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최대 논란, ‘팀추월’ 도대체 어떤 경기길래?

입력 2018.02.2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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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이 논란에 휩싸였다. 세 명의 선수가 함께 기록을 만들어내야 하는 단체 경기에서, 팀워크를 보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거세다. 결승선을 한 바퀴 남겨둔 상황에서 앞서 달리던김보름, 박지우 선수와 세 번째 주자였던 노선영 선수 간의 거리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반면 전날 열렸던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는 한국 대표팀이 완벽한 '케미'를 보이며 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팀추월 경기를 짚어봤다.


팀추월은 3명으로 꾸려진 두 개의 팀이 400m 트랙을 반으로 나눠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경기다. 남자 선수들은 8바퀴(3,200m), 여자 선수들은 6바퀴(2,400m)를 돌아야 한다.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선수의 기록이 팀의 기록이 된다. 그렇다면 왜 '팀추월'일까? 경기하는 두 팀의 기량 차이가 심하면 기량이 좋은 팀이 상대팀을 따라잡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때문에 '팀추월'이라 명명한 것. 추월이 이뤄지면 기록과 관계없이 추월한 팀이 승리하지만,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실제 팀 추월이 이뤄진 적은 없다.

원칙은 장거리 선수가..복잡한 올림픽 팀추월 출전권

원칙적으로 장거리가 주종목인 선수들이 팀추월에 참가한다. 하지만 올림픽 팀추월 출전권은 선수 개개인이 올림픽 개인 종목에서 출전권을 가지고 있어야 받을 수 있다. 즉 500m, 1,000m, 1,500m, 3,000m, 5,000m, 매스 스타트에 출전권을 가진 선수여야 팀추월에도 출전할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팀추월에 출전하는 선수들 가운데 단거리가 주종목인 선수들도 포함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19일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 출전한 미국 선수들 가운데 헤더 버거스마, 브리트니 보 선수는 500m가 주종목인 선수들이었다.

지난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 이승훈(흰색), 정재원(빨간색), 김민석(노란색) 선수가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지난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 이승훈(흰색), 정재원(빨간색), 김민석(노란색) 선수가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선수들은 암밴드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착용하지 않으면 실격된다. 남자 선수는 흰색, 빨간색, 노란색을, 여자 선수는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암밴드를 각각 착용한다. 다만 주자의 순서를 변경하는 횟수나 방법 등은 팀의 자율에 맡긴다. 게다가 인레인과 아웃레인을 구분해야 하는 경기도 아니기 때문에 암밴드는 선수를 구분하려는 목적 이외에 특별한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첫 주자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 역할도 중요"

팀추월은 단체 경기다. 출전하는 세 선수가 모두 각자의 역할을 부여받는다. 첫 주자는 뒤따르는 두 선수들의속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두번째, 세번째 주자는 가속도를 붙이면서 자기 앞에 있는 선수들이 뒤쳐지지 않도록 밀어줘야 한다. 첫 주자는 공기 저항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첫 주자로 달린 뒤에는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 때 자신에 의해 가속도가 붙은 두 선수들에 뒤쳐지지 않고 바짝 따라 붙어야 한다. 또 경기 후반부에 세 번째 주자는 체력이 다소 쳐진 두 번째 주자를 밀어줘야 한다.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박지우(오른쪽), 김보름(왼쪽)과 팀을 이룬 노선영이 결승선을 향해 역주하고 있다.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박지우(오른쪽), 김보름(왼쪽)과 팀을 이룬 노선영이 결승선을 향해 역주하고 있다.

19일 열렸던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는 박지우-노선영-김보름 선수 순서대로 첫 주자로 나섰다.첫 주자는 한 바퀴를 달린 뒤 맨 뒤로 가는 전략을 썼다. 마지막 바퀴에서는 김보름이 선두였고 박지우, 노선영이 뒤따랐지만 노선영이 크게 뒤쳐지면서 3분03초76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이강석 KBS 해설위원은 '전략 실수'라고 평가하면서, "두 바퀴를 남겨뒀을 때 노선영이 가장 앞에서 달린 뒤 곧바고 세 번째로 이동했다. 내가 감독이었다면 노선영을 두 번째로 이동시킨 뒤 세 번째 주자가 뒤에서 밀어주라고 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열렸던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는 마지막 바퀴에서 체력적으로 다소 뒤쳐진 정재원을 김민석이 가장 뒤에서 밀어줬다. 맨앞에서 적극적으로 두 동생들을 끌어줬던 이승훈의 역할도 빛났다. 준준결승 경기에서 1위로 통과한 남자 팀추월 팀은 21일 저녁 8시 20분 준결승 경기를 치르게 된다. 지난 경기에서 확인했던 남자 선수들 간 '케미'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이 해설위원은 "지난 경기만큼 해준다면 '강호' 네덜란드와의 경기 결과도 긍정적으로 전망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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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최대 논란, ‘팀추월’ 도대체 어떤 경기길래?
    • 입력 2018-02-20 20:40:23
    취재K
대한민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이 논란에 휩싸였다. 세 명의 선수가 함께 기록을 만들어내야 하는 단체 경기에서, 팀워크를 보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거세다. 결승선을 한 바퀴 남겨둔 상황에서 앞서 달리던김보름, 박지우 선수와 세 번째 주자였던 노선영 선수 간의 거리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반면 전날 열렸던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는 한국 대표팀이 완벽한 '케미'를 보이며 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팀추월 경기를 짚어봤다.


팀추월은 3명으로 꾸려진 두 개의 팀이 400m 트랙을 반으로 나눠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경기다. 남자 선수들은 8바퀴(3,200m), 여자 선수들은 6바퀴(2,400m)를 돌아야 한다.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선수의 기록이 팀의 기록이 된다. 그렇다면 왜 '팀추월'일까? 경기하는 두 팀의 기량 차이가 심하면 기량이 좋은 팀이 상대팀을 따라잡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때문에 '팀추월'이라 명명한 것. 추월이 이뤄지면 기록과 관계없이 추월한 팀이 승리하지만,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실제 팀 추월이 이뤄진 적은 없다.

원칙은 장거리 선수가..복잡한 올림픽 팀추월 출전권

원칙적으로 장거리가 주종목인 선수들이 팀추월에 참가한다. 하지만 올림픽 팀추월 출전권은 선수 개개인이 올림픽 개인 종목에서 출전권을 가지고 있어야 받을 수 있다. 즉 500m, 1,000m, 1,500m, 3,000m, 5,000m, 매스 스타트에 출전권을 가진 선수여야 팀추월에도 출전할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팀추월에 출전하는 선수들 가운데 단거리가 주종목인 선수들도 포함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19일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 출전한 미국 선수들 가운데 헤더 버거스마, 브리트니 보 선수는 500m가 주종목인 선수들이었다.

지난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 이승훈(흰색), 정재원(빨간색), 김민석(노란색) 선수가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선수들은 암밴드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착용하지 않으면 실격된다. 남자 선수는 흰색, 빨간색, 노란색을, 여자 선수는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암밴드를 각각 착용한다. 다만 주자의 순서를 변경하는 횟수나 방법 등은 팀의 자율에 맡긴다. 게다가 인레인과 아웃레인을 구분해야 하는 경기도 아니기 때문에 암밴드는 선수를 구분하려는 목적 이외에 특별한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첫 주자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 역할도 중요"

팀추월은 단체 경기다. 출전하는 세 선수가 모두 각자의 역할을 부여받는다. 첫 주자는 뒤따르는 두 선수들의속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두번째, 세번째 주자는 가속도를 붙이면서 자기 앞에 있는 선수들이 뒤쳐지지 않도록 밀어줘야 한다. 첫 주자는 공기 저항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첫 주자로 달린 뒤에는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 때 자신에 의해 가속도가 붙은 두 선수들에 뒤쳐지지 않고 바짝 따라 붙어야 한다. 또 경기 후반부에 세 번째 주자는 체력이 다소 쳐진 두 번째 주자를 밀어줘야 한다.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박지우(오른쪽), 김보름(왼쪽)과 팀을 이룬 노선영이 결승선을 향해 역주하고 있다.
19일 열렸던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는 박지우-노선영-김보름 선수 순서대로 첫 주자로 나섰다.첫 주자는 한 바퀴를 달린 뒤 맨 뒤로 가는 전략을 썼다. 마지막 바퀴에서는 김보름이 선두였고 박지우, 노선영이 뒤따랐지만 노선영이 크게 뒤쳐지면서 3분03초76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이강석 KBS 해설위원은 '전략 실수'라고 평가하면서, "두 바퀴를 남겨뒀을 때 노선영이 가장 앞에서 달린 뒤 곧바고 세 번째로 이동했다. 내가 감독이었다면 노선영을 두 번째로 이동시킨 뒤 세 번째 주자가 뒤에서 밀어주라고 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열렸던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는 마지막 바퀴에서 체력적으로 다소 뒤쳐진 정재원을 김민석이 가장 뒤에서 밀어줬다. 맨앞에서 적극적으로 두 동생들을 끌어줬던 이승훈의 역할도 빛났다. 준준결승 경기에서 1위로 통과한 남자 팀추월 팀은 21일 저녁 8시 20분 준결승 경기를 치르게 된다. 지난 경기에서 확인했던 남자 선수들 간 '케미'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이 해설위원은 "지난 경기만큼 해준다면 '강호' 네덜란드와의 경기 결과도 긍정적으로 전망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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