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들의 혈투?…러시아 ‘집안싸움’된 평창 피겨퀸 경쟁

입력 2018.02.13 (16:29) 수정 2018.02.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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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팀 이벤트(단체전)가 어제(12일) 캐나다의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여자 싱글 ‘피겨 여왕’ 자리에 누가 오르게 될지에 동계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언급되는 선수는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들'(OAR) 소속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와 알리나 자기토바(16)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다른 나라 선수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는 두 사람이 결국 피겨 여왕 자리를 놓고 `집안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솥밥 먹는 선후배, 라이벌로 급부상한 자기토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랭킹에서는 선배인 메드베데바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 데뷔한 자기토바는 5위다. 하지만 시즌 순위에선 자기토바가 1위로 메드베데바(5위)를 앞선다.

메드베데바가 이번 시즌 부상으로 고전한 가운데 후배인 자기토바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자기토바는 메드베데바가 오른쪽 발등뼈 부상으로 불참한 그랑프리 파이널과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드베데바가 복귀전을 치른 지난달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선배’를 꺾고 정상에 오르면서 강력한 도전자로 급부상했다.

지난 1월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럽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알리나 자기토바(오른쪽)와 은메달을 딴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가 나란히 서서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지난 1월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럽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알리나 자기토바(오른쪽)와 은메달을 딴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가 나란히 서서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두 선수는 지난 11~12일 열린 피겨 팀 이벤트(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메드베데바가 11일 쇼트프로그램에서 81.06점의 세계신기록을 달성하자 다음날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자기토바가 158.08점의 개인 최고기록을 작성하며 기량을 뽐냈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2위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는 75.10점, 프리스케이팅 2위인 미라이 나가수(미국)는 137.53점을 기록해 이들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일찍부터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꼽힌 둘은 21일 시작되는 여자 싱글 개인전에서 불꽃 튀는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 링크 밖에선 절친…“너는 대단한 친구야"

은반 위에선 경쟁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두 사람은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가 서로 포옹한 장면은 팬들에게 큰 감명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토바는 존경하는 선수로 메드베데바를 꼽기도 했다.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수상자인 메드베데바가 금메달 수상자인 자기토바를 안아주고 있다.유럽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수상자인 메드베데바가 금메달 수상자인 자기토바를 안아주고 있다.

자기토바는 2016년 12월 자신의 SNS에 메드베데바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너는 대단한 친구야’라는 글을 남겼다.자기토바는 2016년 12월 자신의 SNS에 메드베데바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너는 대단한 친구야’라는 글을 남겼다.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는 여러 공통점도 가진다.

둘 다 눈에 띄는 미모에 가늘고 긴 팔다리를 이용한 연기가 강점으로 꼽힌다.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뛰는 고난도의 ‘타노 점프’를 구현한다는 점도 같다.



기본점수가 1.1배로 높아지는 후반부 가산점 구간에 점프를 몰아넣어 기술점수를 극대화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소속팀도 같아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 아래서 함께 지도를 받았다.

모두 한국 아이돌 그룹 엑소를 좋아하지만 메드베데바가 더 열광적인 팬으로 알려졌다.

◆ '경기는 경기'…자신감 뽐낸 두 사람

두 선수는 피겨 단체전 경기 후 각국의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여자 싱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자기토바는 단체전 첫 경기에서 압박감 때문에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면서 개인전에서 증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메드베데바도 각종 스트레스와 부상을 이겨내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며 남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쳐 이들의 치열한 맞대결을 예고했다.

다만 둘은 서로를 자극할 수 있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서로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메드베데바는 "자기토바는 나의 팀 동료”라고 답했고 자기토바는 "우리는 서로 응원하는 사이"라고 밝혔다

12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팀 이벤트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메드베데바(왼쪽)와 자기토바가 포디옴에 올라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12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팀 이벤트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메드베데바(왼쪽)와 자기토바가 포디옴에 올라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들의 맞대결은 21일 쇼트프로그램과 23일 프리스케이팅 종목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부상 회복 후 컨디션을 되찾고 있는 메드베데바의 반격이 자기토바의 무서운 상승세를 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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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2-13 17:02:10
    취재K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팀 이벤트(단체전)가 어제(12일) 캐나다의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여자 싱글 ‘피겨 여왕’ 자리에 누가 오르게 될지에 동계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언급되는 선수는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들'(OAR) 소속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와 알리나 자기토바(16)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다른 나라 선수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는 두 사람이 결국 피겨 여왕 자리를 놓고 `집안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솥밥 먹는 선후배, 라이벌로 급부상한 자기토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랭킹에서는 선배인 메드베데바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 데뷔한 자기토바는 5위다. 하지만 시즌 순위에선 자기토바가 1위로 메드베데바(5위)를 앞선다.

메드베데바가 이번 시즌 부상으로 고전한 가운데 후배인 자기토바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자기토바는 메드베데바가 오른쪽 발등뼈 부상으로 불참한 그랑프리 파이널과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드베데바가 복귀전을 치른 지난달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선배’를 꺾고 정상에 오르면서 강력한 도전자로 급부상했다.

지난 1월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럽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알리나 자기토바(오른쪽)와 은메달을 딴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가 나란히 서서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두 선수는 지난 11~12일 열린 피겨 팀 이벤트(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메드베데바가 11일 쇼트프로그램에서 81.06점의 세계신기록을 달성하자 다음날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자기토바가 158.08점의 개인 최고기록을 작성하며 기량을 뽐냈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2위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는 75.10점, 프리스케이팅 2위인 미라이 나가수(미국)는 137.53점을 기록해 이들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일찍부터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꼽힌 둘은 21일 시작되는 여자 싱글 개인전에서 불꽃 튀는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 링크 밖에선 절친…“너는 대단한 친구야"

은반 위에선 경쟁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두 사람은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가 서로 포옹한 장면은 팬들에게 큰 감명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토바는 존경하는 선수로 메드베데바를 꼽기도 했다.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수상자인 메드베데바가 금메달 수상자인 자기토바를 안아주고 있다.
자기토바는 2016년 12월 자신의 SNS에 메드베데바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너는 대단한 친구야’라는 글을 남겼다.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는 여러 공통점도 가진다.

둘 다 눈에 띄는 미모에 가늘고 긴 팔다리를 이용한 연기가 강점으로 꼽힌다.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뛰는 고난도의 ‘타노 점프’를 구현한다는 점도 같다.



기본점수가 1.1배로 높아지는 후반부 가산점 구간에 점프를 몰아넣어 기술점수를 극대화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소속팀도 같아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 아래서 함께 지도를 받았다.

모두 한국 아이돌 그룹 엑소를 좋아하지만 메드베데바가 더 열광적인 팬으로 알려졌다.

◆ '경기는 경기'…자신감 뽐낸 두 사람

두 선수는 피겨 단체전 경기 후 각국의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여자 싱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자기토바는 단체전 첫 경기에서 압박감 때문에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면서 개인전에서 증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메드베데바도 각종 스트레스와 부상을 이겨내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며 남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쳐 이들의 치열한 맞대결을 예고했다.

다만 둘은 서로를 자극할 수 있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서로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메드베데바는 "자기토바는 나의 팀 동료”라고 답했고 자기토바는 "우리는 서로 응원하는 사이"라고 밝혔다

12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팀 이벤트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메드베데바(왼쪽)와 자기토바가 포디옴에 올라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들의 맞대결은 21일 쇼트프로그램과 23일 프리스케이팅 종목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부상 회복 후 컨디션을 되찾고 있는 메드베데바의 반격이 자기토바의 무서운 상승세를 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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