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연휴에 재뿌린 중국발 미세먼지…수도권·강원·충북 ‘나쁨’

입력 2017.12.24 (14:26) 수정 2017.12.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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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미세먼지가 성탄절 연휴 하늘을 '회색빛'으로 물들였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성탄절 연휴를 앞둔 어제(23일)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중국 동부지역의 미세먼지가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된 탓이다.

겨울 난방철이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올해는 하필 연휴를 앞두고 들이닥쳤다. 더구나 전국 곳곳에서 시정(視程·목표물을 뚜렷하게 식별할 수 있는 최장 거리)이 2∼3㎞ 안팎에 불과할 만큼 짙은 안개가 깔려 항공기 결항 사태가 빚어지는 등 성탄절 연휴 나들이객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무엇보다 연휴를 우울하게 만든 것은 미세먼지다. 대기 흐름이 꽉 막힌 탓에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까지도 미세먼지 농도가 곳곳에서 '나쁨' 수준까지 올라갔다.

환경과학원은 현재 수직 혼합고가 낮아 대기가 잘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직 혼합고란 오염물질이 상공으로 올라가서 혼합될 수 있는 최대 고도를 뜻한다. 오염물질을 만들어내는 배출원은 자동차나 공장처럼 대체로 지상에 가까운 경우가 많은데, 이 물질들이 상공으로 높이 뻗어 올라가야 확산이 일어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연휴 기간 혼합고가 상대적으로 낮아 미세먼지가 지상과 가까운 상공에서 그대로 쌓여 있는 상황이다.

이재범 환경과학원 연구관은 "혼합고는 맑은 날 대낮에 평균 1㎞ 정도 된다"며 "혼합고가 높으면 미세먼지가 위로 퍼지면서 농도가 낮아지는데, 이번에는 고도가 낮아 농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어제 오후 경북 서부권에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한 데 이어 서울, 인천 강화, 강원 원주·춘천, 경기 중부·동부·남부·북부권에도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오늘 낮 기준으로, 서울과 경기 북·중부, 인천 강화권에서 주의보가 해제된 가운데 충북 북부와 중남부가 추가로 발령됐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초미세먼지 시간 평균 농도 90㎍/㎥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되며 시간 평균 농도가 50㎍/㎥ 미만이면 해제된다.

오늘 정오를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의 일평균 미세먼지 PM2.5 농도는 경기 92㎍/㎥, 충북 87㎍/㎥, 서울 82㎍/㎥, 강원 75㎍/㎥, 경북 72㎍/㎥, 인천 65㎍/㎥, 대구 63㎍/㎥, 충남 53㎍/㎥, 부산·울산 52㎍/㎥, 전북 51㎍/㎥ 등을 기록 중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PM2.5 농도 등급(㎍/㎥·일평균)상 모두 '나쁨'(51∼10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경기 안산시 부곡동 158㎍/㎥, 인천 강화군 송해면 136㎍/㎥, 서울 서초구 132㎍/㎥, 강원 원주시 명륜동 123㎍/㎥, 충북 청주시 문화동 112㎍/㎥, 경북 양산시 북부동 106㎍/㎥, 경북 영주시 휴천동 104㎍/㎥ 등 한때 PM2.5 최곳값이 100㎍/㎥를 넘은 곳도 많았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일 때는 장시간이나 무리한 실외활동을 제한하고 눈이 아프거나 기침, 목 통증으로 불편한 경우 특히 실외활동을 피해야 한다. 천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실외에 있을 때는 흡입기를 더 자주 사용할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는 때마침 내린 비에 씻겨 오늘 밤부터 농도가 낮아질 전망이다.

오늘 강원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 곳곳에 비가 내렸다.

이 연구관은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고마운 비가 내리고 있다"며 "강수량이 많지 않은 데다 비가 그치면 북서풍을 타고 다시 미세먼지가 들어올 수 있지만, 크리스마스 당일인 내일은 농도가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수도권·강원 영서·충청권·영남권은 오늘 오후까지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보했다. 내일(25일)은 전 권역에서 '좋음'∼'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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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24 14:26:12
    • 수정2017-12-24 14: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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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미세먼지가 성탄절 연휴 하늘을 '회색빛'으로 물들였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성탄절 연휴를 앞둔 어제(23일)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중국 동부지역의 미세먼지가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된 탓이다.

겨울 난방철이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올해는 하필 연휴를 앞두고 들이닥쳤다. 더구나 전국 곳곳에서 시정(視程·목표물을 뚜렷하게 식별할 수 있는 최장 거리)이 2∼3㎞ 안팎에 불과할 만큼 짙은 안개가 깔려 항공기 결항 사태가 빚어지는 등 성탄절 연휴 나들이객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무엇보다 연휴를 우울하게 만든 것은 미세먼지다. 대기 흐름이 꽉 막힌 탓에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까지도 미세먼지 농도가 곳곳에서 '나쁨' 수준까지 올라갔다.

환경과학원은 현재 수직 혼합고가 낮아 대기가 잘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직 혼합고란 오염물질이 상공으로 올라가서 혼합될 수 있는 최대 고도를 뜻한다. 오염물질을 만들어내는 배출원은 자동차나 공장처럼 대체로 지상에 가까운 경우가 많은데, 이 물질들이 상공으로 높이 뻗어 올라가야 확산이 일어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연휴 기간 혼합고가 상대적으로 낮아 미세먼지가 지상과 가까운 상공에서 그대로 쌓여 있는 상황이다.

이재범 환경과학원 연구관은 "혼합고는 맑은 날 대낮에 평균 1㎞ 정도 된다"며 "혼합고가 높으면 미세먼지가 위로 퍼지면서 농도가 낮아지는데, 이번에는 고도가 낮아 농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어제 오후 경북 서부권에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한 데 이어 서울, 인천 강화, 강원 원주·춘천, 경기 중부·동부·남부·북부권에도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오늘 낮 기준으로, 서울과 경기 북·중부, 인천 강화권에서 주의보가 해제된 가운데 충북 북부와 중남부가 추가로 발령됐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초미세먼지 시간 평균 농도 90㎍/㎥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되며 시간 평균 농도가 50㎍/㎥ 미만이면 해제된다.

오늘 정오를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의 일평균 미세먼지 PM2.5 농도는 경기 92㎍/㎥, 충북 87㎍/㎥, 서울 82㎍/㎥, 강원 75㎍/㎥, 경북 72㎍/㎥, 인천 65㎍/㎥, 대구 63㎍/㎥, 충남 53㎍/㎥, 부산·울산 52㎍/㎥, 전북 51㎍/㎥ 등을 기록 중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PM2.5 농도 등급(㎍/㎥·일평균)상 모두 '나쁨'(51∼10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경기 안산시 부곡동 158㎍/㎥, 인천 강화군 송해면 136㎍/㎥, 서울 서초구 132㎍/㎥, 강원 원주시 명륜동 123㎍/㎥, 충북 청주시 문화동 112㎍/㎥, 경북 양산시 북부동 106㎍/㎥, 경북 영주시 휴천동 104㎍/㎥ 등 한때 PM2.5 최곳값이 100㎍/㎥를 넘은 곳도 많았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일 때는 장시간이나 무리한 실외활동을 제한하고 눈이 아프거나 기침, 목 통증으로 불편한 경우 특히 실외활동을 피해야 한다. 천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실외에 있을 때는 흡입기를 더 자주 사용할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는 때마침 내린 비에 씻겨 오늘 밤부터 농도가 낮아질 전망이다.

오늘 강원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 곳곳에 비가 내렸다.

이 연구관은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고마운 비가 내리고 있다"며 "강수량이 많지 않은 데다 비가 그치면 북서풍을 타고 다시 미세먼지가 들어올 수 있지만, 크리스마스 당일인 내일은 농도가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수도권·강원 영서·충청권·영남권은 오늘 오후까지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보했다. 내일(25일)은 전 권역에서 '좋음'∼'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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