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 “여보, 약속 지키는 데 34년 걸렸네”…연말 시상식 울린 ‘가족애’

입력 2018.01.01 (11:34) 수정 2018.01.0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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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 “여보, 약속 지키는 데 34년 걸렸어”…연말 시상식 울린 ‘가족애’

[K스타] “여보, 약속 지키는 데 34년 걸렸어”…연말 시상식 울린 ‘가족애’

2017년 마지막 날 밤 진행된 '2017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는 아버지 둘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KBS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황금빛 내인생'에서 자상하고 따뜻한 아버지 모습을 연기한 배우 김영철과 천호진이 대상을 받았다.

시상에는 작년 KBS '태양의 후예'로 송혜교와 함께 대상을 받은 송중기가 나섰다. 송중기는 시상에 앞서 "2018년 여러분께 인사드릴 기회가 생겨서 영광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며 새해 인사를 건넸다.

‘2017 KBS 연기대상’ 대상 시상자 송중기 ‘2017 KBS 연기대상’ 대상 시상자 송중기

이날 시상식 사회를 맡은 박수홍은 송중기에게 송혜교의 안부를 물었고, 송중기는 "오늘 부득이하게 다른 일정이 생겨서 남편이 대신 나왔다"며 "(송혜교는) 잘 계신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이어 "너무나 사랑하는 평생의 파트너를 만나서 평생 잊을 수 없는 2017년이 됐다"며 "기쁜 마음을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땡큐 KBS. 고맙다"며 귀여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시상식의 키워드는 '가족애'와 '노력'이었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 '2017 KBS 연기대상' 속 배우들의 명언들을 짚어본다.

천호진 "여보, 약속 지키는 데 34년 걸렸다"


드라마 '황금빛 내인생'으로 대상을 받은 배우 천호진은 "아직 저희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감히 이 상을 받게 되는 게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 같아서 받지 않겠다. 세상 모든 부모님께 드리겠다"는 남다른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저도 어느 부모의 아들이다. 아버지께서 몸이 좀 안 좋으신데 빨리 완쾌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뒤, "진심으로 상을 전해드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 여보, 연애할 때 한 약속 지키는 데 34년 걸렸네. 너무 늦었다. 미안해. 당신만 허락한다며 다음 생애 다시 한 번 당신과 살아보고 싶다"는 사랑꾼의 면모를 보였다.

박서준 "아버지 당신이 없었으면 저는 이 자리 없다"


드라마 '쌈, 마이웨이'로 우수상을 받은 박서준은 "이 상을 통해 행복했던 순간들을 회고할 시간을 선물해준 것 같아 감사하다"며 "만약 수상의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며 자신의 아버지를 언급했다.

박서준은 "얼마 전 저희 아버지께서 '내가 이제는 밖에서 내 이름이 불리는 게 아니라 박서준 아버지라 불린다'고 하셨는데 굉장히 마음 한편이 씁쓸했다. 평소 부모님께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아들이라 이런 자리에서나마 표현하고 싶다. 아버지, 아버지 당신이 없었으면 제가 이 자리에 없었다"고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나라 "엄마가 항상 불안해하신다"


드라마 '고백부부'로 우수상을 받은 장나라는 수상소감을 말하기 직전 "제가 키가 작아서…."라며 자동으로 높이가 조절되는 마이크를 직접 내리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장나라는 "나는 연기가 특별히 나아진 게 없는데 손호준이 날 정말 유부녀처럼 만들어줬고, 장기용이 날 여대생처럼 만들어줬다"고 작품을 함께 한 배우와 제작진들에게 먼저 감사함을 표했다.

그녀는 이어 "엄마가 항상 불안해하신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라는 엉뚱한 수상소감을 전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그녀는 가족들을 언급한 뒤, 극 중 엄마 역으로 출연한 배우 김미경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꾸준한 연기 경력을 쌓은 뒤 수상의 영예를 누린 배우들의 수상소감도 눈길을 끌었다.

남궁민 "해마다 이맘때 빈손으로 집에 간 적 많았다"


드라마 '김과장'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남궁민은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빈손으로 집에 돌아갔던 적이 많았다. 그러던 횟수들이 많아지면서 어느 날도 열심히 손뼉을 치고 또다시 빈손으로 집에 들어가는데 잠이 잘 안 왔다. '올해도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생각하는데, 기분이 좋지 않더라"며 수상을 하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어느 시상식이나 이렇게 와서 상을 받는 사람도 있지만, 상을 못 받으시는 분도 많을 거다. 그분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고, 언제나 본인에게 힘들고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언젠간 꿈꾸면 이뤄질 거라고 믿습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신혜선 "누구에게도 믿음을 주지 못했던 배우였다"


드라마 '황금빛 내인생'으로 우수상을 받은 신혜선은 자신의 데뷔 시절을 떠올렸다. 그녀는 "'학교 2013'이라는 KBS 드라마로 한 회에 한 대사 나올까 말까 한 단역으로 데뷔했었다"며 "그런데 같은 방송국에서 이렇게 큰 역할로 큰 상을 받을 수 있게 되어 너무 감회가 새롭다"고 말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누구에게도 믿음을 주지 못했던 저에게 이런 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함께 작품을 한 스텝과 출연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난해 4월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故 김영애는 특별 공로상을 받았다. 고인의 유작이 된 KBS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함께 출연한 배우 이동건과 영화 '애자'로 고인과 인연을 맺은 배우 최강희가 이날 시상자로 나서 고인을 추억했다.


최강희는 "2009년 영화 '애자'에서 엄마와 딸로 만났다. 같이 서점도 가고 길바닥에 앉아 책도 보고 어느 순간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며 고인과의 인연을 언급했다. 최강희는 이어 "한번은 선생님이 난간에서 '총 맞은 것처럼'을 불렀다. 내가 '엄마, 그 나이에도 총 맞은 것처럼 가슴이 아프냐'고 묻자 '나이만 들었지 똑같아.'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이동건은 "마지막 작품을 함께 했고 마지막으로 아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영광과 그래서 더 안타까움을 남겼다. 마지막까지 열정을 잃지 않은 모습이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 연기는 그녀의 전부였나 보다"라고 고인을 떠올리며 울먹였다.

K스타 강이향 kbs.2fagr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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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01 11:34:56
    • 수정2018-01-01 11: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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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마지막 날 밤 진행된 '2017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는 아버지 둘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KBS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황금빛 내인생'에서 자상하고 따뜻한 아버지 모습을 연기한 배우 김영철과 천호진이 대상을 받았다.

시상에는 작년 KBS '태양의 후예'로 송혜교와 함께 대상을 받은 송중기가 나섰다. 송중기는 시상에 앞서 "2018년 여러분께 인사드릴 기회가 생겨서 영광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며 새해 인사를 건넸다.

‘2017 KBS 연기대상’ 대상 시상자 송중기
이날 시상식 사회를 맡은 박수홍은 송중기에게 송혜교의 안부를 물었고, 송중기는 "오늘 부득이하게 다른 일정이 생겨서 남편이 대신 나왔다"며 "(송혜교는) 잘 계신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이어 "너무나 사랑하는 평생의 파트너를 만나서 평생 잊을 수 없는 2017년이 됐다"며 "기쁜 마음을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땡큐 KBS. 고맙다"며 귀여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시상식의 키워드는 '가족애'와 '노력'이었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 '2017 KBS 연기대상' 속 배우들의 명언들을 짚어본다.

천호진 "여보, 약속 지키는 데 34년 걸렸다"


드라마 '황금빛 내인생'으로 대상을 받은 배우 천호진은 "아직 저희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감히 이 상을 받게 되는 게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 같아서 받지 않겠다. 세상 모든 부모님께 드리겠다"는 남다른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저도 어느 부모의 아들이다. 아버지께서 몸이 좀 안 좋으신데 빨리 완쾌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뒤, "진심으로 상을 전해드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 여보, 연애할 때 한 약속 지키는 데 34년 걸렸네. 너무 늦었다. 미안해. 당신만 허락한다며 다음 생애 다시 한 번 당신과 살아보고 싶다"는 사랑꾼의 면모를 보였다.

박서준 "아버지 당신이 없었으면 저는 이 자리 없다"


드라마 '쌈, 마이웨이'로 우수상을 받은 박서준은 "이 상을 통해 행복했던 순간들을 회고할 시간을 선물해준 것 같아 감사하다"며 "만약 수상의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며 자신의 아버지를 언급했다.

박서준은 "얼마 전 저희 아버지께서 '내가 이제는 밖에서 내 이름이 불리는 게 아니라 박서준 아버지라 불린다'고 하셨는데 굉장히 마음 한편이 씁쓸했다. 평소 부모님께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아들이라 이런 자리에서나마 표현하고 싶다. 아버지, 아버지 당신이 없었으면 제가 이 자리에 없었다"고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나라 "엄마가 항상 불안해하신다"


드라마 '고백부부'로 우수상을 받은 장나라는 수상소감을 말하기 직전 "제가 키가 작아서…."라며 자동으로 높이가 조절되는 마이크를 직접 내리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장나라는 "나는 연기가 특별히 나아진 게 없는데 손호준이 날 정말 유부녀처럼 만들어줬고, 장기용이 날 여대생처럼 만들어줬다"고 작품을 함께 한 배우와 제작진들에게 먼저 감사함을 표했다.

그녀는 이어 "엄마가 항상 불안해하신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라는 엉뚱한 수상소감을 전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그녀는 가족들을 언급한 뒤, 극 중 엄마 역으로 출연한 배우 김미경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꾸준한 연기 경력을 쌓은 뒤 수상의 영예를 누린 배우들의 수상소감도 눈길을 끌었다.

남궁민 "해마다 이맘때 빈손으로 집에 간 적 많았다"


드라마 '김과장'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남궁민은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빈손으로 집에 돌아갔던 적이 많았다. 그러던 횟수들이 많아지면서 어느 날도 열심히 손뼉을 치고 또다시 빈손으로 집에 들어가는데 잠이 잘 안 왔다. '올해도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생각하는데, 기분이 좋지 않더라"며 수상을 하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어느 시상식이나 이렇게 와서 상을 받는 사람도 있지만, 상을 못 받으시는 분도 많을 거다. 그분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고, 언제나 본인에게 힘들고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언젠간 꿈꾸면 이뤄질 거라고 믿습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신혜선 "누구에게도 믿음을 주지 못했던 배우였다"


드라마 '황금빛 내인생'으로 우수상을 받은 신혜선은 자신의 데뷔 시절을 떠올렸다. 그녀는 "'학교 2013'이라는 KBS 드라마로 한 회에 한 대사 나올까 말까 한 단역으로 데뷔했었다"며 "그런데 같은 방송국에서 이렇게 큰 역할로 큰 상을 받을 수 있게 되어 너무 감회가 새롭다"고 말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누구에게도 믿음을 주지 못했던 저에게 이런 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함께 작품을 한 스텝과 출연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난해 4월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故 김영애는 특별 공로상을 받았다. 고인의 유작이 된 KBS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함께 출연한 배우 이동건과 영화 '애자'로 고인과 인연을 맺은 배우 최강희가 이날 시상자로 나서 고인을 추억했다.


최강희는 "2009년 영화 '애자'에서 엄마와 딸로 만났다. 같이 서점도 가고 길바닥에 앉아 책도 보고 어느 순간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며 고인과의 인연을 언급했다. 최강희는 이어 "한번은 선생님이 난간에서 '총 맞은 것처럼'을 불렀다. 내가 '엄마, 그 나이에도 총 맞은 것처럼 가슴이 아프냐'고 묻자 '나이만 들었지 똑같아.'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이동건은 "마지막 작품을 함께 했고 마지막으로 아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영광과 그래서 더 안타까움을 남겼다. 마지막까지 열정을 잃지 않은 모습이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 연기는 그녀의 전부였나 보다"라고 고인을 떠올리며 울먹였다.

K스타 강이향 kbs.2fagr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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