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언론, 평창올림픽 잇단 ‘망언’…NBC 해설자 두둔까지

입력 2018.02.19 (10:20) 수정 2018.02.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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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 NBC 해설자 두둔…美 언론 논평 논란

‘망언’ NBC 해설자 두둔…美 언론 논평 논란

미 포춘(Fortune), ‘망언’ NBC 해설자 두둔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2018 평창 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에서 일본의 식민지배 옹호 망언으로 NBC 해설자에서 해촉된 조슈아 쿠퍼 라몬을 두둔하고 나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미 포춘은 지난 12일 (현지시각) “중요한 진실을 담고 있는 조슈아 쿠퍼 라모의 한국 해설” (Joshua Cooper Ramo’s South Korea Comments Contain Important Pieces of Truth)이라는 제목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논평을 웹사이트에 게재했습니다.

작성자인 노만 펄스틴은 “라모가 방송에서 퇴출당한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그의 해설은 중요한 진실의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관 기사] 포춘 기사 바로보기

펄스틴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 이름을 두 번이나 버리고 일본 이름을 썼으며, 일본식 군사 교육을 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통치 당시 “일본식 군국주의 요소를 받아들이고 일본의 경제 운영 방식을 모방했다.” 면서 그 사례로 “일본 상공성이 국가 성장을 주도하는 것을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가 본떴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재벌 통제를 통해 국가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 일본식 대기업 형태인 ‘자이바츠’를 흉내 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펄스틴은 라모가 “ ‘모든 한국인’이 일본의 영향을 인정하고 있다”며 쓸데없는 수사를 집어넣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짧게 정리해야 하는 ‘라이브’였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면죄부를 줬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최근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배우고 있다며,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에 대해 라모가 맞았다고 두둔하며 해설을 마무리했습니다.

기사 작성자는 한국 담당 기자 출신 유대인

노만 펄스틴(75세)은 타임지에서 편집국장과 CCO(chief contents officer), 부회장(vice chairman) 등 주요 요직을 역임하고, 지난해 7월 타임에서 퇴직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일본과 한국을 담당했던 기자 출신입니다.

노만 펄스틴 [출처 : Norman Pearlstine 트위터]노만 펄스틴 [출처 : Norman Pearlstine 트위터]

펄스틴은 1942년 미국 펜실베니아 주의 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미국 내 대부분의 유대인은 큰 민족적 자긍심을 가지고 유대인의 문화를 지켜나가기 위해 애를 씁니다. 또 그의 생애 대부분이 인터넷에 드러나 있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펄스틴이 개종을 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분별없는 미국 언론인들 망언 잇따라... 클로이 김에게 성적인 발언 ‘뭇매’

조슈아 라모의 개회식 망언을 시작으로 분별력 떨어지는 일부 언론인들의 망언은 올림픽 기간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라디오 채널 KNBR 진행자인 패트릭 코너는 자신의 팟캐스트 프로그램 <바스툴 스포츠쇼>에서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클로이 김에 대해 “작고 귀여운 것(a little hot piece of ass)”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이 표현은 성적인 관계를 갖고 싶은 사람을 대상화하는 속어이기 때문에 써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심지어 클로이 김은 만 17세의 미성년자입니다. 패트릭 코너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클로이 김과 그의 부모에게 사과했지만, KNBR 방송의 모회사인 큐멀러스 미디어는 곧바로 자사 아침 토크쇼에서 코너를 해고했습니다. 코너는 그러나, 문제의 발언을 한 바스툴 스포츠쇼는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미국 알파인 스키 선수 출신으로 NBC 방송에서 해설하는 보드 밀러가 15일 알파인 여자 대회전에 출전한 오스트리아 안나 파이트의 부진 원인을 최근에 한 결혼 때문이라고 말했다가 시청자와 파이트에게 사과하는 등 망언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노력하는 언론도 있어...KRON4, NBC 한국 알리기 프로그램 제작

위의 사례처럼 문제가 있는 인사들도 많았지만, 한국 알리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특한(?) 언론들도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TV채널 KRON4 에서는 토요일(현지시각 17일) 저녁 9시에 30분 동안 한국 역사, 문화, 음식, 엔터테인먼트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는 30분짜리 프로그램 <데스티네이션 한국 Destination South Korea>를 편성했습니다. 꼭지 중간 중간에 한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국 도시도 함께 취재해 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를 한층 높여 주는 구성이 눈에 띄었습니다.

샌프란 베이 지역 채널 KRON4 가 17일(현지시각) 방송한 ‘데스티네이션 한국’샌프란 베이 지역 채널 KRON4 가 17일(현지시각) 방송한 ‘데스티네이션 한국’

각종 설화로 문제를 일으킨 올림픽 주관 방송사 NBC 역시 뉴스 진행자를 평창 현지에 모두 보내 강원도 지역을 직접 돌아보며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형식으로 매일 아침저녁 뉴스에서 몇 꼭지를 한국 알리기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강릉 중앙시장에서 떡을 먹는 NBC 아침 뉴스 진행자들과 IT 강국의 면모를 방송한 저녁 뉴스강릉 중앙시장에서 떡을 먹는 NBC 아침 뉴스 진행자들과 IT 강국의 면모를 방송한 저녁 뉴스


이제 중반전을 넘어선 평창올림픽. 남은 기간 미국 언론들이 더 이상 사고를 일으키지 않고 성공적인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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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美 언론, 평창올림픽 잇단 ‘망언’…NBC 해설자 두둔까지
    • 입력 2018-02-19 10:20:42
    • 수정2018-02-19 17:29:55
    김가림의 생생 샌프란
미 포춘(Fortune), ‘망언’ NBC 해설자 두둔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2018 평창 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에서 일본의 식민지배 옹호 망언으로 NBC 해설자에서 해촉된 조슈아 쿠퍼 라몬을 두둔하고 나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미 포춘은 지난 12일 (현지시각) “중요한 진실을 담고 있는 조슈아 쿠퍼 라모의 한국 해설” (Joshua Cooper Ramo’s South Korea Comments Contain Important Pieces of Truth)이라는 제목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논평을 웹사이트에 게재했습니다.

작성자인 노만 펄스틴은 “라모가 방송에서 퇴출당한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그의 해설은 중요한 진실의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관 기사] 포춘 기사 바로보기

펄스틴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 이름을 두 번이나 버리고 일본 이름을 썼으며, 일본식 군사 교육을 받은 경험을 바탕으로 통치 당시 “일본식 군국주의 요소를 받아들이고 일본의 경제 운영 방식을 모방했다.” 면서 그 사례로 “일본 상공성이 국가 성장을 주도하는 것을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가 본떴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재벌 통제를 통해 국가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 일본식 대기업 형태인 ‘자이바츠’를 흉내 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펄스틴은 라모가 “ ‘모든 한국인’이 일본의 영향을 인정하고 있다”며 쓸데없는 수사를 집어넣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짧게 정리해야 하는 ‘라이브’였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면죄부를 줬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최근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배우고 있다며,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에 대해 라모가 맞았다고 두둔하며 해설을 마무리했습니다.

기사 작성자는 한국 담당 기자 출신 유대인

노만 펄스틴(75세)은 타임지에서 편집국장과 CCO(chief contents officer), 부회장(vice chairman) 등 주요 요직을 역임하고, 지난해 7월 타임에서 퇴직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일본과 한국을 담당했던 기자 출신입니다.

노만 펄스틴 [출처 : Norman Pearlstine 트위터]
펄스틴은 1942년 미국 펜실베니아 주의 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미국 내 대부분의 유대인은 큰 민족적 자긍심을 가지고 유대인의 문화를 지켜나가기 위해 애를 씁니다. 또 그의 생애 대부분이 인터넷에 드러나 있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펄스틴이 개종을 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분별없는 미국 언론인들 망언 잇따라... 클로이 김에게 성적인 발언 ‘뭇매’

조슈아 라모의 개회식 망언을 시작으로 분별력 떨어지는 일부 언론인들의 망언은 올림픽 기간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라디오 채널 KNBR 진행자인 패트릭 코너는 자신의 팟캐스트 프로그램 <바스툴 스포츠쇼>에서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클로이 김에 대해 “작고 귀여운 것(a little hot piece of ass)”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이 표현은 성적인 관계를 갖고 싶은 사람을 대상화하는 속어이기 때문에 써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심지어 클로이 김은 만 17세의 미성년자입니다. 패트릭 코너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클로이 김과 그의 부모에게 사과했지만, KNBR 방송의 모회사인 큐멀러스 미디어는 곧바로 자사 아침 토크쇼에서 코너를 해고했습니다. 코너는 그러나, 문제의 발언을 한 바스툴 스포츠쇼는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미국 알파인 스키 선수 출신으로 NBC 방송에서 해설하는 보드 밀러가 15일 알파인 여자 대회전에 출전한 오스트리아 안나 파이트의 부진 원인을 최근에 한 결혼 때문이라고 말했다가 시청자와 파이트에게 사과하는 등 망언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노력하는 언론도 있어...KRON4, NBC 한국 알리기 프로그램 제작

위의 사례처럼 문제가 있는 인사들도 많았지만, 한국 알리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특한(?) 언론들도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TV채널 KRON4 에서는 토요일(현지시각 17일) 저녁 9시에 30분 동안 한국 역사, 문화, 음식, 엔터테인먼트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는 30분짜리 프로그램 <데스티네이션 한국 Destination South Korea>를 편성했습니다. 꼭지 중간 중간에 한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국 도시도 함께 취재해 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를 한층 높여 주는 구성이 눈에 띄었습니다.

샌프란 베이 지역 채널 KRON4 가 17일(현지시각) 방송한 ‘데스티네이션 한국’
각종 설화로 문제를 일으킨 올림픽 주관 방송사 NBC 역시 뉴스 진행자를 평창 현지에 모두 보내 강원도 지역을 직접 돌아보며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형식으로 매일 아침저녁 뉴스에서 몇 꼭지를 한국 알리기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강릉 중앙시장에서 떡을 먹는 NBC 아침 뉴스 진행자들과 IT 강국의 면모를 방송한 저녁 뉴스

이제 중반전을 넘어선 평창올림픽. 남은 기간 미국 언론들이 더 이상 사고를 일으키지 않고 성공적인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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