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기념지폐’ 사려면 계좌 개설? 대형은행 잇속 챙기기 논란

입력 2018.02.07 (17:30) 수정 2018.02.0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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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기념지폐 사려면 계좌 뚫어라?”…하나銀 잇속 챙기기 논란

“평창 기념지폐 사려면 계좌 뚫어라?”…하나銀 잇속 챙기기 논란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지폐를 판매하는 한 은행이 기념지폐를 팔면서 계좌개설을 강제해 논란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한국은행을 통해 액면가 2,000원권 기념지폐를 발행했다.

주요 은행 등은 조직위를 대신해 창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지폐를 판매했는데, 하나은행은 기념지폐 구매를 위해 의무적으로 하나은행 계좌로 구매금액을 이체토록 했다. 이에 하나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 하나은행에서 기념지폐를 사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하나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5일 하나은행과 함께 2차 예약판매를 진행한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 다른 기념지폐 판매처는 해당 은행 계좌가 없어도 현금으로 기념지폐를 구매할 수 있었는데, 유독 하나은행만 계좌이체를 통해 기념지폐를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진행된 1차 예약판매에서도 역시 하나은행에서 기념지폐를 사려면 계좌를 만들어야 했다.

취미로 기념주화를 수집하는 도모 씨(경남 거제·50)는 "통장 개설 안 하면 기념지폐를 살 수 없게 한 것은 평창기념지폐를 볼모로 하나은행 통장개설 실적을 올리겠다는 것"이라며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국민을 상대로 자기들 잇속을 챙기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혹시라도 모를 자금세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고객정보 추적이 가능한 계좌이체 방식으로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주화를 판매했다"며 "기념지폐는 인당 20장의 제한이 있었지만 300만 원이 넘는 상품도 있는 기념주화는 구매제한도 없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고액거래가 가능했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사상 첫 기념지폐로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몰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발행된 기념 은행권인 동시에 처음으로 발행된 2,000원권인 만큼 평창 기념지폐는 지폐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1차로 약 220만 장을 예약판매했을 때에도 일주일 안에 모두 팔렸고, 지난 5일부터 시작된 2차 예약판매에서는 약 8만 5,000장의 물량이 첫날 모두 팔려나갔다. 1차와 2차 예약판매를 하고 남은 기념지폐는 평창동계올림픽 현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중고나라에서는 이미 3배 이상에 팔려

이 같은 인기에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지폐는 이미 판매가격인 8,000원의 3배를 넘는 장당 2만~2만 5,000원 수준에 중고나라 등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다. 액면가 대비로는 10배가 넘는 금액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중고나라 캡처인터넷 커뮤니티 중고나라 캡처

2,000원권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지폐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총 230만 장(낱장 기준)을 발행해 액면가 2,000원권 한 장당 8,000원에 판매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는 "기념지폐 제조비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내는 사용료, 판매를 위한 부대비용 등이 더해져 액면가보다 높은 8,000원으로 가격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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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기념지폐’ 사려면 계좌 개설? 대형은행 잇속 챙기기 논란
    • 입력 2018-02-07 17:30:58
    • 수정2018-02-07 18:33:35
    취재K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지폐를 판매하는 한 은행이 기념지폐를 팔면서 계좌개설을 강제해 논란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한국은행을 통해 액면가 2,000원권 기념지폐를 발행했다.

주요 은행 등은 조직위를 대신해 창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지폐를 판매했는데, 하나은행은 기념지폐 구매를 위해 의무적으로 하나은행 계좌로 구매금액을 이체토록 했다. 이에 하나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 하나은행에서 기념지폐를 사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하나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5일 하나은행과 함께 2차 예약판매를 진행한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 다른 기념지폐 판매처는 해당 은행 계좌가 없어도 현금으로 기념지폐를 구매할 수 있었는데, 유독 하나은행만 계좌이체를 통해 기념지폐를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진행된 1차 예약판매에서도 역시 하나은행에서 기념지폐를 사려면 계좌를 만들어야 했다.

취미로 기념주화를 수집하는 도모 씨(경남 거제·50)는 "통장 개설 안 하면 기념지폐를 살 수 없게 한 것은 평창기념지폐를 볼모로 하나은행 통장개설 실적을 올리겠다는 것"이라며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국민을 상대로 자기들 잇속을 챙기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혹시라도 모를 자금세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고객정보 추적이 가능한 계좌이체 방식으로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주화를 판매했다"며 "기념지폐는 인당 20장의 제한이 있었지만 300만 원이 넘는 상품도 있는 기념주화는 구매제한도 없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고액거래가 가능했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사상 첫 기념지폐로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몰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발행된 기념 은행권인 동시에 처음으로 발행된 2,000원권인 만큼 평창 기념지폐는 지폐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1차로 약 220만 장을 예약판매했을 때에도 일주일 안에 모두 팔렸고, 지난 5일부터 시작된 2차 예약판매에서는 약 8만 5,000장의 물량이 첫날 모두 팔려나갔다. 1차와 2차 예약판매를 하고 남은 기념지폐는 평창동계올림픽 현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중고나라에서는 이미 3배 이상에 팔려

이 같은 인기에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지폐는 이미 판매가격인 8,000원의 3배를 넘는 장당 2만~2만 5,000원 수준에 중고나라 등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다. 액면가 대비로는 10배가 넘는 금액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중고나라 캡처
2,000원권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지폐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총 230만 장(낱장 기준)을 발행해 액면가 2,000원권 한 장당 8,000원에 판매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는 "기념지폐 제조비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내는 사용료, 판매를 위한 부대비용 등이 더해져 액면가보다 높은 8,000원으로 가격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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