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핵무력 완성” 연일 자축…韓中 ‘4대 원칙’ 합의

입력 2017.12.16 (07:49) 수정 2017.12.1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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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중 정상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선 안된다는 내용 등을 담은 한반도 4원칙에 합의했습니다.

구동존이, 한중 두 나라는 호혜적인 분야에선 관계 복원에 나서되 사드 문제는 공동성명을 내지 않는 방식으로 비껴갔습니다.

하지만 잇단 외교적 결례 논란에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은 빛이 바랬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한중 정상회담 결과와 함께 연일 핵개발을 자축하고 있는 북한의 분위기와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평양 4.25문화회관으로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고 한 손에 담배를 든 김정은도 도착합니다.

김정은이 박수를 받으며 행사장에 등장하자 제 8차 군수공업대회가 시작됩니다.

국가 핵 무력이 완성됐다고 주장한 김정은은 지속적인 핵개발 의지를 밝혔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3일) : "국방과학자들과 군수노동계급이 핵무기를 질량적으로 강화하고 우리식의 최첨단 무장 장비들을 더 많이 만들어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호소하셨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개발진에게 김일성, 김정일의 이름을 새긴 시계와 훈장을 김정은이 직접 수여했습니다.

석 달 간 북한 전역을 돌며 핵개발을 선전하던 모란봉 악단도 평양으로 돌아와 축하 공연을 했습니다.

이에 앞서 화성-15형 개발진을 위한 평양 시내 환영 행사도 열렸습니다.

평양 시민들이 대거 동원됐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 : "환영의 인파가 끓어 번지는 이 거리에서 제 심정을 담아서 즉흥시 한 수 읊겠습니다. 축하를 받으시라 로케트 용사들이여!"

<인터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단지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국방과학이 완성됐다는 것을 과시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단지 대외적으로 자신의 핵 무력을 과시하는 거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함으로서 김정은 정권의 어떤 체제강화를 위해 이러한 이런 핵미사일 무력을 이제 권력기반의 중심으로 삼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9일) :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혁명의 성산 백두산에 오르셨습니다."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선 김정은.

천지 앞까지 차를 타고 와서인지 단화를 신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앞서 2013년 정권 실세였던 고모부 장성택을 숙청하기 직전에도 백두산을 찾았습니다.

<녹취> 김진무(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지난 14일/KBS 뉴스집중) : "백두산이라는 것이 김씨 왕조에 어떤 의미를 갖느냐고 보면요. 그들은 백두산에서 나왔다고 보는 거거든요. 특히 김정일은 백두산에 있는데 제비가 내려와서 얼음이 깨지고 무지개가 뜨고 그리고 김정일이 태어났다 그렇게 있고 그들 스스로를 백두혈통이라고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가서 뭘 구상하는 게 아니라 다 결정되고 시행된 거를 가서 내가 이렇게 하기 위해서 백두 혈통의 선조들이 다 나한테 가르쳐줬기 때문에 이것은 굉장히 정당한 일이다라고 얘기하러 가는 겁니다. 선전입니다 선전."

전문가들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내년 신년사를 통해 국면 전환을 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머지않아 김정은 위원장이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할 예정인데요. 여기서 지난번 공화국정부 성명에서 얘기한 것처럼 핵강국 그리고 평화 애호국가라고 하는 이런 대의명분을 내세운 바가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북한은 이런 평화 애호국가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대대적인 평화공세로 전환할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최근 공개한 풍계리 핵 실험장 사진입니다.

북한이 그동안 쓰지 않던 서쪽 갱도에서 굴착 활동이 포착되면서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의 신형 잠수함 탄도미사일, SLBM도 최근 포착됐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 또는 실질적인 핵무기 완성을 위해 시간벌기용 위장 평화 공세를 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유엔 사무차장을 초청하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방북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인터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사실 북한의 이런 의도는 기본적으로 핵무력을 포기하려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위장 평화 공세라고 평가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우리 입장에서 본다면 이러한 북한의 비록 위장일 가능성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 으로서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되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전술적으로라도 북한의 어떤 평화공세에 대해서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에 조건 없이 만나자는 제안을 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북한이 일정 기간 도발을 하지 않는 기간이 있어야한다고는 했지만 비핵화는 물론 핵 동결 조차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인데요.

하지만 틸러슨 장관의 발언 이후 미 백악관이 북한의 근본적인 행동 개선이 있어야 대화를 할 것이라고 밝혀 틸러슨의 대화 제안이 빛이 바랬습니다.

미국의 외교 수장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에 조건 없이 일단 만나자고 제안했습니다.

기존 입장과 비교해 파격적인 제안이었습니다.

<녹취> 렉스 틸러슨(美 국무장관) :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어야 대화를 하겠다고 말하는 건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문제에 매우 현실적입니다."

외신들은 미국이 북한에 공개 초대장을 보냈다고 평가했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틸러슨 장관의 제안에 대해 백악관은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며 북한의 가시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지금은 대화할 시점이 아니라고도 못 박았습니다.

같은 세미나에서 틸러슨 장관이 미군이 휴전선을 넘어 북한에 가야만 하더라도 반드시 한국으로 복귀하겠다고 중국 측에 약속했다는 발언도 주목받았습니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해 이미 깊은 수준의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중국 CCTV 등이 올해 주목받은 한자로 조핵 위기, 즉 북핵 위기를 선정했습니다.

그만큼 중국 입장에서도 북핵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한중 양국이 북핵 공조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주석과의 세 번째 만남에서 최근 양국 간 어려움은 역지사지의 기회였다며 공동번영을 이루자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양 정상 간의 신뢰와 우의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양국 간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반을 단단하게 하고 싶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사드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거듭 밝히며 한국이 이를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시진핑(中 국가주석) : "양자 관계를 강화하고, 방향을 정확하게 잘 잡아 중-한 관계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력을 발휘하기를 바랍니다."

한중 정상은 정상회담을 통해 4대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용납하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며 북한 비핵화 등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남북한간 관계 개선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두 정상은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북핵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등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북핵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합의 보다는 기존의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공동성명 대신 각자 보도문을 내면서 사드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사드배치를 철회시키지도 못했고 한미동맹을 와해시키지도 못했고 또는 비공식적인 보복을 통해서 국제이미지만 훼손이 됐단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관계정상화에 합의하고 사드문제도 모르는 척 하고 넘어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입장에서는 중국 국민들한테 내놓을 게 없는 거죠. 그러니까 여전히 사드문제는 그대로 잠복해 있다라는 걸 국민들한테도 보여주고 한국한테도 우리가 이 사드문제를 받아들이는게 아니다."

오히려 방중 기간은 물론 방중 이전부터 불거진 중국 측의 무례와 홀대 논란이 더 두드러졌습니다.

문 대통령을 베이징 공항에서 영접한 인물은 쿵쉬안유 부장 조리, 우리의 차관보급 인물입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때는 장관급,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부총리급이 나왔습니다.

외교장관에 해당하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과 인사 뒤 팔을 툭툭 친 것도 결례 논란을 불렀습니다.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한국 재벌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중국 측은 대부분 기업 2,3인자들이 나왔습니다.

국빈 방문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앞서 방중 전 중국 국영방송 CCTV가 문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를 하면서 대통령 발언을 임의로 편집하면서부터 중국 측의 무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인터뷰>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한국 사람들은 한국 TV에 청와대에서 한 거 중에 문 대통령이 답을 했고 청와대의 발표문을 보니까 어? 할 얘기 다 하셨네,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중국 CCTV에는 북한 같이 경제 규모가 작고 뭐 이런 나라들은 한중이 협력해서 제재와 압박을 같이 해야 된다, 이런 말 싹 빠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중국 사람들이 보면 한국의 대통령은 북한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한 게 없는 거예요."

여기에 정상회담을 동행 취재하던 한국 취재진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문 대통령을 따라 취재하던 청와대 출입 기자를 끌고나가 폭행하고 쓰러진 뒤에도 구둣발로 차 기자가 얼굴뼈가 골절되는 등 크게 다쳤습니다.

청와대 직원들의 만류도 소용없었습니다.

이 사건 10분 전 중국 경호원이 또 다른 한국 사진기자의 멱살을 잡고 넘어뜨리기도 했습니다.

우발적 사건으로 볼 수도 있지만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 언론의 한중정상회담 보도 논조를 맹비난한 직후 잇달아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강대국들에게 원칙을 지키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한국이 어떤 휩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한테도 마찬가지고 중국한테도 마찬가지고 한국이 지켜야 될 원칙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그 틀 안에서 협력 가능한 새로운 어떤 북핵 해결 시스템이나 이런 게 가능해지지 않나? 이렇게 판단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매우 세밀한 전략추진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질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선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깊은 수준의 밀담이 오갔습니다.

한국 정부는 대중외교로 관계 복원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한계도 거듭 실감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로 가는 길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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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北 “핵무력 완성” 연일 자축…韓中 ‘4대 원칙’ 합의
    • 입력 2017-12-16 08:16:30
    • 수정2017-12-16 08: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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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중 정상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선 안된다는 내용 등을 담은 한반도 4원칙에 합의했습니다.

구동존이, 한중 두 나라는 호혜적인 분야에선 관계 복원에 나서되 사드 문제는 공동성명을 내지 않는 방식으로 비껴갔습니다.

하지만 잇단 외교적 결례 논란에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은 빛이 바랬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한중 정상회담 결과와 함께 연일 핵개발을 자축하고 있는 북한의 분위기와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평양 4.25문화회관으로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고 한 손에 담배를 든 김정은도 도착합니다.

김정은이 박수를 받으며 행사장에 등장하자 제 8차 군수공업대회가 시작됩니다.

국가 핵 무력이 완성됐다고 주장한 김정은은 지속적인 핵개발 의지를 밝혔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3일) : "국방과학자들과 군수노동계급이 핵무기를 질량적으로 강화하고 우리식의 최첨단 무장 장비들을 더 많이 만들어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호소하셨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개발진에게 김일성, 김정일의 이름을 새긴 시계와 훈장을 김정은이 직접 수여했습니다.

석 달 간 북한 전역을 돌며 핵개발을 선전하던 모란봉 악단도 평양으로 돌아와 축하 공연을 했습니다.

이에 앞서 화성-15형 개발진을 위한 평양 시내 환영 행사도 열렸습니다.

평양 시민들이 대거 동원됐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 : "환영의 인파가 끓어 번지는 이 거리에서 제 심정을 담아서 즉흥시 한 수 읊겠습니다. 축하를 받으시라 로케트 용사들이여!"

<인터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단지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국방과학이 완성됐다는 것을 과시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단지 대외적으로 자신의 핵 무력을 과시하는 거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함으로서 김정은 정권의 어떤 체제강화를 위해 이러한 이런 핵미사일 무력을 이제 권력기반의 중심으로 삼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9일) :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혁명의 성산 백두산에 오르셨습니다."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선 김정은.

천지 앞까지 차를 타고 와서인지 단화를 신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앞서 2013년 정권 실세였던 고모부 장성택을 숙청하기 직전에도 백두산을 찾았습니다.

<녹취> 김진무(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지난 14일/KBS 뉴스집중) : "백두산이라는 것이 김씨 왕조에 어떤 의미를 갖느냐고 보면요. 그들은 백두산에서 나왔다고 보는 거거든요. 특히 김정일은 백두산에 있는데 제비가 내려와서 얼음이 깨지고 무지개가 뜨고 그리고 김정일이 태어났다 그렇게 있고 그들 스스로를 백두혈통이라고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가서 뭘 구상하는 게 아니라 다 결정되고 시행된 거를 가서 내가 이렇게 하기 위해서 백두 혈통의 선조들이 다 나한테 가르쳐줬기 때문에 이것은 굉장히 정당한 일이다라고 얘기하러 가는 겁니다. 선전입니다 선전."

전문가들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내년 신년사를 통해 국면 전환을 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머지않아 김정은 위원장이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할 예정인데요. 여기서 지난번 공화국정부 성명에서 얘기한 것처럼 핵강국 그리고 평화 애호국가라고 하는 이런 대의명분을 내세운 바가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북한은 이런 평화 애호국가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대대적인 평화공세로 전환할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최근 공개한 풍계리 핵 실험장 사진입니다.

북한이 그동안 쓰지 않던 서쪽 갱도에서 굴착 활동이 포착되면서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의 신형 잠수함 탄도미사일, SLBM도 최근 포착됐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 또는 실질적인 핵무기 완성을 위해 시간벌기용 위장 평화 공세를 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유엔 사무차장을 초청하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방북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인터뷰>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사실 북한의 이런 의도는 기본적으로 핵무력을 포기하려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위장 평화 공세라고 평가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우리 입장에서 본다면 이러한 북한의 비록 위장일 가능성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 으로서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되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전술적으로라도 북한의 어떤 평화공세에 대해서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에 조건 없이 만나자는 제안을 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북한이 일정 기간 도발을 하지 않는 기간이 있어야한다고는 했지만 비핵화는 물론 핵 동결 조차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인데요.

하지만 틸러슨 장관의 발언 이후 미 백악관이 북한의 근본적인 행동 개선이 있어야 대화를 할 것이라고 밝혀 틸러슨의 대화 제안이 빛이 바랬습니다.

미국의 외교 수장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에 조건 없이 일단 만나자고 제안했습니다.

기존 입장과 비교해 파격적인 제안이었습니다.

<녹취> 렉스 틸러슨(美 국무장관) :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어야 대화를 하겠다고 말하는 건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문제에 매우 현실적입니다."

외신들은 미국이 북한에 공개 초대장을 보냈다고 평가했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틸러슨 장관의 제안에 대해 백악관은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며 북한의 가시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지금은 대화할 시점이 아니라고도 못 박았습니다.

같은 세미나에서 틸러슨 장관이 미군이 휴전선을 넘어 북한에 가야만 하더라도 반드시 한국으로 복귀하겠다고 중국 측에 약속했다는 발언도 주목받았습니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해 이미 깊은 수준의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중국 CCTV 등이 올해 주목받은 한자로 조핵 위기, 즉 북핵 위기를 선정했습니다.

그만큼 중국 입장에서도 북핵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한중 양국이 북핵 공조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주석과의 세 번째 만남에서 최근 양국 간 어려움은 역지사지의 기회였다며 공동번영을 이루자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양 정상 간의 신뢰와 우의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양국 간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반을 단단하게 하고 싶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사드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거듭 밝히며 한국이 이를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시진핑(中 국가주석) : "양자 관계를 강화하고, 방향을 정확하게 잘 잡아 중-한 관계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력을 발휘하기를 바랍니다."

한중 정상은 정상회담을 통해 4대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용납하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며 북한 비핵화 등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남북한간 관계 개선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두 정상은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북핵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등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북핵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합의 보다는 기존의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공동성명 대신 각자 보도문을 내면서 사드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사드배치를 철회시키지도 못했고 한미동맹을 와해시키지도 못했고 또는 비공식적인 보복을 통해서 국제이미지만 훼손이 됐단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관계정상화에 합의하고 사드문제도 모르는 척 하고 넘어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입장에서는 중국 국민들한테 내놓을 게 없는 거죠. 그러니까 여전히 사드문제는 그대로 잠복해 있다라는 걸 국민들한테도 보여주고 한국한테도 우리가 이 사드문제를 받아들이는게 아니다."

오히려 방중 기간은 물론 방중 이전부터 불거진 중국 측의 무례와 홀대 논란이 더 두드러졌습니다.

문 대통령을 베이징 공항에서 영접한 인물은 쿵쉬안유 부장 조리, 우리의 차관보급 인물입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때는 장관급,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부총리급이 나왔습니다.

외교장관에 해당하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과 인사 뒤 팔을 툭툭 친 것도 결례 논란을 불렀습니다.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한국 재벌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중국 측은 대부분 기업 2,3인자들이 나왔습니다.

국빈 방문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앞서 방중 전 중국 국영방송 CCTV가 문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를 하면서 대통령 발언을 임의로 편집하면서부터 중국 측의 무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인터뷰>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한국 사람들은 한국 TV에 청와대에서 한 거 중에 문 대통령이 답을 했고 청와대의 발표문을 보니까 어? 할 얘기 다 하셨네,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중국 CCTV에는 북한 같이 경제 규모가 작고 뭐 이런 나라들은 한중이 협력해서 제재와 압박을 같이 해야 된다, 이런 말 싹 빠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중국 사람들이 보면 한국의 대통령은 북한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한 게 없는 거예요."

여기에 정상회담을 동행 취재하던 한국 취재진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문 대통령을 따라 취재하던 청와대 출입 기자를 끌고나가 폭행하고 쓰러진 뒤에도 구둣발로 차 기자가 얼굴뼈가 골절되는 등 크게 다쳤습니다.

청와대 직원들의 만류도 소용없었습니다.

이 사건 10분 전 중국 경호원이 또 다른 한국 사진기자의 멱살을 잡고 넘어뜨리기도 했습니다.

우발적 사건으로 볼 수도 있지만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 언론의 한중정상회담 보도 논조를 맹비난한 직후 잇달아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강대국들에게 원칙을 지키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한국이 어떤 휩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한테도 마찬가지고 중국한테도 마찬가지고 한국이 지켜야 될 원칙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그 틀 안에서 협력 가능한 새로운 어떤 북핵 해결 시스템이나 이런 게 가능해지지 않나? 이렇게 판단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매우 세밀한 전략추진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질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선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깊은 수준의 밀담이 오갔습니다.

한국 정부는 대중외교로 관계 복원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한계도 거듭 실감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로 가는 길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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