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김지현도 이윤택에 성폭력 피해…“임신에 낙태까지”

입력 2018.02.20 (10:32) 수정 2018.02.2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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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김지현도 이윤택에 성폭력 피해…“임신에 낙태까지”

연극배우 김지현도 이윤택에 성폭력 피해…“임신에 낙태까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추가됐다. 어제(19일) 이윤택 전 감독이 공개적으로 사과한 후에 추가된 네 번째 폭로다.


김지현씨는 어제(1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감독의 기자회견장에 갔다가 '성폭력 부분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그의 말을 듣고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이 전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해 임신했다가 낙태를 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김 씨는 "많은 분들이 증언해 주신 것처럼 황토방이란 곳에서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었고, 혼자 안마를 할 때 전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05년 임신을 했다가 조용히 낙태를 했고, 낙태 사실을 아신 선생님(이 전 감독)께선 제게 200만 원인가를 건네시며 미안하단 말씀을 하셨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씨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조용히 그곳을 나와 집에 돌아왔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아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며 "제가 나온 이후에도 분명 선생님과 피해자만이 아는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후배가 분명 더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적었다.

한편 이 전 감독은 김 씨의 추가 폭로가 있기 전인 어제(19일) 오전 서울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를 본 당사자에게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그는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차라리 법적 절차에 따라서 진실이 밝혀지기 바란다"면서 의혹을 부인했다.

한 기자의 '성폭행이 아니었는데 사과는 왜 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성폭행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공개적으로 사과하면서도 성폭행에 대해서는 혐의 사실을 부인한 것이다.

극단 '미인' 대표 김수희 씨가 10여 년 전 이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SNS에 폭로한 지 닷새만이었다.

이 같은 이 전 감독의 사과에 대해 김수희 대표는 "이 씨의 태도에 치가 떨린다"며 "다음 수순을 밟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이 전 감독의 성폭력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사를 촉구한다며 지난 17일 시작된 청와대 청원은 오늘(20일) 오전 청원인이 4만 명을 넘어섰다.

다음은 김지현 씨의 네 번째 폭로 글 전문이다.


며칠 전 이윤택 선생님의 성폭력 사건이 밝혀지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연희단거리패에서 있었던 과거의 끔찍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고 치유된 줄 알았던 전 다시 심장이 뛰고 온몸이 뻣뻣하게 저리고 눈물이 났습니다. 페이스북에 제가 아는 사람들의 글이 쏟아졌지만 전 용기가 없어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 이윤택 선생님의 기자회견장에 갔습니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모든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 것이라고 그래서 제가 받은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에서 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선 전혀 변함이 없으셨습니다. 특히 성폭행 부분에서 강제성이 없었다는 말씀에 저는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증언해 주신 것처럼 황토방이란 곳에서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었고 저도 함께였습니다. 그리고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 때 전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 전 임신을 하였습니다. 제일 친한 선배에게 말씀을 드렸고 조용히 낙태를 했습니다. 낙태 사실을 아신 선생님께선 제게 200만 원인가를 건네시며 미안하단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후 얼마간은 절 건드리지 않으셨지만, 그 사건이 점점 잊혀져갈때 쯤 선생님께서 또다시 절 성폭행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던 아이기에 전 자신의 사람이란 말씀을 하시면서요. 괜찮다. 괜찮다. 이윤택 선생님과의 일 말고는 연희단거리패에서의 생활이 선배들과 후배들과의 관계가 그리고 그곳에서의 공연이 너무 좋고 행복해서 그곳을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하늘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무대 위에서 관객 앞에 떳떳하게 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조용히 그곳을 나왔습니다. 집에 돌아왔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고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 연희단거리패에 계신 선배님들께선 아마 이 사실을 모르실 겁니다. 그때 용기 내서 도와달라고 말씀 못 드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제가 나온 이후에도 분명 선생님과 피해자만이 아는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후배가 분명 더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금 용기 내지 않아서 이 일이 흐지부지된다면 지금까지 자신의 아픔을 힘겹게 꺼내준 피해자들이 또 한 번 고통을 당할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용기를 내는 것이 연극계가 바로 서는 일이고 제가 다시 하늘을 똑바로 볼 수 있고 무대 위에서 떳떳한 배우가 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늘에 계신 윤주선배님 죄송합니다. 나중에 만나서 무릎 꿇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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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배우 김지현도 이윤택에 성폭력 피해…“임신에 낙태까지”
    • 입력 2018-02-20 10:32:51
    • 수정2018-02-20 18:39:50
    취재K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추가됐다. 어제(19일) 이윤택 전 감독이 공개적으로 사과한 후에 추가된 네 번째 폭로다.
김지현씨는 어제(1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감독의 기자회견장에 갔다가 '성폭력 부분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그의 말을 듣고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이 전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해 임신했다가 낙태를 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김 씨는 "많은 분들이 증언해 주신 것처럼 황토방이란 곳에서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었고, 혼자 안마를 할 때 전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05년 임신을 했다가 조용히 낙태를 했고, 낙태 사실을 아신 선생님(이 전 감독)께선 제게 200만 원인가를 건네시며 미안하단 말씀을 하셨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씨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조용히 그곳을 나와 집에 돌아왔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아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며 "제가 나온 이후에도 분명 선생님과 피해자만이 아는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후배가 분명 더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적었다. 한편 이 전 감독은 김 씨의 추가 폭로가 있기 전인 어제(19일) 오전 서울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를 본 당사자에게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그는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차라리 법적 절차에 따라서 진실이 밝혀지기 바란다"면서 의혹을 부인했다. 한 기자의 '성폭행이 아니었는데 사과는 왜 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성폭행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공개적으로 사과하면서도 성폭행에 대해서는 혐의 사실을 부인한 것이다. 극단 '미인' 대표 김수희 씨가 10여 년 전 이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SNS에 폭로한 지 닷새만이었다. 이 같은 이 전 감독의 사과에 대해 김수희 대표는 "이 씨의 태도에 치가 떨린다"며 "다음 수순을 밟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이 전 감독의 성폭력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사를 촉구한다며 지난 17일 시작된 청와대 청원은 오늘(20일) 오전 청원인이 4만 명을 넘어섰다. 다음은 김지현 씨의 네 번째 폭로 글 전문이다. 며칠 전 이윤택 선생님의 성폭력 사건이 밝혀지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연희단거리패에서 있었던 과거의 끔찍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고 치유된 줄 알았던 전 다시 심장이 뛰고 온몸이 뻣뻣하게 저리고 눈물이 났습니다. 페이스북에 제가 아는 사람들의 글이 쏟아졌지만 전 용기가 없어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 이윤택 선생님의 기자회견장에 갔습니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모든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 것이라고 그래서 제가 받은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에서 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선 전혀 변함이 없으셨습니다. 특히 성폭행 부분에서 강제성이 없었다는 말씀에 저는 기자회견장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증언해 주신 것처럼 황토방이란 곳에서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었고 저도 함께였습니다. 그리고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 때 전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 전 임신을 하였습니다. 제일 친한 선배에게 말씀을 드렸고 조용히 낙태를 했습니다. 낙태 사실을 아신 선생님께선 제게 200만 원인가를 건네시며 미안하단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후 얼마간은 절 건드리지 않으셨지만, 그 사건이 점점 잊혀져갈때 쯤 선생님께서 또다시 절 성폭행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던 아이기에 전 자신의 사람이란 말씀을 하시면서요. 괜찮다. 괜찮다. 이윤택 선생님과의 일 말고는 연희단거리패에서의 생활이 선배들과 후배들과의 관계가 그리고 그곳에서의 공연이 너무 좋고 행복해서 그곳을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하늘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무대 위에서 관객 앞에 떳떳하게 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조용히 그곳을 나왔습니다. 집에 돌아왔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고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 연희단거리패에 계신 선배님들께선 아마 이 사실을 모르실 겁니다. 그때 용기 내서 도와달라고 말씀 못 드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제가 나온 이후에도 분명 선생님과 피해자만이 아는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후배가 분명 더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금 용기 내지 않아서 이 일이 흐지부지된다면 지금까지 자신의 아픔을 힘겹게 꺼내준 피해자들이 또 한 번 고통을 당할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용기를 내는 것이 연극계가 바로 서는 일이고 제가 다시 하늘을 똑바로 볼 수 있고 무대 위에서 떳떳한 배우가 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늘에 계신 윤주선배님 죄송합니다. 나중에 만나서 무릎 꿇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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