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옮긴 ‘덕수궁 광명문’ 80년만에 제자리로

입력 2018.01.18 (09:40) 수정 2018.01.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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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1938년 덕수궁 남서쪽 구석으로 이전한 광명문(光明門)이 80년 만에 제자리인 함녕전(咸寧殿) 남쪽으로 돌아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덕수궁 광명문의 위치를 복원하는 공사를 올봄에 시작해 연내에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오늘(18일) 밝혔다.

앞서 문화재청은 2016년 광명문이 이전할 터에서 발굴공사를 진행해 문의 유구(遺構·건물의 자취)를 확인했다.

광명문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겹처마와 팔작지붕을 갖췄다. 본래 침전인 함녕전의 남쪽 행각 너머에 있었고, 1904년 덕수궁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함녕전은 소실됐으나 광명문은 화마를 겪지 않았다.

그러나 일제는 1930년대 석조전 서관을 증축해 '이왕가미술관'을 개관하면서 광명문을 현 위치로 옮겼고, 물시계인 '자격루'(국보 제229호)와 1462년에 제작된 '흥천사명 동종'(보물 제1460호)을 내부에 전시했다. 이로 인해 광명문은 문의 역할을 상실했고, 유물이 놓여 있는 야외 전시관으로 변했다.

광명문 이전 공사가 시작되면 건물 안에 있는 자격루와 흥천사명 동종은 보존처리 절차에 돌입한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유물이 오랫동안 외부에 노출돼 있었기 때문에 보존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년간 보존처리를 할 예정인데, 워낙 부피가 크고 무거운 유물들이라 보존처리 장소는 조금 더 고민해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동 목원대 명예교수는 "광명문은 침전 구역으로 하루빨리 돌아가야 한다"며 "지금 광명문 자리에는 서울시립미술관 쪽으로 연결되는 석조 구름다리가 있었는데, 이 다리도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고종과 이준 열사가 오갔던 구름다리는 정동의 역사성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유물"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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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1-18 10: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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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1938년 덕수궁 남서쪽 구석으로 이전한 광명문(光明門)이 80년 만에 제자리인 함녕전(咸寧殿) 남쪽으로 돌아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덕수궁 광명문의 위치를 복원하는 공사를 올봄에 시작해 연내에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오늘(18일) 밝혔다.

앞서 문화재청은 2016년 광명문이 이전할 터에서 발굴공사를 진행해 문의 유구(遺構·건물의 자취)를 확인했다.

광명문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겹처마와 팔작지붕을 갖췄다. 본래 침전인 함녕전의 남쪽 행각 너머에 있었고, 1904년 덕수궁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함녕전은 소실됐으나 광명문은 화마를 겪지 않았다.

그러나 일제는 1930년대 석조전 서관을 증축해 '이왕가미술관'을 개관하면서 광명문을 현 위치로 옮겼고, 물시계인 '자격루'(국보 제229호)와 1462년에 제작된 '흥천사명 동종'(보물 제1460호)을 내부에 전시했다. 이로 인해 광명문은 문의 역할을 상실했고, 유물이 놓여 있는 야외 전시관으로 변했다.

광명문 이전 공사가 시작되면 건물 안에 있는 자격루와 흥천사명 동종은 보존처리 절차에 돌입한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유물이 오랫동안 외부에 노출돼 있었기 때문에 보존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년간 보존처리를 할 예정인데, 워낙 부피가 크고 무거운 유물들이라 보존처리 장소는 조금 더 고민해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동 목원대 명예교수는 "광명문은 침전 구역으로 하루빨리 돌아가야 한다"며 "지금 광명문 자리에는 서울시립미술관 쪽으로 연결되는 석조 구름다리가 있었는데, 이 다리도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고종과 이준 열사가 오갔던 구름다리는 정동의 역사성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유물"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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