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불법 판치는 ‘게르마늄 열풍’…‘가짜 논문’으로 효능 광고까지

입력 2018.02.23 (21:29) 수정 2018.02.2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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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건강에 좋다'는 광고를 앞세워서 게르마늄 팔찌나 목걸이 같은, 각종 액세서리를 파는 업체가 많아졌죠?

그런데, 광고를 들여다 보면, 엉터리 해외 논문을 게재해 의학적 효과를 강조하는 허위 내용이 수두룩하고, 주소에는 사무실조차 없는 '유령업체'도 적지 않습니다.

현장추적, 김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력한 효능' 솔깃한 광고가 눈에 띕니다.

게르마늄 액세서리를 파는 이 매장 직원은 팔찌를 차기만 해도 건강해진다고 설명합니다.

[판매원(음성변조) : "혈액순환이 잘되면 통증도 완화되고 결림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많이 완화가 되는 거죠."]

다른 매장에서도 건강을 강조하며 30만 원 넘는 가격에 팔찌와 목걸이를 팔고 있습니다.

[판매원(음성변조) : "팔찌 차면 약간 찌릿거리는 느낌이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이게 혈액순환 도와주는 거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검증된 건 전혀 없습니다.

[박휴정/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임상적으로 규명되지 않았고 현재 대부분 의 의사가 통증 치료에 게르마늄을 직접적 으로 적용시키고 있지는 않습니다."]

독일 유명 제품을 판매한다는 한 업체는 해외 학술지 논문에서 게르마늄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학술지라는 사이트는 인도의 '인터넷 잡지'이고, 논문 저자나 병원도 실체가 없습니다.

독일 특정 업체 제품이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낸 이 글은 논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입니다.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교수 : "논문은 될 수가 없는 거고, 과학 논문을 가지고 소비자를 의도적으로 속이려고 하는 아주 고약한 상술이고요."]

천안에 있다는 이 업체 주소를 찾아가 봤지만, 사무실조차 없습니다.

[건물 관리인(음성변조) : "우리 주소로 그냥 사업자를 내는 경우가 있어요." (사무실은 운영을 안 하고요?) 그렇죠."]

식약처는 게르마늄이 의학적 효과가 있다며 판매하는 것은 모두 불법이라고 강조합니다.

[홍충만/식약처 의료기기심사부 과장 : "게르마늄 자체의 효능·효과를 보고서 식약처에서 인정한 적은 없습니다."]

식약처는 홈쇼핑 등에서도 직접 건강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어르신에게 좋다"는 등의 말을 하며 게르마늄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서, 위법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장추적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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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불법 판치는 ‘게르마늄 열풍’…‘가짜 논문’으로 효능 광고까지
    • 입력 2018-02-23 21:31:21
    • 수정2018-02-23 23: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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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건강에 좋다'는 광고를 앞세워서 게르마늄 팔찌나 목걸이 같은, 각종 액세서리를 파는 업체가 많아졌죠? 그런데, 광고를 들여다 보면, 엉터리 해외 논문을 게재해 의학적 효과를 강조하는 허위 내용이 수두룩하고, 주소에는 사무실조차 없는 '유령업체'도 적지 않습니다. 현장추적, 김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력한 효능' 솔깃한 광고가 눈에 띕니다. 게르마늄 액세서리를 파는 이 매장 직원은 팔찌를 차기만 해도 건강해진다고 설명합니다. [판매원(음성변조) : "혈액순환이 잘되면 통증도 완화되고 결림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많이 완화가 되는 거죠."] 다른 매장에서도 건강을 강조하며 30만 원 넘는 가격에 팔찌와 목걸이를 팔고 있습니다. [판매원(음성변조) : "팔찌 차면 약간 찌릿거리는 느낌이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이게 혈액순환 도와주는 거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검증된 건 전혀 없습니다. [박휴정/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임상적으로 규명되지 않았고 현재 대부분 의 의사가 통증 치료에 게르마늄을 직접적 으로 적용시키고 있지는 않습니다."] 독일 유명 제품을 판매한다는 한 업체는 해외 학술지 논문에서 게르마늄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학술지라는 사이트는 인도의 '인터넷 잡지'이고, 논문 저자나 병원도 실체가 없습니다. 독일 특정 업체 제품이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낸 이 글은 논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입니다.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교수 : "논문은 될 수가 없는 거고, 과학 논문을 가지고 소비자를 의도적으로 속이려고 하는 아주 고약한 상술이고요."] 천안에 있다는 이 업체 주소를 찾아가 봤지만, 사무실조차 없습니다. [건물 관리인(음성변조) : "우리 주소로 그냥 사업자를 내는 경우가 있어요." (사무실은 운영을 안 하고요?) 그렇죠."] 식약처는 게르마늄이 의학적 효과가 있다며 판매하는 것은 모두 불법이라고 강조합니다. [홍충만/식약처 의료기기심사부 과장 : "게르마늄 자체의 효능·효과를 보고서 식약처에서 인정한 적은 없습니다."] 식약처는 홈쇼핑 등에서도 직접 건강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어르신에게 좋다"는 등의 말을 하며 게르마늄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서, 위법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장추적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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