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종목’ 10,000m 나서는 이승훈 “빙속 장거리 명맥 잇는다”

입력 2018.02.15 (15:37) 수정 2018.02.15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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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포기하면 한국의 10,000m는 사라진다. 나라도 10,000m에 출전해야 한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대한항공)이 10,000m 출격을 앞두고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10km를 쉬지 않고 달리는 스피드스케이팅 10,000m는 체력소모가 심하고 근육에 많은 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선수들이 기피하는 종목이다. 그래서 '마의 종목'으로 불리기도 한다.

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전한 이승훈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전한 이승훈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마의 종목' 10,000m...이승훈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10,000m를 뛰는 선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기피현상이 두드러진다. 체격 조건이 좋은 네덜란드 등 유럽 선수들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어 국제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하에 10,000m 도전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가 짙다. 뛰는 선수가 없다보니 경기 자체가 무산되기 일쑤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10,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승훈에게도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당시 "10,000m를 뛰면 하루 이틀 정도 몸이 떨리는 몸살 증세가 나타난다"라며 "회복까지 며칠 걸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승훈은 독배와 같은 10,000m 출전을 강행한다. 10,000m 출전이 주종목인 매스스타트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이유는 하나, 한국 빙속 장거리의 명맥을 잇기 위해서다.

이승훈은 올 시즌 월드컵에서 이 종목 랭킹 19위에 올랐다. 우승 후보로 꼽히진 않는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5,000m 경기에서 이승훈은 6분 14초15의 기록으로 22명의 선수 가운데 5위에 올랐다.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전한 한국의 이승훈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전한 한국의 이승훈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연관기사] ‘무서운 뒷심’ 이승훈, 가능성 확인…크라머르 3연패

12명의 선수가 6조로 나눠 경쟁하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 장거리 황제 스벤 크라머르를 필두로, 요릿 베르흐스마 등 네덜란드 선수들이 버티고 있고 테드 얀 블루먼(캐나다) 등 다른 경쟁자들도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이승훈은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올림픽 10,000m에서 후회 없는 레이스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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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5 15:37:10
    • 수정2018-02-15 23:21:19
    종합
"내가 포기하면 한국의 10,000m는 사라진다. 나라도 10,000m에 출전해야 한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대한항공)이 10,000m 출격을 앞두고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10km를 쉬지 않고 달리는 스피드스케이팅 10,000m는 체력소모가 심하고 근육에 많은 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선수들이 기피하는 종목이다. 그래서 '마의 종목'으로 불리기도 한다.

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전한 이승훈이 경기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마의 종목' 10,000m...이승훈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10,000m를 뛰는 선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기피현상이 두드러진다. 체격 조건이 좋은 네덜란드 등 유럽 선수들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어 국제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하에 10,000m 도전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가 짙다. 뛰는 선수가 없다보니 경기 자체가 무산되기 일쑤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10,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이승훈에게도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당시 "10,000m를 뛰면 하루 이틀 정도 몸이 떨리는 몸살 증세가 나타난다"라며 "회복까지 며칠 걸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승훈은 독배와 같은 10,000m 출전을 강행한다. 10,000m 출전이 주종목인 매스스타트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이유는 하나, 한국 빙속 장거리의 명맥을 잇기 위해서다.

이승훈은 올 시즌 월드컵에서 이 종목 랭킹 19위에 올랐다. 우승 후보로 꼽히진 않는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5,000m 경기에서 이승훈은 6분 14초15의 기록으로 22명의 선수 가운데 5위에 올랐다.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1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전한 한국의 이승훈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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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의 선수가 6조로 나눠 경쟁하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 장거리 황제 스벤 크라머르를 필두로, 요릿 베르흐스마 등 네덜란드 선수들이 버티고 있고 테드 얀 블루먼(캐나다) 등 다른 경쟁자들도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이승훈은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올림픽 10,000m에서 후회 없는 레이스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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