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범’ 명성 회복할까?…모태범 “나와의 싸움”

입력 2018.02.19 (16:55) 수정 2018.02.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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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범’ 명성 회복할까?…모태범 “나와의 싸움”

‘모터범’ 명성 회복할까?…모태범 “나와의 싸움”

지독한 슬럼프였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첫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을 안긴 모태범 이야기다.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1000m에서도 은메달을 거머쥐며 단숨에 빙속 간판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4년 뒤 소치올림픽 포디움에 오르지 못했다. 이후 부상과 부진의 긴 터널이 시작됐다.

[연관기사] ‘2연패 어렵네’ 모태범, 500m 아쉬운 4위 (2014.02.11)

소치의 기억은 그를 괴롭혔다. 500m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0.23초 차이로 4위에 머물렀다. 모태범은 아쉬움 속에 평소 먹고 싶던 것을 다 먹고 운동도 안 하며 '반항 아닌 반항'을 했고, 85kg이던 몸무게는 7개월 만에 107kg으로 늘었다. 몸 관리가 무너지면서 성적도 함께 나빠졌다.

마음을 추스르는 데는 몇 개월이 걸렸지만 예년의 몸을 되찾는 데는 2년 반이 걸렸다. 지난 두어 시즌은 제 컨디션이 아닌 채로 보내다 최근에서야 예전의 몸무게 85㎏ 아래로 내려갔다.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이자 모국에서 열리는 첫 올림픽인 평창올림픽 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다. 모태범은 "평창올림픽은 나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스피스스케이팅 대표 모태범이 6일 오후 평창동계올림픽 강릉선수촌에 비장한 표정으로 입촌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한국 스피스스케이팅 대표 모태범이 6일 오후 평창동계올림픽 강릉선수촌에 비장한 표정으로 입촌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모태범은 평창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동계 전국체전에 출전했다. 실전 감각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35초 46의 기록으로 대표팀 후배 차민규(동두천시청)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등수에 상관 없이 모태범은 만족스러웠다. 그는 "선발전 때(35초 59)보다 기록을 당긴 것이 조금씩 자신감을 쌓이게 한다"며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에서는 준비를 잘해서 작년보다 좋은 기록을 내고 싶다"고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비록 전성기 기량에는 못 미치고 그가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는 없지만 모태범은 이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2010년 밴쿠버에 이어 8년이 지난 지금도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는 기량을 유지한 것만으로도 모태범은 많은 것을 이뤘다. 어느덧 그는 팀 내 '맏형'이자 스피드스케이팅 주장으로 출전한다. 개회식에서는 92개 나라에서 온 2,920명의 선수를 대표해 선서했다.

모태범은 지난 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모태범은 지난 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올림픽 레이스를 앞두고 모태범은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진다. 그는 대한체육회와의 인터뷰에서 "선수생활을 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성장한 내 자신과 마주했을 때다. 모든 순간을 거치고 난 뒤 변화한 내 모습을 볼 때 특히 감회가 새롭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한계와 싸울 때다. 그럴 때는 끈질기게 부딪치고 도전하는 것을 무한 반복하며 극복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평창에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모터범'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모태범은 19일 저녁 8시 50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11조 아웃코스에서 자신의 한계와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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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터범’ 명성 회복할까?…모태범 “나와의 싸움”
    • 입력 2018-02-19 16:55:18
    • 수정2018-02-19 17:17:28
    취재K
지독한 슬럼프였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첫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을 안긴 모태범 이야기다.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1000m에서도 은메달을 거머쥐며 단숨에 빙속 간판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4년 뒤 소치올림픽 포디움에 오르지 못했다. 이후 부상과 부진의 긴 터널이 시작됐다.

[연관기사] ‘2연패 어렵네’ 모태범, 500m 아쉬운 4위 (2014.02.11)

소치의 기억은 그를 괴롭혔다. 500m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0.23초 차이로 4위에 머물렀다. 모태범은 아쉬움 속에 평소 먹고 싶던 것을 다 먹고 운동도 안 하며 '반항 아닌 반항'을 했고, 85kg이던 몸무게는 7개월 만에 107kg으로 늘었다. 몸 관리가 무너지면서 성적도 함께 나빠졌다.

마음을 추스르는 데는 몇 개월이 걸렸지만 예년의 몸을 되찾는 데는 2년 반이 걸렸다. 지난 두어 시즌은 제 컨디션이 아닌 채로 보내다 최근에서야 예전의 몸무게 85㎏ 아래로 내려갔다.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이자 모국에서 열리는 첫 올림픽인 평창올림픽 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다. 모태범은 "평창올림픽은 나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스피스스케이팅 대표 모태범이 6일 오후 평창동계올림픽 강릉선수촌에 비장한 표정으로 입촌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모태범은 평창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동계 전국체전에 출전했다. 실전 감각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35초 46의 기록으로 대표팀 후배 차민규(동두천시청)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등수에 상관 없이 모태범은 만족스러웠다. 그는 "선발전 때(35초 59)보다 기록을 당긴 것이 조금씩 자신감을 쌓이게 한다"며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에서는 준비를 잘해서 작년보다 좋은 기록을 내고 싶다"고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비록 전성기 기량에는 못 미치고 그가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는 없지만 모태범은 이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2010년 밴쿠버에 이어 8년이 지난 지금도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는 기량을 유지한 것만으로도 모태범은 많은 것을 이뤘다. 어느덧 그는 팀 내 '맏형'이자 스피드스케이팅 주장으로 출전한다. 개회식에서는 92개 나라에서 온 2,920명의 선수를 대표해 선서했다.

모태범은 지난 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올림픽 레이스를 앞두고 모태범은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진다. 그는 대한체육회와의 인터뷰에서 "선수생활을 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성장한 내 자신과 마주했을 때다. 모든 순간을 거치고 난 뒤 변화한 내 모습을 볼 때 특히 감회가 새롭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한계와 싸울 때다. 그럴 때는 끈질기게 부딪치고 도전하는 것을 무한 반복하며 극복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평창에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모터범'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모태범은 19일 저녁 8시 50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11조 아웃코스에서 자신의 한계와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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