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도박사이트로 85억 원’…조폭 덜미

입력 2018.02.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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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조직폭력배 행동대장 등 3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2014년 3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규모 900억 원대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85억 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개장)과 형법(도박공간 개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3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1명을 구속했다. 조폭은 고향에서 알고 지내던 사이인 3명이었다.

중국에서 먹고, 자고...조폭 행동대장이 운영자

중국 청도의 한 아파트. 사이트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중국 청도의 한 아파트. 사이트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찰이 중국 청도에 살고 있던 총책을 검거했다. 총책은 국내의 한 조직폭력배의 행동대장(39)이었다. 총책 등이 살고 있던 아파트에는 미국과 일본에 서버를 둔 도박사이트 4개가 돌아가고 있었다. 사이트 주소는 물론이고 입출금 계좌도 주기적으로 바꾸는 등 꼬리를 잡히지 않도록 치밀하게 움직였다. 사이트 입금계좌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조직원들이 만들어 놓은 차명계좌였다.

도박사이트 운영과 관리는 철저히 중국에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에 차려둔 사무실에는 행동대장의 처남 등 친인척이 근무하면서 주로 사이트 관리를 담당했다.

국내 조직원들이 구해온 차명 통장. 도박사이트 입출금 계좌로 이용됐다. (사진 출처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국내 조직원들이 구해온 차명 통장. 도박사이트 입출금 계좌로 이용됐다. (사진 출처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캡션 : 국내 조직원들이 구해온 차명 통장. 도박사이트 입출금 계좌로 이용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국내 총판에 고등학생까지...유흥주점에서 자금세탁
물꼬를 튼 수사는 국내 조직원들로 향했다. 도박사이트에 입금을 받을 차명 통장은 국내에서 움직이는 조직원들이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향 선후배들로 구성된 이들은 보안을 철저히 지키려 했다. 사이트 개설이나 홍보 등 전문적인 일이거나 본인들의 신원이 쉽게 드러날 수 있는 일은 직원을 뽑았다.

회원을 모집해오면 회원 가입비의 2~5% 정도를 수익금으로 주기로 하고 국내 총판 일을 할 사람을 불러모았다. 직원을 뽑을 땐 직접 면접까지 진행했다. 여기에는 직접 도박사이트를 이용하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까지 포함됐다. 이 학생은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로 메신저 등을 이용해 도박사이트 회원을 끌어모았다.

자금 세탁도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유흥업 종업원은 술값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7천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받고, 일부만 술값으로 결제한 뒤 나머지는 다시 돌려주는 방법이었다.

도박사이트를 즐겨 이용하던 10명도 함께 검거. 한 사람이 많게는 9천만 원까지 사이트에 입금해 도박에 참여했다.

경찰은 "온라인 도박은 오프라인 도박보다 접근하기 쉬워서 이용자들이 도박 중독 등에 노출되기 쉽다"면서 "개인의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고 또 다른 범죄를 양산할 수 있어 도박사이트 근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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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서 도박사이트로 85억 원’…조폭 덜미
    • 입력 2018-02-22 12:00:51
    사회
중국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조직폭력배 행동대장 등 3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2014년 3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규모 900억 원대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85억 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개장)과 형법(도박공간 개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3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1명을 구속했다. 조폭은 고향에서 알고 지내던 사이인 3명이었다.

중국에서 먹고, 자고...조폭 행동대장이 운영자

중국 청도의 한 아파트. 사이트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찰이 중국 청도에 살고 있던 총책을 검거했다. 총책은 국내의 한 조직폭력배의 행동대장(39)이었다. 총책 등이 살고 있던 아파트에는 미국과 일본에 서버를 둔 도박사이트 4개가 돌아가고 있었다. 사이트 주소는 물론이고 입출금 계좌도 주기적으로 바꾸는 등 꼬리를 잡히지 않도록 치밀하게 움직였다. 사이트 입금계좌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조직원들이 만들어 놓은 차명계좌였다.

도박사이트 운영과 관리는 철저히 중국에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에 차려둔 사무실에는 행동대장의 처남 등 친인척이 근무하면서 주로 사이트 관리를 담당했다.

국내 조직원들이 구해온 차명 통장. 도박사이트 입출금 계좌로 이용됐다. (사진 출처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캡션 : 국내 조직원들이 구해온 차명 통장. 도박사이트 입출금 계좌로 이용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국내 총판에 고등학생까지...유흥주점에서 자금세탁
물꼬를 튼 수사는 국내 조직원들로 향했다. 도박사이트에 입금을 받을 차명 통장은 국내에서 움직이는 조직원들이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향 선후배들로 구성된 이들은 보안을 철저히 지키려 했다. 사이트 개설이나 홍보 등 전문적인 일이거나 본인들의 신원이 쉽게 드러날 수 있는 일은 직원을 뽑았다.

회원을 모집해오면 회원 가입비의 2~5% 정도를 수익금으로 주기로 하고 국내 총판 일을 할 사람을 불러모았다. 직원을 뽑을 땐 직접 면접까지 진행했다. 여기에는 직접 도박사이트를 이용하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까지 포함됐다. 이 학생은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로 메신저 등을 이용해 도박사이트 회원을 끌어모았다.

자금 세탁도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유흥업 종업원은 술값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7천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받고, 일부만 술값으로 결제한 뒤 나머지는 다시 돌려주는 방법이었다.

도박사이트를 즐겨 이용하던 10명도 함께 검거. 한 사람이 많게는 9천만 원까지 사이트에 입금해 도박에 참여했다.

경찰은 "온라인 도박은 오프라인 도박보다 접근하기 쉬워서 이용자들이 도박 중독 등에 노출되기 쉽다"면서 "개인의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고 또 다른 범죄를 양산할 수 있어 도박사이트 근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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