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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NBC 사과 불구 ‘한국비하’ 후폭풍…88 서울올림픽 때도
입력 2018.02.11 (17:35) 수정 2018.02.12 (15:23) 취재K
美NBC 사과 불구 ‘한국비하’ 후폭풍…88 서울올림픽 때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주관 방송사인 NBC 방송이 지난 9일 열린 개막식 방송에서 '한국 비하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NBC 방송이 공식 사과했지만,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미국 NBC 방송은 30년 전인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때에도 한국으로 출장 온 일부 직원들이 한국을 비하하고, 국기를 모독하는 내용의 티셔츠를 제작했다가 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 지난 9일 개막식 해설이 문제의 발단


9일 미국 NBC의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방송. 3명의 NBC 중계진 중 한 명이었던 조슈아 쿠퍼 라모는 일본 선수단이 입장할 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엔 일본을 소개합니다. 일본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을 강점했던 국가입니다. 그러나 '모든 한국인'은 발전 과정에서 일본이 문화, 기술 그리고 경제적으로 중요한 모델이 됐다고 말할 것입니다."
"(Now representing Japan, a country which occupied Korea from 1910 to 1945. But EVERY Korean will tell you that Japan is a cultural and technological and economic example that has been so important to their own transformation)"

■ '문제 발언' NBC 해설자는 누구?


라모는 키신저 어소시에이츠(국제컨설팅 회사) 공동대표로 2002년부터 베이징에서 생활해 중국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번째로 NBC에서 올림픽 해설을 맡았다.

라모는 11일 자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생각보다 미국인들은 다른 나라에 대해 잘 모른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 내가 맡은 역할은 생중계되는 장면에 대한 정치·경제·역사·문화적 맥락을 미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는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라모 대표의 말과 달리 그의 개막식 해설은 큰 비판을 받고 있다.

NBC "라모, 해설자 업무에서 배제했다"

조슈아 쿠퍼 라모는 지난 9일 개막식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이후 평창 올림픽 해설 업무에서 제외됐다. 평창에 온 NBC 스포츠 대변인은 KBS와의 통화에서 "라모가 해설 및 다른 올림픽 취재 업무에서 전면 제외됐으며, 더 이상 평창에서 함께 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가로 입장 표명이나 사과를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평창올림픽조직위에서 항의가 온 직후 미국에서 생방송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조직위가 이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힌만큼 추가적인 입장 표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라모 씨가 개인적으로 사과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로 언급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한인 교포 통해 논란 확산돼


처음 문제를 제기한 건 미국에 있는 한인 교포들이었다. 지난 9일 문제의 발언이 미국에서 방송된 직후 한인 교포 커뮤니티인 '미시USA' 회원들은 잇따라 문제를 제기했고, NBC 방송국의 소셜미디어 계정과 이메일 등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곧이어 한국 네티즌들에게도 해당 내용이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NBC 중계진의 발언은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망언이라면서, NBC에 항의하고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평화와 자유, 화합을 기치로 내 건 올림픽 주관 방송사가 일본 제국주의를 옹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평창 조직위 "공식 사과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문제의 발언을 중계한 NBC에 즉각 항의 의사를 전달했고 공식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평창 조직위는 NBC로부터 '부적절한 발언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점을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또 "NBC가 7천500만 명이 시청하는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NBC 앵커 캐럴린 마노NBC 앵커 캐럴린 마노

NBC는 지난 9일 개막식 발언 이후 수만 건의 항의가 소셜미디어에 접수됐다며 문제 제기 이후 몇 시간 만에 사과문을 올리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NBCSN(NBC스포츠네트워크)의 앵커 캐럴린 마노는 미국 현지 생방송에서 "한국인들이 모욕감을 느꼈음을 이해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인 미시USA에서는 NBC 측의 무성의한 사과에 만족할 수 없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새벽 시간에 이뤄진 '도둑 사과'인데다 정작 들어야 할 당사자의 사과도 없어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NBC는 한국에서 자사 소셜미디어 계정에 접속하려는 네티즌들을 차단하는 조처를 해 더 큰 비난을 받았다.

■ 1988년 서울올림픽 때도 논란 일으켜


그런데 미 NBC 방송은 1988년 열린 서울올림픽 때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른바 '한국 비하 티셔츠' 사건이다. 발단은 서울 올림픽에서 밴텀급(54㎏ 이하) 입상을 노리던 변정일이 2회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불가리아 선수에게 판정패한 사안이었다.

변정일 선수와 복싱 대표팀 관계자들이 이 판정에 불복해 67분 동안 링을 점거한 것.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조명이 꺼졌지만, 미국 내 올림픽 주관사였던 NBC 방송은 유독 이날의 난동을 모두 생중계했다. NBC가 한국을 희화화해 보도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게다가 사건 이후 NBC 직원들은 돌출행동을 했다. 1988년 9월 28일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당시 NBC 방송사 직원 4명은 이태원의 한 옷가게를 찾아가 자체 도안을 맡기며 48장의 티셔츠 제작을 의뢰했다.

문제는 도안의 내용이었다. '무질서한 투어 88'(Chaos Tour '88)이라는 글씨 아래 태극기를 그려 넣고, 태극 무늬 안에는 권투선수의 경기 모습을 프린트해 주도록 요구했다. 올림픽 로고의 위아래에는 '우리는 복싱을 한다' '우리는 나쁘다'는 영문 표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의뢰를 받은 의류업체 측은 티셔츠 제작을 거부했다.

사흘 뒤에는 또 다른 NBC 제작진이 다른 의류 제작업체를 찾아 남대문 모형의 한옥 기와집이 불타는 장면 아래 '올림픽 후에 지옥에나 가라(After The Olympic Go To The hell)'는 티셔츠와 '정신 나간 경기장 운영 요원들'이란 글이 적힌 티셔츠 5백 장을 주문해 이 중 2백여 벌을 찾아갔다는 보도가 나와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NBC 방송사는 '논쟁적인 티셔츠를 제작해 한국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NBC는 애초 직원들이 티셔츠를 주문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는 등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 NBC 방송 해설자는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해설에서 배제됐지만, 그의 '한국 비하' 발언 후폭풍은 거세다. 해설자 본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그가 이사로 있는 스타벅스나 페덱스 등 다국적 기업들에 대해 불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NBC가 공식으로 사과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사과를 요구하는 청원이 진행 중이다.
  • 美NBC 사과 불구 ‘한국비하’ 후폭풍…88 서울올림픽 때도
    • 입력 2018.02.11 (17:35)
    • 수정 2018.02.12 (15:23)
    취재K
美NBC 사과 불구 ‘한국비하’ 후폭풍…88 서울올림픽 때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주관 방송사인 NBC 방송이 지난 9일 열린 개막식 방송에서 '한국 비하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NBC 방송이 공식 사과했지만,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미국 NBC 방송은 30년 전인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때에도 한국으로 출장 온 일부 직원들이 한국을 비하하고, 국기를 모독하는 내용의 티셔츠를 제작했다가 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 지난 9일 개막식 해설이 문제의 발단


9일 미국 NBC의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방송. 3명의 NBC 중계진 중 한 명이었던 조슈아 쿠퍼 라모는 일본 선수단이 입장할 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엔 일본을 소개합니다. 일본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을 강점했던 국가입니다. 그러나 '모든 한국인'은 발전 과정에서 일본이 문화, 기술 그리고 경제적으로 중요한 모델이 됐다고 말할 것입니다."
"(Now representing Japan, a country which occupied Korea from 1910 to 1945. But EVERY Korean will tell you that Japan is a cultural and technological and economic example that has been so important to their own transformation)"

■ '문제 발언' NBC 해설자는 누구?


라모는 키신저 어소시에이츠(국제컨설팅 회사) 공동대표로 2002년부터 베이징에서 생활해 중국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번째로 NBC에서 올림픽 해설을 맡았다.

라모는 11일 자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생각보다 미국인들은 다른 나라에 대해 잘 모른다.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 내가 맡은 역할은 생중계되는 장면에 대한 정치·경제·역사·문화적 맥락을 미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는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라모 대표의 말과 달리 그의 개막식 해설은 큰 비판을 받고 있다.

NBC "라모, 해설자 업무에서 배제했다"

조슈아 쿠퍼 라모는 지난 9일 개막식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이후 평창 올림픽 해설 업무에서 제외됐다. 평창에 온 NBC 스포츠 대변인은 KBS와의 통화에서 "라모가 해설 및 다른 올림픽 취재 업무에서 전면 제외됐으며, 더 이상 평창에서 함께 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가로 입장 표명이나 사과를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평창올림픽조직위에서 항의가 온 직후 미국에서 생방송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조직위가 이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힌만큼 추가적인 입장 표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라모 씨가 개인적으로 사과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로 언급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한인 교포 통해 논란 확산돼


처음 문제를 제기한 건 미국에 있는 한인 교포들이었다. 지난 9일 문제의 발언이 미국에서 방송된 직후 한인 교포 커뮤니티인 '미시USA' 회원들은 잇따라 문제를 제기했고, NBC 방송국의 소셜미디어 계정과 이메일 등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곧이어 한국 네티즌들에게도 해당 내용이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NBC 중계진의 발언은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망언이라면서, NBC에 항의하고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평화와 자유, 화합을 기치로 내 건 올림픽 주관 방송사가 일본 제국주의를 옹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평창 조직위 "공식 사과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문제의 발언을 중계한 NBC에 즉각 항의 의사를 전달했고 공식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평창 조직위는 NBC로부터 '부적절한 발언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점을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또 "NBC가 7천500만 명이 시청하는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NBC 앵커 캐럴린 마노NBC 앵커 캐럴린 마노

NBC는 지난 9일 개막식 발언 이후 수만 건의 항의가 소셜미디어에 접수됐다며 문제 제기 이후 몇 시간 만에 사과문을 올리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NBCSN(NBC스포츠네트워크)의 앵커 캐럴린 마노는 미국 현지 생방송에서 "한국인들이 모욕감을 느꼈음을 이해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인 미시USA에서는 NBC 측의 무성의한 사과에 만족할 수 없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새벽 시간에 이뤄진 '도둑 사과'인데다 정작 들어야 할 당사자의 사과도 없어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NBC는 한국에서 자사 소셜미디어 계정에 접속하려는 네티즌들을 차단하는 조처를 해 더 큰 비난을 받았다.

■ 1988년 서울올림픽 때도 논란 일으켜


그런데 미 NBC 방송은 1988년 열린 서울올림픽 때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른바 '한국 비하 티셔츠' 사건이다. 발단은 서울 올림픽에서 밴텀급(54㎏ 이하) 입상을 노리던 변정일이 2회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불가리아 선수에게 판정패한 사안이었다.

변정일 선수와 복싱 대표팀 관계자들이 이 판정에 불복해 67분 동안 링을 점거한 것.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조명이 꺼졌지만, 미국 내 올림픽 주관사였던 NBC 방송은 유독 이날의 난동을 모두 생중계했다. NBC가 한국을 희화화해 보도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게다가 사건 이후 NBC 직원들은 돌출행동을 했다. 1988년 9월 28일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당시 NBC 방송사 직원 4명은 이태원의 한 옷가게를 찾아가 자체 도안을 맡기며 48장의 티셔츠 제작을 의뢰했다.

문제는 도안의 내용이었다. '무질서한 투어 88'(Chaos Tour '88)이라는 글씨 아래 태극기를 그려 넣고, 태극 무늬 안에는 권투선수의 경기 모습을 프린트해 주도록 요구했다. 올림픽 로고의 위아래에는 '우리는 복싱을 한다' '우리는 나쁘다'는 영문 표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의뢰를 받은 의류업체 측은 티셔츠 제작을 거부했다.

사흘 뒤에는 또 다른 NBC 제작진이 다른 의류 제작업체를 찾아 남대문 모형의 한옥 기와집이 불타는 장면 아래 '올림픽 후에 지옥에나 가라(After The Olympic Go To The hell)'는 티셔츠와 '정신 나간 경기장 운영 요원들'이란 글이 적힌 티셔츠 5백 장을 주문해 이 중 2백여 벌을 찾아갔다는 보도가 나와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NBC 방송사는 '논쟁적인 티셔츠를 제작해 한국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NBC는 애초 직원들이 티셔츠를 주문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는 등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 NBC 방송 해설자는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해설에서 배제됐지만, 그의 '한국 비하' 발언 후폭풍은 거세다. 해설자 본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그가 이사로 있는 스타벅스나 페덱스 등 다국적 기업들에 대해 불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NBC가 공식으로 사과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사과를 요구하는 청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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