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문 대통령 평창올림픽 후 어려운 선택 직면할 수도”

입력 2018.02.26 (11:35) 수정 2018.02.2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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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한반도의 기상도를 전망하는 기사를 싣고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어려운 선택(tough choices)'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지도자는 평창올림픽 기간의 휴전을 지속적 평화로 바꿔놓을까'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어렵게 조성된 남북한의 화해 무드를 이어가면서도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단절(rupture)을 예방하려는 두 가지 목표를 추구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당장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을 제안받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미국을 설득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에서 미국과 북한 고위 인사들이 서로를 외면한 것은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미북 간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북핵 해법이 전혀 진전되지 않아, 향후 미북 관계가 평창올림픽 이전의 극한 대립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하면서, 문 대통령은 올림픽 기간 북한의 '미소 공세'가 얼마나 지속할지 평가하는 상황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대북 강경 기조 또한 부담이 될 것으로 지목됐다.

미 백악관은 북한이 평창올림픽 기간 북미 대화에 전향적 의향을 밝힌 데 대해 25일 "우리는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북한의 오늘 메시지가 비핵화로 가는 길을 따르는 첫걸음을 의미하는지 볼 것"이라며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 조건을 고수하며 반응했다.

워싱턴의 강경파들은 한국의 더욱 유화적 제스처와는 두드러지게 다른 입장을 보인다.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문 대통령이 최고조의 대북 압박을 취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와 '엇박자'(work at cross purposes)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는 워싱턴 실망감이 점증하고 있다면서 "두 동맹국 지도자의 의지가 심각하게 충돌하는 결과가 올 수도 있다"고 예견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문 대통령이 한반도의 군사력 충돌을 피하기위해 올림픽에 노력을 경주, '올림픽 휴전'을 조성해 한반도 긴장을 극적으로 낮추고 한국을 이런 과정의 '핵심 선수(key player)'로 회복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특히 미국 내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미국이 한국의 이런 중재자 역할을 어느 선까지 지켜볼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관료들도 미국이 남북 간 실행 가능한 외교채널이 존재한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이를 미국의 목표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지를 계산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 첫 번째 단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향해 더욱 일관된 메시지를 정하는 일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또한, 백악관은 남북 외교가 가속화한다면 여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NYT는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과도한 양보는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상황이지만, 지나친 강경책을 고수할 경우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인 한국이 중국에 가까워지며 미국을 고립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호주대 퍼스 미국아시아센터의 고든 플레이크 대표는 "문 대통령은 순진한 아이가 아니다"면서 " 한국은 미국과 그리 큰 거리를 두지 않고, 분쟁으로 치달을 수 있는 궤적을 필사적으로 바꾸려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평창올림픽 후 한미관계의 첫 시험대는 3월 18일 끝나는 평창 동계패럴림픽 이후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의 재개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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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문 대통령 평창올림픽 후 어려운 선택 직면할 수도”
    • 입력 2018-02-26 11:35:04
    • 수정2018-02-26 13: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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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한반도의 기상도를 전망하는 기사를 싣고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어려운 선택(tough choices)'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지도자는 평창올림픽 기간의 휴전을 지속적 평화로 바꿔놓을까'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어렵게 조성된 남북한의 화해 무드를 이어가면서도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단절(rupture)을 예방하려는 두 가지 목표를 추구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당장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을 제안받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미국을 설득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에서 미국과 북한 고위 인사들이 서로를 외면한 것은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미북 간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북핵 해법이 전혀 진전되지 않아, 향후 미북 관계가 평창올림픽 이전의 극한 대립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하면서, 문 대통령은 올림픽 기간 북한의 '미소 공세'가 얼마나 지속할지 평가하는 상황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대북 강경 기조 또한 부담이 될 것으로 지목됐다.

미 백악관은 북한이 평창올림픽 기간 북미 대화에 전향적 의향을 밝힌 데 대해 25일 "우리는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북한의 오늘 메시지가 비핵화로 가는 길을 따르는 첫걸음을 의미하는지 볼 것"이라며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 조건을 고수하며 반응했다.

워싱턴의 강경파들은 한국의 더욱 유화적 제스처와는 두드러지게 다른 입장을 보인다.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문 대통령이 최고조의 대북 압박을 취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와 '엇박자'(work at cross purposes)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는 워싱턴 실망감이 점증하고 있다면서 "두 동맹국 지도자의 의지가 심각하게 충돌하는 결과가 올 수도 있다"고 예견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문 대통령이 한반도의 군사력 충돌을 피하기위해 올림픽에 노력을 경주, '올림픽 휴전'을 조성해 한반도 긴장을 극적으로 낮추고 한국을 이런 과정의 '핵심 선수(key player)'로 회복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특히 미국 내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미국이 한국의 이런 중재자 역할을 어느 선까지 지켜볼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관료들도 미국이 남북 간 실행 가능한 외교채널이 존재한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이를 미국의 목표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지를 계산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 첫 번째 단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향해 더욱 일관된 메시지를 정하는 일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또한, 백악관은 남북 외교가 가속화한다면 여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NYT는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과도한 양보는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상황이지만, 지나친 강경책을 고수할 경우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인 한국이 중국에 가까워지며 미국을 고립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호주대 퍼스 미국아시아센터의 고든 플레이크 대표는 "문 대통령은 순진한 아이가 아니다"면서 " 한국은 미국과 그리 큰 거리를 두지 않고, 분쟁으로 치달을 수 있는 궤적을 필사적으로 바꾸려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평창올림픽 후 한미관계의 첫 시험대는 3월 18일 끝나는 평창 동계패럴림픽 이후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의 재개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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