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에 노출된 교실

입력 2002.09.14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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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교실 위를 가로지르는 고압선 때문에 일부 학생들이 권고치보다 5배나 높은 전자파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실태를 이준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15만 4000볼트의 고압선이 교실 건물 위로 지나가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고압선 바로 아래 교실에서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14.5밀리가우스가 나옵니다.
지난 2월 경인환경청에서 제시했던 고압선 환경영향평가 권고치인 2 내지 3밀리가우스를 5배 가량 초과하는 수치입니다.
고압선이 운동장을 가로질러가는 이웃 초등학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측정 결과 운동장에서는 6밀리가우스, 교실에서도 4.3밀리가우스의 전자파가 나타납니다.
게다가 이 고압선은 학교 옆 아파트를 가로질러 통과하기 때문에 이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은 거의 하루 종일 전자파에 노출되는 셈입니다.
⊙이종희(학부모): 머리가 아프고 또 어떤 잔병치레도 그것 때문에 그러는가 싶어서 항상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기자: 이처럼 고압선이 학교 부지를 통과하는 곳은 전국에서 초등학교 10군데와 중학교 7군데 등 모두 30개 학교나 됩니다.
대부분 택지개발을 하면서 학교 부지를 선정할 때 이 같은 문제점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입니다.
⊙유연표(한전 송변전건설처 과장): 한전에서는 설계시부터 학교와 떨어지도록 설계하고 있는데 현재 문제가 된 학교는 송전선로가 건설된 이후에 들어선 학교입니다.
⊙기자: 고압선 전자파의 인체 유해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는 전자파를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4밀리가우스 이상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된 어린이는 백혈병에 걸릴 위험이 2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김윤신(한양대 산업의학과 교수):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성인에 비해서 면역성이 약하기 때문에 전자파가 같은 농도일지라도 성인에 비해서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자: 전문가들은 어린이의 경우 잠재위험이 큰 만큼 광범위한 역학조사를 통해 학교 부근 고압선에 대한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KBS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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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파에 노출된 교실
    • 입력 2002-09-14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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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교실 위를 가로지르는 고압선 때문에 일부 학생들이 권고치보다 5배나 높은 전자파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실태를 이준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15만 4000볼트의 고압선이 교실 건물 위로 지나가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고압선 바로 아래 교실에서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14.5밀리가우스가 나옵니다. 지난 2월 경인환경청에서 제시했던 고압선 환경영향평가 권고치인 2 내지 3밀리가우스를 5배 가량 초과하는 수치입니다. 고압선이 운동장을 가로질러가는 이웃 초등학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측정 결과 운동장에서는 6밀리가우스, 교실에서도 4.3밀리가우스의 전자파가 나타납니다. 게다가 이 고압선은 학교 옆 아파트를 가로질러 통과하기 때문에 이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은 거의 하루 종일 전자파에 노출되는 셈입니다. ⊙이종희(학부모): 머리가 아프고 또 어떤 잔병치레도 그것 때문에 그러는가 싶어서 항상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기자: 이처럼 고압선이 학교 부지를 통과하는 곳은 전국에서 초등학교 10군데와 중학교 7군데 등 모두 30개 학교나 됩니다. 대부분 택지개발을 하면서 학교 부지를 선정할 때 이 같은 문제점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입니다. ⊙유연표(한전 송변전건설처 과장): 한전에서는 설계시부터 학교와 떨어지도록 설계하고 있는데 현재 문제가 된 학교는 송전선로가 건설된 이후에 들어선 학교입니다. ⊙기자: 고압선 전자파의 인체 유해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는 전자파를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4밀리가우스 이상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된 어린이는 백혈병에 걸릴 위험이 2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김윤신(한양대 산업의학과 교수):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성인에 비해서 면역성이 약하기 때문에 전자파가 같은 농도일지라도 성인에 비해서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자: 전문가들은 어린이의 경우 잠재위험이 큰 만큼 광범위한 역학조사를 통해 학교 부근 고압선에 대한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KBS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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