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행왔다가 ‘참변’…‘여관 참사’ 세 모녀의 안타까운 사연은?

20일 새벽 서울 종로의 한 여관에서 발생한 '화풀이 방화' 참사의 희생자 가운데 자녀들의 방학을 맞아 서울을 찾은 세 모녀가 포함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화재 참사 당시 1층 같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 모(34) 씨와 14살, 11살 두 딸은 지난 15일 전남에 있는 집을 떠나 전국 각지를 여행했으며, 여행 닷새째인 19일 서울에 도착해 서울장여관에 짐을 푼 것으로 전해졌다. 세 모녀는 다음날 여행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 3시쯤 방화 피의자 유모 씨가 지른 불에 참변을 당했다.

업무 때문에 여행에 동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박 씨의 남편과 친척 등 세 모녀의 유족들은 이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들러 시신을 확인한 뒤 서울 혜화 경찰서에 출석해 피해자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장여관에 국화 수십 송이...시민들 추모 발길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늘 오후 '홧김 방화'로 참극이 일어난 서울장여관 앞에는 시민들이 추모의 뜻을 드러내기 위해 놓은 것으로 보이는 국화 수십 송이가 있었다.

국화 곁에는 장례식이나 제사에 쓰이는 향이 재를 담은 그릇과 함께 놓여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현장에서는 또 한 시민이 절을 올리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부상자중 1명 또 숨져..희생자 모두 6명으로 늘어

특히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김 모(54) 씨가 오늘 오후 추가로 숨지면서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은 모두 6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숨진 김 씨를 비롯한 희생자 6명에 대한 부검을 내일 진행할 예정이다.

'홧김 방화' 피의자 유모(54) 씨 구속영장 발부

이런 가운데 홧김 방화로 사망 6명의 참극을 불러온 방화 피의자 유모 씨는 오늘 오후 현존건조물 방화 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조사 결과 유 씨는 술을 마신 뒤 여관에 들어가 업주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근처 주유소에서 휘발유 10ℓ를 구입해 여관에 돌아온 뒤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