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4인승 오늘 금사냥…스타트가 관건

입력 2018.02.2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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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 남자 4인승 대표팀이 24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1·2차 주행에서 종합 2위를 차지했다. 25일 열리는 3·4차 주행에서 지금처럼만 실력 발휘를 한다면, 한국 최초 봅슬레이 메달이라는 영광을 안을 수 있다.

4인승 팀의 선전은 이변에 가깝다. 애초 봅슬레이 대표팀의 주력은 2인승이었다. 2인승 팀은 한때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무대에서 이미 정상급 기량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4인승 썰매로는 국제대회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썰매 대표팀도 '2인승은 금메달, 4인승은 동메달'을 목표로 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2인승 팀은 지난 18, 19일 경기 결과 최종 6위에 자리했다. 정작 기대를 못 받던 4인승이 깜짝 2위를 차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엇갈린 주행 순서 추첨 운

봅슬레이 대표팀은 지난해 12월부터 국제대회는 출전하지 않고 평창 트랙에서만 훈련했다. 올림픽에 '올인'하겠다는 의도였다. 월드컵 출전 포인트가 떨어지면서 세계 랭킹이 하락하더라도 홈 트랙 이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는 주행 순서 추첨에 크게 영향을 줬다. 1차 주행은 세계랭킹 하위권 팀들끼리 컴퓨터로 추첨한다. 2인승 대표팀은 30개 팀 가운데 30번째, 꼴찌 번호를 받았다. 불운이었다. 늦게 출전할수록 얼음 표면이 많이 깎여있기 때문에 썰매를 조종하기 힘들다. 1차 주행 성적은 1차 49초50으로 11위에 그쳤다. 중간 순번으로 나선 2차 주행부터는 49초39(2차), 49초15(3차), 49초36(4차)으로 기록이 크게 단축됐다.

4인승 팀은 최하위 7개 팀끼리 실시한 추첨에서 1차 시기 맨 첫 번째 주자로 정해졌다. 깨끗한 얼음 표면에서 달릴 수 있었기에 불필요한 기록 하락을 피할 수 있었다.

[바로가기]봅슬레이 4인승 1차 주행 48.65 트랙 신기록
[바로가기]봅슬레이 2인승 메달 실패…6위로 선전

최강 조종수 원윤종, 2인승 주행 '반면교사' 삼았다

'대표팀 맏형' 원윤종은 2인승과 4인승에 모두 파일럿(조종수)으로 출전한다. 기량은 세계 정상급이지만 메달 기대가 커질수록 부담도 무거웠다. 2인승 주행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1차 주행에서 얼음벽에 두 번이나 부딪혔다. 수없이 연습했던 홈 트랙이었다. 훈련할 때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실수였다. 연습 때보다 1초 가까이 기록이 떨어졌다. 100분의 1초 차이로 메달 색이 바뀌는 썰매 종목에서 한 번 벌어진 격차는 쉽게 좁혀질 수 없었다. 원윤종은 "함께 뛴 파트너(서영우)한테 미안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실수를 반면교사 삼았다. 최고의 썰매 조종수라는 명예도 회복해야 했다. 주행 조 추첨 운에 더해 원윤종의 조종 실력도 다시 궤도에 올랐다. 2인승 썰매를 운용하던 경험을 4인승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국내 훈련 효과, 4인승이 월등

대표팀은 국제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홈 트랙 훈련에만 집중했지만 2인승 경기에선 주행 순서와 조종 미숙으로 홈 이점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4인승 팀은 달랐다. 세계 랭킹 상위권이던 2인승과 달리 4인승의 기량 상승 폭이 훨씬 컸다. 2인승 썰매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원윤종-서영우와 달리 전정린-김동현의 훈련량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평창 트랙을 수없이 타면서 선수 4명이 한 몸처럼 움직이게 됐다.

4인승 팀은 평창 트랙에서 훈련한 이후 스타트를 0.05초까지 단축했다. 지난달 31일 썰매종목 미디어데이에서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이 "2인승보다 4인승이 훨씬 (성적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은 과제는 스타트 보완이다. 4인승 대표팀의 스타트 기록은 1차 주행에서 4초92, 2차 주행에서 4초94였다. 전체 29개 팀 가운데 11위였다. 스타트 1위는 독일이었다.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가 이끄는 4인승 팀 스타트 기록은 1차 주행 4초84, 2차 주행 4초86으로 전체 1~2위였다. 우리 팀과 0.1초 이상 차이난다. 출발이 앞당겨지면 가속도가 붙어 전체 기록이 크게 단축된다. 3·4차 주행에서 스타트만 앞당겨도 1위와의 격차를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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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5 07:04:02
    취재K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대표팀이 24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1·2차 주행에서 종합 2위를 차지했다. 25일 열리는 3·4차 주행에서 지금처럼만 실력 발휘를 한다면, 한국 최초 봅슬레이 메달이라는 영광을 안을 수 있다.

4인승 팀의 선전은 이변에 가깝다. 애초 봅슬레이 대표팀의 주력은 2인승이었다. 2인승 팀은 한때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무대에서 이미 정상급 기량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4인승 썰매로는 국제대회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썰매 대표팀도 '2인승은 금메달, 4인승은 동메달'을 목표로 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2인승 팀은 지난 18, 19일 경기 결과 최종 6위에 자리했다. 정작 기대를 못 받던 4인승이 깜짝 2위를 차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엇갈린 주행 순서 추첨 운

봅슬레이 대표팀은 지난해 12월부터 국제대회는 출전하지 않고 평창 트랙에서만 훈련했다. 올림픽에 '올인'하겠다는 의도였다. 월드컵 출전 포인트가 떨어지면서 세계 랭킹이 하락하더라도 홈 트랙 이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는 주행 순서 추첨에 크게 영향을 줬다. 1차 주행은 세계랭킹 하위권 팀들끼리 컴퓨터로 추첨한다. 2인승 대표팀은 30개 팀 가운데 30번째, 꼴찌 번호를 받았다. 불운이었다. 늦게 출전할수록 얼음 표면이 많이 깎여있기 때문에 썰매를 조종하기 힘들다. 1차 주행 성적은 1차 49초50으로 11위에 그쳤다. 중간 순번으로 나선 2차 주행부터는 49초39(2차), 49초15(3차), 49초36(4차)으로 기록이 크게 단축됐다.

4인승 팀은 최하위 7개 팀끼리 실시한 추첨에서 1차 시기 맨 첫 번째 주자로 정해졌다. 깨끗한 얼음 표면에서 달릴 수 있었기에 불필요한 기록 하락을 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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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조종수 원윤종, 2인승 주행 '반면교사' 삼았다

'대표팀 맏형' 원윤종은 2인승과 4인승에 모두 파일럿(조종수)으로 출전한다. 기량은 세계 정상급이지만 메달 기대가 커질수록 부담도 무거웠다. 2인승 주행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1차 주행에서 얼음벽에 두 번이나 부딪혔다. 수없이 연습했던 홈 트랙이었다. 훈련할 때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실수였다. 연습 때보다 1초 가까이 기록이 떨어졌다. 100분의 1초 차이로 메달 색이 바뀌는 썰매 종목에서 한 번 벌어진 격차는 쉽게 좁혀질 수 없었다. 원윤종은 "함께 뛴 파트너(서영우)한테 미안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실수를 반면교사 삼았다. 최고의 썰매 조종수라는 명예도 회복해야 했다. 주행 조 추첨 운에 더해 원윤종의 조종 실력도 다시 궤도에 올랐다. 2인승 썰매를 운용하던 경험을 4인승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국내 훈련 효과, 4인승이 월등

대표팀은 국제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홈 트랙 훈련에만 집중했지만 2인승 경기에선 주행 순서와 조종 미숙으로 홈 이점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4인승 팀은 달랐다. 세계 랭킹 상위권이던 2인승과 달리 4인승의 기량 상승 폭이 훨씬 컸다. 2인승 썰매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원윤종-서영우와 달리 전정린-김동현의 훈련량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평창 트랙을 수없이 타면서 선수 4명이 한 몸처럼 움직이게 됐다.

4인승 팀은 평창 트랙에서 훈련한 이후 스타트를 0.05초까지 단축했다. 지난달 31일 썰매종목 미디어데이에서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이 "2인승보다 4인승이 훨씬 (성적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은 과제는 스타트 보완이다. 4인승 대표팀의 스타트 기록은 1차 주행에서 4초92, 2차 주행에서 4초94였다. 전체 29개 팀 가운데 11위였다. 스타트 1위는 독일이었다.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가 이끄는 4인승 팀 스타트 기록은 1차 주행 4초84, 2차 주행 4초86으로 전체 1~2위였다. 우리 팀과 0.1초 이상 차이난다. 출발이 앞당겨지면 가속도가 붙어 전체 기록이 크게 단축된다. 3·4차 주행에서 스타트만 앞당겨도 1위와의 격차를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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