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마비’라는데 선수급 다리찢기…모녀 보험사기 적발

입력 2018.01.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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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사지마비 환자 행세를 하면서 보험금을 타낸 모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와 사기미수 혐의로 보험설계사인 모친 고 모(65) 씨와 딸 정 모(3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사기 방조 혐의로 딸의 남자친구 박 모(33) 씨도 입건했다.

보험설계사인 어머니가 딸에게 사지마비 행세 시켜

정 씨 등은 2007년 4월 지인의 승용차를 타고 가다가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사지 마비 후유장애 진단을 받아내 약 10년 동안 수도권의 병원 14곳을 옮겨 다니면서 사지 마비 환자 행세를 해 보험금 3억 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정 씨의 어머니인 고 씨는 보험설계사로 일하면서 사지 마비 후유장애 진단을 받으면 많은 보험금을 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딸에게 환자 행세를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모녀는 보험사 5곳에서 보험금 3억 원을 받고도, 보험금을 추가로 받기 위해 21억 원 상당의 소송까지 하고 있었다.

사지마비라는데 야밤에 '뚜벅뚜벅'..."귀신 본 줄 알았다"

하지만 이들의 사기 행각은 결국 꼬리를 밟히고 말았다. 지난해 5월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정 씨가 불이 꺼진 밤사이에 멀쩡히 화장실에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목격자는 낮 동안 꼼짝없이 누워있는 줄 알았던 정 씨가 걸어나가자 "귀신이라도 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간호사도 이를 목격해 병원 진료기록부에 이런 사실을 기재했다. 이후 정 씨의 남자친구가 박 씨가 사촌오빠 행세를 하며 관련 내용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씨를 진료했던 의사는 정 씨가 걸어 다니는 영상을 보고 "사지 마비 환자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라면서 "나도 속았다"고 말했다. 정 씨의 휴대전화에는 그네를 즐겁게 타는 모습도 발견됐다.


정 씨 등은 검거됐을 당시에도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이 확보한 영상들을 증거로 제시하자 범행을 시인했다. 고 씨도 경찰에서 "내가 딸을 그렇게 만들었다"면서 "오히려 이제 마음이 편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 혐의가 확인될 경우 절차에 따라 제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한다"면서 "적극적으로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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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지마비’라는데 선수급 다리찢기…모녀 보험사기 적발
    • 입력 2018-01-23 12:38:53
    취재K
10년 동안 사지마비 환자 행세를 하면서 보험금을 타낸 모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와 사기미수 혐의로 보험설계사인 모친 고 모(65) 씨와 딸 정 모(3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사기 방조 혐의로 딸의 남자친구 박 모(33) 씨도 입건했다.

보험설계사인 어머니가 딸에게 사지마비 행세 시켜

정 씨 등은 2007년 4월 지인의 승용차를 타고 가다가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사지 마비 후유장애 진단을 받아내 약 10년 동안 수도권의 병원 14곳을 옮겨 다니면서 사지 마비 환자 행세를 해 보험금 3억 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정 씨의 어머니인 고 씨는 보험설계사로 일하면서 사지 마비 후유장애 진단을 받으면 많은 보험금을 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딸에게 환자 행세를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모녀는 보험사 5곳에서 보험금 3억 원을 받고도, 보험금을 추가로 받기 위해 21억 원 상당의 소송까지 하고 있었다.

사지마비라는데 야밤에 '뚜벅뚜벅'..."귀신 본 줄 알았다"

하지만 이들의 사기 행각은 결국 꼬리를 밟히고 말았다. 지난해 5월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정 씨가 불이 꺼진 밤사이에 멀쩡히 화장실에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목격자는 낮 동안 꼼짝없이 누워있는 줄 알았던 정 씨가 걸어나가자 "귀신이라도 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간호사도 이를 목격해 병원 진료기록부에 이런 사실을 기재했다. 이후 정 씨의 남자친구가 박 씨가 사촌오빠 행세를 하며 관련 내용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씨를 진료했던 의사는 정 씨가 걸어 다니는 영상을 보고 "사지 마비 환자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라면서 "나도 속았다"고 말했다. 정 씨의 휴대전화에는 그네를 즐겁게 타는 모습도 발견됐다.


정 씨 등은 검거됐을 당시에도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이 확보한 영상들을 증거로 제시하자 범행을 시인했다. 고 씨도 경찰에서 "내가 딸을 그렇게 만들었다"면서 "오히려 이제 마음이 편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 혐의가 확인될 경우 절차에 따라 제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한다"면서 "적극적으로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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