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참사 키운 ‘과밀 병실’…용도 변경도 제멋대로

입력 2018.01.28 (21:04) 수정 2018.01.2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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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 취재진이 세종병원의 건축도면을 입수해서 분석해봤더니 일부 병실은 시설 규정을 위반해 규정보다 더 많은 환자를 받은 '과밀 병실'로 확인됐습니다.

여기에 건물 용도 변경까지 제멋대로였는데요.

병원 측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손원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환자 9명이 숨진 3층 중환자실 면적은 약 100㎡.

허가 당시 법에는 중환자실 한 명당 면적을 최소 10㎡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10병상을 둘 수 있는 규모지만 세종병원은 지난 2015년 병상 3개를 늘리는 등 현재 2배인 20병상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병실 기준을 적용한 탓입니다.

그런데 밀양보건소는 세종병원에 중환자실이 없다고 말합니다.

[밀양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중환자실이 없습니다. 거기에는. 의료법상에 시설기준이 있거든요. 중환자실은 없습니다."]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2층 병실도 과밀상태였습니다.

도면에는 수술실과 물리치료실인 공간을 병실로 바꿔 모두 39병상을 운영했는데 강화된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14병상이나 더 많습니다.

지금은 허용되지 않는 5인 이상 병실도 전체 9곳이나 됩니다.

[양중간/2층 입원환자 : "((입원하셨던) 207호가 어딘가요?) (물리치료실 자리) 여기입니다. 밑에 응급실이고요. 불난 자리. 2층인데 왜 이렇게 돼 있지?"]

병원이 과밀로 운영되면서 사망자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세종병원이 응급실과 병실의 위치와 규모를 수시로 바꿔왔지만 관계 당국은 14년 전 도면을 갖고 화재에 대응해야 했습니다.

과밀 병실 운영에다 제멋대로 용도 변경이 참사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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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참사 키운 ‘과밀 병실’…용도 변경도 제멋대로
    • 입력 2018-01-28 21:06:57
    • 수정2018-01-28 21: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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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 취재진이 세종병원의 건축도면을 입수해서 분석해봤더니 일부 병실은 시설 규정을 위반해 규정보다 더 많은 환자를 받은 '과밀 병실'로 확인됐습니다.

여기에 건물 용도 변경까지 제멋대로였는데요.

병원 측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손원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환자 9명이 숨진 3층 중환자실 면적은 약 100㎡.

허가 당시 법에는 중환자실 한 명당 면적을 최소 10㎡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10병상을 둘 수 있는 규모지만 세종병원은 지난 2015년 병상 3개를 늘리는 등 현재 2배인 20병상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병실 기준을 적용한 탓입니다.

그런데 밀양보건소는 세종병원에 중환자실이 없다고 말합니다.

[밀양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중환자실이 없습니다. 거기에는. 의료법상에 시설기준이 있거든요. 중환자실은 없습니다."]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2층 병실도 과밀상태였습니다.

도면에는 수술실과 물리치료실인 공간을 병실로 바꿔 모두 39병상을 운영했는데 강화된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14병상이나 더 많습니다.

지금은 허용되지 않는 5인 이상 병실도 전체 9곳이나 됩니다.

[양중간/2층 입원환자 : "((입원하셨던) 207호가 어딘가요?) (물리치료실 자리) 여기입니다. 밑에 응급실이고요. 불난 자리. 2층인데 왜 이렇게 돼 있지?"]

병원이 과밀로 운영되면서 사망자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세종병원이 응급실과 병실의 위치와 규모를 수시로 바꿔왔지만 관계 당국은 14년 전 도면을 갖고 화재에 대응해야 했습니다.

과밀 병실 운영에다 제멋대로 용도 변경이 참사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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