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등하다 역전 금메달…17살 최연소 美 스노보더의 반전

입력 2018.02.1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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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에서 미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의 레드먼드 제라드는 2000년 6월생으로 만 17살 7개월이다. 10대가 강세를 보이는 스노보드 종목에서도 제라드는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제라드는 11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87.16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경기 내용도 극적이었다. 제라드는 1, 2차 시기에서 43.33점과 46.40점으로 부진했다. 11명 중 10등이었다. 165cm에 52kg로 다소 작은 체구에 앳된 얼굴의 제라드는 이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었지만 3차 시기에서 대반전을 이뤄냈다.

제라드의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 경기 모습제라드의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 경기 모습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제라드는 레일과 테이블과 박스, 그리고 점프대로 구성된 코스를 차례로 통과해 두 번째 점프를 무난하게 뛰었다. 제라드가 1, 2차 시기에서 애를 먹었던 구간이었다.

이제 남은 건 마지막 점프였다. 트리플콕 1440(공중 4바퀴 돌기)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결선은 3차 시기까지 벌여 최고 득점을 자신의 점수로 삼는다. 다른 선수들과 중계진들 모두 제라드의 마지막 점프에 탄성을 자아냈다.

제라드는 87.16점으로 단숨에 선두로 뛰어 올랐다. 그러나 2차 시기까지 선두를 달리던 캐나다의 마크 맥모리스와 또 다른 금메달 후보인 캐나다 막스 패럿의 경기가 남아 있었다.

긴장된 순간, 제라드의 연기를 지나치게 의식한 캐나다의 마크 맥모리스는 세 번째 점프 착지에서 살짝 미끄러지면서 금메달에서 멀어졌다. 이어진 막스 패럿의 경기는 완벽했지만, 마지막 점프가 제라드의 점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86.00점으로 17살 제라드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제라드는 패럿의 점수를 확인한 뒤에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KBS 스노보드의 박재민 해설위원이 제라드가 자신의 성적에 얼떨떨한 반응을 보이자 제라드를 향해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해야 한다"는 해설을 할 정도였다.

“엄마, 내가 올림픽에 나왔어. 밤 8시에 본방 사수!” 제라드가 오늘 아침 경기 전 평창에서 올린 사진이다. [사진출처:제라드 인스타그램 @redgerard]“엄마, 내가 올림픽에 나왔어. 밤 8시에 본방 사수!” 제라드가 오늘 아침 경기 전 평창에서 올린 사진이다. [사진출처:제라드 인스타그램 @redgerard]

이로써 제라드는 2000년대생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이자, 역대 올림픽 스노보드 종목 최연소 우승자로 남게 됐다.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운데서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스키점프에서 우승한 토니 니에미넨(핀란드)의 16살 8개월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다.

넘어지고도 조 1위로 결승에 오른 한국 여자 쇼트트랙대표팀과 역시 넘어지고도 금메달을 따낸 노르웨이 스키애슬론의 크뤼게르 선수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포기하지 않는 정산력이 만들어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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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등하다 역전 금메달…17살 최연소 美 스노보더의 반전
    • 입력 2018-02-11 21:45:22
    취재K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미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의 레드먼드 제라드는 2000년 6월생으로 만 17살 7개월이다. 10대가 강세를 보이는 스노보드 종목에서도 제라드는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제라드는 11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87.16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경기 내용도 극적이었다. 제라드는 1, 2차 시기에서 43.33점과 46.40점으로 부진했다. 11명 중 10등이었다. 165cm에 52kg로 다소 작은 체구에 앳된 얼굴의 제라드는 이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었지만 3차 시기에서 대반전을 이뤄냈다.

제라드의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 경기 모습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제라드는 레일과 테이블과 박스, 그리고 점프대로 구성된 코스를 차례로 통과해 두 번째 점프를 무난하게 뛰었다. 제라드가 1, 2차 시기에서 애를 먹었던 구간이었다.

이제 남은 건 마지막 점프였다. 트리플콕 1440(공중 4바퀴 돌기)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결선은 3차 시기까지 벌여 최고 득점을 자신의 점수로 삼는다. 다른 선수들과 중계진들 모두 제라드의 마지막 점프에 탄성을 자아냈다.

제라드는 87.16점으로 단숨에 선두로 뛰어 올랐다. 그러나 2차 시기까지 선두를 달리던 캐나다의 마크 맥모리스와 또 다른 금메달 후보인 캐나다 막스 패럿의 경기가 남아 있었다.

긴장된 순간, 제라드의 연기를 지나치게 의식한 캐나다의 마크 맥모리스는 세 번째 점프 착지에서 살짝 미끄러지면서 금메달에서 멀어졌다. 이어진 막스 패럿의 경기는 완벽했지만, 마지막 점프가 제라드의 점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86.00점으로 17살 제라드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제라드는 패럿의 점수를 확인한 뒤에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KBS 스노보드의 박재민 해설위원이 제라드가 자신의 성적에 얼떨떨한 반응을 보이자 제라드를 향해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해야 한다"는 해설을 할 정도였다.

“엄마, 내가 올림픽에 나왔어. 밤 8시에 본방 사수!” 제라드가 오늘 아침 경기 전 평창에서 올린 사진이다. [사진출처:제라드 인스타그램 @redgerard]
이로써 제라드는 2000년대생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이자, 역대 올림픽 스노보드 종목 최연소 우승자로 남게 됐다.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운데서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스키점프에서 우승한 토니 니에미넨(핀란드)의 16살 8개월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다.

넘어지고도 조 1위로 결승에 오른 한국 여자 쇼트트랙대표팀과 역시 넘어지고도 금메달을 따낸 노르웨이 스키애슬론의 크뤼게르 선수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포기하지 않는 정산력이 만들어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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