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황우석 사태’…日 교토대, 만능세포 논문 조작

입력 2018.01.23 (21:01) 수정 2018.01.2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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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유도만능줄기(iPS)세포(이하 만능세포) 관련 논문이 날조된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2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교토(京都)대는 이 대학 iPS세포연구소의 야마미즈 고헤이(山水康平·36) 조교(한국의 조교수와 유사)가 작년 2월 발표한 iPS세포 관련 논문에서 데이터 조작이 있었다고 전날 발표했다.

교토대는 논문을 구성하는 도표 17곳에서 작성자의 주장에 맞도록 유리한 쪽으로 데이터 조작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는 iPS세포 연구로 지난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곳이며, 야마나카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직접 사과에 나섰다.

야마미즈 조교의 문제의 논문은 iPS세포로부터 뇌혈관세포를 제작해 혈중의 약물과 유해물질이 뇌에 들어가는 것을 막도록 '혈액뇌관문'의 기능을 가진 구조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음을 밝힌 것이다. 작년 3월에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스템 셀 리포트(Stem Cell Reports)'에 실리기도 했다.

교토대는 논문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내부 신고를 받은 뒤 작년 9월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조사를 진행했다.

교토대가 논문의 날조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학 측은 이 논문의 등록 철회를 신청하는 한편 조만간 관계자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사안을 포함해 일본 학술계에는 논문 조작 의혹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도쿄(東京)대는 분자세포생물학연구소의 와타나베 요시노리(渡邊嘉典) 교수 등이 세포분열 관련 염색체 활동에 대한 연구 등을 정리한 논문 5편이 실험을 실제로 하지 않고 데이터를 날조해 그래프를 작성하거나 영상의 선명도를 가공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이 대학에서는 2014년에도 논문 자료 조작·날조 문제가 불거져 33편의 논문과 관련, 11명의 부정행위자가 적발됐었다.

지난해 10월에는 구마모토(熊本) 지진 당시 대학 연구팀이 측정한 지진 데이터가 다른 곳의 데이터를 베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토목학회 지진공학위원회는 지난해 4월 구마모토 지진 당시 오사카(大阪)대와 교토(京都)대 팀이 관측했다고 주장하는 지진 데이터가 다른 연구소가 측정한 데이터와 특징이 닮았다고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번에 논문 날조가 확인된 iPS세포 분야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세계를 선도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있어서 파문이 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10년간 도쿄대 iPS세포연구소를 중심으로 관련 분야에 1천100억엔(약 1조56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야마나카 소장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야마나카 소장 자신도 기자회견에서 "소장직 퇴진을 포함해 책임을 지는 방식을 검토하겠다. 환자와 지원자들에게 사죄한다"고 말했다.

문부과학성 간부는 도쿄신문에 "iPS세포는 의료분야에서 일본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소수의 연구 영역이다. 이런 기대를 받는 영역이어서 (논문 날조가) 더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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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23 21:01:03
    • 수정2018-01-23 21:21:27
    국제
일본에서 유도만능줄기(iPS)세포(이하 만능세포) 관련 논문이 날조된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2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교토(京都)대는 이 대학 iPS세포연구소의 야마미즈 고헤이(山水康平·36) 조교(한국의 조교수와 유사)가 작년 2월 발표한 iPS세포 관련 논문에서 데이터 조작이 있었다고 전날 발표했다.

교토대는 논문을 구성하는 도표 17곳에서 작성자의 주장에 맞도록 유리한 쪽으로 데이터 조작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는 iPS세포 연구로 지난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곳이며, 야마나카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직접 사과에 나섰다.

야마미즈 조교의 문제의 논문은 iPS세포로부터 뇌혈관세포를 제작해 혈중의 약물과 유해물질이 뇌에 들어가는 것을 막도록 '혈액뇌관문'의 기능을 가진 구조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음을 밝힌 것이다. 작년 3월에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스템 셀 리포트(Stem Cell Reports)'에 실리기도 했다.

교토대는 논문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내부 신고를 받은 뒤 작년 9월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조사를 진행했다.

교토대가 논문의 날조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학 측은 이 논문의 등록 철회를 신청하는 한편 조만간 관계자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사안을 포함해 일본 학술계에는 논문 조작 의혹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도쿄(東京)대는 분자세포생물학연구소의 와타나베 요시노리(渡邊嘉典) 교수 등이 세포분열 관련 염색체 활동에 대한 연구 등을 정리한 논문 5편이 실험을 실제로 하지 않고 데이터를 날조해 그래프를 작성하거나 영상의 선명도를 가공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이 대학에서는 2014년에도 논문 자료 조작·날조 문제가 불거져 33편의 논문과 관련, 11명의 부정행위자가 적발됐었다.

지난해 10월에는 구마모토(熊本) 지진 당시 대학 연구팀이 측정한 지진 데이터가 다른 곳의 데이터를 베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토목학회 지진공학위원회는 지난해 4월 구마모토 지진 당시 오사카(大阪)대와 교토(京都)대 팀이 관측했다고 주장하는 지진 데이터가 다른 연구소가 측정한 데이터와 특징이 닮았다고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번에 논문 날조가 확인된 iPS세포 분야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세계를 선도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있어서 파문이 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10년간 도쿄대 iPS세포연구소를 중심으로 관련 분야에 1천100억엔(약 1조56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야마나카 소장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야마나카 소장 자신도 기자회견에서 "소장직 퇴진을 포함해 책임을 지는 방식을 검토하겠다. 환자와 지원자들에게 사죄한다"고 말했다.

문부과학성 간부는 도쿄신문에 "iPS세포는 의료분야에서 일본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소수의 연구 영역이다. 이런 기대를 받는 영역이어서 (논문 날조가) 더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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