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병민 서울대 교수 “영어, 조기 학습 중요치 않아” ①

입력 2018.01.12 (11:23) 수정 2018.01.1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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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8년 1월 12일(금요일)
□ 출연자 : 이병민 교수(서울대 영어교육학과)




“영어, 조기 학습 중요치 않아…교육정책 발표 과정에서 학부모 반응 살피지 못해”

[윤준호] 교육부에서 발표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방과 후 영어수업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둘러싸고 좀처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교육부가 당초에 금지 방침을 또 미확정 또는 유예로 이렇게 수차례 입장을 번복하면서 오히려 혼란과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와 함께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병민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병민] 안녕하세요?

[윤준호] 지금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동시에 거론이 되니까 좀 이게 어떻게 구분이 되는지 잘 학부모님들이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요. 일단 지금 초등학교 1, 2학년까지의 방과 후 영어수업은 3월부터 금지하기로 확정이 된 거죠?

[이병민] 네, 그렇습니다. 한 2년 전에 이 부분에 대해서 미리 논의가 있었고 그래서 새롭게 2018년도 3월까지 그 이후에는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영어 방과 후 수업을 금지하는 것으로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윤준호] 그래서 초등학교 1, 2학년의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와 발을 맞춰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그러니까 초등학교 1, 2학년도 안 하는데 그 앞서도 할 필요 없다고 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방과 후 영어수업도 올 3월부터 금지하겠다한 것이 원래 교육부 방침이었죠? 그러면 이게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얘기했던 선행학습 금지 때문입니까? 이유는 뭐였죠?

[이병민] 선행학습 금지도 하나의 이유가 되고요. 제가 보기에는 어떻게 보면 유치원 과정이라고 하는 것이 누리과정이라고 하는 전체 어떻게 보면 공교육 시스템 속에 이제는 편입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이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라고 하는 것도 국가가 조금 더 깊숙이 관여해서 관찰하고 그다음에 참여하고 통제하고 그다음에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그 전체 교육 과정에 대한 어떻게 보면 일관성을 유지하는 측면에서도 뭔가 조정이 필요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윤준호] 전문가로 보시기에 초등학교 1, 2학년 그리고 그 앞서의 과정에서 영유아시기에 외국어를 배울 경우 그 효과가 과연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보십니까?

[이병민] 이 부분이 굉장히 논란이 되는 부분인데 대개는 많은 경우에 학부모들이라든지 아니면 일반인들 경우에 조기에 영어를 실시하는 것이 대단히 의미 있고 그다음에 효과도 높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윤준호] 많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특히나 어학은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고.

[이병민] 그렇죠. 실제 저희가 대학원 입학 시험에 그와 유사한 문제를 내도 사실은 영어교육과 대학원에 입학하겠다는 학생들도 거의 뭐 열에 아홉 정도는 그렇게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미국이라든지 이런 영어 환경을 가진 조건에서 만들어진 연구 결과들을 사실은 우리나라와 같은 영어가 일상에 쓰이지 않는 조건의 일방적으로 적용한 그런 왜곡된 일반화의 결과다. 그래서 사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홍보도 하고 사실은 그 효과성이라는 게 크지 않다는 것을 일반 국민들이 인식할 필요가 있는 거죠.

[윤준호] 그러니까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그러한 내용이 맞을 수 있지만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우리 같은 경우는 아이가 그렇게 되면 최소한 2개 국어 이상에 노출이 되기 때문에 그 선행학습의 효과가 별로 크지 않다, 지금 그 말씀이시죠?

[이병민] 그런데 그 시기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영어를 외국어로 쓰는 환경에서는 사실은 언제 일찍 시작했느냐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어느 정도 얼마나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연습을 하고 훈련을 하고 학습을 해야 하는 부분인데 대개는 학부모들이 언제 일찍 시작하면 좋다, 이런 편견을 가지고 가급적이면 일찍 시키려고 하는 그런 경향이 있는 것이죠.

[윤준호] 방금 말씀하신 대로 학부모들은 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고 또 특히나 내 아이는 안 시키는데 옆집 아이가 학원에 가서 벌써 5살짜리가 영어를 하고 있다, 그러면 뭔가 불안해지고 그러니까 또 보내고 이런 것 같은데 지금 결국 이 상태에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방과 후 영어수업을 못하게 하면 이게 결국은 학원으로 다 몰리는 풍선효과 나타나지 않겠습니까?

[이병민] 제가 보기에는 일단 그런 풍선효과 우리가 예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학부모들에게 예를 들어서 그것이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지 제대로 설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경우에 조기에 영어교육이 효과가 있다. 이렇게 보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것을 금지하는 경우에 사교육으로 많이 퍼져나갈 가능성은 있는데 그 부분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 아니면 그 부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잘 설득하고 그다음에 그 부분에 대한 조정을 정부도 어느 정도는 들여다봐야 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윤준호] 이미 통계를 봐도 사교육시장에서 초등학교의 사교육비 지출 1위가 바로 영어 항목이거든요. 이 통계에서 나오듯이 풍선효과로 이어질 것은 너무도 자명하게 예상이 되는데 만약에 그렇다면 교육부가 사교육시장, 학원에서의 영유아 영어수업도 금지시키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건 안 되나요?

[이병민] 저는 이 부분이 궁금한 부분인데 사실은 우리나라 사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꼭 그 부분에만 있는 게 아니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다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그 부분을 정부가 개입해서 금지시킨다든지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조치를 사실은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결국 조금 규제를 해봐야 예를 들어서 학원 심야 학습 시간을 10시까지 한다든지 이런 정도인데 사실은 어떻게 보면 제가 보기에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유아의 경우에 전일제 어린이 영어학원 같은 소위 말해서 영어유치원이라고 하는 부분들이 상당 시간을 어떻게 보면 아이들이 영어에 노출되게끔 하고 있는 그다음에 고가의 학습비를 받고 있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죠.

[윤준호] 그러니까 그게 개입이 법적으로 안 됩니까?

[이병민] 제가 법률 전문가는 아니어서 뭐라고 명확하게 답을 못 하겠는데 사실은 제가 보기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유아들이 어떤 식으로든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관리 감독관이 들어가서 그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아니면 저 같은 학자들이 들어가서 어떤 시스템이고 어떤 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사적 영역이라고 해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거죠.

[윤준호] 사실 사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교육에 보완이 되어야 할 사교육이 오히려 공교육의 목을 쥐고 흔들고 있는 형국이 되어버렸는데 지금 상황에서 더 큰 문제는 교육부가 분명히 이게 영유아시기에 어학 교육이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서 금지를 시켰다면 그리고 그게 맞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가야 하는데 금지하겠다고 했다가 학부모들이 반발하니까 아직 확정이 안 됐다고 했다가 또 6개월 유예, 1년 유예하겠다. 이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가 교육부가 더욱더 혼란을 오히려 키우는 역할만 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이병민] 이건 제가 보기에는 아마 그 정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사실은 교육 문제라고 하는 것이 학부모님들하고 가장 피부에 민감하게 다가오는 부분인데 그런 반응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깊이 있게 살펴보지 못한 부분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은 초등학교 1, 2학년이 2018년부터 금지가 되니까 그것과 맞물려서 같이 유치원이라든지 어린이집 같은 경우에도 금지하는 방향으로 가자 그랬는데 의외로 학부모들의 반발이 많았고. 사실은 유치원 방과 후에서 이루어지는 영어교육 내용은 시간적으로라든지 빈도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사교육에서 이루어지는 전일제 어린이 영어학원이라든지 그런 부분들이 더 컸던 부분에서 사실은 그 관계도 제대로 조정이 안 된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을 했던 것이죠.

[윤준호] 이게 근본적으로는 학부모들의 불안감 이것을 없애주면 될 것 같은데 예를 들어서 어린 시절, 영유아 시절의 영어교육이 효과도 없고 그렇게 효율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도 그 앞서 선행교육이 없어도 충분히 영어 잘할 수 있다. 이 신뢰만 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이병민] 그렇죠. 사실은 그 부분에서 어떻게 보면 정부가 교육 과정이라든지 아니면 교육 내용 그리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면서 사실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대학 입시라든지 상급 학교의 입시가 중요한데 그런 것들이 학교에서 제대로 영어를 배워서도 학생들이 충분히 실력을 인정받고 그런 부분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었어야 하는데 학교에서 한 10을 가르쳐놓는데 평가를 할 때든지 그런 경우에는 20이라든지 30 정도를 평가하는 경우가 발생하니까 학부모님들이 학교 영어교육만 믿고 따라가기에는 좀 불안한 부분들이 있었던 것이죠. 그러니까 계속 지속적으로 그런 부분들을 모자라는 부분들을 학원이라든지 이런 것으로 메워왔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런 부분들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 어떻게 보면 제가 보기에는 수능 시험에서 영어를 절대 평가로 했던 것이 그런 것들을 좀 더 학교를 영어교육의 중심으로 만들어서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영어를 배워도 시험이라든지 평가 이런 데에서 크게 손해보지 않는 상황을 만들겠다. 이렇게 갔던 것인데 또 거꾸로 절대 평가가 되면서 영어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모양이다, 이렇게 돼서 오히려 학교가 영어를 소홀히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게 또 문제가 되겠죠.

[윤준호] 그건 잘못된 신호인데요. 공교육 과정과 그 내용이 확충되는 것이 선결 과제겠군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병민]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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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병민 서울대 교수 “영어, 조기 학습 중요치 않아” ①
    • 입력 2018-01-12 11:23:34
    • 수정2018-01-12 11:44:38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8년 1월 12일(금요일)
□ 출연자 : 이병민 교수(서울대 영어교육학과)




“영어, 조기 학습 중요치 않아…교육정책 발표 과정에서 학부모 반응 살피지 못해”

[윤준호] 교육부에서 발표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방과 후 영어수업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둘러싸고 좀처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교육부가 당초에 금지 방침을 또 미확정 또는 유예로 이렇게 수차례 입장을 번복하면서 오히려 혼란과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와 함께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병민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병민] 안녕하세요?

[윤준호] 지금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동시에 거론이 되니까 좀 이게 어떻게 구분이 되는지 잘 학부모님들이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요. 일단 지금 초등학교 1, 2학년까지의 방과 후 영어수업은 3월부터 금지하기로 확정이 된 거죠?

[이병민] 네, 그렇습니다. 한 2년 전에 이 부분에 대해서 미리 논의가 있었고 그래서 새롭게 2018년도 3월까지 그 이후에는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영어 방과 후 수업을 금지하는 것으로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윤준호] 그래서 초등학교 1, 2학년의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와 발을 맞춰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그러니까 초등학교 1, 2학년도 안 하는데 그 앞서도 할 필요 없다고 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방과 후 영어수업도 올 3월부터 금지하겠다한 것이 원래 교육부 방침이었죠? 그러면 이게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얘기했던 선행학습 금지 때문입니까? 이유는 뭐였죠?

[이병민] 선행학습 금지도 하나의 이유가 되고요. 제가 보기에는 어떻게 보면 유치원 과정이라고 하는 것이 누리과정이라고 하는 전체 어떻게 보면 공교육 시스템 속에 이제는 편입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이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라고 하는 것도 국가가 조금 더 깊숙이 관여해서 관찰하고 그다음에 참여하고 통제하고 그다음에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그 전체 교육 과정에 대한 어떻게 보면 일관성을 유지하는 측면에서도 뭔가 조정이 필요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윤준호] 전문가로 보시기에 초등학교 1, 2학년 그리고 그 앞서의 과정에서 영유아시기에 외국어를 배울 경우 그 효과가 과연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보십니까?

[이병민] 이 부분이 굉장히 논란이 되는 부분인데 대개는 많은 경우에 학부모들이라든지 아니면 일반인들 경우에 조기에 영어를 실시하는 것이 대단히 의미 있고 그다음에 효과도 높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윤준호] 많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특히나 어학은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고.

[이병민] 그렇죠. 실제 저희가 대학원 입학 시험에 그와 유사한 문제를 내도 사실은 영어교육과 대학원에 입학하겠다는 학생들도 거의 뭐 열에 아홉 정도는 그렇게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미국이라든지 이런 영어 환경을 가진 조건에서 만들어진 연구 결과들을 사실은 우리나라와 같은 영어가 일상에 쓰이지 않는 조건의 일방적으로 적용한 그런 왜곡된 일반화의 결과다. 그래서 사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홍보도 하고 사실은 그 효과성이라는 게 크지 않다는 것을 일반 국민들이 인식할 필요가 있는 거죠.

[윤준호] 그러니까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그러한 내용이 맞을 수 있지만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우리 같은 경우는 아이가 그렇게 되면 최소한 2개 국어 이상에 노출이 되기 때문에 그 선행학습의 효과가 별로 크지 않다, 지금 그 말씀이시죠?

[이병민] 그런데 그 시기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영어를 외국어로 쓰는 환경에서는 사실은 언제 일찍 시작했느냐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어느 정도 얼마나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연습을 하고 훈련을 하고 학습을 해야 하는 부분인데 대개는 학부모들이 언제 일찍 시작하면 좋다, 이런 편견을 가지고 가급적이면 일찍 시키려고 하는 그런 경향이 있는 것이죠.

[윤준호] 방금 말씀하신 대로 학부모들은 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고 또 특히나 내 아이는 안 시키는데 옆집 아이가 학원에 가서 벌써 5살짜리가 영어를 하고 있다, 그러면 뭔가 불안해지고 그러니까 또 보내고 이런 것 같은데 지금 결국 이 상태에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방과 후 영어수업을 못하게 하면 이게 결국은 학원으로 다 몰리는 풍선효과 나타나지 않겠습니까?

[이병민] 제가 보기에는 일단 그런 풍선효과 우리가 예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학부모들에게 예를 들어서 그것이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지 제대로 설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경우에 조기에 영어교육이 효과가 있다. 이렇게 보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것을 금지하는 경우에 사교육으로 많이 퍼져나갈 가능성은 있는데 그 부분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 아니면 그 부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잘 설득하고 그다음에 그 부분에 대한 조정을 정부도 어느 정도는 들여다봐야 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윤준호] 이미 통계를 봐도 사교육시장에서 초등학교의 사교육비 지출 1위가 바로 영어 항목이거든요. 이 통계에서 나오듯이 풍선효과로 이어질 것은 너무도 자명하게 예상이 되는데 만약에 그렇다면 교육부가 사교육시장, 학원에서의 영유아 영어수업도 금지시키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건 안 되나요?

[이병민] 저는 이 부분이 궁금한 부분인데 사실은 우리나라 사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꼭 그 부분에만 있는 게 아니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다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그 부분을 정부가 개입해서 금지시킨다든지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조치를 사실은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결국 조금 규제를 해봐야 예를 들어서 학원 심야 학습 시간을 10시까지 한다든지 이런 정도인데 사실은 어떻게 보면 제가 보기에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유아의 경우에 전일제 어린이 영어학원 같은 소위 말해서 영어유치원이라고 하는 부분들이 상당 시간을 어떻게 보면 아이들이 영어에 노출되게끔 하고 있는 그다음에 고가의 학습비를 받고 있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죠.

[윤준호] 그러니까 그게 개입이 법적으로 안 됩니까?

[이병민] 제가 법률 전문가는 아니어서 뭐라고 명확하게 답을 못 하겠는데 사실은 제가 보기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유아들이 어떤 식으로든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관리 감독관이 들어가서 그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아니면 저 같은 학자들이 들어가서 어떤 시스템이고 어떤 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사적 영역이라고 해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거죠.

[윤준호] 사실 사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교육에 보완이 되어야 할 사교육이 오히려 공교육의 목을 쥐고 흔들고 있는 형국이 되어버렸는데 지금 상황에서 더 큰 문제는 교육부가 분명히 이게 영유아시기에 어학 교육이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서 금지를 시켰다면 그리고 그게 맞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가야 하는데 금지하겠다고 했다가 학부모들이 반발하니까 아직 확정이 안 됐다고 했다가 또 6개월 유예, 1년 유예하겠다. 이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가 교육부가 더욱더 혼란을 오히려 키우는 역할만 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이병민] 이건 제가 보기에는 아마 그 정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사실은 교육 문제라고 하는 것이 학부모님들하고 가장 피부에 민감하게 다가오는 부분인데 그런 반응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깊이 있게 살펴보지 못한 부분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은 초등학교 1, 2학년이 2018년부터 금지가 되니까 그것과 맞물려서 같이 유치원이라든지 어린이집 같은 경우에도 금지하는 방향으로 가자 그랬는데 의외로 학부모들의 반발이 많았고. 사실은 유치원 방과 후에서 이루어지는 영어교육 내용은 시간적으로라든지 빈도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사교육에서 이루어지는 전일제 어린이 영어학원이라든지 그런 부분들이 더 컸던 부분에서 사실은 그 관계도 제대로 조정이 안 된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을 했던 것이죠.

[윤준호] 이게 근본적으로는 학부모들의 불안감 이것을 없애주면 될 것 같은데 예를 들어서 어린 시절, 영유아 시절의 영어교육이 효과도 없고 그렇게 효율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도 그 앞서 선행교육이 없어도 충분히 영어 잘할 수 있다. 이 신뢰만 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이병민] 그렇죠. 사실은 그 부분에서 어떻게 보면 정부가 교육 과정이라든지 아니면 교육 내용 그리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면서 사실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대학 입시라든지 상급 학교의 입시가 중요한데 그런 것들이 학교에서 제대로 영어를 배워서도 학생들이 충분히 실력을 인정받고 그런 부분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었어야 하는데 학교에서 한 10을 가르쳐놓는데 평가를 할 때든지 그런 경우에는 20이라든지 30 정도를 평가하는 경우가 발생하니까 학부모님들이 학교 영어교육만 믿고 따라가기에는 좀 불안한 부분들이 있었던 것이죠. 그러니까 계속 지속적으로 그런 부분들을 모자라는 부분들을 학원이라든지 이런 것으로 메워왔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런 부분들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 어떻게 보면 제가 보기에는 수능 시험에서 영어를 절대 평가로 했던 것이 그런 것들을 좀 더 학교를 영어교육의 중심으로 만들어서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영어를 배워도 시험이라든지 평가 이런 데에서 크게 손해보지 않는 상황을 만들겠다. 이렇게 갔던 것인데 또 거꾸로 절대 평가가 되면서 영어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모양이다, 이렇게 돼서 오히려 학교가 영어를 소홀히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게 또 문제가 되겠죠.

[윤준호] 그건 잘못된 신호인데요. 공교육 과정과 그 내용이 확충되는 것이 선결 과제겠군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병민]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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