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날개 13억개, 30초 54억 원…올해 슈퍼볼 광고 키워드는?

입력 2018.02.05 (18:44) 수정 2018.02.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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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날개 13억 개, 30초 광고에 54억 원…1억8800만 명 시청

닭날개 13억 개, 30초 광고에 54억 원…1억8800만 명 시청

미국의 일요일은 보통 조용합니다. 아무리 인기 있는 식당이라도 일요일은 대부분 쉽니다. 신도 세상을 창조한 뒤 하루 쉬셨다는데, ‘국기에 대한 경례’에 조차 하나님 아래 하나의 국가를 표방하는 나라(one nation under God)이니 일요일을 평화롭게 보내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일년 중 예외적으로 시끄러운 일요일이 바로 오늘(현지시각 4일)입니다. 2018 슈퍼볼 게임이 열린 날이죠.

거리응원 No! 홈파티 YES!...닭날개 13억 개 소비

야구와 농구도 인기종목이지만, 미식축구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랑은 유별납니다. 많은 미국인이 이날은 삼삼오오 모여 홈파티 열고 함께 게임을 보는 방식으로 축제를 즐깁니다. 우리 설날 떡국, 추석 송편이 공식처럼 따라오듯, 슈퍼볼 시청에는 치킨 윙(닭날개)과 피자 또는 핫도그, 딥 (과자 찍어먹는 소스)이 꼭 있어야 한답니다.

슈퍼볼 시작을 앞두고 홈파티 준비중! 상단부터 칩과 딥, 핫도그용 소시지, 마카로니치즈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주인공 닭날개는 그릴 위에 있었는데 그릇에 담기는 중이라 잠시 외출 중…슈퍼볼 시작을 앞두고 홈파티 준비중! 상단부터 칩과 딥, 핫도그용 소시지, 마카로니치즈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주인공 닭날개는 그릴 위에 있었는데 그릇에 담기는 중이라 잠시 외출 중…

USA 투데이는 올해 슈퍼볼 시청 (예상)인구가 지난해와 비슷한 1억 8천8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전미소매연맹(National Retail Federation) 조사에 따르면 1인당 소비액은 $81로 지난해보다 늘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파티를 주최하는 사람은 우리나라 인구에 육박하는 4천5백만 명, 그리고 파티에 참석하겠다는 인원은 6천9백만 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바, 레스토랑에서 시청하겠다는 사람들은 천백만 명에 그쳤(?)습니다. 이들이 소비하는 닭날개는 13억5천만 개로 (추정)집계됩니다.

채널 돌리지 않는 1억명...30초에 54억 원

이렇게 파티를 열어 함께 모여서 시청하다보니 채널도 잘 돌리지 않습니다. 게임은 보통 세 시간 이상에 이릅니다. 코드 커팅(비싼 케이블 서비스를 끊는 것)이 난무하고 광고만 나오면 ‘노룩패스’하는 시대에 채널을 돌리지 않는 1억 명의 시청자가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슈퍼볼은 광고주들의 각축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30초 광고 스팟을 얻는 대가는 최소 5백만 달러 (54억 원) 이상인데요, 1년에 한 번 열리는 영화계의 빅 이벤트 아카데미 시상식의 광고비 190만 달러(약 20억 원)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겁니다. 슈퍼볼 열리기 직전 준결승 게임의 광고비는 2백 50만 달러로 슈퍼볼 광고 단가의 절반 정도지만, 역시 아카데미 시상식보다는 비쌉니다.

올해 슈퍼볼 광고 키워드 ‘복고. 유머. 휴머니즘’

게다가 서로 눈에 띄는 광고를 만들겠다고 경쟁을 벌여서 광고 내용이 이슈로 떠오릅니다. 게임을 앞둔 지난 주 기업들이 슈퍼볼 광고 영상을 사전 공개하면서 뉴스마다 슈퍼볼 광고 이야기로 가득했습니다. 잘 만들고 재미있는 광고가 더 많이 회자되는 건 당연할텐데요. 올해 키워드는 복고, 유머, 휴머니즘으로 압축됩니다.

펩시는 1980년대 슈퍼모델 신디 크로포드를 비롯해, 시원하게 내달리는 차가 바퀴 자국과 불을 남기고 사라지는 <백투더퓨처>를 조합한 복고 광고로 추억 팔이에 나섰습니다. 과자 '도리토스'와 음료 '마운틴듀'가 콜라보레이션에 나선 광고도 좋은 평을 얻었는데요. <왕좌의 게임>에서 유명세를 얻은 배우 피터 딩클리지와 모건 프리먼이 각각 불과 얼음의 이미지를 내세워 랩 배틀을 벌이는 겁니다. (랩을 못 알아들어서 그런지) 문화권이 달라서인지 썩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펩시 광고 링크
도리토스 광고 링크

개인적으로는 <기묘한 이야기>의 주연 배우 데이빗 하버가 우스꽝스럽게 출연한 세탁 세제 타이드광고가 인상 깊었습니다. 올드 스파이스 스킨로션 광고인줄 알고 보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건 세제 광고예요.”하며 반전 매력을 뽐내는 게 발칙하더군요. 모회사가 같은 두 개의 다른 제품을 한 광고에서 효과적으로 노출한 것도 똑똑하게 보였습니다.

타이드 세제 광고 링크

한국 기업 중 현대, 기아차도 광고전쟁 동참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광고전쟁에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는 현대와 기아가 각각 광고에 나섰습니다. 현대는 자사 차를 구매하는 모든 고객이 소아암 환자에게 기부하게 된다는 착한 기업 이미지 광고 등 2개를 제작했습니다. 기아는 락그룹 에어로 스미스의 리더 스티븐 타일러가 레이싱 트랙에서 기아차 ‘스팅어’를 타고 아주 빠른 속력으로 후진을 하면서, 카리스마를 뿜던 젊은 시절로 돌아가 팬들의 애간장을 녹인다는 설정을 내세웠습니다. 각 회사마다 수백억 원의 광고비를 쓴만큼 결과도 좋을지는 두고봐야겠습니다.

현대 광고 링크
기아 광고 링크

하프타임쇼 저스틴 팀버레이크... 올해도 '악플'

가장 인기있고 퍼포먼스가 좋은 가수들을 초청하는 슈퍼볼 하프타임쇼에 올해는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올랐습니다. 하지만 저스틴과 슈퍼볼 공연은 영 궁합이 맞지 않는 듯 합니다. 2004년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에서는 재닛 잭슨의 옷을 벗겨 상반신 노출 사건을 일으켰는데, 올해 행사에서는 프린스 팬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슈퍼볼이 개최된 장소가 미네소타임을 감안해 20016년 숨진 미네소타 출신의 전설적인 가수 프린스를 대형 스크린에 프로젝터로 비추면서 헌정 공연을 벌였는데요. 문제는 가수 프린스가 생전에 홀로그램으로 고인이 된 스타를 공연에 세우는 것은 '악마적'이라고 반감을 드러낸 바 있기 때문입니다. 프린스의 팬들은 앞서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홀로그램으로 프린스 헌정 공연을 연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반대한 바 있습니다. 저스틴 역시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해 놓고, 실제로는 연출 방식을 대형 빔프로젝터로 바꾼 것에 불과해 팬들의 반응이 나쁘다며 현지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2018 슈퍼볼 하프타임에서 벌어진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프린스 헌정 공연이 악평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타임.

이제는 평창 올림픽...전 세계 스포츠팬 이목 집중되기를!

미네소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수퍼볼의 우승 트로피는 필라델피아 이글즈에게 갔습니다. 승패를 떠나 슈퍼볼 게임 당일이 축제로 여겨지며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잔칫날로 자리 잡은 문화가 참 좋아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스포츠 게임 하나가 끝났고 이제는 동계올림픽이 곧 평창에서 개최됩니다. 남북 단일팀에 대한 평가가 정치적으로 달리 해석되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아무튼 미국의 미식축구 팬들을비롯해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대한민국 평창에 집중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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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날개 13억개, 30초 54억 원…올해 슈퍼볼 광고 키워드는?
    • 입력 2018-02-05 18:44:05
    • 수정2018-02-07 10:44:17
    김가림의 생생 샌프란
미국의 일요일은 보통 조용합니다. 아무리 인기 있는 식당이라도 일요일은 대부분 쉽니다. 신도 세상을 창조한 뒤 하루 쉬셨다는데, ‘국기에 대한 경례’에 조차 하나님 아래 하나의 국가를 표방하는 나라(one nation under God)이니 일요일을 평화롭게 보내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일년 중 예외적으로 시끄러운 일요일이 바로 오늘(현지시각 4일)입니다. 2018 슈퍼볼 게임이 열린 날이죠. 거리응원 No! 홈파티 YES!...닭날개 13억 개 소비 야구와 농구도 인기종목이지만, 미식축구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랑은 유별납니다. 많은 미국인이 이날은 삼삼오오 모여 홈파티 열고 함께 게임을 보는 방식으로 축제를 즐깁니다. 우리 설날 떡국, 추석 송편이 공식처럼 따라오듯, 슈퍼볼 시청에는 치킨 윙(닭날개)과 피자 또는 핫도그, 딥 (과자 찍어먹는 소스)이 꼭 있어야 한답니다. 슈퍼볼 시작을 앞두고 홈파티 준비중! 상단부터 칩과 딥, 핫도그용 소시지, 마카로니치즈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주인공 닭날개는 그릴 위에 있었는데 그릇에 담기는 중이라 잠시 외출 중… USA 투데이는 올해 슈퍼볼 시청 (예상)인구가 지난해와 비슷한 1억 8천8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전미소매연맹(National Retail Federation) 조사에 따르면 1인당 소비액은 $81로 지난해보다 늘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파티를 주최하는 사람은 우리나라 인구에 육박하는 4천5백만 명, 그리고 파티에 참석하겠다는 인원은 6천9백만 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바, 레스토랑에서 시청하겠다는 사람들은 천백만 명에 그쳤(?)습니다. 이들이 소비하는 닭날개는 13억5천만 개로 (추정)집계됩니다. 채널 돌리지 않는 1억명...30초에 54억 원 이렇게 파티를 열어 함께 모여서 시청하다보니 채널도 잘 돌리지 않습니다. 게임은 보통 세 시간 이상에 이릅니다. 코드 커팅(비싼 케이블 서비스를 끊는 것)이 난무하고 광고만 나오면 ‘노룩패스’하는 시대에 채널을 돌리지 않는 1억 명의 시청자가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슈퍼볼은 광고주들의 각축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30초 광고 스팟을 얻는 대가는 최소 5백만 달러 (54억 원) 이상인데요, 1년에 한 번 열리는 영화계의 빅 이벤트 아카데미 시상식의 광고비 190만 달러(약 20억 원)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겁니다. 슈퍼볼 열리기 직전 준결승 게임의 광고비는 2백 50만 달러로 슈퍼볼 광고 단가의 절반 정도지만, 역시 아카데미 시상식보다는 비쌉니다. 올해 슈퍼볼 광고 키워드 ‘복고. 유머. 휴머니즘’ 게다가 서로 눈에 띄는 광고를 만들겠다고 경쟁을 벌여서 광고 내용이 이슈로 떠오릅니다. 게임을 앞둔 지난 주 기업들이 슈퍼볼 광고 영상을 사전 공개하면서 뉴스마다 슈퍼볼 광고 이야기로 가득했습니다. 잘 만들고 재미있는 광고가 더 많이 회자되는 건 당연할텐데요. 올해 키워드는 복고, 유머, 휴머니즘으로 압축됩니다. 펩시는 1980년대 슈퍼모델 신디 크로포드를 비롯해, 시원하게 내달리는 차가 바퀴 자국과 불을 남기고 사라지는 <백투더퓨처>를 조합한 복고 광고로 추억 팔이에 나섰습니다. 과자 '도리토스'와 음료 '마운틴듀'가 콜라보레이션에 나선 광고도 좋은 평을 얻었는데요. <왕좌의 게임>에서 유명세를 얻은 배우 피터 딩클리지와 모건 프리먼이 각각 불과 얼음의 이미지를 내세워 랩 배틀을 벌이는 겁니다. (랩을 못 알아들어서 그런지) 문화권이 달라서인지 썩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펩시 광고 링크 도리토스 광고 링크 개인적으로는 <기묘한 이야기>의 주연 배우 데이빗 하버가 우스꽝스럽게 출연한 세탁 세제 타이드광고가 인상 깊었습니다. 올드 스파이스 스킨로션 광고인줄 알고 보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건 세제 광고예요.”하며 반전 매력을 뽐내는 게 발칙하더군요. 모회사가 같은 두 개의 다른 제품을 한 광고에서 효과적으로 노출한 것도 똑똑하게 보였습니다. 타이드 세제 광고 링크 한국 기업 중 현대, 기아차도 광고전쟁 동참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광고전쟁에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는 현대와 기아가 각각 광고에 나섰습니다. 현대는 자사 차를 구매하는 모든 고객이 소아암 환자에게 기부하게 된다는 착한 기업 이미지 광고 등 2개를 제작했습니다. 기아는 락그룹 에어로 스미스의 리더 스티븐 타일러가 레이싱 트랙에서 기아차 ‘스팅어’를 타고 아주 빠른 속력으로 후진을 하면서, 카리스마를 뿜던 젊은 시절로 돌아가 팬들의 애간장을 녹인다는 설정을 내세웠습니다. 각 회사마다 수백억 원의 광고비를 쓴만큼 결과도 좋을지는 두고봐야겠습니다. 현대 광고 링크 기아 광고 링크 하프타임쇼 저스틴 팀버레이크... 올해도 '악플' 가장 인기있고 퍼포먼스가 좋은 가수들을 초청하는 슈퍼볼 하프타임쇼에 올해는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올랐습니다. 하지만 저스틴과 슈퍼볼 공연은 영 궁합이 맞지 않는 듯 합니다. 2004년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에서는 재닛 잭슨의 옷을 벗겨 상반신 노출 사건을 일으켰는데, 올해 행사에서는 프린스 팬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슈퍼볼이 개최된 장소가 미네소타임을 감안해 20016년 숨진 미네소타 출신의 전설적인 가수 프린스를 대형 스크린에 프로젝터로 비추면서 헌정 공연을 벌였는데요. 문제는 가수 프린스가 생전에 홀로그램으로 고인이 된 스타를 공연에 세우는 것은 '악마적'이라고 반감을 드러낸 바 있기 때문입니다. 프린스의 팬들은 앞서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홀로그램으로 프린스 헌정 공연을 연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반대한 바 있습니다. 저스틴 역시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해 놓고, 실제로는 연출 방식을 대형 빔프로젝터로 바꾼 것에 불과해 팬들의 반응이 나쁘다며 현지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2018 슈퍼볼 하프타임에서 벌어진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프린스 헌정 공연이 악평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타임. 이제는 평창 올림픽...전 세계 스포츠팬 이목 집중되기를! 미네소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수퍼볼의 우승 트로피는 필라델피아 이글즈에게 갔습니다. 승패를 떠나 슈퍼볼 게임 당일이 축제로 여겨지며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잔칫날로 자리 잡은 문화가 참 좋아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스포츠 게임 하나가 끝났고 이제는 동계올림픽이 곧 평창에서 개최됩니다. 남북 단일팀에 대한 평가가 정치적으로 달리 해석되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아무튼 미국의 미식축구 팬들을비롯해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대한민국 평창에 집중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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