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샤이니의 종현은 왜 죽었을까 “자살의 사회학”

입력 2017.12.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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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마르치오 바르발리 / 출판사 : 글항아리저자 : 마르치오 바르발리 / 출판사 : 글항아리

우리 사회는 지난 18일 자살한 유명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의 자살로 비탄과 우울에 젖어 있다. 무엇이 종현을 자살로 몰고 갔을까? 왜 세계 곳곳에서는 몸에 폭탄을 차고 테러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을까? 오늘날의 자살 혹은 자발적 죽음이 이전과는 어떻게 다를까? 중국, 인도, 중동, 서구사회에서의 자살은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이 책은 광범위한 비교연구를 통해 자살을 사회문화적, 종교적, 정치적 현상으로 검토하고, 그 기저를 이루는 원인과 전 세계 여러 문화에서 자살이 갖는 의미를 탐구한다. 저자는 역사학자, 인류학자, 사회학자, 정치학자, 심리학자가 수행한 방대한 연구에 의지해, 자살 이론이 뒤르켐이 강조한 두 가지 요인, 즉 사회적 통합과 규제를 검토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 한다.

이탈리아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고 후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 책의 저자 마르치오 바르발리는 자살론으로 유명한 에밀 뒤르켐의 이론이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불합리를 발견하고 '비교역사학적'관점에서 이 주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뒤르켐에 따르면 현대사회로 올수록 집단에 대한 개인의 종속이 약해지면서 '이타적 자살'이 사라지고 사회적 통합과 규제의 끈이 느슨해지면서 '이기적 자살'과 '아노미적 자살'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20세기 마지막 40년 동안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이타적 자살'이 오히려 증가함으로써 뒤르켐의 자살이론이 완벽하지 않음이 드러났다.


이를 깨달은 마르치오 바르발리는 뒤르켐과 다른 분류를 사용하여 자살을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공격적 자살, 무기로서의 자살로 분류한다. 이기적 자살과 이타적 자살은 뒤르켐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누군가를 위한 자살'과 관련되어 있다. 즉 자살을 하게 만든 사회적 원인이 아닌 '개인'의 의도에 초점을 맞춘다. 이외에도 다양한 자살의 원인을 밝히기위해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요인, 그리고 심리적, 정신의학적 요인을 통합적으로분석한다.

저자 : 마이클 토마셀로 / 출판사 : 이정원저자 : 마이클 토마셀로 / 출판사 : 이정원

이 책은 "인간의 생각은 왜 탄생했으며 어떻게 진화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세계적인 영장류 학자인 마이클 토마셀로의 과학적 답변이다. 그동안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영역의 한 형태로 인식되어온 인간 생각에 대한 '과학적(진화적) 기원'을 다룬 책이다.

이 책은 생각의 진화를 쫓는데 인간이 다른 유인원들과 진화적으로 갈라지기 이전 시기까지 올라간다. 인류는 대략 600만 년 전쯤에 다른 유인원들과 갈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토마셀로는 이 시기까지는 인간이 다른 유인원과 다를 바 없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즉 이 시기의 인간의 사회적 인지는 협력적이라기보다는 경쟁적이어서 사냥에서 먹이를 더 많이 차지하려는 유인원의 사회적 인지와 같았다. 토마셀로는 이를 '개인 지향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나' 중심의 개인 지향적인 상태에서 약 40만 년 전쯤이 되어서야 인간의 생각이 침팬지와 달라지기 시작했다. 토마셀로는 새로운 인지기술을 처음으로 확보한 인류가 아마도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가 아닐까 추정하고, 이 시기를 '초기 인류'단계로 분류한다. 초기 인류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소규모 협력생활을 했으며, 이를 위해 이전과는 다른 사회적 인지기능을 작동해야 했다. 초기 인류는 상대방의 의향을 파악하기 위해 사회적 지능이 필요했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자신의 의사소통과 행동을 돌아보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약 2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의 시대가 되자 협력 규모는 소규모 '무리'에서 '집단'으로 확장되었다. 현대 인류는 초기 인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회적 제도라는 가상의 실체들을 만들고 권력을 부여했다. 이것은 '나'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협력활동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존재임을 드러내기 위해 집단의 관점에서 자신을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토마셀로는 이로써 인류는 '집단 지향성'의 단계로 접어들었고, 인류의 생각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한다.

저자 : 지운 스님 / 출판사 : 사유수저자 : 지운 스님 / 출판사 : 사유수

자비선은 남방불교의 전승, 북방불교의 전승, 선가의 전승이라는 세 가지 수행법의 단계를 보리심 하나의 체계로 통합한 수행법이다. 다시 말해 자비희사를 일으키는 자비손의 자비수관, 공성을 아는 마음을 관찰대상으로 하는 자비공관, 걷기선 명상인 자비경선, 차 명상인 자비다선 등의 수행법을 통칭하는 것이라고 이 책의 저자 지운 스님은 정의한다.


지운 스님은 법주사 전통강원과 중앙승가대학교를 졸업하고 승보종찰인 송광사와 동화사 강주를 역임한 우리 불교계 대표적인 강백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인도로 불법 유학을 떠나 거기서 자비선을 공부했으며 귀국해 대한불교조계종 자비선사 주지를 지내는 등 우리 나라 자비명상을 이끌고 지도하는 선사이자, 지도자이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자비선은 자비손으로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지각해서 몸이 공하다는 것을 깨우치는 자비수관과 공성을 관찰하는 마음을 대상으로 사마타(집중) 명상을 하고, 이어 성취된 사마타의 선정에 의지하여 위빠사나(분석) 명상으로 공성의 지혜를 체득하는 자비공관의 수행방법이 두 기둥이다.

저자는 자비선 명상수행의 목적은 대비심을 가지고 이타심을 일으켜 지각 있는 존재를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붓다의 가르침에 바탕을 둔 정통수행법으로서 잘못된 수행법이나 극단적인 수련법으로 인해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종국에는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수행법이라고 덧붙인다.

저자 : 피터 왓슨 / 출판사 : 책과 함께저자 : 피터 왓슨 / 출판사 : 책과 함께

학문들 사이의 통섭과 융합의 움직임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두드러진 흐름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기원은 1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50년 대에 발표된 현대 과학사의 가장 중요한 이론 중 하나인 에너지 보존법칙의 경우, 이 이론이 탄생할 수 있었던 지적 배경에는 열,광학, 전기, 자기, 음식과 혈액의 화학작용 등에 관한 각 분야의 지식들이 서로 연결되고 조화를 이룬 과정이 있었다. 에너지 이론 법칙은 이 같은 과정으로 탄생한 최초의 통일 이론으로 평가된다.

『컨버전스』는 최근 150여 년 간에 이루어진 이러한 학문 간 통섭과 융합의 역사를 다룬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 진화론,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 현대과학의 위대한 이론들과, 최근의 큰 흐름인 빅 히스토리 등이 어떤 통섭과 융합의 과정을 통해 탄생할 수 있었는지 그 지적 토래를 날카롭게 통찰한다.


이 책은 일반 과학사 도서들과 달리 1850년대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성사 분야의 거장인 피터 왓슨은 1850년 대에 처음 시작된 현대과학의 컨버전스를 과학사 통틀어 가장 위대한 지적 전환이라 말한다. 이 책에서 '컨버전스'는 여러 가지 것들이 통일이나 단일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는 의미로 쓰여진다. 왓슨은 지난 150여 년 간의 방대한 현대 과학사를 컨버전스라는 핵심 축으로 꿰어 명쾌하게 설명하고, 현대 과학사의 중요한 이론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지적 토대를 밝힌다.

에너지 보존법칙과 더불어 현대 과학사의 가장 혁명적인 이론의 하나인 다윈의 진화론 또한 다양한 분야들의 지식이 상호 연계하여 탄생한 이론이다. '컨버전스'의 관점으로 진화론을 살펴보면 천문학, 지질학, 고생물학, 인류학, 지리학, 생물학 등 다양한 지식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연계한 과정을 볼 수 있다. 위대한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주요 이론들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물리학에 여러 수학 지식들을 접목하여 시간과 공간을 통합하고 질량과 에너지를 통합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 : 이동식 / 출판사 : 나눔사저자 : 이동식 / 출판사 : 나눔사

오늘 날 지구상에서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심정적으로 먼 나라가 있다면 한국과 일본이 그 표본일 것이다. 한국이 일본에서 해방된 것이 70년을 훌쩍 넘었지만 두 나라 국민 사이의 간극은 좁혀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 이동식 전 KBS 해설위원실장은 '서로 마주보고 손을 잡아야 하는데 정면으로 마주보지 않으려는 우리와 일본 두 나라 국민들에게 문제가 함께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은관문화훈장 수상자답게 문화. 예술 방면에서 우리의 친구가 된 일본인들을 탐구하는 것으로 이 문제의 해법을 모색한다. 이 책에는 조선도자기 연구에 일생을 바친 아사카와 노리다카, 조선 소반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거기에 빠져 조선에 묻힌 아사카와 다쿠미 등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저자는 '그들은 침략한 사람들 편에 서지 않고 침략을 당해 핍박을 받는 우리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우리들이 갖고 있던 문화와 예술, 민속, 삶의 방식을 배우려 했고 그것들을 지켜주려 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의 친구가 된 일본인들이 일본과 한국이 어떻게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는데도 우리 국민도 일본 국민도 그것을 깨닫지 못해 우리들은 침략을 하고도 진정으로 사죄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원망을 삭이지 못하고 있고, 일본은 한국에 고통을 준 것은 인정하지만 언제까지 사죄해야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서로 반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기억과 역사가 과거를 도구로 한 정치에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표시하고, 일본인 위령제를 지내는 한국 사찰의 대승정신과 과거 일본에 문화를 전해준 문화전승국으로서의 긍지를 살리고 식민치하의 아픔을 극복하는 노력으로 일본 사람과 당당히 연대하고 협력하는 새시대를 열어가자고 제안한다.

작가 / 윤이형 출판사 / 나무 옆 의자작가 / 윤이형 출판사 / 나무 옆 의자

윤이형은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후 SF, 판타지 등 장르서사의 문법을 도입한 개성 있는 작품으로 출구 없는 세계의 불안과 그 너머의 가능성을 집요하게 탐구해온 작가다. 장르 문학의 상상력을 보여주되 지금 현재와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 전망으로부터 동떨어진 적 없는 탄탄한 사유가 뒷받침된 그의 작품들은 한국문학의 흔치 않은 성취로 평가 받고 있다. 온전히 해명되지 않는 난폭한 세계에서 불완전하게 관계 맺고 살아가는 존재들의 복잡한내면을 포착하는 섬세하고 예민한 시선은 윤이형의 세계를 대표하는 특징적 요소이다.

『설랑』은 윤이형이라는 세계의 인장이 또렷하게 새겨진 소설이면서 그동안 작가로서 보여주지 않았던 지점까지 과감하게 나아간 작품이다. 윤이형은 이 소설에서 공포영화나 판타지소설의 유서 깊은 테마인 '늑대인간'을 등장 시킨다. 보름달이 뜬 밤 꿈속에서 늑대인간으로 변해 사랑하는 사람을 잡아먹은 후 그 이야기를 단숨에 소설로 써내려가는 작가가 주인공이다.

〔 5년 전 데뷔한 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 선 독특한 시리즈 글을 쓰고 있는 서른네 살 작가 한서영, 그녀의 문제는 보름달이 뜨는 밤 꿈속에서 늑대인간으로 변해 사랑하는 사람을 잡아먹어야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그녀는 삭(朔)이 지나 초승달이 보이기 시작하면 누군가와의 사랑에 빠져 그로부터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꽉 찬 달이 떠오르면 꿈속에서 짐승으로 변해 연인을 먹어치운다. 그러면 상대는 지난 밤의 일을 알고 있다는 듯 두려운 얼굴로 그녀를 떠나간다. 그녀는 죄책감에 빠져 헤어진 이의 이야기를 먹지도 씻지도 않은 채 보름 만에 써내려 간다. 지난 2년 간 이런 패턴으로 열두 권의 책을 냈다. '유골함' 같은 책이 나올 때마다 그녀는 몸서리를 치지만 같은 일이 반복된다. 그리고 이제 정말 그만두어야 할 때라고 생각할 즈음 또 하나의 사랑, 최소운이 서영을 찾아 온다. 소운은 새로 창간하는 무크지 <혼>의 편집위원이자 신인작가이다.~~~ 〕


서영과 소운은 작가다.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이들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늑대인간과 인간의 사랑 또는 여자와 여자의 사랑이라는 측면보다 작가와 작가의 사랑이라는 사실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애초에 그들은 서로의 작품에 반해서 팬이 되었고, 쓰고 있을 때 희열을 느끼고 쓰지 못할 때 고통스러운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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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 샤이니의 종현은 왜 죽었을까 “자살의 사회학”
    • 입력 2017-12-22 10:50:23
    취재K
저자 : 마르치오 바르발리 / 출판사 : 글항아리
우리 사회는 지난 18일 자살한 유명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의 자살로 비탄과 우울에 젖어 있다. 무엇이 종현을 자살로 몰고 갔을까? 왜 세계 곳곳에서는 몸에 폭탄을 차고 테러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을까? 오늘날의 자살 혹은 자발적 죽음이 이전과는 어떻게 다를까? 중국, 인도, 중동, 서구사회에서의 자살은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이 책은 광범위한 비교연구를 통해 자살을 사회문화적, 종교적, 정치적 현상으로 검토하고, 그 기저를 이루는 원인과 전 세계 여러 문화에서 자살이 갖는 의미를 탐구한다. 저자는 역사학자, 인류학자, 사회학자, 정치학자, 심리학자가 수행한 방대한 연구에 의지해, 자살 이론이 뒤르켐이 강조한 두 가지 요인, 즉 사회적 통합과 규제를 검토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 한다.

이탈리아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고 후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 책의 저자 마르치오 바르발리는 자살론으로 유명한 에밀 뒤르켐의 이론이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불합리를 발견하고 '비교역사학적'관점에서 이 주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뒤르켐에 따르면 현대사회로 올수록 집단에 대한 개인의 종속이 약해지면서 '이타적 자살'이 사라지고 사회적 통합과 규제의 끈이 느슨해지면서 '이기적 자살'과 '아노미적 자살'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20세기 마지막 40년 동안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이타적 자살'이 오히려 증가함으로써 뒤르켐의 자살이론이 완벽하지 않음이 드러났다.


이를 깨달은 마르치오 바르발리는 뒤르켐과 다른 분류를 사용하여 자살을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공격적 자살, 무기로서의 자살로 분류한다. 이기적 자살과 이타적 자살은 뒤르켐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누군가를 위한 자살'과 관련되어 있다. 즉 자살을 하게 만든 사회적 원인이 아닌 '개인'의 의도에 초점을 맞춘다. 이외에도 다양한 자살의 원인을 밝히기위해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요인, 그리고 심리적, 정신의학적 요인을 통합적으로분석한다.

저자 : 마이클 토마셀로 / 출판사 : 이정원
이 책은 "인간의 생각은 왜 탄생했으며 어떻게 진화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세계적인 영장류 학자인 마이클 토마셀로의 과학적 답변이다. 그동안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영역의 한 형태로 인식되어온 인간 생각에 대한 '과학적(진화적) 기원'을 다룬 책이다.

이 책은 생각의 진화를 쫓는데 인간이 다른 유인원들과 진화적으로 갈라지기 이전 시기까지 올라간다. 인류는 대략 600만 년 전쯤에 다른 유인원들과 갈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토마셀로는 이 시기까지는 인간이 다른 유인원과 다를 바 없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즉 이 시기의 인간의 사회적 인지는 협력적이라기보다는 경쟁적이어서 사냥에서 먹이를 더 많이 차지하려는 유인원의 사회적 인지와 같았다. 토마셀로는 이를 '개인 지향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나' 중심의 개인 지향적인 상태에서 약 40만 년 전쯤이 되어서야 인간의 생각이 침팬지와 달라지기 시작했다. 토마셀로는 새로운 인지기술을 처음으로 확보한 인류가 아마도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가 아닐까 추정하고, 이 시기를 '초기 인류'단계로 분류한다. 초기 인류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소규모 협력생활을 했으며, 이를 위해 이전과는 다른 사회적 인지기능을 작동해야 했다. 초기 인류는 상대방의 의향을 파악하기 위해 사회적 지능이 필요했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자신의 의사소통과 행동을 돌아보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약 2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의 시대가 되자 협력 규모는 소규모 '무리'에서 '집단'으로 확장되었다. 현대 인류는 초기 인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회적 제도라는 가상의 실체들을 만들고 권력을 부여했다. 이것은 '나'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협력활동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존재임을 드러내기 위해 집단의 관점에서 자신을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토마셀로는 이로써 인류는 '집단 지향성'의 단계로 접어들었고, 인류의 생각에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한다.

저자 : 지운 스님 / 출판사 : 사유수
자비선은 남방불교의 전승, 북방불교의 전승, 선가의 전승이라는 세 가지 수행법의 단계를 보리심 하나의 체계로 통합한 수행법이다. 다시 말해 자비희사를 일으키는 자비손의 자비수관, 공성을 아는 마음을 관찰대상으로 하는 자비공관, 걷기선 명상인 자비경선, 차 명상인 자비다선 등의 수행법을 통칭하는 것이라고 이 책의 저자 지운 스님은 정의한다.


지운 스님은 법주사 전통강원과 중앙승가대학교를 졸업하고 승보종찰인 송광사와 동화사 강주를 역임한 우리 불교계 대표적인 강백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인도로 불법 유학을 떠나 거기서 자비선을 공부했으며 귀국해 대한불교조계종 자비선사 주지를 지내는 등 우리 나라 자비명상을 이끌고 지도하는 선사이자, 지도자이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자비선은 자비손으로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지각해서 몸이 공하다는 것을 깨우치는 자비수관과 공성을 관찰하는 마음을 대상으로 사마타(집중) 명상을 하고, 이어 성취된 사마타의 선정에 의지하여 위빠사나(분석) 명상으로 공성의 지혜를 체득하는 자비공관의 수행방법이 두 기둥이다.

저자는 자비선 명상수행의 목적은 대비심을 가지고 이타심을 일으켜 지각 있는 존재를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아가 붓다의 가르침에 바탕을 둔 정통수행법으로서 잘못된 수행법이나 극단적인 수련법으로 인해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종국에는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수행법이라고 덧붙인다.

저자 : 피터 왓슨 / 출판사 : 책과 함께
학문들 사이의 통섭과 융합의 움직임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두드러진 흐름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기원은 1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50년 대에 발표된 현대 과학사의 가장 중요한 이론 중 하나인 에너지 보존법칙의 경우, 이 이론이 탄생할 수 있었던 지적 배경에는 열,광학, 전기, 자기, 음식과 혈액의 화학작용 등에 관한 각 분야의 지식들이 서로 연결되고 조화를 이룬 과정이 있었다. 에너지 이론 법칙은 이 같은 과정으로 탄생한 최초의 통일 이론으로 평가된다.

『컨버전스』는 최근 150여 년 간에 이루어진 이러한 학문 간 통섭과 융합의 역사를 다룬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 진화론,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 현대과학의 위대한 이론들과, 최근의 큰 흐름인 빅 히스토리 등이 어떤 통섭과 융합의 과정을 통해 탄생할 수 있었는지 그 지적 토래를 날카롭게 통찰한다.


이 책은 일반 과학사 도서들과 달리 1850년대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성사 분야의 거장인 피터 왓슨은 1850년 대에 처음 시작된 현대과학의 컨버전스를 과학사 통틀어 가장 위대한 지적 전환이라 말한다. 이 책에서 '컨버전스'는 여러 가지 것들이 통일이나 단일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는 의미로 쓰여진다. 왓슨은 지난 150여 년 간의 방대한 현대 과학사를 컨버전스라는 핵심 축으로 꿰어 명쾌하게 설명하고, 현대 과학사의 중요한 이론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지적 토대를 밝힌다.

에너지 보존법칙과 더불어 현대 과학사의 가장 혁명적인 이론의 하나인 다윈의 진화론 또한 다양한 분야들의 지식이 상호 연계하여 탄생한 이론이다. '컨버전스'의 관점으로 진화론을 살펴보면 천문학, 지질학, 고생물학, 인류학, 지리학, 생물학 등 다양한 지식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연계한 과정을 볼 수 있다. 위대한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주요 이론들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물리학에 여러 수학 지식들을 접목하여 시간과 공간을 통합하고 질량과 에너지를 통합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 : 이동식 / 출판사 : 나눔사
오늘 날 지구상에서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심정적으로 먼 나라가 있다면 한국과 일본이 그 표본일 것이다. 한국이 일본에서 해방된 것이 70년을 훌쩍 넘었지만 두 나라 국민 사이의 간극은 좁혀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 이동식 전 KBS 해설위원실장은 '서로 마주보고 손을 잡아야 하는데 정면으로 마주보지 않으려는 우리와 일본 두 나라 국민들에게 문제가 함께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은관문화훈장 수상자답게 문화. 예술 방면에서 우리의 친구가 된 일본인들을 탐구하는 것으로 이 문제의 해법을 모색한다. 이 책에는 조선도자기 연구에 일생을 바친 아사카와 노리다카, 조선 소반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거기에 빠져 조선에 묻힌 아사카와 다쿠미 등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저자는 '그들은 침략한 사람들 편에 서지 않고 침략을 당해 핍박을 받는 우리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우리들이 갖고 있던 문화와 예술, 민속, 삶의 방식을 배우려 했고 그것들을 지켜주려 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의 친구가 된 일본인들이 일본과 한국이 어떻게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는데도 우리 국민도 일본 국민도 그것을 깨닫지 못해 우리들은 침략을 하고도 진정으로 사죄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원망을 삭이지 못하고 있고, 일본은 한국에 고통을 준 것은 인정하지만 언제까지 사죄해야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서로 반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기억과 역사가 과거를 도구로 한 정치에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표시하고, 일본인 위령제를 지내는 한국 사찰의 대승정신과 과거 일본에 문화를 전해준 문화전승국으로서의 긍지를 살리고 식민치하의 아픔을 극복하는 노력으로 일본 사람과 당당히 연대하고 협력하는 새시대를 열어가자고 제안한다.

작가 / 윤이형 출판사 / 나무 옆 의자
윤이형은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후 SF, 판타지 등 장르서사의 문법을 도입한 개성 있는 작품으로 출구 없는 세계의 불안과 그 너머의 가능성을 집요하게 탐구해온 작가다. 장르 문학의 상상력을 보여주되 지금 현재와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 전망으로부터 동떨어진 적 없는 탄탄한 사유가 뒷받침된 그의 작품들은 한국문학의 흔치 않은 성취로 평가 받고 있다. 온전히 해명되지 않는 난폭한 세계에서 불완전하게 관계 맺고 살아가는 존재들의 복잡한내면을 포착하는 섬세하고 예민한 시선은 윤이형의 세계를 대표하는 특징적 요소이다.

『설랑』은 윤이형이라는 세계의 인장이 또렷하게 새겨진 소설이면서 그동안 작가로서 보여주지 않았던 지점까지 과감하게 나아간 작품이다. 윤이형은 이 소설에서 공포영화나 판타지소설의 유서 깊은 테마인 '늑대인간'을 등장 시킨다. 보름달이 뜬 밤 꿈속에서 늑대인간으로 변해 사랑하는 사람을 잡아먹은 후 그 이야기를 단숨에 소설로 써내려가는 작가가 주인공이다.

〔 5년 전 데뷔한 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 선 독특한 시리즈 글을 쓰고 있는 서른네 살 작가 한서영, 그녀의 문제는 보름달이 뜨는 밤 꿈속에서 늑대인간으로 변해 사랑하는 사람을 잡아먹어야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그녀는 삭(朔)이 지나 초승달이 보이기 시작하면 누군가와의 사랑에 빠져 그로부터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꽉 찬 달이 떠오르면 꿈속에서 짐승으로 변해 연인을 먹어치운다. 그러면 상대는 지난 밤의 일을 알고 있다는 듯 두려운 얼굴로 그녀를 떠나간다. 그녀는 죄책감에 빠져 헤어진 이의 이야기를 먹지도 씻지도 않은 채 보름 만에 써내려 간다. 지난 2년 간 이런 패턴으로 열두 권의 책을 냈다. '유골함' 같은 책이 나올 때마다 그녀는 몸서리를 치지만 같은 일이 반복된다. 그리고 이제 정말 그만두어야 할 때라고 생각할 즈음 또 하나의 사랑, 최소운이 서영을 찾아 온다. 소운은 새로 창간하는 무크지 <혼>의 편집위원이자 신인작가이다.~~~ 〕


서영과 소운은 작가다.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이들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늑대인간과 인간의 사랑 또는 여자와 여자의 사랑이라는 측면보다 작가와 작가의 사랑이라는 사실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애초에 그들은 서로의 작품에 반해서 팬이 되었고, 쓰고 있을 때 희열을 느끼고 쓰지 못할 때 고통스러운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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