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생선’에서 ‘귀한 생선’으로…통영 ‘물메기’맛은?

입력 2017.12.1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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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부는 겨울은 '해장국'이 맛있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일부 남쪽 바닷가 마을의 해장국은 겨울에 얻을 수 있는 귀한 재료로 끓여낸다.

겨울철 허기진 속을 달래주는 해장국을 KBS '한국인의 밥상'(14일 저녁 7시 35분, 1TV)이 알아봤다.



속을 풀어주는 한 그릇 '물메기탕'


경남 통영시 도산면 사람들은 물메기를 잡기 위해 일찍부터 바다로 나선다. 물메기는 11월부터 2월까지 경남 통영, 충남 서천, 전북 부안 등에서 잡힌다. 수심 50~80m에 살다 겨울이면 산란하기 위해 이들 지역 주변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비린내가 없고 기름기가 적은 물메기는 주로 맑은 탕으로 끓여 먹는다. 물메기탕 조리법은 간단하다. 5~6개 토막으로 자른 물메기, 무, 물을 냄비에 넣은 뒤 센 불에 끓인다. 한 번 끓고 나면 대파, 미나리, 해초를 넣고 다시 끓여 완성한다. 간은 소금이나 간장으로 한다. 싱싱한 물메기탕 한 그릇이면 숙취가 말끔하게 달아난다.

물메기는 긴 수염, 축 처진 입꼬리를 가져 '못생긴 생선'으로 알려졌다. 잡어로 홀대받던 시절도 있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물메기를 건져 올리면 바다에 다시 버리곤 했다. 물메기가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일부 해장국집에서는 물메기가 값비싼 대구 대용으로 사용됐다. 차츰 물메기가 대구 못지 않은 맛을 낸다는 입소문이 퍼졌고 요즘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 통영 굴


통영은 전국 굴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바닷바람이 강할수록 더 통통하게 살이 차오르는 굴은 11월부터 1월까지 맛이 좋다.

통영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해장거리는 '굴국'이다. 굴국에는 다른 양념이 필요 없고 갓 잡은 싱싱한 굴만 있으면 개운한 맛을 낼 수 있다. 또 굴은 해장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 어패류다.

껍질째 익히는 각굴(석화)구이와 각굴찜은 술을 부르는 안주로 제격이다. 또 삼겹살과 살만 발라낸 알굴을 함께 구워 먹는 '삼겹살 알굴 구이' 역시 술과 잘 어울린다. 시원하고 깊은 맛을 내는 통영 굴은 추운 겨울을 버티게 해준다.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장어탕'과 '우거지 홍합탕'


전남 여수는 '장어탕'이 해장음식으로 유명하다. 장어탕은 통으로 썬 장어와 된장을 풀고 열무 우거지, 숙주나물, 고사리 등을 넣고 푹 끓여낸 해장국이다. 장어 뼈와 머리를 오랜 시간 고아야 하는 정성이 들어가다 보니 국물에서 깊은 맛이 난다. 애주가들은 장어탕을 맛보면 "소주 한잔이 생각난다"라고 말한다.

찬 바람이 부는 이맘때 여수 사람들이 찾는 또 다른 음식은 '꼴뚜기 초무침'이다. 꼴뚜기 초무침은 손질한 꼴뚜기와 채를 썬 양파, 오이, 무, 미나리를 초고추장에 버무려 만든다. 초무침의 새콤한 맛은 겨우내 잃은 입맛을 되찾아준다.

요즘 여수 가막만과 돌산 일대에서는 홍합이 많이 보인다. 10월~12월이 제철인 홍합은 이듬해 봄이나 여름철 산란을 앞두고 가을부터 겨울까지 살을 찌운다. 이 시기 홍합은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좋다.

이 지역 사람들은 우거지와 홍합을 넣고 끓인 '우거지 홍합탕'으로 속을 푼다. 홍합의 시원한 맛과 시래기의 구수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따끈하고 시원한 국물로 속을 달래는 여수 사람들의 겨울 밥상을 만나본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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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생긴 생선’에서 ‘귀한 생선’으로…통영 ‘물메기’맛은?
    • 입력 2017-12-14 13:53:45
    생활·건강
찬바람이 부는 겨울은 '해장국'이 맛있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일부 남쪽 바닷가 마을의 해장국은 겨울에 얻을 수 있는 귀한 재료로 끓여낸다.

겨울철 허기진 속을 달래주는 해장국을 KBS '한국인의 밥상'(14일 저녁 7시 35분, 1TV)이 알아봤다.



속을 풀어주는 한 그릇 '물메기탕'


경남 통영시 도산면 사람들은 물메기를 잡기 위해 일찍부터 바다로 나선다. 물메기는 11월부터 2월까지 경남 통영, 충남 서천, 전북 부안 등에서 잡힌다. 수심 50~80m에 살다 겨울이면 산란하기 위해 이들 지역 주변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비린내가 없고 기름기가 적은 물메기는 주로 맑은 탕으로 끓여 먹는다. 물메기탕 조리법은 간단하다. 5~6개 토막으로 자른 물메기, 무, 물을 냄비에 넣은 뒤 센 불에 끓인다. 한 번 끓고 나면 대파, 미나리, 해초를 넣고 다시 끓여 완성한다. 간은 소금이나 간장으로 한다. 싱싱한 물메기탕 한 그릇이면 숙취가 말끔하게 달아난다.

물메기는 긴 수염, 축 처진 입꼬리를 가져 '못생긴 생선'으로 알려졌다. 잡어로 홀대받던 시절도 있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물메기를 건져 올리면 바다에 다시 버리곤 했다. 물메기가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일부 해장국집에서는 물메기가 값비싼 대구 대용으로 사용됐다. 차츰 물메기가 대구 못지 않은 맛을 낸다는 입소문이 퍼졌고 요즘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 통영 굴


통영은 전국 굴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바닷바람이 강할수록 더 통통하게 살이 차오르는 굴은 11월부터 1월까지 맛이 좋다.

통영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해장거리는 '굴국'이다. 굴국에는 다른 양념이 필요 없고 갓 잡은 싱싱한 굴만 있으면 개운한 맛을 낼 수 있다. 또 굴은 해장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 어패류다.

껍질째 익히는 각굴(석화)구이와 각굴찜은 술을 부르는 안주로 제격이다. 또 삼겹살과 살만 발라낸 알굴을 함께 구워 먹는 '삼겹살 알굴 구이' 역시 술과 잘 어울린다. 시원하고 깊은 맛을 내는 통영 굴은 추운 겨울을 버티게 해준다.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장어탕'과 '우거지 홍합탕'


전남 여수는 '장어탕'이 해장음식으로 유명하다. 장어탕은 통으로 썬 장어와 된장을 풀고 열무 우거지, 숙주나물, 고사리 등을 넣고 푹 끓여낸 해장국이다. 장어 뼈와 머리를 오랜 시간 고아야 하는 정성이 들어가다 보니 국물에서 깊은 맛이 난다. 애주가들은 장어탕을 맛보면 "소주 한잔이 생각난다"라고 말한다.

찬 바람이 부는 이맘때 여수 사람들이 찾는 또 다른 음식은 '꼴뚜기 초무침'이다. 꼴뚜기 초무침은 손질한 꼴뚜기와 채를 썬 양파, 오이, 무, 미나리를 초고추장에 버무려 만든다. 초무침의 새콤한 맛은 겨우내 잃은 입맛을 되찾아준다.

요즘 여수 가막만과 돌산 일대에서는 홍합이 많이 보인다. 10월~12월이 제철인 홍합은 이듬해 봄이나 여름철 산란을 앞두고 가을부터 겨울까지 살을 찌운다. 이 시기 홍합은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좋다.

이 지역 사람들은 우거지와 홍합을 넣고 끓인 '우거지 홍합탕'으로 속을 푼다. 홍합의 시원한 맛과 시래기의 구수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따끈하고 시원한 국물로 속을 달래는 여수 사람들의 겨울 밥상을 만나본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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