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응원’ 해명에도 논란 계속…“고운 아이” vs “김일성”

입력 2018.02.11 (19:34) 수정 2018.02.1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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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응원’ 해명에도 논란 계속…“고운 아이” vs “김일성”

‘가면 응원’ 해명에도 논란 계속…“고운 아이” vs “김일성”

어제(10일) 오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선 평창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경기가 열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이 치르는 첫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자리를 함께해 한목소리로 단일팀을 응원했다.

빨간색 옷으로 맞춰 입은 북한 응원단도 한반도기와 탬버린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그런데 그중 젊은 남성의 얼굴이 그려진 가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응원단이 북측 가요인 ‘휘파람’을 부르며 가면으로 얼굴을 가렸는데 이게 김일성의 젊은 시절 얼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논란의 불씨는 한 언론의 보도에서 비롯됐다.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이라는 제목으로 송고된 사진 기사를 본 누리꾼들이 온라인에서 열띤 논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해당 기사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파만파 퍼졌고 일부 언론이 관련 기사를 잇달아 송고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김일성 가면’에 대한 논란의 불꽃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어젯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제가 된 기사를 공유하며 “북한 응원단이 대놓고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한다. 여기가 평양올림픽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북한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해야 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통일부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통일부는 오늘(11일) 해명자료를 내고 논란이 된 가면은 휘파람 노래를 할 때 남자 역할 대용으로 사용된 일반인 ‘미남 가면’이라는 것을 북측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복순이네 집 앞을 지날 때 이 가슴 설레어 나도 모르게 안타까이 휘파람 불었네'라는 가사가 담긴 이 노래는 복순이라는 여성을 남몰래 사모하는 남성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노래에 김일성 가면을 쓸 수 있겠느냐는 설명이다.

한 언론사는 가면이 특정인이 아닌 ‘일반 고운 아이’를 뜻한다는 북한 응원단의 답변을 보도하기도 했다.

캡쳐: SBS 비디오머그 화면 캡쳐. 북 응원단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캡쳐: SBS 비디오머그 화면 캡쳐. 북 응원단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하지만 하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북한에서는 김일성 핏줄 빼고 다른 사람 얼굴 내걸고 공개적인 응원 하면 수령 모독으로 수용소 간다”며 통일부 입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해당 기사를 최초로 보도한 언론사는 오보를 인정하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CBS 노컷뉴스는 오늘 오후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독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친 점 사과드리며 앞으로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삭제한 기사를 인용해 보도하거나 정파적 주장의 근거로 삼는 일이 없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해명에도 정치권 공방은 계속됐다. 야권은 ‘가면 응원’을 비난하는 논평을 잇달아 내놨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 응원단의 ‘가면 응원’은) 괴이하고 끔찍한 응원”이라며 “정부는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북한이 김일성 가면 응원으로 체제선전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집단지성을 무시하는 일"이라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구시대 유물과 같은 응원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권성주 바른정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이 최고 존엄을 가면으로 만들 리 없다'는 준비된 탈출구를 우리 정부가 지켜줬고, IOC는 함구했다"며 "북한이 평화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말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1차전 남북단일팀 대 스위스 경기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 및 북한 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 1차전 남북단일팀 대 스위스 경기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 및 북한 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반응에 대해 ‘볼썽사나운 트집 잡기와 색깔론’이라며 ‘옥에 티’라로 평가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북한에서 최고 존엄으로 여겨지는 김일성 주석의 얼굴을 응원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은 북한 체제와 문화를 감안하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백 대변인은 또 "통일부가 김일성 가면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는데도, 야당 의원과 일부 언론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야당의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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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 응원’ 해명에도 논란 계속…“고운 아이” vs “김일성”
    • 입력 2018-02-11 19:34:14
    • 수정2018-02-11 19:55:46
    취재K
어제(10일) 오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선 평창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경기가 열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이 치르는 첫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자리를 함께해 한목소리로 단일팀을 응원했다.

빨간색 옷으로 맞춰 입은 북한 응원단도 한반도기와 탬버린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그런데 그중 젊은 남성의 얼굴이 그려진 가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응원단이 북측 가요인 ‘휘파람’을 부르며 가면으로 얼굴을 가렸는데 이게 김일성의 젊은 시절 얼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논란의 불씨는 한 언론의 보도에서 비롯됐다.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이라는 제목으로 송고된 사진 기사를 본 누리꾼들이 온라인에서 열띤 논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해당 기사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파만파 퍼졌고 일부 언론이 관련 기사를 잇달아 송고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김일성 가면’에 대한 논란의 불꽃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어젯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제가 된 기사를 공유하며 “북한 응원단이 대놓고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한다. 여기가 평양올림픽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북한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해야 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통일부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통일부는 오늘(11일) 해명자료를 내고 논란이 된 가면은 휘파람 노래를 할 때 남자 역할 대용으로 사용된 일반인 ‘미남 가면’이라는 것을 북측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복순이네 집 앞을 지날 때 이 가슴 설레어 나도 모르게 안타까이 휘파람 불었네'라는 가사가 담긴 이 노래는 복순이라는 여성을 남몰래 사모하는 남성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노래에 김일성 가면을 쓸 수 있겠느냐는 설명이다.

한 언론사는 가면이 특정인이 아닌 ‘일반 고운 아이’를 뜻한다는 북한 응원단의 답변을 보도하기도 했다.

캡쳐: SBS 비디오머그 화면 캡쳐. 북 응원단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하지만 하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북한에서는 김일성 핏줄 빼고 다른 사람 얼굴 내걸고 공개적인 응원 하면 수령 모독으로 수용소 간다”며 통일부 입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해당 기사를 최초로 보도한 언론사는 오보를 인정하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CBS 노컷뉴스는 오늘 오후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독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친 점 사과드리며 앞으로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삭제한 기사를 인용해 보도하거나 정파적 주장의 근거로 삼는 일이 없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해명에도 정치권 공방은 계속됐다. 야권은 ‘가면 응원’을 비난하는 논평을 잇달아 내놨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 응원단의 ‘가면 응원’은) 괴이하고 끔찍한 응원”이라며 “정부는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북한이 김일성 가면 응원으로 체제선전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집단지성을 무시하는 일"이라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구시대 유물과 같은 응원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권성주 바른정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이 최고 존엄을 가면으로 만들 리 없다'는 준비된 탈출구를 우리 정부가 지켜줬고, IOC는 함구했다"며 "북한이 평화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말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1차전 남북단일팀 대 스위스 경기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 및 북한 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반응에 대해 ‘볼썽사나운 트집 잡기와 색깔론’이라며 ‘옥에 티’라로 평가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북한에서 최고 존엄으로 여겨지는 김일성 주석의 얼굴을 응원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은 북한 체제와 문화를 감안하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백 대변인은 또 "통일부가 김일성 가면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는데도, 야당 의원과 일부 언론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야당의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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