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부동산 소유 외국기업 실소유주 등록제 시행…세계 최초

입력 2018.01.20 (02:11) 수정 2018.01.2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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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거나 매입하는 외국 기업들이 최종적인 소유주, 즉 실소유주를 밝힌 등록부가 오는 2021년 시행될 예정이라고 영국 정부가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국 부동산을 소유한 외국 기업들이 실소유주를 명시하도록 의무화한 공공 등록부로는 세계 처음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약 1천700억 파운드(약 255조원) 상당의 영국 내 부동산들을 소유한 역외 페이퍼 컴퍼니들의 실소유주들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역외기업을 통해 영국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조세회피처 등에 실소유주가 드러나지 않은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뒤 이를 통해 영국의 부동산을 소유함으로써 돈세탁과 탈세를 하는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부는 지난 2004년 이래 약 1억8천만 파운드(약 2천700억원) 상당의 영국 부동산들이 부패와 관련한 범죄 수사 대상에 올랐고, 현재 수사 대상인 부동산의 75% 이상이 역외기업의 실소유주 비밀주의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부는 전날 상원에서 올여름에 관련법 초안을 공개해 내년 여름까지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입법이 완료되면 등기부는 2021년 초에 가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등록부 운영 계획은 지난 2016년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런던에서 열린 반부패 정상회의에서 처음 내놨다.

그해 4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인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가 공개돼 조세회피처 등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대규모 조세회피와 돈세탁을 막기 위한 각 정부의 시급한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됐었다.

실제 가디언과 더타임스는 파나마 페이퍼스 자료 분석 결과 세계 각국의 전·현직 정상들과 기업인, 유명인사들이 탈세 온상으로 지목된 파나마 로펌을 통해 역외기업을 설립해 영국에서 부동산 등 고액 자산을 몰래 소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더타임스 등은 역외기업 실소유주 등록제가 시행되면 돈세탁이나 재산을 은닉하려는 목적으로 런던 부동산을 샀던 슈퍼리치 등이 부동산을 팔 것으로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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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1-20 10:16:09
    국제
영국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거나 매입하는 외국 기업들이 최종적인 소유주, 즉 실소유주를 밝힌 등록부가 오는 2021년 시행될 예정이라고 영국 정부가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국 부동산을 소유한 외국 기업들이 실소유주를 명시하도록 의무화한 공공 등록부로는 세계 처음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약 1천700억 파운드(약 255조원) 상당의 영국 내 부동산들을 소유한 역외 페이퍼 컴퍼니들의 실소유주들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역외기업을 통해 영국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조세회피처 등에 실소유주가 드러나지 않은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뒤 이를 통해 영국의 부동산을 소유함으로써 돈세탁과 탈세를 하는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부는 지난 2004년 이래 약 1억8천만 파운드(약 2천700억원) 상당의 영국 부동산들이 부패와 관련한 범죄 수사 대상에 올랐고, 현재 수사 대상인 부동산의 75% 이상이 역외기업의 실소유주 비밀주의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부는 전날 상원에서 올여름에 관련법 초안을 공개해 내년 여름까지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입법이 완료되면 등기부는 2021년 초에 가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등록부 운영 계획은 지난 2016년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런던에서 열린 반부패 정상회의에서 처음 내놨다.

그해 4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인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가 공개돼 조세회피처 등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대규모 조세회피와 돈세탁을 막기 위한 각 정부의 시급한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됐었다.

실제 가디언과 더타임스는 파나마 페이퍼스 자료 분석 결과 세계 각국의 전·현직 정상들과 기업인, 유명인사들이 탈세 온상으로 지목된 파나마 로펌을 통해 역외기업을 설립해 영국에서 부동산 등 고액 자산을 몰래 소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더타임스 등은 역외기업 실소유주 등록제가 시행되면 돈세탁이나 재산을 은닉하려는 목적으로 런던 부동산을 샀던 슈퍼리치 등이 부동산을 팔 것으로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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