쓰는 태권도 해외파견 사범과 문화콘텐츠로 거듭난 태권도를 통해 태권도의 발전 가능성을 알아본다.

태권도 해외파견 사범= '한류 전도사'

오늘날 태권도는 흙먼지 날리는 공터에서 품새와 발차기를 가르치는 해외파견 사범들이 있어 가능했다. 국기원 태권도 해외 파견 사범들은 태권도 세계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아프리카 최빈국인 에티오피아엔 태권도 클럽이 500여 개에 수련생이 2만 5천 명에 달할 정도로 태권도에 대한 인기가 높다. 육상, 축구 다음으로 태권도를 좋아할 만큼 태권도의 저변 또한 넓다. 에티오피아로 파견 온 김도진 사범은 태권도를 전파하러 지방 곳곳을 누빈다. 쓰러질 것 같은 흙집 태권도장을 찾아다니는 게 일이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유일의 6·25전쟁 참전국. 김 사범은 참전 후손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데에 힘을 쏟는다. 그태권도를 제대로 가르쳐 주는 것이 전쟁에 참여했던 그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태권도 기술뿐만 아니라,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 태권도의 정신을 알리는 데도 각별히 신경 쓴다.


라오스에서 경찰이 되려면 태권도를 반드시 배워야 한다. 손기술도 사용하는 ITF 태권도(북한 태권도)가 더 먼저 자리 잡았지만, 라오스 국가대표팀 감독 진정우 사범이 활동한 덕분에 현재는 WTF 태권도(한국 태권도)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가 키운 제자가 라오스 건국 이래 최초로 해외 스포츠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해 한국과 수료 40주년을 맞이한 스리랑카에서는 최대 스포츠 대회 중 하나인 '대사배태권도 대회'가 열렸다. 유치원생부터 군인, 일반인까지 참가하는 스리랑카 최대 대회이자 축제다. 대사배태권도 대회가 이처럼 성장하기 까지 이기수 사범의 공이 컸다. 20년째 스리랑카에서 태권도 기술과 정신을 알려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대회에 참가하는 군인 대부분이 이 사범의 제자들이다. 스리랑카 군대와 경찰은 태권도를 공식 무술로 채택했다. 스리랑카의 태권도 인구는 2만여 명에 달한다. 학교 100여 곳에선 태권도를 수업 과목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튀니지에서 태권도는 축구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스포츠다. 태권도 클럽이 250여 개, 수련 인구가 1만 5천 명을 넘어섰다. 지중해 북단의 튀니지에서 태권도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한국 태권도 사범의 노력 덕분이었다. 특히 이곳에 불어 닥친 한류 열풍은 젊은이들의 태권도 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였다. 현재 파견 중인 장호성 사범은 제자들과 현지어로 된 태권도 교본을 만들며 젊은이들에게 태권도를 전파하고 있다.

1900년대 초 멕시코 사탕수수 농장에 팔려간 조선인 노동자 '애니깽(Henequen)'. 김준식 사범은 애니깽 후손들에게 태권도로 고국의 마음을 전파한다. 이영환 사범은 대통령 경호원과 경찰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파나마 전역을 돌며 태권도를 알리고 있다.

'무술' 넘어 '문화'로, 태권도 르네상스

태권도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은 '태권도 문화콘텐츠'라는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VR(가상현실) 게임 개발사 '모아지오'는 세계 최초의 모션 기반 격투 게임 '태권도 VR'을 개발했다. VR 헤드셋을 얼굴에 착용하고 팔과 다리에 움직임을 체크하는 센서를 부착한 뒤 실제 겨루기를 하듯 팔과 다리를 움직이면 태권도 대련을 체험할 수 있다.


태권도와 발레를 접목해 '아트테크'를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융합프로그램도 있다. 뮤지컬 '비바츠태권발레'는 힘 있는 태권도와 우아한 발레 동작에 아트테크를 접목해 태권도의 새 가능성을 열었다.

국기원에서는 해외 관광객을 위해 태권도 체험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덕분에 태권도의 본고장을 찾아 태권도복을 입어보고 발차기를 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태권도 시범단을 주축으로 한 공연 '달의 무사'를 상설로 무대에 올리는 중이다. 태권도의 절도 있는 동작과 K-POP 댄스안무, 드라마와 음악, 조명, 영상까지 더해져 호응이 좋다.

태권도는 단순한 무예가 아닌 문화·관광과 연계돼 융합콘텐츠로 발전하고 있다. '태권도 르네상스'를 꿈꾸며 태권도는 변화 중이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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