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의 평창올림픽 성과와 남은 과제’
입력 2018.02.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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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택 교수 : 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학과
이택광 교수 :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정용철 교수 : 서강대 교육대학원
최동호 평론가 : 스포츠평론가
□ 백운기 / 진행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KBS <공감토론> 백운기입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꼭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한창 열기가 오를 만한 때 끝나서 좀 아쉽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모든 일정이 마치 잘 짜여진 극본처럼 진행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따기도 했고 또 흥행에도 성공해서 우려했던 적자올림픽도 면했다고 합니다. 오늘 <공감토론>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새기면서 이번 올림픽의 성과와 함께 과제도 차분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이슈다운 이슈! 토론다운 토론! KBS <공감토론> 시작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오늘 함께하실 패널 분들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국민대학교 스포츠건강재활학과 이대택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 이대택
안녕하십니까?
□ 백운기 / 진행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계신데 학교에 있는 연구소입니까?
□ 이대택
이것은 외부에 있는 연구소입니다.
□ 백운기 / 진행
아, 개인적으로 하시는?
□ 이대택
네.
□ 백운기 / 진행
교수님은 또 체육인이십니까?
□ 이대택
네, 체육인이죠. 어릴 때는 수영을 했고요.
□ 백운기 / 진행
제가 듣기로는 철인3종경기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 이대택
일단 취미로 하고요. 일단 끝내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철인3종경기를 취미로. 부럽습니다.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이택광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 이택광
네, 반갑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 계셨죠?
□ 이택광
네, 잘 지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정용철 교수 함께하십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정용철
안녕하세요. 네, 반갑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리고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동호
네,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평창에 다녀오셨죠?
□ 최동호
아닙니다. 저는 서울에서 방송하느라고 여기저기 좀 왔다 갔다 하고 그랬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래도 한 번 다녀오셔야죠.
□ 최동호
소식들은 취재기자들한테 많이 들었고요. 방송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다 보니까,
□ 백운기 / 진행
가실 시간이 없었군요.
□ 최동호
네, 제가 본업이 그렇다 보니까.
□ 백운기 / 진행
평창에 다녀오신 분 계신가요? 우리 이대택 교수님께서?
□ 이대택
네.
□ 백운기 / 진행
며칠이나 계셨어요?
□ 이대택
오래 있지는 않았고요. 여자 아이스하키 첫 번째 경기를 봤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제가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온 선수단 스태프 중에 아는 친구가 있어서 오래된 친구라 그 친구 만나러 갔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셨군요. 네 분은 서로 다 잘 아시는 사이시죠?
□ 최동호
네, 이택광 교수님은 제가 평소에 존경해 마지않는, 방송과 글로써 알던 분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만나서 반갑고요. 이대택 교수하고 정용철 교수는 체육계에 계시는 분들이니까 평소에 제가 좀 질책도 하고 조언도 하고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그런데 약간 비웃는 웃음 같아요. 네 분 함께 인사 나누시고 시작하겠습니다.
□ 패널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먼저 오늘 이제 올림픽이 끝났으니까요. 이번 올림픽 보면서 어떤 점이 나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 있으면 한번 돌아보면서 시작을 했으면 좋겠는데, 이대택 교수님은 직접 아이스하키 보기도 하셨는데 어떤 점이 제일 기억에 남으셨나요?
□ 이대택
제가 사실 간만에 경기장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그렇게 여러 종목을 보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경기장이 사실은 저한테 굉장히 인상 깊었고요. 그리고 뭐랄까,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 감동이 저한테는 굉장히 깊게 인상에 남았고요. 개회식 볼 때 드론, 그게 저한테는 조금 인상 깊었던 부분이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게 아주 볼만했다고들 얘기들을 많이 하시던데. 아이스하키 단일팀 얘기를 오늘 좀 하려고 하는데요.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하기 전에 이대택 교수님 생각과 단일팀 구성한 뒤에 이렇게 싸우는 모습 보면서 좀 생각이 달라지신 부분이 있나요?
□ 이대택
저는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에 단일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팀을 만들 수 있느냐부터 왜 선수들하고 미리 얘기하지 않느냐 얘기했는데요. 그 2개에 대해서는 저도 분명히 동의를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올림픽이라는 특성이 가지고 있는 단일팀 구성의 어떤 동력을 저는 분명히 믿었고요. 그리고 이것이 끝날 때쯤 분명히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제가 원하는 대로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거기에 맞춰져서 나오지 않았나. 그래서 저는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효과가 생각보다 좋아지지 않았나.
□ 백운기 / 진행
앞부분에 네 분 말씀 듣고 저희가 이번에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신소정 선수 전화연결해서 잠깐 얘기를 나눠볼 텐데요. 이대택 교수님께서 아이스하키 잘 보셨다고 하니까 더 좋습니다. 이택광 교수님 어떤 것 꼽으시겠어요?
□ 이택광
저는 30년 만에 개최된 올림픽이라서 그랬는지 상당히 많은 분들이 올림픽을 즐기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과거 같으면 올림픽이라고 하면 뭔가 국가행사 같은 느낌을 줬다면 이번에는 대중적으로 굉장히 올림픽 자체에 친근감을 갖게 된 그런 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과거와 확 달라진 모습이죠. 과거에는 사실 제 자신만 하더라도 별로 올림픽이나 이런 데에, 특히 동계올림픽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특히 컬링 선수라든가. 저는 컬링이 굉장히 이렇게 인기를 끌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 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체적인 의미에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지 않습니까? 상당히 많은 분들이 비관적으로 전망을 하고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말하면 국민 여러분들이 사실은 이 올림픽을 엔터테인먼트로 즐겨줌으로 인해서 스포츠가 하나의 문화가 된 그런 대사건이 됐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중에 컬링이 바로 중심을 차지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많은 스포츠 종목 중에서도. 그래서 과거 같으면 쇼트트랙이라든가 주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한국의 인기종목 중심으로 관람객들이 몰렸을 것 같은데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고 비인기종목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선수들의 개성들이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게 되고 올림픽 전체가 하나의 대중문화로서 소비되는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개인적으로 어떤 게 가장 인상 깊었는지 여쭤봤는데 총평까지 해 주셨습니다.
□ 이택광
저는 일단 컬링팀을 중심으로 한 그게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 백운기 / 진행
이번에 보니까 컬링 규정을 아는 분들이 꽤 많아졌어요. 이렇게 보면서 아, 그러는데. 최동호 평론가님, 컬링을 보고 어떤 분이 “저거 얼음판 알까기구먼.”
□ 최동호
그런 말씀을 쉽게 많이 하셨죠. 빗대어서 얘기를 해야 되니까. 그런데 컬링 선수들은 그 얘기를 조금,
□ 백운기 / 진행
싫어합니까?
□ 최동호
싫어하고. 재미있는 게 예를 들면 컬링 선수들 마늘소녀, 갈릭걸스라고 해서 해외에서 많이 소개되는데 좀 더 예쁜 별명 좀 지어달라고 얘기도 있었고요.
□ 백운기 / 진행
하나 지어주시죠.
□ 최동호
한번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이상호 선수 있거든요. 스노보드. 배추보이잖아요. 그런데 이상호 선수는 이름이 참 좋다고 얘기를 했어요.
□ 백운기 / 진행
좋다고 하던데요.
□ 최동호
이 배추보이가 상징하는 바가 내가 어떻게 이 스노보드에 입문하고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서 성과를 내왔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백운기 / 진행
또 본인도 배추 들고 나왔잖아요.
□ 최동호
네, 그랬죠.
□ 백운기 / 진행
최동호 평론가께서는 어떤 걸 꼽으시겠습니까?
□ 최동호
경기적으로 보면 선생님들이 많이 말씀해 주실 테니까,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개․폐회식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렇고 이제는 우리가 좀 자신감을 갖자. 올림픽 개․폐회식이 개최국의 문화적인 저력을 보여주는 한 편의 공연인데 내용적으로도 그렇고 적은 예산을 가지고 호평을 끌어낸다는 것은 결국에는 아이디어거든요. 아이디어고 기술이라고 봅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개․폐회식에서 보여준 우리는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는다는 것이 바로 저력이 있어야 되는 건데 이게 꼭 우리 국력이나 우리 기술력이 찬사를 받자는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우리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저는 스스로 느꼈고요. 또 하나는 놀랍게도 제가 보기에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부터 우리가 좀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올림픽을 관전하신 국민들이 나오기 시작한 얘기가 ‘은메달 따도 괜찮아, 동메달 따도 괜찮아’였거든요. 이런 기조의 변화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고 봤는데 이번에도 역시 메달 못 딴 선수도 괜찮다고 격려를 해 주고. 그런데 선수들도 과거에는 은메달, 동메달 따도 눈물 흘리는 선수들이 많이 있었잖습니까?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다 똑같이 즐거워하고 이만큼 발전했구나 믿게 되었죠.
□ 백운기 / 진행
그래요. 저도 정말 그거 느꼈는데. 폐막식 얘기하셨는데요. 저도 이번에 폐막식 참 재밌게 봤거든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준비도 잘 됐고 볼 만하다 싶었는데 제가 그중에서 조금 감명 깊었다고 할까요? 참 고개를 끄덕일 만한 부분이, 어느 나라인지 제가 기억이 안 나는데 외국의 유명한 DJ 나왔잖습니까?
□ 최동호
네덜란드가 전자음악이 발달해서 거기서 DJ 한 명을 초빙을 했죠.
□ 백운기 / 진행
네, 꼭 우리나라 사람으로만 꾸리지 않고 그렇게 세계에서 제일 잘한다는 DJ까지 불러서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더 뿌듯하더라고요.
□ 최동호
그게 오히려 유연한 자신감이라고 저는 봤거든요.
□ 백운기 / 진행
네, 그런 점이 참 좋았습니다. 컬링, 아이스하키, 개막식, 폐막식 참 좋았다. 이렇게 세 분 얘기해 주셨는데 정용철 교수님은 어떤 걸 제일 좋았다고 보십니까?
□ 정용철
저는 경기적인 측면에서 지금 많이들 얘기하셔서 그 외의 부분 좀 얘기하고 싶은데요. 저는 두 가지를 꼽으라면 하나는 자봉의 저력.
□ 백운기 / 진행
자원봉사자.
□ 정용철
네, 자원봉사자의 저력, 그다음에 또 한 가지는 갑질에 대한 응징 그런 두 가지가 있을 텐데 아마 아까 이택광 교수님 얘기하셨던 우리가 국가주의에서 벗어나서 좀 더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이런 수준이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굉장히 안 보이는 곳에서, 예전에 자원봉사라고 하면 소모되고 굉장히 힘든 일을 하는 3D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자원봉사 하면서도 어려운 일이지만 즐기면서 또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갖는 이런 모습들이 굉장히 수준 높은 스포츠 행사를 꾸리는 저력이 됐다고 생각하고요.
□ 백운기 / 진행
사실 자원봉사자도 저희가 평창 동계올림픽 시작하기 전에 한번 문제를 짚어보는 부분에 있어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불평도 많이 나오고 따뜻한 물도 안 나온다고 돌아가는 분도 계시고 그랬잖아요.
□ 정용철
네, 그런데 그게 개최 초기에 좀 그런 게 있다가 그게 싹 들어가고. 그리고 아까 어느 경기 봤냐고 물어보셨을 때 저도 여자 아이스하키 봤고요. 컬링 경기 한일전 보고 그다음에 프리스타일 모굴스키 보러 갔었는데 그때마다 만났던 자원봉사자들이, 예전에는 굉장히 찌든 모습으로 피곤해 했던 그런 거였는데 이번에는 뭔가를 구한다는 느낌이 있다 싶으면 달려와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풀어주려 했던 이런 자세들이, 저는 그건 교육에서 왔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전반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한 단계 올라갔다는 부분에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요.
□ 백운기 / 진행
자랑스럽네요.
□ 정용철
아까 두 번째 갑질의 응징은 우리 국민들이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갑질에 대해서 조용히 있지 않고 굉장히 폭발을 했다는 부분들에서 여러 가지 논란, 이따가도 말씀을 드리겠지만 어떤 갑질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다들 달려들어서 이건 잘못됐다, 이거 네가 왜 이러느냐, 이런 식으로 국민들 전체가 굉장히 공정성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스스로 체크를 하면서 나가는 부분이 이번 올림픽에서 저한테는 굉장히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네 분께서 말씀해 주신 것만 가지고도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남겼는지 또 어떤 것을 생각해봐야 할지 다 나온 것 같습니다. 오늘 한번 차분하게 짚어볼 것 짚어보면서 토론해보도록 하죠. 동계올림픽 결산하는 자리인데요. 결산하기 전에 잠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던 신소정 선수 전화연결이 되어 있는데요. 한번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패널들께서는 그 앞에 있는 헤드셋을 머리에 써주시면 같이 들을 수 있습니다. 신소정 선수 연결해볼게요. 안녕하세요?
□ 신소정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목이 쉬셨네.
□ 신소정
제가 몸살이 걸려서요.
□ 백운기 / 진행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신소정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제 회복이 좀 되어야죠? 뭘 좀 많이 드셔야 될 텐데.
□ 신소정
지금 집밥 먹고 힘내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집밥이 최고죠?
□ 신소정
네.
□ 백운기 / 진행
이번 올림픽, 우리 앞에 교수님들 다 여자 아이스하키 가장 인상 깊었다고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 신소정 선수 전화 연결됐다고 그러신 건 아니에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신소정 선수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하면서 참 많은 관심이 쏠렸잖아요. 지나간 과정 다 소중하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어떤 순간을 꼽으시겠어요?
□ 신소정
아무래도 올림픽 때 저는 매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순간순간이 기억도 남았고 과정들이 조금 많이 힘들었지만 또 경기하면서 거기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고 또 보람도 찼던 것 같아서 매 경기가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보니까 골키퍼는 보통 힘든 게 아니더군요. 그 퍽 같은 게 이렇게 날아올 때요. 온몸에 물론 다 보호구를 착용을 하지만 한 번씩 그게 맞으면 느낌이 어때요?
□ 신소정
저는 한 20년 가까이 이걸 맞다 보니까 익숙해져서 잘 모르는데 아무래도 정말 강슛을 막으면 안에 프로텍터가 있어도 이게 좀 아프죠.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시속 몇 킬로나 될까요, 날아오는 게?
□ 신소정
여자 같은 경우는 시속 140km 된다고 알고 있는데 선수마다 또 다르고 해서.
□ 백운기 / 진행
140km로 날아오는 퍽을 막아가면서 정말 애 많이 쓰셨는데 다시 한 번 정말 박수를 보내드리고요.
□ 신소정
너무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남북 단일팀 얘기에 좀 초점을 맞춰서 몇 가지 여쭤볼게요. 처음에 단일팀 만들려고 할 때 우리 쪽의 선수들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 신소정
사실 아무래도 저희가 그때 미국 전지훈련 도착하고 나서 바로 공항에서 들었어서 사실 많이 당혹스러웠던 게 사실이었어요. 그리고 저희가 작년 여름 정도쯤에 이런 얘기가 나왔었는데 이야기가 없어졌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올림픽이 거의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설마 이게 이루어지겠어? 라는 그런 생각도 있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물론 그때만 해도 남북 관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러면 이제 단일팀이 구성이 되면서 사실 총리 발언 때문에 좀 속상해하는 선수들도 많이 있었죠?
□ 신소정
아무래도 저희가 그때 조금 혼란스러웠던 시기여서요. 그런 얘기를 초반에 들었던 상태라 사실 상처를 받기는 했죠.
□ 백운기 / 진행
네, 원래 예상했던 성적은 몇 위였어요?
□ 신소정
사실 어떻게 보면 객관적인 차이가 좀 많이 나는 팀들과 붙었기 때문에 저희가 최대한 1승을 하려고 노력해야 했던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저희는 매 경기 1승이라도 하려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어떻게 거꾸로 생각해 보면요. 그래도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서 여자 아이스하키 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앞으로 아이스하키 발전이나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또 도움 되는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나요?
□ 신소정
네, 우선은 어떻게 보면 단일팀 때문에 여자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높아졌고 또 많은 국민 분들이 관심과 사랑으로 응원을 많이 해 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여자 아이스하키라는 종목 자체를 한국에 알릴 수 있어서 기뻤고, 또 저희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드리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러셨으면 좋겠어서 열심히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신소정 선수는 혹시 취미가 뭡니까?
□ 신소정
저 영화 보고요. 다른 스포츠 하는 것도 좋아해요.
□ 백운기 / 진행
독서 많이 하시죠?
□ 신소정
저 책은 잘 안 좋아해요, 사실.
□ 백운기 / 진행
나 오늘 지금 인터뷰 하면서 깜짝 놀란 게 운동선수 중에 이렇게 말 잘하는 선수 처음 봐요, 최동호 평론가님.
□ 신소정
정말요? 감사합니다.
□ 최동호
목소리도 좋은데요.
□ 신소정
목이 다 나가서.
□ 백운기 / 진행
아주 말씀을 잘해 주시니까 제가 힘이 나는데요.
□ 신소정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북한 선수들하고 합동훈련은 얼마나 하셨어요?
□ 신소정
저희가 아마 20일쯤에 그 친구들이 합류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훈련은 한 2주 하고 2, 3주도 안 돼서 올림픽에 나갔던 것 같고요. 올림픽까지 다 합하면 제가 알기로는 한 달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랬군요. 혹시 서로 사용하는 용어 같은 거 다른 거 없나요?
□ 신소정
다 달랐어요. 왜냐하면 하키라는 종목 자체가 해외에서 들어왔고 저희 같은 경우는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어서요. 거의 다 영어로 사용했는데 그 친구들 같은 경우는 뭐라고 할까, 순수언어를 사용한다고 해야 될까요? 그렇게 사용해서 사실 처음에 소통하는 데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대표적으로 차이 나는 게 어떤 거였습니까?
□ 신소정
슛 쏘기 같은 경우에는 쳐 넣기라고 하거든요. 또 제가 아무래도 골리다 보니까, 골리는 문지기라고도 하고 또 골대를 문대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많이 신기했었어요.
□ 백운기 / 진행
신기하기도 한데 서로 언어가 좀 다르면 작전 구상하고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 않나요?
□ 신소정
네, 그건 사실 저희가 소통에 많이 애를 먹었던 것 같아요. 저희 스태프 분들이나 통역해 주는 도와주시는 친구나 스태프 분들이 이렇게 단어집같이 만들어서요. 초반에 최대한 외우고 또 이해하려고 서로 노력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오히려 머리 감독이 덜 헷갈렸겠네요. 그쪽은 영어로 한마디만 얘기하면 양쪽은 다 똑같이 알아들으니까.
□ 신소정
저희 선수들 중에서도 영어를 못 하는 선수가 있어서 한국말로도 설명하고 또 북한말로도 얘기를 해서 조금 소통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네, 서로 시합하면서 우리가 어떤 것을 보여주자, 이렇게 약속한 부분이 혹시 있습니까?
□ 신소정
사실 약속이라기보다 저희 모두 관심과 집중이 저희에게 쏠린 걸 알고 있었고 또 국민 여러분께 실망시키지 말자는 생각이 많았었어요. 주어진 상황이 사실 어렵고 힘들었는데 저희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자고 얘기를 많이 했고 그래서 저희는 할 수 있는 환경 안에서 훈련이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우리가 첫 골 넣었을 때 그 감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데요. 첫 골 넣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 신소정
뭐라 그럴까, 좋기도 하고 뭔가 좀 찡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앞선 두 경기에서 골도 없었고 스코어도 많이 차이가 났던 상황이라 골이 간절하게 필요했던 시점이었고 또 그 경기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전환됐던 것 같아서 좋았던 골이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함께 시합하고 나서 헤어질 때 보니까 북한 선수들, 또 우리 선수들 눈물을 많이 흘리시던데 특히 그 북한에서 가장 많이 울던 선수 이름이 송희인가?
□ 신소정
네, 송희 선수요.
□ 백운기 / 진행
송희 선수요. 왜 그렇게 많이 울었대요?
□ 신소정
그 친구가 좀 많이, 그 친구 말고도 많이 다 운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친구가 정도 많았던 것 같고. 또 저희가 아무래도 이게 스포츠의 힘인 것 같은 게 이렇게 팀으로 같이 훈련도 하고 매일매일 보고 훈련하고 대화도 많이 하다 보니까 또 쉽게 정들고 친해졌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운동하는 분들이 더 빨리 친해지나요?
□ 신소정
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무래도 몸을 부대끼니까요. 그런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한 가지만 더 물어볼게요. 북한 선수들하고 우리 선수들하고 같이 생활하시면서 느꼈을 때 가장 다른 점 꼽는다면 어떤 점이었던 것 같습니까?
□ 신소정
사실 그 친구들도 20대 초반의 여학생들이었고 크게 다른 점은 못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좀 뭐라고 해야 될까요? 좀 놀라웠던 건 언어적으로 생각보다 단어가 많이 달라서 일상대화 할 때도 이해 못 한 부분이 되게 많았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는 조금 놀라웠었어요.
□ 백운기 / 진행
앞으로 또 단일팀 구성한다고 하면 찬성하시겠습니까?
□ 신소정
좀 굉장히 어려운 질문 같은데. 사실 잘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저희는 이번 올림픽은 주어진 상황이 저희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저희 선수들 스스로도 최선을 다했었고 앞으로 그것은 이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고. 또 선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최대한 많이 준비하고 또 그 대회를 나가서 최선의 결과를 내고 싶기 때문에 이번같이 급속도로, 너무 단일팀이 준비시간이 적었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아쉽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알겠습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잘 아시죠?
□ 신소정
네.
□ 백운기 / 진행
오늘 나와 계신데 한 가지 좀 질문하신다고 하니까.
□ 최동호
먼저 팬심을 밝히겠습니다. 목소리가 너무 밝아서 굉장히 듣는데도 기분이 좋았거든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최동호
백운기 앵커가 먼저 북한 선수들과 관계된 얘기를 말씀을 많이 하셔서 저는 새라 머리 감독과 관련해서 짧게 질문 하나만 드릴게요. 셔리 머리 감독도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를 갖고 계신 분으로 제가 인상을 받았거든요. 혹시 올림픽 이후에 다시 한국 선수들 만나거나 한국에서 선수들 지도할 이런 얘기는 나눈 적 없나요?
□ 신소정
그냥 저희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었거든요. 그 당시에 2년 계약에 대해서 언급 받았다고 이야기는 들었고, 구체적으로 저희도 알려진 건 없어요. 들은 것도 없고요.
□ 최동호
다시 인연이 이어질 수도 있겠네요? 어쩌면?
□ 신소정
아마 협회에서 알아서 하시지 않을까.
□ 백운기 / 진행
오늘 몸도 아직 회복이 덜 되신 것 같은데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끝으로 우리 국민들께, 그리고 또 이제 앞으로 아이스하키를 많이 사랑해줄 우리 팬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 신소정
우선은 올림픽 기간 동안 정말 너무 많은 관심과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올림픽 기간 동안 응원해 주셔서 힘내서 할 수 있었거든요. 최선을 다할 수 있었고. 그래서 너무 행복했던 20일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앞으로 국민들한테 보답할 수 있는 길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앞으로 더 좋은 성적, 또 좋은 소식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감사합니다. 빨리 건강 회복하시고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있어서 우리 국민들도 행복한 2주간이었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골키퍼를 맡은 신소정 선수와 함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눠봤는데 이대택 교수님, 참 말 잘하죠?
□ 이대택
굉장히 잘하던데요. 저도 그냥 계속 빠져들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제 우리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까요. 이번에도 아까 어떤 교수님께서 우리 관중들도 이제 많이 달라졌다, 또 문화도 달라졌다고 했는데. 우리가 항상 운동을 즐겨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정말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꽤 많았던 것 같아요.
□ 이대택
예전보다 많이 변한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까 최동호 평론가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항상 시상대에 올라가도 굳은 얼굴, 그리고 옆의 선수들하고 악수를 하더라도 경직돼 있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본인들의 몸동작도 하고 특정한 일종의 세리머니라고 하나요? 그런 것들도 하기도 하고. 본인이 원하는 성적 내지는 기록을 성취하면 그것으로써 충분히 만족하는. 사실 이기지 못하는데 이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 데서 자기의 목표를 성취하는 것으로써 만족하는 모습들이 이번에 참 좋게 보였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정용철 교수님, 저는 이승훈 선수가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 땄을 때 그 아주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네덜란드 선수인가요, 노르웨이 선수인가요?
□ 정용철
스벤 크라머라고 네덜란드의.
□ 백운기 / 진행
네덜란드 선수죠. 은메달을 땄는데 와서 이렇게 안아주면서 축하하는 모습, 그리고 이상화 선수가 은메달 땄을 때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고다이라 선수가 와서 안아주는 모습, 그런 모습 보면서 참 보기 좋았거든요. 우리 선수들도 앞으로 그런 모습들 많이 보여주면 좋겠어요.
□ 정용철
네, 지금 말씀하셔서, 이상화 선수 그때 은메달 땄을 때 정말 언론에서 3연패에 대한 중압감이 굉장히 많았잖아요. 은메달 따고 눈물이 터지는 모습에 제가 굉장히 조마조마했어요. 이게 자칫 잘못해서 또다시 은메달을 딴,
□ 백운기 / 진행
은메달이라.
□ 정용철
네, 그런 느낌으로 받아들일까 봐 굉장히 조마조마했는데 그때 고다이라 선수가 안아주면서 포옹하면서, 나이로 좀 위여서 언니한테 안기면서. 그런데 언론에서는 라이벌로 굉장히 적대적으로 표현하다가 선수들은 금메달이건 은메달이건 서로가 겪었던 고통이나 어려움에 대해서 굉장히 서로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안아주는 모습을 봤을 때 이거야말로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인상 깊고 선수들한테, 물론 보는 시청자들한테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 장면들이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이번 올림픽에서 굉장히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택광 교수님, 방금 전에 신소정 선수하고 통화하면서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요. 맨 처음에 남북 단일팀 구성했을 때 약간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런 소리가 확 줄었어요.
□ 이택광
그래서 그때 저는 그 코드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금방 두 선생님들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분명히 올림픽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보는 관중들의 입장들도 바뀌었죠. 뭐가 바뀌었는가가 저는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 당시에 남북 단일팀 문제, 특히 신 선수 같은 경우에도 지금 밝혔지만 불만을 토로했던 부분이 뭐였느냐 하면 공정성의 문제였어요. 다시 말하면 올림픽이라는 것이 하루 이틀 만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4년을 기다려서 출전해야 되는데 그 선수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일정이죠, 본인의 경력에서는. 그런 경력이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출전을 하지 못하는 그런 사태가 발생하거나 또는 기회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그 선수에게 굉장히 큰 피해가 가는 것 아니겠어요? 한국사회가 그 피해에 굉장히 민감해진 사회가 되었다는 거죠. 이것은 제가 볼 때는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가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때 남북 단일팀에 대한 불만들이 통일이라든가 평화라든가 이런 문제에 대한 반대는 아니었다는 거예요. 그게 저는 대단히 중요한 코드라고 봅니다. 그래서 신 선수도 지금 인터뷰에서 아주 정확하게 말을 했다고 보는데, 이게 굉장히 갈등인 거죠. 공동체적 이익과 개인의 이익의 충돌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풀어야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리한테도 닥쳐온 것이죠. 과거 같으면 그냥 국가적 과제, 공동체적 이익이 항상 우선했는데 이제는 개인의 이익도 거기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런 하나의 거울상이 평창올림픽이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이제 한번 결산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선수단 규모도 그동안 역대 올림픽 중에서 가장 컸다고 하고요. 메달 수도 지금까지 동계올림픽에서 땄던 메달보다 더 많았습니다. 금메달 수는 지난번 올림픽보다 하나 줄기는 했습니다만. 그래서 6등이다 7등이다 이런 얘기 나오는데 지금 이택광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에는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더라고요.
□ 이택광
참 달라졌어요.
□ 백운기 / 진행
네, 1등이 누구인지 아세요? 2등이 어디인지 아세요?
□ 이택광
관심이 없어요. 별로 보도도 되는 것 같지도 않고.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금메달 지상주의’ 그 비판은 이제 더 안 들어도 될 정도로 성숙한 느낌이 들었고요. 흥행, 또 평화올림픽 부분 빼놓을 수 없고 개막식, 폐막식까지 이렇게 다 짚어봤는데. 전반적으로 봤을 때 몇 점 정도 주실 수 있는지 한번 여쭤보고 싶은데. 최동호 평론가께서 몇 점 주시겠어요?
□ 최동호
저는 합격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100점 만점에 85점이라고 생각하고 싶거든요. 일단은 대회운영이라는 면에서, 역대 어느 대회나 사소한 문제점은 다 드러납니다. 아무리 완벽을 기한다고 하더라도. 그런데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큰 문제 없이 치러졌고요. 더군다나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봤을 때 깜짝 놀랐던 부분이 하나 있거든요. 우리가 해외취재 나가서 올림픽을 취재할 때 보면 항상 테러나 보안에 대한 위험 때문에 총을 든 경찰이나 군인들이 항상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그런 분위기 속에서 취재하고 경기를 봤던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보니까 깜짝 놀란 거죠. 총을 든 경찰이 한 명도 없는 겁니다. 그리고 군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 외곽에서 경호경비를 했고요. 이런 점은 우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였었죠.
□ 백운기 / 진행
네, 85점 주셨는데 이대택 교수님께서는 몇 점 주시겠어요? 원래 학점이 좀 짜신 편인가?
□ 이대택
요즘은 다 상대평가라. 저는 조금 분리해서 점수를 주고 싶은데요. 전체적으로 먼저 말씀드리기 전에 일단 대회 운영과 그리고 우리나라 스포츠 선수들의 문화, 전체적으로 우리 시민들의 관점, 행동, 대응, 이 정도는 저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운영이나 이런 것들은 100점 만점에 거의 90점 이상. 올림픽 그 자체로도 저는 한 80점, 85점 정도 줄 것 같고요. 그러나 평창이라는 특정한 올림픽의 준비과정을 저는 그렇게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어떤 말씀이신지,
□ 이대택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있었던 많은 문제들이 있거든요. 비교를 하자면 저는 올림픽은 숲이라고 생각하고요.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선수, 경기, 그리고 우리가 느꼈던 모든 것들은 저는 나무라고 일단 생각하고요. 그것이 조금 다르게 보여지는 것 같은데, 경기도 잘했고 선수들도 많이 분위기도 좋아졌고 관중들도 좋아졌고 대회운영도 잘했죠. 사실은 저는 그게 정상 내지는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IOC 같은 경우나 아니면 외국의 언론들도 굉장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높게 평가합니다. 그 이유는 사실 상대적인 비교죠. 소치올림픽이 됐든 아니면 무슨 다른 올림픽이 됐든 그 올림픽들이 너무 좋지 않았거든요. 경제적인 문제, 환경적인 문제, 인권적인 문제, 그리고 심지어는 운영도 그랬습니다. 굉장히 많은 돈을 투입했는데 리우올림픽 같은 경우는 선수들이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소치올림픽 같은 경우는 화장실에 벽도 없고 운영도 굉장히 엉망이었고요. 거기에 비해서 대한민국은 전반적으로 워낙 친절한 문화라 워낙 잘해 주는 겁니다. 그러니 외국 사람들이 시쳇말로 와서 그냥 완전히 넘어지는 거죠. 그래서 굉장히 평가가 좋습니다. 올림픽의 평가는 굉장히 간단합니다. 갔는데 안전하고 편안하고, 쉽게 편안하게 갔다. 그러면 모든 올림픽은 좋습니다. 그러면 그 준비하는 과정에서 옳았느냐 하는 질문이고요. 이따가 또 기회가 되면 말씀을 드리겠지만 우리가 가리왕산 문제 그리고 비용문제, 사후활용 문제, 이 모든 것들은 저는 절대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분리해서 평가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 전반적으로는 저는 생각보다는 많이 좋다, 이렇게 평가를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후반부에 과제를 짚어보면서 한번 생각해보기로 하죠. 정용철 교수님께서는 몇 점 주실지 궁금한데요.
□ 정용철
제가 여기 덫에 걸릴 뻔했는데, 점수를 B+, B- 하려다가 지금 성적지상주의 비판하고 이래놓고 거기 덫에 걸려서 몇 점으로 나온다는 게 걸릴 뻔했는데 저는 패스, 논패스로 해서 그냥 패스 주겠습니다. 패스를 주는데 쉽게 넘어간 건 아니고요.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렵게 어렵게, 그래서 걱정 많이 했지만 그에 비해서 굉장히 선방을 한 올림픽이고 거기에 대한 평가도 해야 되는데 이제 끝났으니까 제대로 결산하고 지금까지 우리가 못 해왔던, 일단 큰 불은 껐으니까 이제부터는 제대로 복기해가면서 그동안 우리가 어떤 점을 잘할 수 있었고 어떤 점을 우리가 놓쳤는지 이런 부분들을 좀 냉정하게 따질 때라는 생각을 합니다. 일단 패스 드립니다.
□ 백운기 / 진행
점수를 물어본 제가 머쓱해졌습니다. 웃자고 하는 건데.
□ 정용철
죄송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택광 교수님께 점수 여쭤봐도 괜찮습니까?
□ 이택광
저는 학교에 있는 사람으로서 평창올림픽이 학생이라고 생각했을 때 큰 기대를 하지 않던 학생이 굉장히 좋은 성적을 올렸을 때 그때 받는 만족도 같은 것을 느꼈어요, 보면서. 하지만 저는 어느 정도 포텐셜이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평창올림픽이 사실 선수들의 페스티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또 관중들이 가서 즐기는 요소들이 있어야 되는 거잖아요. 대부분 지난 동계올림픽 때는 실패한 요소들이 대부분 관중들과 굉장히 유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다음에 최동호 평론가님이 아주 좋은 지적을 하셨는데 보안이라는 문제, 그게 사실 분리시키는 거잖아요. 관중과 분리시키고 위화감을 조성하고 선수들은 선수들끼리 경기를 하고 그건 그냥 중계방송을 타고 또 그 중계방송은 사실은 다 돈과 결탁되어 있는 문제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올림픽과 관중을 유리시키는 역할을 했는데, 평창은 의외로 어떻게 보면 외국인들이 생각했을 때 가장 불안한 지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이었잖아요. 남북 대치상황에서, 그리고 북이 계속 북핵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서 보니 너무나 평화로운, 본인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던 거죠. 그런 포텐셜이 저는 하나 있었다고 보고. 또 한 가지 뭐냐 하면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이번 평창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바로 한류입니다. 한류라는 것이 여러 가지 논란은 있지만 한국이 단군 이래 이만큼 세계인의 관심을 끈 적이 있었는가 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없었다고 봐요. 방탄소년단이 지금 빌보드차트에 올라가고. 빌보드차트가 제가 중학교 때 들었던 그 빌보드차트인데 그때 제가 팝송을 듣고 있을 때 과연 한국가수가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서 그 차트 1위를 할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을 못 했죠. 아무도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변화들이 왜 일어났는가를 생각해본다면 바로 한국이 가지고 있는 대중문화의 저력이거든요. 그 대중문화라는 건 결국 이번에 올림픽 개․폐막식 때 드러났던, 물론 많은 비판도 있지만 저는 그게 한국인 것 같아요. 그 통속성이 한국인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상당히 좋은 점수를 줄 수도 있겠다. 저 같으면 A를 주겠죠. 이 정도 되는 학생이라고 한다면 비록 시험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저는 A를 줄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이택광 교수님께서는 상당히 미래를 보면서 평가를 하시는 편이군요. 네 분께서 일단 평가해 주신 내용 보면 합격이네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대체로 성공적인 올림픽이었다고 하는 데 네 분께서 일치된 평가를 해 주셨는데 아마 우리 국민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청취자 분들 보내주신 문자 소개해 드리고 토론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휴대전화 뒷자리 9555 쓰시는 분입니다.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김남기 선생님의 정선아리랑, 장사익 선생님의 애국가는 전 세계인에게 우리나라 고유의 멋과 흥을 널리 알렸다고 생각합니다.”
6075 쓰시는 분 “평창 동계올림픽, 스포츠보다 정치적인 이슈가 더 부각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단 참 잘 싸웠다고 생각합니다. 파이팅입니다.”
4790님 “이런저런 말이 많았지만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남북 단일팀 구성이 흥행에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6362 쓰시는 분 “남북 단일팀 구성되는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보여준 태도가 실망스러웠습니다. 단일팀을 너무 정치적 도구로만 이용하려는 것 같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께 많은 박수를 보냅니다.”
7656님 “남북 단일팀 성적 면에서는 서운한 부분이 있지만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창올림픽이 한반도 화합과 통일을 50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KBS <공감토론> 오늘 평창 동계올림픽 결산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전체적으로 성공한 올림픽이었다는 평가를 해 주셨는데 하나하나 짚어보고요. 후반부에는 과제를 좀 생각해 보겠습니다. 최동호 평론가님, 먼저 이번에 선수단 규모도 제법 우려했던 것보다는, 원래는 러시아도 참석하지 않고 그래서 좀 걱정을 했는데. 가장 많은 선수단이었다면서요?
□ 최동호
네, 그렇습니다. 92개국에서 참가해서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을 했거든요. 이 중에서 특별히 언급이 되어야 될 것들은 이전에는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던 국가들, 그러니까 아프리카 지역이나 동남아 지역 국가들, 더군다나 싱가포르도 참가를 했는데 싱가포르에서는 우리나라 쇼트 스타 출신이죠. 전희경 감독이 키운 제자를 데리고 이번에 우리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를 했거든요. 이런 면들은 좀 더 특별하게 기억할 필요도 있다고 보고요. 그런데 우리의 노력도 있지만 IOC 자체도 올림픽 운동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 올림픽 참가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는 저개발 국가나 동계올림픽 같은 경우에는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의 출전을 위해서 도와주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의 노력이 합쳐져서 결실을 얻었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죠.
□ 백운기 / 진행
네, 이대택 교수님, 이번에 참가한 나라 중에 가장 재미를 많이 본 나라라면 통가 아닐까요? 웃통 한 번 벗어서 그 나라 이름이 얼마나 세계에 널리 알려졌습니까?
□ 이대택
저는 스포츠가 그런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림픽 같은 경우는 잘하는 나라 또는 메달 많이 따는 나라 상관없이 새로운 도전들이 허락되는 시합, 그런 경기,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받아주는 구조, 저는 그게 올림픽의 힘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꼭 통가뿐만 아니라 적은 규모의 선수들을 데리고 나온 국가들이 여러모로 저는 조명을 좀 더 받았어야 되지 않느냐, 좀 아쉬움은 사실은 남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께서는 선수단 규모 면에서 봤을 때는 성공했다고 보십니까?
□ 이택광
그렇죠. 굉장히 많이 참석을 했고요.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참여하지 않은 국가도 있지만 역대 올림픽과 겨룰 만큼 상당히 많은 선수단들이 참가를 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그만큼 한국 평창올림픽이 내부적으로는 우리가 중계과정이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미흡한 측면들도 있었지만, 또 남북 단일팀 문제라든가 급조되는 측면은 있었지만, 상당 부분 올림픽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정신, 참가하고 아마추어리즘 또는 훈훈한 동료애를 보여주는 것들, 이런 아마추어적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애적인 그런 측면들이 이번 평창올림픽에 굉장히 많이 부각된 것 같아요. 이것은 정치인들이 요구하는 측면하고는 상당히 다른 그런 부분들이 관객들의 참가로 인해서 이루어졌다, 이렇게 말할 수가 있는 거예요. 자발성이 굉장히 돋보이는 경기였고, 특히 팬덤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비인기종목이라고 부를 수 있는 컬링 같은 곳에서 뜻하지 않는 팬덤들이 만들어지고. 정말 그때 SNS에서 난리가 났어요. 난리가 나고 평소에 스포츠에 관심도 없던 분들이 컬링 선수들 캐릭터를 만들어서 같이 보기도 하고 이런 모습들은 상당히 올림픽이 단순한 국가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왔다, 이런 느낌을 받을 수가 있는 거죠. 그러면서 참가 선수들의 규모라는 측면들도 그런 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다. 많은 다양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메달을 따는 종목도 우리가 굉장히 다양해졌죠. 어떻게 보면 전략적으로 우리가 투자했던 종목에서 메달이 나왔을 것인데 그렇지 않고 이런 측면도 봤을 때 상당히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죠.
□ 백운기 / 진행
메달 부분은 따로 한번 생각을 해보기로 하고요. 정용철 교수님, 올림픽은 그야말로 모든 나라들이 참여하는 온 지구촌의 축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하계올림픽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동계올림픽 하면 아무래도 눈도 많이 내리고 또 얼음이 많은 그런 나라 위주로 펼쳐질 것 같았지만, 보면 이번에 더운 나라 선수들도 많이 나와서 이렇게 하는 모습 보면서 공감대가 좀 더 넓어진 느낌이 있어요.
□ 정용철
지금 각 선생님들께서 긍정적인 얘기를 하셔서 저는 토론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각을 세우면,
□ 백운기 / 진행
감사합니다.
□ 정용철
지금 역대 최대라고 하는 부분들, 매번 최대가 돼요. 그러니까 점점 더 많은 참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고요. 더 많은 사람이 참가하고 사이즈는 점점 커지고 있어요. 이 부분은 우리가 그렇게 크게 대단하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고요. 다만, 더 들여다보면 저는 그보다 남성여성의 비율, 또 지역적인 밸런스 이런 것을 봤을 때 스포츠가, 특히 동계스포츠가 편향된 지역을 극복하고 점점 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점점 더 평등을 지향하고 있다는 부분을 주목했으면 좋겠고요. 그것을 이렇게 들여다보면 사실은 우리가 사이즈를 키우는 것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사실 메가스포츠이벤트라고 하는 그 ‘메가’가 커지면 커질수록 자본의 힘이나 부정적인 부분도 더불어서 늘어나기 때문에 그 부분 좀 주의해서 우리가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선수단 규모 짚어봤는데, 최동호 평론가님, 목표 관중 수는 우리가 얼마 잡았는데 얼마나 온 걸로 집계가 됐나요?
□ 최동호
24일 기준이거든요. 누적 관람객이 140만 명이 기록이 됐습니다. 그리고 티켓 판매가 전체 티켓이 118만 장이었는데 우리가 목표한 바가 이 중에 90%, 106만 장을 팔겠다고 했거든요. 한 2개월 전쯤만 하더라도 티켓이 안 팔린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107만 장이 팔려서 티켓판매율은 목표 대비 100%를 넘었죠. 이로 인해서 흥행수입도 좀 늘어났고요. 이 기준으로만 보면 흥행에도 성공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죠.
□ 백운기 / 진행
막판에 컬링한 경기장이라든지 또 스피드스케이팅 하는 데는 꽉 찼더라고요.
□ 최동호
꽉 찼고요. 전에는 저는 이런 부탁을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적어도 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 분위기가 막 뜨니까 티켓 좀 구해 달라, 그리고 특히 수호랑, 반다비 이게 또 예상 못 하게 인기를 얻게 되니까 이 마스코트 구해 달라. 저는 그런 부탁을 많이 받게 됐죠.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렇군요. 이택광 교수님, 지금 관중 동원에 우리가 성공했다고 했는데 방금 전에 그 부분 지적해 주셨잖아요. 관중들의 수준, 그것도 평가할 만하죠?
□ 이택광
그렇습니다. 특히 고다이라 선수하고 이상화 선수의 아주 훈훈한 장면, 그렇죠? 비록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이상화 선수가 보여줬던 그런 굉장히 떳떳한 모습 또는 자랑스러운 모습 이런 것들이 사실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죠. 왜냐하면 관객들이 그런 반응에 대해서 호응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모습들이 좋게 이렇게 보여질 수가 없었을 거예요. 관객들 스스로가 그런 모습들을 보여줬고, 또 이미 금방 최동호 평론가가 말씀하셨던 흥행의 요소들이 전조가 좀 있었죠. 뭐냐 하면 평창 굿즈가 초창기부터 불티나게 팔렸었습니다. 그게 잘 아시겠지만 평창 롱패딩 못 구해서 난리가 난다든가.
□ 백운기 / 진행
저는 오히려 걱정했습니다. 이거 평창 롱패딩만 남기고 사라지는 것 아닌가.
□ 이택광
저는 하여튼 그런 측면에서 흥행은 크게 문제가 없지 않겠는가 하고 예상은 했었어요. 그런데 이 정도로 관심을 받는 올림픽이 있었던가, 그것도 특히 동계올림픽에요. 제가 워낙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 어릴 때만 해도 동계올림픽은 사실 많은 분들이 별로 관심이 없었죠. 그런데 최근에 동계스포츠 인구도 많이 늘어나고 저는 그런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동계스포츠가 원래 단체전보다는 상당히 개인전들이잖아요. 개인들의 기량을 겨루는 성격들이 굉장히 강하고 또 대부분의 선수들이 보면 프로 선수라기보다는 대부분 아마추어 선수들이에요. 다른 생계를 가지고 있고 참여하고 이러다 보니까 굉장히 훈훈한 인간스토리가 많잖아요. 휴먼스토리가 굉장히 많고. 최근의 문화적 현상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스토리거든요. 스토리텔링이고 스토리가 있는 사람이 사실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그래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정용철 교수님, 사실 초반에 좀 우려했던 게 숙박이라든지 또 바가지요금 이런 부분들이 조금 우려가 됐는데 별로 얘기 안 나왔던 것 같은데요?
□ 정용철
오히려 그 부분은 굉장히 문제없이 해결이 됐고요. 저도 여러 번 가봤는데 잡으려고 하면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또 KTX나 이런 것 때문에,
□ 백운기 / 진행
가기가 좋아졌죠.
□ 정용철
네, 접근성이 굉장히 좋아졌어요. 굳이 안 자고 올 수도 있고 그래서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문제가 덜 돼서. 그 부분도 굉장히 우리가 지금은 지나가고 났으니까 그냥 이렇게 편하게 얘기하지만 시작 전에는 굉장히 그게 큰 문제였는데 이렇게 쉽게 넘어가게 돼서 저도 다행스러우면서도 굉장히 놀랍다는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대택 교수님, 현장에서 보실 때 관중들의 수준이라고 할까요? 이런 건 어떻게 느끼셨어요?
□ 이대택
아까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여자 아이스하키 첫 경기를 봤는데 그게 개막하고 바로 다음 날인가 아마 굉장히 일찍 했을 겁니다. 그래서 관중들도 어찌 보면 전체 경기 기간 중에 초입이었고 그리고 단일팀이라는 사람들의 관심, 세간의 관심, 그리고 그때 북한의 응원단이 들어와서 약간 경직됐지만 오히려 북한응원단들이 신기했던. 그래서 그것도 하나의 그림이었고,
□ 백운기 / 진행
볼거리였죠.
□ 이대택
게임도 그림이었고 그래서 많은 것들이 생소함이었지만 그 생소함이 주는 신선함의 즐거움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꼭 스포츠라는 개념보다는 뭔가 신기한 것을 보러 들어온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을 저는 받았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 관중들 수준도 많이 높아진 것 같지 않아요?
□ 이대택
네, 굉장히 많이, 글쎄요, 그 높아졌다는 척도를 어떻게 봐야 될지 모르겠지만,
□ 백운기 / 진행
일방적인 응원이 아니고 잘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주는 그런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 이대택
저는 굳이 그렇게까지 느끼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이 특정한 플레이를 할 때, 그때 스웨덴 팀하고 했었는데 잘하는 선수들이나 잘하는 팀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것에 대해서 공감하고 또 우리 단일팀이 좀 열세이기는 했지만 끝까지 그래도 지는 과정에서도 그리 실망하지 않는. 그래서 이것 자체만으로도 즐기는 것으로 저는 느꼈던 것 같습니다.
□ 정용철
그 부분에 대해서 잠깐,
□ 백운기 / 진행
네, 정용철 교수님.
□ 정용철
저도 스위스랑 첫 경기,
□ 이대택
아, 스위스죠. 스위스.
□ 정용철
남북한 단일팀 스위스랑 8대 0으로 졌는데요. 시작할 때 막 난리 났었어요. 안에서 그때 북한 응원단 와서 분위기 잡고 그러다가 마지막에 끝날 쯤 돼서 너무 격차가 완연했기 때문에 응원이 잦아들고 이런 좀 김새는 부분이 있었는데, 저는 그때 많은 사람들이 지적 안 했지만 남북한이 같이 와서 물론 이겼으면 되게 좋았겠지만 크게 함께 졌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했고, 그것들이 우리가 굉장히 힘든 일이잖아요. 진다는 것은 아까 운동선수로서, 아까 신소정 선수 8골 먹는 것은 골리로서 너무나 힘든 일이에요. 그런 것들을 함께 겪었다는 경험 자체가 저는 굉장히 큰 상징이라고 보고 이런 부분들을 우리가 이번을 통해서 한번 경험을 했고, 이기지는 않았지만 함께 힘들고 어렵고 아픈 것들을 같이 경험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의미 있는 경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함께 졌다의 의미,
□ 정용철
함께 크게 졌다.
□ 백운기 / 진행
정말 뜻 깊게 다가오는데. 함께 크게 졌다. 그래요.
□ 이대택
저게 정용철 교수님 말씀하시는 스타일이십니다. 잘 지자.
□ 백운기 / 진행
아주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잘 지는 것 중요하죠.
□ 이대택
그렇죠.
□ 백운기 / 진행
운영방식과 관련해서 한번 짚어볼 텐데요. 최동호 평론가님, 혹시 평가하신다면 운영방식은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시나요?
□ 최동호
대회 운영이요? 운영방식은,
□ 백운기 / 진행
매끄러웠습니까?
□ 최동호
초반에 조금 문제가 좀 노출이 됐었죠. 그러니까 올림픽은 우리가 IOC에서 운영한다고 알고는 있지만 IOC는 무대를 깔고요. 각 종목별로 경기운영은 IF라고 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종목별 세계단체 있죠. 여기가 인원을 투입해서 경기를 운영하게 되고요. 대회를 유지하기 위한 전반적인 시설과 인프라 등은 조직위원회에서 제공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대회 초반에 자원봉사자 문제도 있었고요. 그리고 거기 현장에 갔던 취재기자들로부터 제가 몇몇 불만사항들 얘기하는 와중에 들었거든요. 뭐냐 하면 아직도 공사 중인 데가 있다더라, 그리고 어수선하다, 이런 얘기들이 나왔는데 걱정스럽게 봤는데 대회가 열기를 얻어가면서 곧 정리가 됐고요. 그리고 대회 운영과 관련해서 별다른 문제점은 없었다고 봅니다. 종합적인 얘기는 IOC도 대회 준비해가는 과정을 일 단위로 다 정확하게 체크하고 결산도 해나가는데, 그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결산기자회견을 했거든요. 결론적으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선수촌이나 대회 운영과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고 느낀 사람을 한 사람도 만나보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표현을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손님이라 더 그런 얘기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 최동호
그런데 IOC는 그런저런 고려를 하지 않고 정확하게 얘기를 하죠.
□ 백운기 / 진행
정확하게 얘기하나요? 그렇다면 정말 평가한 거네요?
□ 최동호
네.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님께서는 전체적인 운영방식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 이택광
저는 운영에 대해서 자세히 들은 바가 없기 때문에 운영 자체를 평가하기는 좀 그렇지만 개․폐막식과 관련돼서 송승환 씨가 총감독하지 않았습니까? 사실 그런 부분들도 굉장히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올림픽이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우려를 하셨어요. 그런데 그런 운영들도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굉장히 잘되었다, 그런 생각이 들고요. 물론 초창기에 잡음들이 있었지만 그런 잡음들을 잠재울 만큼 굉장히 어떻게 보면 효과적인 운영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 운영 같은 경우도 이미 시작하기 전에 많은 문제들이 있었잖아요. 그런 문제들도 경기가 진행되면서 잡음들이 사라지고 결국 스포츠 축제라는 이미지를 살리는 데 큰 누가 되지 않았다는 것. 이런 것들이 결론적인 운영의 묘미를 잘 살렸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전반적인 운영과 관련해서 이대택 교수님 의견은 이러신가요?
□ 이대택
아까도 잠깐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잔치를 벌이는데 그 잔치에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왔는지 주인이 친절한지 내가 불편한 게 있어서 얘기를 했더니 그걸 잘 들어줬는지. 잔치에 온 손님들은 그렇게 느낄 겁니다. 그러니까 잔치가 꼭 음식이 비싸서, 아니면 대단히 화려해서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IOC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굉장히 대만족을 한 것으로 저도 듣고 있습니다. 제가 나중에 가서 제 친구를 만나면서도 이야기를 들었는데,
□ 백운기 / 진행
미국에서 오신.
□ 이대택
네. 먹는 것 그리고 특히 자원봉사자 얘기를 그렇게 많이 하더라고요. 너무 친절하고. 그리고 그 친구는 한국에 많이 와 봤기 때문에 이 한국이 깨끗한 나라, 친절한 나라, 그리고 말은 좀 안 통해도 무엇인가 해 주려는 의지가 있는 나라라고 인식하고 있고 그리고 또 특히나 더 안전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무슨 특별한 사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히나 이번에 북한과의 관계가 있어서 더더욱 그러한 불안감이 해소가 돼서 그러한 모든 것들이 그들의 인식, 그러니까 운영 자체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가지고 간 감정들이 굉장히 좋지 않았나. 그래서 좋은 평가가 나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사실 그게 좋았다면 성공한 거죠. 정용철 교수님은 아까 자원봉사자를 자봉이라고 하던데 원래 그렇게 부릅니까?
□ 정용철
요즘 줄여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이에 안 맞게.
□ 백운기 / 진행
아니요, 제가 몰라서. 운영방식 평가하신다면요?
□ 정용철
저는 대체로 비슷한데요. 아까 토마스 바흐의 극찬에 대해서 당연한 결과다, 그렇게 얘기하는데 그 내막이 조금 다를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지금 평화올림픽 성공한 것은 남북한에게는 생존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굉장히 좋은 건데요. 다시 말해서 똑같은 것을 IOC나, 저는 이번 평화올림픽 프레임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물론 남북한의 긴장완화가 있지만 그 이면에는 NBC와 같은 거대자본의 흥행성적이 이 남북한 단일팀으로 인해서 굉장히 치솟았어요. 그래서 거의 흥행이 망할 뻔한 게 잘됐다는 부분이 토마스 바흐 입장에서는 굉장히 호재였을 거고 그 부분을 우리가 좀 냉철하게 봐야 될 것 같다. 그냥 립서비스로 좋아서 뭐 이런 게 아니라 그 이면에는 올림픽이 거의 망해가다가 이 평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굉장히 잘 드러나게 됐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또 더불어서 이것의 최대의 아이러니컬한 피해자는 아마 아베 신조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남북한 평화프레임에 있어서 계속 재 뿌리려고 했다가 본전도 못 찾은 이런 상황들이 벌어졌는데. 우리가 올림픽이라는 게 물론 스포츠고 땀으로 이룬 그 순간은 굉장히 아름답지만 그 이면에 있던 다양한 방식의 득실은 또 다른 차원에서 우리가 계산을 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돼요.
□ 최동호
여기에 대해서 제가 조금 더,
□ 백운기 / 진행
네, 최동호 평론가님.
□ 최동호
이게 속사정이 다 있는 얘기인데, 그러니까 IOC는 올림픽과 관련돼서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너무 규모가 비대해지고 그러니까 환경 문제 발생하고 개최국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휘청거리고 하다 보니까 어쩌면 나중에는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나라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자구책을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입장에서 보면 IOC가 사실은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 노력하는 바는 개최국가가 그들이 원하는 정치적 또는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게끔 도와주는 거거든요. 대표적인 예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에서 발생한 독립시위를 중국은 올림픽 직전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유혈진압을 해서 잠재웠습니다. 그런데 IOC는 이걸 모른 척했거든요. 왜냐하면 문제 삼으면 안 되니까. 중국이 원하는 것이 G2 중국의 선포라고 한다면 베이징올림픽이 중국이 원하는 대로 G2 중국의 화려한 중국의 무대로 만들어주는 것이 올림픽의 존재, 성공을 위해서는 더욱더 필요하다고 판단했고요. 그러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무엇이냐고 했을 때 한국 정부는 평화올림픽을 원한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서 성공을 해야지 올림픽이 더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IOC는 판단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했죠. 그 결과로 올림픽 끝나고 난 뒤에 북한에서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이런 서신도 오고갔고요. 그런 면에서 우리 정용철 교수께서 말씀하신 바를 이해하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면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도 도움이 될 거고 결국은 그게 IOC한테도 도움이 되는 거죠.
□ 최동호
그걸 조금 나쁘게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IOC의 올림픽 장사거든요. 올림픽의 몸값을 더 자꾸 높이는 겁니다. 그 수익은 IOC가 가져가는 거고요. 그리고 좋게 긍정적으로 표현하자고 한다면 이것이 올림픽의 효용인데, 이 올림픽의 효용으로 인해서 긴장관계를 완화시키는 효과는 있으니 결국은 세계평화에는 기여는 된다. 때문에 IOC가 올림픽을 통해서 실질적으로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바는 없지만 주최국가의 성공적인 개최로 인해서 정치 환경, 지형의 변화가 있어서 일부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경우는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죠.
□ 이택광
저는 조금 더 그 말씀하신 내용에 추가를 하고 싶은데,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님.
□ 이택광
금방 말씀하신 그 내용이 실질적으로 올림픽 연구가들 사이에 IOC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인 거죠. 다시 말하면 그러한 이유 때문에 IOC는 굉장히 정치적이라는 거예요. 금방 중국 예를 드셨는데, 티베트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고 그 부분을 IOC가 침묵하는 것,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고요. 그래서 올림픽 학자들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민주화가 진척된 나라일수록 올림픽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게 IOC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번 평창올림픽은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준 거죠. 사실 잘 아시겠지만 올림픽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바뀌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아마 1984년일 겁니다. LA올림픽이었던 것 같아요. 거기서 말 그대로 올림픽이 상업화되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올림픽, 쉽게 말하면 중계권이 거래가 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규모로 확대가 되는데 그런 상업화로서의 올림픽이 1984년 이후 쭉 이어져왔다면 IOC가 거기에 어떻게 보면 재미를 붙인 거죠. 그런데 이번 평창올림픽은 사실 그런 상업화에 플러스알파가 더 필요하다는 걸 보여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바로 뭐냐 하면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인 거죠. 저는 이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올림픽이라는 것과 양립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반대적으로 대립하는 게 아니라 양립해서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IOC가 그런 생각을 해야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조금 문제가 되겠죠. 하지만 어쨌든 이런 부분들이 평화도 지금까지 IOC가 내세웠던 가치였지만 민주주의라는 것도 하나의 가치로서 이제 내세울 때가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기는 들어요.
□ 백운기 / 진행
네, 경기장 바깥을 한 바퀴 돌아봤는데요. 이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서 경기력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번에 우리는 금메달 5개, 은메달 6개, 동메달 4개를 땄는데요. 당초 기대하기로는 금메달 8개를 기대했습니다만, 오히려 금메달 수는 적었지만 다른 메달 수가 많았고 또 생각하지 않았던 종목에서도 메달이 나와서 많은 국민들이 환호했습니다. 특히 쇼트트랙에서 세계신기록이 2개나 나왔고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올림픽신기록 15개가 나왔는데. 최동호 평론가님, 경기내용 놓고 봤을 때도 좀 좋은 평가를 할 수 있겠죠?
□ 최동호
네, 보통 경기내용을 평가할 때는 동계올림픽이 개인종목 위주고요. 기록경기가 많기 때문에 기록이 몇 개가 나왔느냐를 가지고 평가를 하거든요. 빙상 종목에서만 보면 세계신기록 하나 있고 올림픽신기록이 12개가 나왔습니다. 선수들의 경기력도 좋았고요. 선수들도 그렇게 자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빙질이거든요. 빙질을 두고서 우리도 특히나 신경을 많이 써서, 아이스메이커로 세계적으로 저명한 분들을 우리가 초청을 해서 오래전부터 관리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스피드스케이트장 같은 경우에는 얼음이 단단해야지 선수들이 더 좋아하거든요. 반발력이 있어서 좀 더 힘 있게 추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얼음을 5cm 두께로 얼리는데 한 번에 5cm를 얼리는 게 아니라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한 번에 0.2mm씩 얼음을 얼려서 이것을 200번을 반복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단단한 얼음을 만들어서 선수들도 빙질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좋은 기록이 나왔고요. 이런 면으로 봤을 때 경기력도 충분히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죠.
□ 백운기 / 진행
네, 이대택 교수님, 빙상 종목 우리가 좀 강하지 않습니까? 물론 골든베이라고 불렸던 나라에 금이 안 나와서 아쉽기는 했습니다만. 쇼트트랙 계주 준결승에서 우리는 넘어지면서도 올림픽신기록을 세우고 그랬는데, 빙상 종목 우리가 강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이대택
대한민국이 처음 동계올림픽 나간 게 48년 생모리츠에 처음 나갔고요. 그때 빙상선수, 그러니까 롱트랙이죠. 큰 트랙 경기에 3명이 나갔고 그리고 그 이후에 빙상으로 계속 나가다가 이제 설상 종목으로 나가기 시작을 했죠. 사실 92년 올림픽 전까지는 특별히 우리가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쇼트트랙이 들어오면서 그때부터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잖아요. 쇼트트랙은 기록경기가 아니고 아시겠지만 순위경기입니다. 몸싸움도 있고 전략도 있고. 그리고 굉장히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방법에서 우리가, 모르겠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머리가 좋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그때 롱트랙을 타던 선수들이 쇼트트랙으로 넘어왔죠. 그리고 쇼트트랙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우리가 강한 면모를 보였고요. 그러다가 결국 여기 쇼트트랙에서 빛을 못 보거나 아니면 쇼트트랙에서 하던 선수들이 다시 롱트랙으로 넘어갔죠. 그래서 빙상 종목이 원래는 굳이 우리가 역추적하다 보면 쇼트트랙을 통해서부터 강화된 그러한 종목이라고 볼 수 있고요. 반대로 설상이나 썰매 종목은 이것은 사실 계절하고 시설이 갖춰져야 됩니다. 루지가 됐든 스켈레톤이 됐든 봅슬레이가 됐든 그것은 트랙이 있어야 되는데 이거 하나 만들려면 수십억 그러니까 우리는 그건 여태까지 만들지 못했죠. 외국에 나가서 빌려 쓰거나 그런 경우밖에 없는데. 그래서 최근에 거기에 투자하고 선수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그런 선수들이 생겼고 그래서 그 경기력하고, 그리고 추가로 설상 종목도 그 여파가 있었는지 그쪽으로 확장이 되는 느낌입니다. 이 전까지는 우리는 쇼트트랙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우리가 강하다는 표현보다는 이제는 설상이나 썰매 종목으로도 확장될 수 있는 때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좀 확장이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정용철 교수님, 그렇게 보면요. 사실 빙상은 그렇다 치지만 설상 종목에서 우리가 이번에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메달 나온 것 그런 것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 정용철
네, 저는 조금 더 크게 보면 이게 쏠림 현상, 그러니까 쇼트트랙이나 어떤 특정 종목에 쏠렸던 경기력이 다양한 종목으로 확산되면서 다양성이 있는데 그게 스포츠생태계에 굉장히 중요한 관심사고, 또 비인기 스포츠에 관심이 들어가고 더 많은 사람이 된다면 우리나라의 스포츠 전반을 건강하게 만드는 굉장히 중요한 변환점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해요.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님, 경기력 평가 한번 해 주시죠.
□ 이택광
저는 굉장히 뜻밖에 성과를 올린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고 보고요. 금방 말씀하신 것처럼 어떻게 보면 이게 국가적인 정책이나 이런 것보다도 선수의 기량들이 더 앞서 간 측면이 있는 거죠. 그런 측면이고 특히 컬링 같은 경우도 사실은 크게 그렇게 지원이 안 되었던 종목인데 여기에서 또 아주 놀라운 성과들이 나왔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시면 사실 김연아 선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거의 투자도 안 되는 종목이었고 그만큼 한국에서 동계스포츠라는 건 그만큼 인기를 못 끌었다는 얘기가 되는데 선수들의 개인기, 선수들의 노력을 통해서 이런 종목들이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오히려 국가가 투자하게 되는 그런 수순을 받아왔거든요. 그래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금방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국 동계스포츠계에 굉장히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기종목이고 특히 컬링 같은 경우는 이제 투자를 안 할 수가 없죠. 투자를 안 했다가는 상당히 많은 시달림을 받으실 거예요.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해서 청와대 청원을 올릴 수도 있고. 지금 또 컬링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지금까지 미비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 속속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들이 크게 본다면 한국스포츠 종목을 다양화시키고 또 그것이 보는 즐거움에서 하는 즐거움으로 바뀌게 되면 스포츠산업의 발전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게 긍정적인 측면이고 또 국민의 생활의 일부분으로서 스포츠가 자리 잡아갔을 때 결국 또 상생효과가 일어나는 거죠.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동계스포츠의 저변층들도 넓어지고 운동선수들의 층도 굉장히 두터워지고 그러면서 명실상부하게 평창올림픽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이 우리들의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최동호
저는 여기서 정말 궁금한 게 있거든요.
□ 백운기 / 진행
네, 최동호 평론가님.
□ 최동호
이택광 교수께서 말씀해 주신 것에 더 궁금한 건데, 컬링 열풍, 신드롬으로까지 표현됐고요. 이렇게 우리 국민들이 열광했는데 과연 이것이 실제로 컬링의 저변으로, 또 컬링이 생활체육이나 우리 국민들이 즐기는 종목으로 발전할 수 있게끔 기회가 주어질까? 여기에는 좀 의문이 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말 말씀하신 대로 보는 스포츠인데 올림픽은 그냥 스펙터클로서 보고 즐기는 데에만 우리가 익숙해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컬링 보고 재미를 느껴서 실제로 컬링에 입문하는 새로운 동호인들도 있을 수 있겠으나 그냥 올림픽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거거든요. 체육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이번의 이 기회를 모멘텀으로 살려서 새로운 컬링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든지 아니면 시설들을 새롭게 유치해서 이 효과를 누려야 되는데 과연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대표적으로 보면 2002년 월드컵에서 축구열풍이 늘었는데 그 이후에 K리그 관중이 잠깐 반짝였다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간 측면도 있거든요. 이런 부분 저는 앞으로 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택광
결국 그게 인프라 구축인데, 컬링을 사실 제가 영국 가서 처음, 제가 유학을 영국 가서 했는데 처음 가서 봤어요, 이런 종목이 있다는 걸. 너무나 재미없는 종목이었고.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각 동네 주민들이 모여서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여름에는 골프도 치고 거기 보면 볼링그린이라는 게 있는데 잔디밭에서 하는 컬링 같은 게 또 있죠.
□ 백운기 / 진행
야외에서 하는 것도 있습니까?
□ 이택광
네, 대부분 야외에서 합니다. 그러다가 겨울 되니까 들어가서 하는 거죠. 원래는 아일랜드에서 출발했다는 말도 있고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 백운기 / 진행
저는 그거 보면서 누가 저걸 만들었을까.
□ 이택광
영국 사람들이죠. 그러니까 사실 영국 사람들이 보면 스누크도 마찬가지고 상대방 선수들을 괴롭히는 그런 스포츠게임을 많이 개발하는데 컬링도 그런 것이지 않습니까? 이미 들어가 있는 공을 쳐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 그런 스포츠가 사실은 영국 같으면 동네 주민들이 즐기는 스포츠인 거죠. 그게 사실은 국가적으로 투자가 되어야 되는 것이고 금방 말씀하셨던 부분은 우려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컬링장이 사실은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지어야 되는데.
□ 백운기 / 진행
그러니까요.
□ 최동호
그런데 이것도 일종의 상황논리라고도 저는 말씀을 드리는데 예를 들면 컬링이 반짝 인기를 얻었으니까 투자가 되고 지원이 되어야 된다고 봤을 경우에 우리가 모든 종목을 다 잘해야 되는가. 예를 들면 노르웨이가 이번에 메달 순위에서 1등이거든요. 1등인데 노르웨이는 하계올림픽에서는 순위가 보이지가 않습니다. 우리하고는 비교가 안 되거든요. 그리고 예를 들면 자메이카가 육상 단거리를 잘 뛰는데 세계에서 육상 세계선수권 대회를 개최했을 때도 자메이카를 모델로 이렇게 투자하고 지원해야 된다고 강조를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 온 국민이 전부 다 1인 1스포츠를 해서 스포츠공화국이 되어야 된다는 얘기인데, 노르웨이는 그들의 환경에 맞는 스포츠를 온 국민들이 즐길 수 있게 기회를 줘서 거기서 자연스럽게 동계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나는 거고요. 우리는 온 국민이 또 야구에 열광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으면 여기에 기회를 제공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종목에 나가서 좋은 성적 거두는 거고 보고 즐기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동계스포츠, 동계올림픽이라는 이런 메가스포츠이벤트는 스포츠적인 성격도 있지만 오히려 그 외에 정치경제, 또 사회문화적 영향력도 크기 때문에 우리가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이용한 측면도 있고, 모든 종목을 우리가 다 잘해야 되고 잘 투자를 해야 되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말씀 듣다 보니까요. 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축구월드컵, 야구, 이런 거 다 통틀어놓고 따지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최고 같은데요?
□ 이택광
아마추어가 프로만큼 장비를 많이 구입하고 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이게 참 굉장히 특이한,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아마추어 스포츠가 굉장히 발달해 있는 나라는 맞죠. 그런데 저는 한 가지 분명히 이번에 컬링장이 어디 생길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일단 의성에는 생기지 않겠습니까?
□ 이택광
왜냐하면 특별한, 사실은 물론 이렇게 얘기하지만 컬링 선수들은 화를 내시겠지만 어떻게 보면 볼링처럼 누구나 조금만 노력을 하면, 물론 선수급은 안 되겠지만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문화잖아요. 그렇죠?
□ 최동호
의성군에서 30억 원 들여서 하나 짓는다고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정용철 교수님.
□ 정용철
컬링 지금 얘기가 나왔는데 저는 좀 우려스러운 게, 은메달 땄잖아요. 그래서 많이 반짝 떴는데. 아까 최동호 교수님이 얘기한 것처럼 이게 흥행으로 앞으로 비인기종목이 성황리에 잘 될 거라는 게 과거를 봤을 때 희박해요. 그런데 저는 보다 더 우리가 생소한 스포츠의 신기함과 이것들의 깜짝 놀랄 흥행에 도취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컬링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아까 아일랜드라고 했는데 제가 알기로는 스코틀랜드에서 기원을 했는데, 스코틀랜드에서 지역에서 그냥 굴리던 이런 것들이 제가 잘 들여다보면, 제가 한 1년 반 전쯤에 컬링을 저희 서강대학교 학생들 데리고 한번 한 적이 있었어요. 선견지명이 너무 탁월하다 보니까. 이것은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웃어주었습니다.
□ 정용철
감사합니다. 그래서 갔는데 그날 저희가 보면서 뭘 느꼈느냐 하면 이 컬링이야말로 정말 체육시간에 정규프로그램에 넣어야 할 만큼 굉장히 교육적인 스포츠다. 컬링장에 가보면 굉장히 고요하고 아주 정제된 동작을 통해서 리드가 스톤을 놓을 때 그 순간에 아주 떨리는 순간이 있죠? 그 순간은 스킵이 그려주는 모습을 던지고 그것을 끝까지 지켜보면서 유효하게 흘러가는 스톤을 양쪽에서 보필하는 두 명의 스위퍼들이 하면서 차가운 얼음판을 따뜻하게 데우면서 나아가는 너무나 아름답고 교육적인 스포츠라는 그런 스포츠의 가치를 우리가 정확하게 좀 더 보편화시킨 다음에. 그냥 우리가 은메달 따서 너무 행복해요, 그러고서는 너도 나도 걸레질하자, 이게 아니고요.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나 가치들을 조금 더 우리가 깊게 들여다보고 그런 면에서 스포츠를 같이 좀 해보자는 식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대택 교수님, 정용철 교수님 원래 시인이세요?
□ 이대택
원래 말씀을 항상 저렇게 하십니다.
□ 백운기 / 진행
아주 좋습니다.
□ 이대택
교수님이 약간 가치, 미학, 또 시적으로 표현을 하십니다.
□ 백운기 / 진행
아주 좋았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을 이제는 많은 국민들이 다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그전만 해도 스킵이 뭔지 스위퍼가 뭔지 몰랐을 텐데요. 이제는 스톤이라는 것도 다 알고 컬링이 아주 많이 알려졌으니까요. 네, KBS <공감토론> 오늘 평창 동계올림픽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과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청취자 분들 또 문자 많이 보내주시는데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휴대전화 뒷자리 8054 쓰시는 분입니다. “평창올림픽 기록적인 면이나 흥행적인 면에서 성공했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성공에 도취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원봉사자 처우 문제, 입장권 강매 논란 등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안상범 청취자님 “평창올림픽의 성공 뒤에는 관중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관중들이 우리 선수들뿐만 아니라 외국 선수들도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선진국 그 이상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콩으로 의견 주신 여상영 청취자님 “선수들의 훌륭한 경기력도 좋았지만 중계방송이 스포츠의 감동을 더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5009 쓰시는 분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과는 별개로 빙상연맹의 파벌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699님 “이번 평창올림픽은 스포츠 국가주의에서 벗어나 선수 개개인의 개성과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네,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과제를 생각해볼 텐데요. 빙상연맹 파벌싸움, 반드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될 문제이기는 하죠. 과제를 생각하기 전에 짧게, 아까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 제가 좀 부탁을 드렸는데요. 가장 아쉬웠던 점 하나씩만 짚으신다면 최동호 평론가까지는 어떤 걸 꼽으시겠어요?
□ 최동호
바로 그 문제입니다. 김보름 선수가 팀추월 끝나고 경기 후에 인터뷰에서, 저는 정말 놀랐어요. 저는 그때 이동하면서 라디오로 인터뷰를 들었거든요. KBS 인터뷰였는데, 3명이 뛰었는데 박지우하고 김보름 선수만 인터뷰를 하고 노선영 선수는 안 나오더라고요. 무슨 일이 있었나? 경기 끝나고 난 다음에 너무 지쳐서 응급실에 가 있나?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혼자서 울고 있었던 거예요. 그녀의 곁에는 밥데용 코치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 이게 너무 그려지지 않는 거죠. 그 이후로 국민적인 비난이 폭발하니까 백철기 감독이 인터뷰를 했죠. 그 자리에 노선영 선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기자회견에서 나온 내용을 노선영 선수가 반박을 했고요. 반박을 하니까 백철기 감독이 다시 재반박을 했습니다. 이게 올림픽 기간 동안에, 경기가 열리는 동안에 벌어진 일이었거든요. 이게 이해가 안 가죠. 그런데 그 속에 많은 빙상인들이 지적하기를 지금은 올림픽 도중이니까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이게 다뤄져야 될 문제라고 지적을 하면서 선수들이 앞장서서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고 표현한 분도 계셨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면 빙상연맹이 헤게모니를 잡고자 하는 파벌의 대리 의미로 선수들에게 자꾸 소스와 기자회견 내용과 이런 것들을 자꾸 자극하면서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대신 주장하게끔 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이 문제는 분명히 밝혀야 되지 않을까.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최동호 평론가께서 나오셨으니까 궁금한 것 좀 여쭤보고 싶은데요. 도대체 뭐가 문제였습니까? 빙상연맹 이런저런 얘기 다 나오고 하지만 도대체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고요. 맨 처음에 나왔던 얘기는 노선영 선수만 한체대가 아니고 한체대, 비한체대 출신 간의 알력이라고 했는데 보니까 노선영 선수도 한체대 출신이더라고요.
□ 최동호
노선영 선수도 한체대죠. 한체대인데,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뭐가 문제였나요?
□ 최동호
빙상선수로서 한체대에 와서 그 이후에 실업팀까지 제대로 된 메달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특정 인물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한체대와 빙상연맹, 단국대거든요. 특정 대학교라기보다도 한 번 더 들어가서 보게 되면 특정 인물 라인에 서느냐 안 서느냐입니다. 그 인물은 아직까지 실명을 제가 거론하기는 힘들고요.
□ 백운기 / 진행
전 모?
□ 정용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죠. 전모를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 최동호
얼마나 대단하느냐 하면 이와 유사한 일이 소치 동계올림픽에도 똑같이 벌어졌거든요. 그때는 안현수 선수의 귀화 문제 때문에 벌어져서 올림픽 도중에 귀국했습니다. 대통령의 한마디로 빙상연맹에서 완전히 내몰리다시피 해서 제외가 됐거든요. 불과 2, 3년 사이에 복귀를 한 겁니다. 복귀해서 다시 실권을 잡고 있어요.
□ 백운기 / 진행
그런 문제가 있었군요.
□ 최동호
얼마나 뿌리 깊은가를 알 수가 있는 대목이죠.
□ 백운기 / 진행
네. 정용철 교수님께서는요?
□ 정용철
그 안에 저는 이 김보름 사태는 조금 우리가 냉철하게 봐야 되겠다. 왕따 논란 있고 이런 것 다 이해되는데요. 이 선수에게 우리가 과도한 비난이 몰렸고 그리고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 따고 고개 숙이고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모습 보면서 우리가 이 선수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비난과 과도하게 좀 반응을 했다는 부분이 하나 있고요. 그다음에 이것의 제일 밑바닥에는 뭐가 있느냐 하면 아까 전 모 부회장 얘기도 했지만 되는 놈만 민다고 하는 이런 기본 멘탈리티가 있어요. 그래서 전 부회장이 어떤 얘기를 하느냐 하면 내가 메달 만들어주는데 너희가 어떻게. 그래서 그 과정에서, 물론 우리 이승훈 훌륭하고 이상화 훌륭하지만, 심석희 훌륭하고, 이런 메달권에 있는 선수들과 또 이 선수를 메달권에 놓기 위해서 희생되는 수많은 선수들이 있어요. 저는 매스스타트 보면서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에 박수를 치면서도 거기에서 앞에서 끌어줬던 장재원 선수의 힘겨운 역주를 또 마음 아파하고. 또 이런 부분들이 해결이 안 되는 한, 그리고 또 메달 따면 우리 다 흥분하면서 좋아하시고 이런 멘탈리티가 통용되는 한 우리는 언제까지나 이런 부당한 사태. 그냥 파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다 어떤 지독한, 되는 놈만 된다고 하는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어요.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정용철 교수님께서도 빙상연맹의 파벌싸움에서 비롯된 이 문제를 가장 아쉬웠던 문제로 꼽으십니까? 하나 더 꼽으신다면.
□ 정용철
이렇게 훅 들어오시네요.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조금 있다가 발언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이택광 교수님께서는 어떤 점 가장 아쉽게 생각하십니까?
□ 이택광
저도 김보름 선수 관련된 지금 논의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건 어떻게 보면 빙상연맹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가지고 있었던 국가 주도의 스포츠, 이 업계라고 불러야 할까요? 이것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지금 티핑포인트 나온 거예요. 왜냐하면 동계올림픽이 역설적으로 많은 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비인기종목들이 조명되면서 기존에 덮여 있던 비리들이랄까 이런 것들이 지금 드러나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반드시 이것은 한번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 백운기 / 진행
이것도 적폐죠.
□ 이택광
그렇죠. 적폐라고 부를 수 있고요. 그런데 우리는 금방 최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왜 이 적폐가 생겼는지도 생각을 해봐야 돼요. 그러니까 적폐만 제거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왜냐하면 놔두면 또 적폐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결국 그게 금메달 경쟁에서 온 거죠. 결국 이 사람 줄에 서게 되면 내가 금메달 딸 수 있다는 것이고 또 금메달 따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환호해 왔던 측면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이 빙상 종목에서 굉장히 금메달이 많이 나오잖아요. 이걸 가지고 과거에 영국의 한 방송국이 취재를 해서 보도한 적이 있죠. 어떻게 한국이 쇼트트랙에서 이렇게 많은 금메달을 따는가. 사실 거기에 보도된 것은 굉장히 반인권적인 모습으로 보도가 됩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의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 따는 모습들이 외국인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특히 선진국의 관점에서 본다면 굉장히 비인권적입니다.
□ 백운기 / 진행
금메달 만들기인 거죠.
□ 이택광
그렇죠. 10대 때부터, 마치 중국인 올림픽 준비하는 과정들을 보여주는 것과 동일한 시선을 쇼트트랙 선수들에게 보였단 말입니다. 이런 것들을 반성해야 되는 거죠. 반성해야 되고 말 그대로 올림픽이 올림픽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을 때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요. 결국 그렇지 않을 때에는, 지금 현재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까? 결국 그렇게 했기 때문에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지 않았느냐, 그게 뭐가 잘못됐느냐 하는 이야기도 한단 말이에요, 지금. 그러니까 이런 문제들이 선수들의 탓으로 가서는 안 되고 제가 생각할 때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짚고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되는 거겠죠.
□ 백운기 / 진행
빙상연맹 문제, 주로 좀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이제 이택광 교수님이 좀 확장해서 금메달 경쟁만 추구하는 국가 주도 스포츠의 문제점 지적해 주셨습니다. 이대택 교수님께서는 어떤 점 아쉽게 생각하십니까?
□ 이대택
저는 시종일관 딱 하나입니다. 가리왕산. 여기서 선수 문제 또는 내용 문제, 빙상연맹 문제 말씀하셨지만요. 저는 그러한 문제보다는, 물론 그것도 분명 문제고요. 저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올림픽이라는 것을 과연 우리가 어떻게 수용하고 이것을 사회적인 선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느냐의 문제인데 사실 우리가 올림픽을 즐기고 있는 동안 즐기고 있는 그 배경, 특히 가리왕산이 우리나라가 지금 현재 올림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단지 5일, 8일 정도의 시합을 위해서 그 유전적 자원들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보고를 그렇게 깔아뭉개는 그것이 가장 아쉽고 그리고 그것은 분명히 우리 사회가 다시는 반복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와 연결돼서 사후활용도 거의 불가능한 그러한 시설들을 일정 지역에 밀집적으로 만들어놓은 것, 이것은 분명히 저는 문제점이라고 생각하고 아쉽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가리왕산이 참 독특한 생물종들이 많이 서식하는 원시림인데 대회 전에 가리왕산 생태계 복원을 약속을 했죠?
□ 이대택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복원계획도 제출한 것 같지만 그게 다시 반환된 것 같습니다. 복원의 방식이나 내용이 전혀 복원의 의미가 아니라고 반환된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가 과제를 많이 생각해보고 싶은데 오늘 재미있게 토론하다 보니까 시간이 빨리 지나갔습니다. 이제 마무리 발언을 좀 들어봐야 될 텐데요. 원래는 비인기종목에 대한 지원도 저희가 짚어보고 싶었고요. 또 경기장 사후활용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보고 싶고 그랬는데요. 앞으로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가 좀 신경을 써야 될 부분이 있다면, 그리고 좀 달라져야 될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들을 꼽으시겠습니까? 앞에서 쭉 말씀을 해 주셨기 때문에 대체로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대택 교수님, 가리왕산 말고 다른 것 얘기하고 싶은 것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한 40초씩 드리겠습니다.
□ 이대택
네, 40초 보고 가야겠네요. 올림픽은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올림픽, IOC도 진화하고요. 분명히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 올림픽에 참여하거나 또는 우리가 개최할 기회가 생긴다면, 분명히 또 기회가 올 겁니다. 이런 방식은 아니고요. 아마도 몇몇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하는, 선택된 도시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지금처럼 모든 전 세계 돌아다니면서가 아니고요. 중복개최가 한 20년 정도 텀으로 이런 기간으로 돌아가겠죠. 우리나라도 굉장히 좋은 조건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우리가 이만큼의 재정적인 투자 그리고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면서 그것을 수용하겠느냐. 그리고 만약에 한다면 어떻게 그것을 수용하겠느냐 하는 사회적 공감대 그리고 정보의 공개 이것들이 사전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앞으로 올림픽 개최하는 데도 이런 문제들은 똑같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그것을 저는 가장 경계하고 싶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고맙습니다. 이택광 교수님.
□ 이택광
역시 저도 비슷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결국 경기시설 활용 문제나 또는 환경 문제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올림픽을 준비해오면서 투명하지 않은 운영이라든가 또는 국민들과 함께 정보를 나누지 않은 권위주의적인 방식들, 거기에서 사실 올림픽이 출발했기 때문에 그것이 지속되고 있는 잔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그런 면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보여줄 수 있다는 모습이 보여요. 그 뒤에 사후관리를 잘 하고 또 그와 관련한 환경복원문제를 말끔히 처리했을 때 올림픽의 하나의 모범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문제들은 역시 올림픽들이 대중화되면서 논의해야 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고 보거든요. 이것이 과연 생활체육 확대로 갈 수 있는지 국민생활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이런 부분들도 논의를 해야 되겠죠. 그러한 하나의 계기로 삼아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감사합니다. 정용철 교수님.
□ 정용철
제가 아까 훅 들어와서 대답 못한 것 하나 하고요. 아쉬웠던 것 프라이드하우스. 성소수자를 위한 공간이었는데 지난번 소치 때 푸틴이 없애버렸던 공간이었는데 이번에 부활을 하지 못했어요. 그 부분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고요. 그리고 제안하는 건 제가 지금 12번까지 있는 것 중에서 지금 5번까지밖에 못 와서 마지막에 있는 12번을 꼭 하고 싶었는데요. 아직 올림픽이 안 끝났습니다. 패럴림픽이 남았고요. 3월 9일부터 시작되는 것에 대해서 온 국민이 다시 한 번, 저는 개인적으로 진짜 올림픽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패럴림픽에도 많은 관심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패럼림픽에 우리 국민들 어떤 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져야 될까요?
□ 정용철
저는 장애를 극복해서 너무 대단하다, 어떤 감동의 그런 메시지보다는요. 한 사람의 인간이 자기가 처한 현실에서 그 한계를 딛고 계속 노력하는 과정들을 거대한 인류애의 한 부분으로서 우리가 이해하고 그들과 공감하면서 스포츠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들을 이들이 지금 말하고 있다. 다른 올림픽과 달리 자본이나 이런 것과는 좀 멀리 떨어진 좋은 부분의 가치를 유지하는 패럴림픽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감사합니다. 패럴림픽 짚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3월 9일 개막하죠. 네, 최동호 평론가님.
□ 최동호
우리 정용철 교수는 참 마음이 따뜻하네요.
□ 백운기 / 진행
그러신 것 같습니다.
□ 최동호
언어에서도 다 드러나고 있고요. 다 똑같은 비슷한 얘기인 것 같은데,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평창 동계올림픽 굉장히 어려웠죠. 망할 거라는 얘기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굉장히 난감하게 느꼈던 것 중의 하나가 ‘국민 여러분 관심 가져주십시오’라고 얘기가 뒤늦게 나왔었거든요. 우리가 이렇게 준비했고 만들었으니까 사실은 관심을 가져야 된다는 그런 의무감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전에 유치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나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전혀 없이 과거 권위주의 시대처럼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유치를 한다고 했기 때문에 문제였다고 보는데 이런 점들이 좀 고쳐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메가스포츠이벤트부터는 지역사회와 시민사회와 충분한 소통을 거쳐서 사후활용까지 미리 만들어놓고 시작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오늘 네 분의 제언까지 잘 들었습니다. KBS <공감토론> 오늘은 평창 동계올림픽 성과와 의미를 진단해보면서 과제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오늘 토론 격조 있게 이끌어주신 네 분께 감사드립니다. 국민대학교 이대택 교수님,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님, 서강대 교육대학원 정용철 교수님,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님 네 분 수고하셨습니다.
□ 패널
고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고맙습니다. 그리고 전화와 인터넷,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택광 교수 :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정용철 교수 : 서강대 교육대학원
최동호 평론가 : 스포츠평론가
□ 백운기 / 진행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KBS <공감토론> 백운기입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꼭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한창 열기가 오를 만한 때 끝나서 좀 아쉽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모든 일정이 마치 잘 짜여진 극본처럼 진행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따기도 했고 또 흥행에도 성공해서 우려했던 적자올림픽도 면했다고 합니다. 오늘 <공감토론>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새기면서 이번 올림픽의 성과와 함께 과제도 차분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이슈다운 이슈! 토론다운 토론! KBS <공감토론> 시작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오늘 함께하실 패널 분들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국민대학교 스포츠건강재활학과 이대택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 이대택
안녕하십니까?
□ 백운기 / 진행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계신데 학교에 있는 연구소입니까?
□ 이대택
이것은 외부에 있는 연구소입니다.
□ 백운기 / 진행
아, 개인적으로 하시는?
□ 이대택
네.
□ 백운기 / 진행
교수님은 또 체육인이십니까?
□ 이대택
네, 체육인이죠. 어릴 때는 수영을 했고요.
□ 백운기 / 진행
제가 듣기로는 철인3종경기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 이대택
일단 취미로 하고요. 일단 끝내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철인3종경기를 취미로. 부럽습니다.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이택광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 이택광
네, 반갑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 계셨죠?
□ 이택광
네, 잘 지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정용철 교수 함께하십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정용철
안녕하세요. 네, 반갑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리고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동호
네,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평창에 다녀오셨죠?
□ 최동호
아닙니다. 저는 서울에서 방송하느라고 여기저기 좀 왔다 갔다 하고 그랬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래도 한 번 다녀오셔야죠.
□ 최동호
소식들은 취재기자들한테 많이 들었고요. 방송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다 보니까,
□ 백운기 / 진행
가실 시간이 없었군요.
□ 최동호
네, 제가 본업이 그렇다 보니까.
□ 백운기 / 진행
평창에 다녀오신 분 계신가요? 우리 이대택 교수님께서?
□ 이대택
네.
□ 백운기 / 진행
며칠이나 계셨어요?
□ 이대택
오래 있지는 않았고요. 여자 아이스하키 첫 번째 경기를 봤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제가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온 선수단 스태프 중에 아는 친구가 있어서 오래된 친구라 그 친구 만나러 갔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셨군요. 네 분은 서로 다 잘 아시는 사이시죠?
□ 최동호
네, 이택광 교수님은 제가 평소에 존경해 마지않는, 방송과 글로써 알던 분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만나서 반갑고요. 이대택 교수하고 정용철 교수는 체육계에 계시는 분들이니까 평소에 제가 좀 질책도 하고 조언도 하고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그런데 약간 비웃는 웃음 같아요. 네 분 함께 인사 나누시고 시작하겠습니다.
□ 패널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먼저 오늘 이제 올림픽이 끝났으니까요. 이번 올림픽 보면서 어떤 점이 나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 있으면 한번 돌아보면서 시작을 했으면 좋겠는데, 이대택 교수님은 직접 아이스하키 보기도 하셨는데 어떤 점이 제일 기억에 남으셨나요?
□ 이대택
제가 사실 간만에 경기장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그렇게 여러 종목을 보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경기장이 사실은 저한테 굉장히 인상 깊었고요. 그리고 뭐랄까,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 감동이 저한테는 굉장히 깊게 인상에 남았고요. 개회식 볼 때 드론, 그게 저한테는 조금 인상 깊었던 부분이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게 아주 볼만했다고들 얘기들을 많이 하시던데. 아이스하키 단일팀 얘기를 오늘 좀 하려고 하는데요.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하기 전에 이대택 교수님 생각과 단일팀 구성한 뒤에 이렇게 싸우는 모습 보면서 좀 생각이 달라지신 부분이 있나요?
□ 이대택
저는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에 단일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팀을 만들 수 있느냐부터 왜 선수들하고 미리 얘기하지 않느냐 얘기했는데요. 그 2개에 대해서는 저도 분명히 동의를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올림픽이라는 특성이 가지고 있는 단일팀 구성의 어떤 동력을 저는 분명히 믿었고요. 그리고 이것이 끝날 때쯤 분명히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제가 원하는 대로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거기에 맞춰져서 나오지 않았나. 그래서 저는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효과가 생각보다 좋아지지 않았나.
□ 백운기 / 진행
앞부분에 네 분 말씀 듣고 저희가 이번에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신소정 선수 전화연결해서 잠깐 얘기를 나눠볼 텐데요. 이대택 교수님께서 아이스하키 잘 보셨다고 하니까 더 좋습니다. 이택광 교수님 어떤 것 꼽으시겠어요?
□ 이택광
저는 30년 만에 개최된 올림픽이라서 그랬는지 상당히 많은 분들이 올림픽을 즐기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과거 같으면 올림픽이라고 하면 뭔가 국가행사 같은 느낌을 줬다면 이번에는 대중적으로 굉장히 올림픽 자체에 친근감을 갖게 된 그런 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과거와 확 달라진 모습이죠. 과거에는 사실 제 자신만 하더라도 별로 올림픽이나 이런 데에, 특히 동계올림픽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특히 컬링 선수라든가. 저는 컬링이 굉장히 이렇게 인기를 끌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 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체적인 의미에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지 않습니까? 상당히 많은 분들이 비관적으로 전망을 하고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말하면 국민 여러분들이 사실은 이 올림픽을 엔터테인먼트로 즐겨줌으로 인해서 스포츠가 하나의 문화가 된 그런 대사건이 됐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중에 컬링이 바로 중심을 차지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많은 스포츠 종목 중에서도. 그래서 과거 같으면 쇼트트랙이라든가 주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한국의 인기종목 중심으로 관람객들이 몰렸을 것 같은데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고 비인기종목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선수들의 개성들이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게 되고 올림픽 전체가 하나의 대중문화로서 소비되는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개인적으로 어떤 게 가장 인상 깊었는지 여쭤봤는데 총평까지 해 주셨습니다.
□ 이택광
저는 일단 컬링팀을 중심으로 한 그게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 백운기 / 진행
이번에 보니까 컬링 규정을 아는 분들이 꽤 많아졌어요. 이렇게 보면서 아, 그러는데. 최동호 평론가님, 컬링을 보고 어떤 분이 “저거 얼음판 알까기구먼.”
□ 최동호
그런 말씀을 쉽게 많이 하셨죠. 빗대어서 얘기를 해야 되니까. 그런데 컬링 선수들은 그 얘기를 조금,
□ 백운기 / 진행
싫어합니까?
□ 최동호
싫어하고. 재미있는 게 예를 들면 컬링 선수들 마늘소녀, 갈릭걸스라고 해서 해외에서 많이 소개되는데 좀 더 예쁜 별명 좀 지어달라고 얘기도 있었고요.
□ 백운기 / 진행
하나 지어주시죠.
□ 최동호
한번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이상호 선수 있거든요. 스노보드. 배추보이잖아요. 그런데 이상호 선수는 이름이 참 좋다고 얘기를 했어요.
□ 백운기 / 진행
좋다고 하던데요.
□ 최동호
이 배추보이가 상징하는 바가 내가 어떻게 이 스노보드에 입문하고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서 성과를 내왔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백운기 / 진행
또 본인도 배추 들고 나왔잖아요.
□ 최동호
네, 그랬죠.
□ 백운기 / 진행
최동호 평론가께서는 어떤 걸 꼽으시겠습니까?
□ 최동호
경기적으로 보면 선생님들이 많이 말씀해 주실 테니까,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개․폐회식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렇고 이제는 우리가 좀 자신감을 갖자. 올림픽 개․폐회식이 개최국의 문화적인 저력을 보여주는 한 편의 공연인데 내용적으로도 그렇고 적은 예산을 가지고 호평을 끌어낸다는 것은 결국에는 아이디어거든요. 아이디어고 기술이라고 봅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개․폐회식에서 보여준 우리는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는다는 것이 바로 저력이 있어야 되는 건데 이게 꼭 우리 국력이나 우리 기술력이 찬사를 받자는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우리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저는 스스로 느꼈고요. 또 하나는 놀랍게도 제가 보기에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부터 우리가 좀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올림픽을 관전하신 국민들이 나오기 시작한 얘기가 ‘은메달 따도 괜찮아, 동메달 따도 괜찮아’였거든요. 이런 기조의 변화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고 봤는데 이번에도 역시 메달 못 딴 선수도 괜찮다고 격려를 해 주고. 그런데 선수들도 과거에는 은메달, 동메달 따도 눈물 흘리는 선수들이 많이 있었잖습니까?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다 똑같이 즐거워하고 이만큼 발전했구나 믿게 되었죠.
□ 백운기 / 진행
그래요. 저도 정말 그거 느꼈는데. 폐막식 얘기하셨는데요. 저도 이번에 폐막식 참 재밌게 봤거든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준비도 잘 됐고 볼 만하다 싶었는데 제가 그중에서 조금 감명 깊었다고 할까요? 참 고개를 끄덕일 만한 부분이, 어느 나라인지 제가 기억이 안 나는데 외국의 유명한 DJ 나왔잖습니까?
□ 최동호
네덜란드가 전자음악이 발달해서 거기서 DJ 한 명을 초빙을 했죠.
□ 백운기 / 진행
네, 꼭 우리나라 사람으로만 꾸리지 않고 그렇게 세계에서 제일 잘한다는 DJ까지 불러서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더 뿌듯하더라고요.
□ 최동호
그게 오히려 유연한 자신감이라고 저는 봤거든요.
□ 백운기 / 진행
네, 그런 점이 참 좋았습니다. 컬링, 아이스하키, 개막식, 폐막식 참 좋았다. 이렇게 세 분 얘기해 주셨는데 정용철 교수님은 어떤 걸 제일 좋았다고 보십니까?
□ 정용철
저는 경기적인 측면에서 지금 많이들 얘기하셔서 그 외의 부분 좀 얘기하고 싶은데요. 저는 두 가지를 꼽으라면 하나는 자봉의 저력.
□ 백운기 / 진행
자원봉사자.
□ 정용철
네, 자원봉사자의 저력, 그다음에 또 한 가지는 갑질에 대한 응징 그런 두 가지가 있을 텐데 아마 아까 이택광 교수님 얘기하셨던 우리가 국가주의에서 벗어나서 좀 더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이런 수준이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굉장히 안 보이는 곳에서, 예전에 자원봉사라고 하면 소모되고 굉장히 힘든 일을 하는 3D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자원봉사 하면서도 어려운 일이지만 즐기면서 또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갖는 이런 모습들이 굉장히 수준 높은 스포츠 행사를 꾸리는 저력이 됐다고 생각하고요.
□ 백운기 / 진행
사실 자원봉사자도 저희가 평창 동계올림픽 시작하기 전에 한번 문제를 짚어보는 부분에 있어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불평도 많이 나오고 따뜻한 물도 안 나온다고 돌아가는 분도 계시고 그랬잖아요.
□ 정용철
네, 그런데 그게 개최 초기에 좀 그런 게 있다가 그게 싹 들어가고. 그리고 아까 어느 경기 봤냐고 물어보셨을 때 저도 여자 아이스하키 봤고요. 컬링 경기 한일전 보고 그다음에 프리스타일 모굴스키 보러 갔었는데 그때마다 만났던 자원봉사자들이, 예전에는 굉장히 찌든 모습으로 피곤해 했던 그런 거였는데 이번에는 뭔가를 구한다는 느낌이 있다 싶으면 달려와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풀어주려 했던 이런 자세들이, 저는 그건 교육에서 왔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전반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한 단계 올라갔다는 부분에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요.
□ 백운기 / 진행
자랑스럽네요.
□ 정용철
아까 두 번째 갑질의 응징은 우리 국민들이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갑질에 대해서 조용히 있지 않고 굉장히 폭발을 했다는 부분들에서 여러 가지 논란, 이따가도 말씀을 드리겠지만 어떤 갑질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다들 달려들어서 이건 잘못됐다, 이거 네가 왜 이러느냐, 이런 식으로 국민들 전체가 굉장히 공정성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스스로 체크를 하면서 나가는 부분이 이번 올림픽에서 저한테는 굉장히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네 분께서 말씀해 주신 것만 가지고도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남겼는지 또 어떤 것을 생각해봐야 할지 다 나온 것 같습니다. 오늘 한번 차분하게 짚어볼 것 짚어보면서 토론해보도록 하죠. 동계올림픽 결산하는 자리인데요. 결산하기 전에 잠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던 신소정 선수 전화연결이 되어 있는데요. 한번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패널들께서는 그 앞에 있는 헤드셋을 머리에 써주시면 같이 들을 수 있습니다. 신소정 선수 연결해볼게요. 안녕하세요?
□ 신소정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목이 쉬셨네.
□ 신소정
제가 몸살이 걸려서요.
□ 백운기 / 진행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신소정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제 회복이 좀 되어야죠? 뭘 좀 많이 드셔야 될 텐데.
□ 신소정
지금 집밥 먹고 힘내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집밥이 최고죠?
□ 신소정
네.
□ 백운기 / 진행
이번 올림픽, 우리 앞에 교수님들 다 여자 아이스하키 가장 인상 깊었다고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 신소정 선수 전화 연결됐다고 그러신 건 아니에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신소정 선수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하면서 참 많은 관심이 쏠렸잖아요. 지나간 과정 다 소중하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어떤 순간을 꼽으시겠어요?
□ 신소정
아무래도 올림픽 때 저는 매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순간순간이 기억도 남았고 과정들이 조금 많이 힘들었지만 또 경기하면서 거기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고 또 보람도 찼던 것 같아서 매 경기가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보니까 골키퍼는 보통 힘든 게 아니더군요. 그 퍽 같은 게 이렇게 날아올 때요. 온몸에 물론 다 보호구를 착용을 하지만 한 번씩 그게 맞으면 느낌이 어때요?
□ 신소정
저는 한 20년 가까이 이걸 맞다 보니까 익숙해져서 잘 모르는데 아무래도 정말 강슛을 막으면 안에 프로텍터가 있어도 이게 좀 아프죠.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시속 몇 킬로나 될까요, 날아오는 게?
□ 신소정
여자 같은 경우는 시속 140km 된다고 알고 있는데 선수마다 또 다르고 해서.
□ 백운기 / 진행
140km로 날아오는 퍽을 막아가면서 정말 애 많이 쓰셨는데 다시 한 번 정말 박수를 보내드리고요.
□ 신소정
너무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남북 단일팀 얘기에 좀 초점을 맞춰서 몇 가지 여쭤볼게요. 처음에 단일팀 만들려고 할 때 우리 쪽의 선수들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 신소정
사실 아무래도 저희가 그때 미국 전지훈련 도착하고 나서 바로 공항에서 들었어서 사실 많이 당혹스러웠던 게 사실이었어요. 그리고 저희가 작년 여름 정도쯤에 이런 얘기가 나왔었는데 이야기가 없어졌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올림픽이 거의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설마 이게 이루어지겠어? 라는 그런 생각도 있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물론 그때만 해도 남북 관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러면 이제 단일팀이 구성이 되면서 사실 총리 발언 때문에 좀 속상해하는 선수들도 많이 있었죠?
□ 신소정
아무래도 저희가 그때 조금 혼란스러웠던 시기여서요. 그런 얘기를 초반에 들었던 상태라 사실 상처를 받기는 했죠.
□ 백운기 / 진행
네, 원래 예상했던 성적은 몇 위였어요?
□ 신소정
사실 어떻게 보면 객관적인 차이가 좀 많이 나는 팀들과 붙었기 때문에 저희가 최대한 1승을 하려고 노력해야 했던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저희는 매 경기 1승이라도 하려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어떻게 거꾸로 생각해 보면요. 그래도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서 여자 아이스하키 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앞으로 아이스하키 발전이나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또 도움 되는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나요?
□ 신소정
네, 우선은 어떻게 보면 단일팀 때문에 여자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높아졌고 또 많은 국민 분들이 관심과 사랑으로 응원을 많이 해 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여자 아이스하키라는 종목 자체를 한국에 알릴 수 있어서 기뻤고, 또 저희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드리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러셨으면 좋겠어서 열심히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신소정 선수는 혹시 취미가 뭡니까?
□ 신소정
저 영화 보고요. 다른 스포츠 하는 것도 좋아해요.
□ 백운기 / 진행
독서 많이 하시죠?
□ 신소정
저 책은 잘 안 좋아해요, 사실.
□ 백운기 / 진행
나 오늘 지금 인터뷰 하면서 깜짝 놀란 게 운동선수 중에 이렇게 말 잘하는 선수 처음 봐요, 최동호 평론가님.
□ 신소정
정말요? 감사합니다.
□ 최동호
목소리도 좋은데요.
□ 신소정
목이 다 나가서.
□ 백운기 / 진행
아주 말씀을 잘해 주시니까 제가 힘이 나는데요.
□ 신소정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북한 선수들하고 합동훈련은 얼마나 하셨어요?
□ 신소정
저희가 아마 20일쯤에 그 친구들이 합류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훈련은 한 2주 하고 2, 3주도 안 돼서 올림픽에 나갔던 것 같고요. 올림픽까지 다 합하면 제가 알기로는 한 달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랬군요. 혹시 서로 사용하는 용어 같은 거 다른 거 없나요?
□ 신소정
다 달랐어요. 왜냐하면 하키라는 종목 자체가 해외에서 들어왔고 저희 같은 경우는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어서요. 거의 다 영어로 사용했는데 그 친구들 같은 경우는 뭐라고 할까, 순수언어를 사용한다고 해야 될까요? 그렇게 사용해서 사실 처음에 소통하는 데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대표적으로 차이 나는 게 어떤 거였습니까?
□ 신소정
슛 쏘기 같은 경우에는 쳐 넣기라고 하거든요. 또 제가 아무래도 골리다 보니까, 골리는 문지기라고도 하고 또 골대를 문대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많이 신기했었어요.
□ 백운기 / 진행
신기하기도 한데 서로 언어가 좀 다르면 작전 구상하고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 않나요?
□ 신소정
네, 그건 사실 저희가 소통에 많이 애를 먹었던 것 같아요. 저희 스태프 분들이나 통역해 주는 도와주시는 친구나 스태프 분들이 이렇게 단어집같이 만들어서요. 초반에 최대한 외우고 또 이해하려고 서로 노력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오히려 머리 감독이 덜 헷갈렸겠네요. 그쪽은 영어로 한마디만 얘기하면 양쪽은 다 똑같이 알아들으니까.
□ 신소정
저희 선수들 중에서도 영어를 못 하는 선수가 있어서 한국말로도 설명하고 또 북한말로도 얘기를 해서 조금 소통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네, 서로 시합하면서 우리가 어떤 것을 보여주자, 이렇게 약속한 부분이 혹시 있습니까?
□ 신소정
사실 약속이라기보다 저희 모두 관심과 집중이 저희에게 쏠린 걸 알고 있었고 또 국민 여러분께 실망시키지 말자는 생각이 많았었어요. 주어진 상황이 사실 어렵고 힘들었는데 저희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자고 얘기를 많이 했고 그래서 저희는 할 수 있는 환경 안에서 훈련이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우리가 첫 골 넣었을 때 그 감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데요. 첫 골 넣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 신소정
뭐라 그럴까, 좋기도 하고 뭔가 좀 찡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앞선 두 경기에서 골도 없었고 스코어도 많이 차이가 났던 상황이라 골이 간절하게 필요했던 시점이었고 또 그 경기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전환됐던 것 같아서 좋았던 골이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함께 시합하고 나서 헤어질 때 보니까 북한 선수들, 또 우리 선수들 눈물을 많이 흘리시던데 특히 그 북한에서 가장 많이 울던 선수 이름이 송희인가?
□ 신소정
네, 송희 선수요.
□ 백운기 / 진행
송희 선수요. 왜 그렇게 많이 울었대요?
□ 신소정
그 친구가 좀 많이, 그 친구 말고도 많이 다 운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친구가 정도 많았던 것 같고. 또 저희가 아무래도 이게 스포츠의 힘인 것 같은 게 이렇게 팀으로 같이 훈련도 하고 매일매일 보고 훈련하고 대화도 많이 하다 보니까 또 쉽게 정들고 친해졌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운동하는 분들이 더 빨리 친해지나요?
□ 신소정
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무래도 몸을 부대끼니까요. 그런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한 가지만 더 물어볼게요. 북한 선수들하고 우리 선수들하고 같이 생활하시면서 느꼈을 때 가장 다른 점 꼽는다면 어떤 점이었던 것 같습니까?
□ 신소정
사실 그 친구들도 20대 초반의 여학생들이었고 크게 다른 점은 못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좀 뭐라고 해야 될까요? 좀 놀라웠던 건 언어적으로 생각보다 단어가 많이 달라서 일상대화 할 때도 이해 못 한 부분이 되게 많았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는 조금 놀라웠었어요.
□ 백운기 / 진행
앞으로 또 단일팀 구성한다고 하면 찬성하시겠습니까?
□ 신소정
좀 굉장히 어려운 질문 같은데. 사실 잘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저희는 이번 올림픽은 주어진 상황이 저희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저희 선수들 스스로도 최선을 다했었고 앞으로 그것은 이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고. 또 선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최대한 많이 준비하고 또 그 대회를 나가서 최선의 결과를 내고 싶기 때문에 이번같이 급속도로, 너무 단일팀이 준비시간이 적었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아쉽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알겠습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잘 아시죠?
□ 신소정
네.
□ 백운기 / 진행
오늘 나와 계신데 한 가지 좀 질문하신다고 하니까.
□ 최동호
먼저 팬심을 밝히겠습니다. 목소리가 너무 밝아서 굉장히 듣는데도 기분이 좋았거든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최동호
백운기 앵커가 먼저 북한 선수들과 관계된 얘기를 말씀을 많이 하셔서 저는 새라 머리 감독과 관련해서 짧게 질문 하나만 드릴게요. 셔리 머리 감독도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를 갖고 계신 분으로 제가 인상을 받았거든요. 혹시 올림픽 이후에 다시 한국 선수들 만나거나 한국에서 선수들 지도할 이런 얘기는 나눈 적 없나요?
□ 신소정
그냥 저희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었거든요. 그 당시에 2년 계약에 대해서 언급 받았다고 이야기는 들었고, 구체적으로 저희도 알려진 건 없어요. 들은 것도 없고요.
□ 최동호
다시 인연이 이어질 수도 있겠네요? 어쩌면?
□ 신소정
아마 협회에서 알아서 하시지 않을까.
□ 백운기 / 진행
오늘 몸도 아직 회복이 덜 되신 것 같은데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끝으로 우리 국민들께, 그리고 또 이제 앞으로 아이스하키를 많이 사랑해줄 우리 팬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 신소정
우선은 올림픽 기간 동안 정말 너무 많은 관심과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올림픽 기간 동안 응원해 주셔서 힘내서 할 수 있었거든요. 최선을 다할 수 있었고. 그래서 너무 행복했던 20일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앞으로 국민들한테 보답할 수 있는 길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앞으로 더 좋은 성적, 또 좋은 소식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감사합니다. 빨리 건강 회복하시고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있어서 우리 국민들도 행복한 2주간이었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골키퍼를 맡은 신소정 선수와 함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눠봤는데 이대택 교수님, 참 말 잘하죠?
□ 이대택
굉장히 잘하던데요. 저도 그냥 계속 빠져들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제 우리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까요. 이번에도 아까 어떤 교수님께서 우리 관중들도 이제 많이 달라졌다, 또 문화도 달라졌다고 했는데. 우리가 항상 운동을 즐겨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정말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꽤 많았던 것 같아요.
□ 이대택
예전보다 많이 변한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까 최동호 평론가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항상 시상대에 올라가도 굳은 얼굴, 그리고 옆의 선수들하고 악수를 하더라도 경직돼 있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본인들의 몸동작도 하고 특정한 일종의 세리머니라고 하나요? 그런 것들도 하기도 하고. 본인이 원하는 성적 내지는 기록을 성취하면 그것으로써 충분히 만족하는. 사실 이기지 못하는데 이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 데서 자기의 목표를 성취하는 것으로써 만족하는 모습들이 이번에 참 좋게 보였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정용철 교수님, 저는 이승훈 선수가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 땄을 때 그 아주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네덜란드 선수인가요, 노르웨이 선수인가요?
□ 정용철
스벤 크라머라고 네덜란드의.
□ 백운기 / 진행
네덜란드 선수죠. 은메달을 땄는데 와서 이렇게 안아주면서 축하하는 모습, 그리고 이상화 선수가 은메달 땄을 때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고다이라 선수가 와서 안아주는 모습, 그런 모습 보면서 참 보기 좋았거든요. 우리 선수들도 앞으로 그런 모습들 많이 보여주면 좋겠어요.
□ 정용철
네, 지금 말씀하셔서, 이상화 선수 그때 은메달 땄을 때 정말 언론에서 3연패에 대한 중압감이 굉장히 많았잖아요. 은메달 따고 눈물이 터지는 모습에 제가 굉장히 조마조마했어요. 이게 자칫 잘못해서 또다시 은메달을 딴,
□ 백운기 / 진행
은메달이라.
□ 정용철
네, 그런 느낌으로 받아들일까 봐 굉장히 조마조마했는데 그때 고다이라 선수가 안아주면서 포옹하면서, 나이로 좀 위여서 언니한테 안기면서. 그런데 언론에서는 라이벌로 굉장히 적대적으로 표현하다가 선수들은 금메달이건 은메달이건 서로가 겪었던 고통이나 어려움에 대해서 굉장히 서로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안아주는 모습을 봤을 때 이거야말로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인상 깊고 선수들한테, 물론 보는 시청자들한테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 장면들이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이번 올림픽에서 굉장히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택광 교수님, 방금 전에 신소정 선수하고 통화하면서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요. 맨 처음에 남북 단일팀 구성했을 때 약간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런 소리가 확 줄었어요.
□ 이택광
그래서 그때 저는 그 코드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금방 두 선생님들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분명히 올림픽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보는 관중들의 입장들도 바뀌었죠. 뭐가 바뀌었는가가 저는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 당시에 남북 단일팀 문제, 특히 신 선수 같은 경우에도 지금 밝혔지만 불만을 토로했던 부분이 뭐였느냐 하면 공정성의 문제였어요. 다시 말하면 올림픽이라는 것이 하루 이틀 만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4년을 기다려서 출전해야 되는데 그 선수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일정이죠, 본인의 경력에서는. 그런 경력이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출전을 하지 못하는 그런 사태가 발생하거나 또는 기회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그 선수에게 굉장히 큰 피해가 가는 것 아니겠어요? 한국사회가 그 피해에 굉장히 민감해진 사회가 되었다는 거죠. 이것은 제가 볼 때는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가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때 남북 단일팀에 대한 불만들이 통일이라든가 평화라든가 이런 문제에 대한 반대는 아니었다는 거예요. 그게 저는 대단히 중요한 코드라고 봅니다. 그래서 신 선수도 지금 인터뷰에서 아주 정확하게 말을 했다고 보는데, 이게 굉장히 갈등인 거죠. 공동체적 이익과 개인의 이익의 충돌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풀어야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리한테도 닥쳐온 것이죠. 과거 같으면 그냥 국가적 과제, 공동체적 이익이 항상 우선했는데 이제는 개인의 이익도 거기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런 하나의 거울상이 평창올림픽이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이제 한번 결산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선수단 규모도 그동안 역대 올림픽 중에서 가장 컸다고 하고요. 메달 수도 지금까지 동계올림픽에서 땄던 메달보다 더 많았습니다. 금메달 수는 지난번 올림픽보다 하나 줄기는 했습니다만. 그래서 6등이다 7등이다 이런 얘기 나오는데 지금 이택광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에는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더라고요.
□ 이택광
참 달라졌어요.
□ 백운기 / 진행
네, 1등이 누구인지 아세요? 2등이 어디인지 아세요?
□ 이택광
관심이 없어요. 별로 보도도 되는 것 같지도 않고.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금메달 지상주의’ 그 비판은 이제 더 안 들어도 될 정도로 성숙한 느낌이 들었고요. 흥행, 또 평화올림픽 부분 빼놓을 수 없고 개막식, 폐막식까지 이렇게 다 짚어봤는데. 전반적으로 봤을 때 몇 점 정도 주실 수 있는지 한번 여쭤보고 싶은데. 최동호 평론가께서 몇 점 주시겠어요?
□ 최동호
저는 합격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100점 만점에 85점이라고 생각하고 싶거든요. 일단은 대회운영이라는 면에서, 역대 어느 대회나 사소한 문제점은 다 드러납니다. 아무리 완벽을 기한다고 하더라도. 그런데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큰 문제 없이 치러졌고요. 더군다나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봤을 때 깜짝 놀랐던 부분이 하나 있거든요. 우리가 해외취재 나가서 올림픽을 취재할 때 보면 항상 테러나 보안에 대한 위험 때문에 총을 든 경찰이나 군인들이 항상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그런 분위기 속에서 취재하고 경기를 봤던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보니까 깜짝 놀란 거죠. 총을 든 경찰이 한 명도 없는 겁니다. 그리고 군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 외곽에서 경호경비를 했고요. 이런 점은 우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였었죠.
□ 백운기 / 진행
네, 85점 주셨는데 이대택 교수님께서는 몇 점 주시겠어요? 원래 학점이 좀 짜신 편인가?
□ 이대택
요즘은 다 상대평가라. 저는 조금 분리해서 점수를 주고 싶은데요. 전체적으로 먼저 말씀드리기 전에 일단 대회 운영과 그리고 우리나라 스포츠 선수들의 문화, 전체적으로 우리 시민들의 관점, 행동, 대응, 이 정도는 저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운영이나 이런 것들은 100점 만점에 거의 90점 이상. 올림픽 그 자체로도 저는 한 80점, 85점 정도 줄 것 같고요. 그러나 평창이라는 특정한 올림픽의 준비과정을 저는 그렇게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어떤 말씀이신지,
□ 이대택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있었던 많은 문제들이 있거든요. 비교를 하자면 저는 올림픽은 숲이라고 생각하고요.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선수, 경기, 그리고 우리가 느꼈던 모든 것들은 저는 나무라고 일단 생각하고요. 그것이 조금 다르게 보여지는 것 같은데, 경기도 잘했고 선수들도 많이 분위기도 좋아졌고 관중들도 좋아졌고 대회운영도 잘했죠. 사실은 저는 그게 정상 내지는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IOC 같은 경우나 아니면 외국의 언론들도 굉장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높게 평가합니다. 그 이유는 사실 상대적인 비교죠. 소치올림픽이 됐든 아니면 무슨 다른 올림픽이 됐든 그 올림픽들이 너무 좋지 않았거든요. 경제적인 문제, 환경적인 문제, 인권적인 문제, 그리고 심지어는 운영도 그랬습니다. 굉장히 많은 돈을 투입했는데 리우올림픽 같은 경우는 선수들이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소치올림픽 같은 경우는 화장실에 벽도 없고 운영도 굉장히 엉망이었고요. 거기에 비해서 대한민국은 전반적으로 워낙 친절한 문화라 워낙 잘해 주는 겁니다. 그러니 외국 사람들이 시쳇말로 와서 그냥 완전히 넘어지는 거죠. 그래서 굉장히 평가가 좋습니다. 올림픽의 평가는 굉장히 간단합니다. 갔는데 안전하고 편안하고, 쉽게 편안하게 갔다. 그러면 모든 올림픽은 좋습니다. 그러면 그 준비하는 과정에서 옳았느냐 하는 질문이고요. 이따가 또 기회가 되면 말씀을 드리겠지만 우리가 가리왕산 문제 그리고 비용문제, 사후활용 문제, 이 모든 것들은 저는 절대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분리해서 평가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 전반적으로는 저는 생각보다는 많이 좋다, 이렇게 평가를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후반부에 과제를 짚어보면서 한번 생각해보기로 하죠. 정용철 교수님께서는 몇 점 주실지 궁금한데요.
□ 정용철
제가 여기 덫에 걸릴 뻔했는데, 점수를 B+, B- 하려다가 지금 성적지상주의 비판하고 이래놓고 거기 덫에 걸려서 몇 점으로 나온다는 게 걸릴 뻔했는데 저는 패스, 논패스로 해서 그냥 패스 주겠습니다. 패스를 주는데 쉽게 넘어간 건 아니고요.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렵게 어렵게, 그래서 걱정 많이 했지만 그에 비해서 굉장히 선방을 한 올림픽이고 거기에 대한 평가도 해야 되는데 이제 끝났으니까 제대로 결산하고 지금까지 우리가 못 해왔던, 일단 큰 불은 껐으니까 이제부터는 제대로 복기해가면서 그동안 우리가 어떤 점을 잘할 수 있었고 어떤 점을 우리가 놓쳤는지 이런 부분들을 좀 냉정하게 따질 때라는 생각을 합니다. 일단 패스 드립니다.
□ 백운기 / 진행
점수를 물어본 제가 머쓱해졌습니다. 웃자고 하는 건데.
□ 정용철
죄송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택광 교수님께 점수 여쭤봐도 괜찮습니까?
□ 이택광
저는 학교에 있는 사람으로서 평창올림픽이 학생이라고 생각했을 때 큰 기대를 하지 않던 학생이 굉장히 좋은 성적을 올렸을 때 그때 받는 만족도 같은 것을 느꼈어요, 보면서. 하지만 저는 어느 정도 포텐셜이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평창올림픽이 사실 선수들의 페스티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또 관중들이 가서 즐기는 요소들이 있어야 되는 거잖아요. 대부분 지난 동계올림픽 때는 실패한 요소들이 대부분 관중들과 굉장히 유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다음에 최동호 평론가님이 아주 좋은 지적을 하셨는데 보안이라는 문제, 그게 사실 분리시키는 거잖아요. 관중과 분리시키고 위화감을 조성하고 선수들은 선수들끼리 경기를 하고 그건 그냥 중계방송을 타고 또 그 중계방송은 사실은 다 돈과 결탁되어 있는 문제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올림픽과 관중을 유리시키는 역할을 했는데, 평창은 의외로 어떻게 보면 외국인들이 생각했을 때 가장 불안한 지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이었잖아요. 남북 대치상황에서, 그리고 북이 계속 북핵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서 보니 너무나 평화로운, 본인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던 거죠. 그런 포텐셜이 저는 하나 있었다고 보고. 또 한 가지 뭐냐 하면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이번 평창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바로 한류입니다. 한류라는 것이 여러 가지 논란은 있지만 한국이 단군 이래 이만큼 세계인의 관심을 끈 적이 있었는가 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없었다고 봐요. 방탄소년단이 지금 빌보드차트에 올라가고. 빌보드차트가 제가 중학교 때 들었던 그 빌보드차트인데 그때 제가 팝송을 듣고 있을 때 과연 한국가수가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서 그 차트 1위를 할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을 못 했죠. 아무도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변화들이 왜 일어났는가를 생각해본다면 바로 한국이 가지고 있는 대중문화의 저력이거든요. 그 대중문화라는 건 결국 이번에 올림픽 개․폐막식 때 드러났던, 물론 많은 비판도 있지만 저는 그게 한국인 것 같아요. 그 통속성이 한국인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상당히 좋은 점수를 줄 수도 있겠다. 저 같으면 A를 주겠죠. 이 정도 되는 학생이라고 한다면 비록 시험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저는 A를 줄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이택광 교수님께서는 상당히 미래를 보면서 평가를 하시는 편이군요. 네 분께서 일단 평가해 주신 내용 보면 합격이네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대체로 성공적인 올림픽이었다고 하는 데 네 분께서 일치된 평가를 해 주셨는데 아마 우리 국민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청취자 분들 보내주신 문자 소개해 드리고 토론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휴대전화 뒷자리 9555 쓰시는 분입니다.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김남기 선생님의 정선아리랑, 장사익 선생님의 애국가는 전 세계인에게 우리나라 고유의 멋과 흥을 널리 알렸다고 생각합니다.”
6075 쓰시는 분 “평창 동계올림픽, 스포츠보다 정치적인 이슈가 더 부각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단 참 잘 싸웠다고 생각합니다. 파이팅입니다.”
4790님 “이런저런 말이 많았지만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남북 단일팀 구성이 흥행에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6362 쓰시는 분 “남북 단일팀 구성되는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보여준 태도가 실망스러웠습니다. 단일팀을 너무 정치적 도구로만 이용하려는 것 같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께 많은 박수를 보냅니다.”
7656님 “남북 단일팀 성적 면에서는 서운한 부분이 있지만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창올림픽이 한반도 화합과 통일을 50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KBS <공감토론> 오늘 평창 동계올림픽 결산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전체적으로 성공한 올림픽이었다는 평가를 해 주셨는데 하나하나 짚어보고요. 후반부에는 과제를 좀 생각해 보겠습니다. 최동호 평론가님, 먼저 이번에 선수단 규모도 제법 우려했던 것보다는, 원래는 러시아도 참석하지 않고 그래서 좀 걱정을 했는데. 가장 많은 선수단이었다면서요?
□ 최동호
네, 그렇습니다. 92개국에서 참가해서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을 했거든요. 이 중에서 특별히 언급이 되어야 될 것들은 이전에는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던 국가들, 그러니까 아프리카 지역이나 동남아 지역 국가들, 더군다나 싱가포르도 참가를 했는데 싱가포르에서는 우리나라 쇼트 스타 출신이죠. 전희경 감독이 키운 제자를 데리고 이번에 우리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를 했거든요. 이런 면들은 좀 더 특별하게 기억할 필요도 있다고 보고요. 그런데 우리의 노력도 있지만 IOC 자체도 올림픽 운동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 올림픽 참가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는 저개발 국가나 동계올림픽 같은 경우에는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의 출전을 위해서 도와주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의 노력이 합쳐져서 결실을 얻었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죠.
□ 백운기 / 진행
네, 이대택 교수님, 이번에 참가한 나라 중에 가장 재미를 많이 본 나라라면 통가 아닐까요? 웃통 한 번 벗어서 그 나라 이름이 얼마나 세계에 널리 알려졌습니까?
□ 이대택
저는 스포츠가 그런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림픽 같은 경우는 잘하는 나라 또는 메달 많이 따는 나라 상관없이 새로운 도전들이 허락되는 시합, 그런 경기,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받아주는 구조, 저는 그게 올림픽의 힘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꼭 통가뿐만 아니라 적은 규모의 선수들을 데리고 나온 국가들이 여러모로 저는 조명을 좀 더 받았어야 되지 않느냐, 좀 아쉬움은 사실은 남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께서는 선수단 규모 면에서 봤을 때는 성공했다고 보십니까?
□ 이택광
그렇죠. 굉장히 많이 참석을 했고요.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참여하지 않은 국가도 있지만 역대 올림픽과 겨룰 만큼 상당히 많은 선수단들이 참가를 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그만큼 한국 평창올림픽이 내부적으로는 우리가 중계과정이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미흡한 측면들도 있었지만, 또 남북 단일팀 문제라든가 급조되는 측면은 있었지만, 상당 부분 올림픽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정신, 참가하고 아마추어리즘 또는 훈훈한 동료애를 보여주는 것들, 이런 아마추어적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애적인 그런 측면들이 이번 평창올림픽에 굉장히 많이 부각된 것 같아요. 이것은 정치인들이 요구하는 측면하고는 상당히 다른 그런 부분들이 관객들의 참가로 인해서 이루어졌다, 이렇게 말할 수가 있는 거예요. 자발성이 굉장히 돋보이는 경기였고, 특히 팬덤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비인기종목이라고 부를 수 있는 컬링 같은 곳에서 뜻하지 않는 팬덤들이 만들어지고. 정말 그때 SNS에서 난리가 났어요. 난리가 나고 평소에 스포츠에 관심도 없던 분들이 컬링 선수들 캐릭터를 만들어서 같이 보기도 하고 이런 모습들은 상당히 올림픽이 단순한 국가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왔다, 이런 느낌을 받을 수가 있는 거죠. 그러면서 참가 선수들의 규모라는 측면들도 그런 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다. 많은 다양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메달을 따는 종목도 우리가 굉장히 다양해졌죠. 어떻게 보면 전략적으로 우리가 투자했던 종목에서 메달이 나왔을 것인데 그렇지 않고 이런 측면도 봤을 때 상당히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죠.
□ 백운기 / 진행
메달 부분은 따로 한번 생각을 해보기로 하고요. 정용철 교수님, 올림픽은 그야말로 모든 나라들이 참여하는 온 지구촌의 축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하계올림픽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동계올림픽 하면 아무래도 눈도 많이 내리고 또 얼음이 많은 그런 나라 위주로 펼쳐질 것 같았지만, 보면 이번에 더운 나라 선수들도 많이 나와서 이렇게 하는 모습 보면서 공감대가 좀 더 넓어진 느낌이 있어요.
□ 정용철
지금 각 선생님들께서 긍정적인 얘기를 하셔서 저는 토론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각을 세우면,
□ 백운기 / 진행
감사합니다.
□ 정용철
지금 역대 최대라고 하는 부분들, 매번 최대가 돼요. 그러니까 점점 더 많은 참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고요. 더 많은 사람이 참가하고 사이즈는 점점 커지고 있어요. 이 부분은 우리가 그렇게 크게 대단하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고요. 다만, 더 들여다보면 저는 그보다 남성여성의 비율, 또 지역적인 밸런스 이런 것을 봤을 때 스포츠가, 특히 동계스포츠가 편향된 지역을 극복하고 점점 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점점 더 평등을 지향하고 있다는 부분을 주목했으면 좋겠고요. 그것을 이렇게 들여다보면 사실은 우리가 사이즈를 키우는 것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사실 메가스포츠이벤트라고 하는 그 ‘메가’가 커지면 커질수록 자본의 힘이나 부정적인 부분도 더불어서 늘어나기 때문에 그 부분 좀 주의해서 우리가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선수단 규모 짚어봤는데, 최동호 평론가님, 목표 관중 수는 우리가 얼마 잡았는데 얼마나 온 걸로 집계가 됐나요?
□ 최동호
24일 기준이거든요. 누적 관람객이 140만 명이 기록이 됐습니다. 그리고 티켓 판매가 전체 티켓이 118만 장이었는데 우리가 목표한 바가 이 중에 90%, 106만 장을 팔겠다고 했거든요. 한 2개월 전쯤만 하더라도 티켓이 안 팔린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107만 장이 팔려서 티켓판매율은 목표 대비 100%를 넘었죠. 이로 인해서 흥행수입도 좀 늘어났고요. 이 기준으로만 보면 흥행에도 성공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죠.
□ 백운기 / 진행
막판에 컬링한 경기장이라든지 또 스피드스케이팅 하는 데는 꽉 찼더라고요.
□ 최동호
꽉 찼고요. 전에는 저는 이런 부탁을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적어도 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 분위기가 막 뜨니까 티켓 좀 구해 달라, 그리고 특히 수호랑, 반다비 이게 또 예상 못 하게 인기를 얻게 되니까 이 마스코트 구해 달라. 저는 그런 부탁을 많이 받게 됐죠.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렇군요. 이택광 교수님, 지금 관중 동원에 우리가 성공했다고 했는데 방금 전에 그 부분 지적해 주셨잖아요. 관중들의 수준, 그것도 평가할 만하죠?
□ 이택광
그렇습니다. 특히 고다이라 선수하고 이상화 선수의 아주 훈훈한 장면, 그렇죠? 비록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이상화 선수가 보여줬던 그런 굉장히 떳떳한 모습 또는 자랑스러운 모습 이런 것들이 사실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죠. 왜냐하면 관객들이 그런 반응에 대해서 호응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모습들이 좋게 이렇게 보여질 수가 없었을 거예요. 관객들 스스로가 그런 모습들을 보여줬고, 또 이미 금방 최동호 평론가가 말씀하셨던 흥행의 요소들이 전조가 좀 있었죠. 뭐냐 하면 평창 굿즈가 초창기부터 불티나게 팔렸었습니다. 그게 잘 아시겠지만 평창 롱패딩 못 구해서 난리가 난다든가.
□ 백운기 / 진행
저는 오히려 걱정했습니다. 이거 평창 롱패딩만 남기고 사라지는 것 아닌가.
□ 이택광
저는 하여튼 그런 측면에서 흥행은 크게 문제가 없지 않겠는가 하고 예상은 했었어요. 그런데 이 정도로 관심을 받는 올림픽이 있었던가, 그것도 특히 동계올림픽에요. 제가 워낙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 어릴 때만 해도 동계올림픽은 사실 많은 분들이 별로 관심이 없었죠. 그런데 최근에 동계스포츠 인구도 많이 늘어나고 저는 그런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동계스포츠가 원래 단체전보다는 상당히 개인전들이잖아요. 개인들의 기량을 겨루는 성격들이 굉장히 강하고 또 대부분의 선수들이 보면 프로 선수라기보다는 대부분 아마추어 선수들이에요. 다른 생계를 가지고 있고 참여하고 이러다 보니까 굉장히 훈훈한 인간스토리가 많잖아요. 휴먼스토리가 굉장히 많고. 최근의 문화적 현상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스토리거든요. 스토리텔링이고 스토리가 있는 사람이 사실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그래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정용철 교수님, 사실 초반에 좀 우려했던 게 숙박이라든지 또 바가지요금 이런 부분들이 조금 우려가 됐는데 별로 얘기 안 나왔던 것 같은데요?
□ 정용철
오히려 그 부분은 굉장히 문제없이 해결이 됐고요. 저도 여러 번 가봤는데 잡으려고 하면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또 KTX나 이런 것 때문에,
□ 백운기 / 진행
가기가 좋아졌죠.
□ 정용철
네, 접근성이 굉장히 좋아졌어요. 굳이 안 자고 올 수도 있고 그래서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문제가 덜 돼서. 그 부분도 굉장히 우리가 지금은 지나가고 났으니까 그냥 이렇게 편하게 얘기하지만 시작 전에는 굉장히 그게 큰 문제였는데 이렇게 쉽게 넘어가게 돼서 저도 다행스러우면서도 굉장히 놀랍다는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대택 교수님, 현장에서 보실 때 관중들의 수준이라고 할까요? 이런 건 어떻게 느끼셨어요?
□ 이대택
아까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여자 아이스하키 첫 경기를 봤는데 그게 개막하고 바로 다음 날인가 아마 굉장히 일찍 했을 겁니다. 그래서 관중들도 어찌 보면 전체 경기 기간 중에 초입이었고 그리고 단일팀이라는 사람들의 관심, 세간의 관심, 그리고 그때 북한의 응원단이 들어와서 약간 경직됐지만 오히려 북한응원단들이 신기했던. 그래서 그것도 하나의 그림이었고,
□ 백운기 / 진행
볼거리였죠.
□ 이대택
게임도 그림이었고 그래서 많은 것들이 생소함이었지만 그 생소함이 주는 신선함의 즐거움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꼭 스포츠라는 개념보다는 뭔가 신기한 것을 보러 들어온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을 저는 받았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 관중들 수준도 많이 높아진 것 같지 않아요?
□ 이대택
네, 굉장히 많이, 글쎄요, 그 높아졌다는 척도를 어떻게 봐야 될지 모르겠지만,
□ 백운기 / 진행
일방적인 응원이 아니고 잘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주는 그런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 이대택
저는 굳이 그렇게까지 느끼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이 특정한 플레이를 할 때, 그때 스웨덴 팀하고 했었는데 잘하는 선수들이나 잘하는 팀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것에 대해서 공감하고 또 우리 단일팀이 좀 열세이기는 했지만 끝까지 그래도 지는 과정에서도 그리 실망하지 않는. 그래서 이것 자체만으로도 즐기는 것으로 저는 느꼈던 것 같습니다.
□ 정용철
그 부분에 대해서 잠깐,
□ 백운기 / 진행
네, 정용철 교수님.
□ 정용철
저도 스위스랑 첫 경기,
□ 이대택
아, 스위스죠. 스위스.
□ 정용철
남북한 단일팀 스위스랑 8대 0으로 졌는데요. 시작할 때 막 난리 났었어요. 안에서 그때 북한 응원단 와서 분위기 잡고 그러다가 마지막에 끝날 쯤 돼서 너무 격차가 완연했기 때문에 응원이 잦아들고 이런 좀 김새는 부분이 있었는데, 저는 그때 많은 사람들이 지적 안 했지만 남북한이 같이 와서 물론 이겼으면 되게 좋았겠지만 크게 함께 졌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했고, 그것들이 우리가 굉장히 힘든 일이잖아요. 진다는 것은 아까 운동선수로서, 아까 신소정 선수 8골 먹는 것은 골리로서 너무나 힘든 일이에요. 그런 것들을 함께 겪었다는 경험 자체가 저는 굉장히 큰 상징이라고 보고 이런 부분들을 우리가 이번을 통해서 한번 경험을 했고, 이기지는 않았지만 함께 힘들고 어렵고 아픈 것들을 같이 경험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의미 있는 경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함께 졌다의 의미,
□ 정용철
함께 크게 졌다.
□ 백운기 / 진행
정말 뜻 깊게 다가오는데. 함께 크게 졌다. 그래요.
□ 이대택
저게 정용철 교수님 말씀하시는 스타일이십니다. 잘 지자.
□ 백운기 / 진행
아주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잘 지는 것 중요하죠.
□ 이대택
그렇죠.
□ 백운기 / 진행
운영방식과 관련해서 한번 짚어볼 텐데요. 최동호 평론가님, 혹시 평가하신다면 운영방식은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시나요?
□ 최동호
대회 운영이요? 운영방식은,
□ 백운기 / 진행
매끄러웠습니까?
□ 최동호
초반에 조금 문제가 좀 노출이 됐었죠. 그러니까 올림픽은 우리가 IOC에서 운영한다고 알고는 있지만 IOC는 무대를 깔고요. 각 종목별로 경기운영은 IF라고 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종목별 세계단체 있죠. 여기가 인원을 투입해서 경기를 운영하게 되고요. 대회를 유지하기 위한 전반적인 시설과 인프라 등은 조직위원회에서 제공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대회 초반에 자원봉사자 문제도 있었고요. 그리고 거기 현장에 갔던 취재기자들로부터 제가 몇몇 불만사항들 얘기하는 와중에 들었거든요. 뭐냐 하면 아직도 공사 중인 데가 있다더라, 그리고 어수선하다, 이런 얘기들이 나왔는데 걱정스럽게 봤는데 대회가 열기를 얻어가면서 곧 정리가 됐고요. 그리고 대회 운영과 관련해서 별다른 문제점은 없었다고 봅니다. 종합적인 얘기는 IOC도 대회 준비해가는 과정을 일 단위로 다 정확하게 체크하고 결산도 해나가는데, 그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결산기자회견을 했거든요. 결론적으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선수촌이나 대회 운영과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고 느낀 사람을 한 사람도 만나보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표현을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손님이라 더 그런 얘기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 최동호
그런데 IOC는 그런저런 고려를 하지 않고 정확하게 얘기를 하죠.
□ 백운기 / 진행
정확하게 얘기하나요? 그렇다면 정말 평가한 거네요?
□ 최동호
네.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님께서는 전체적인 운영방식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 이택광
저는 운영에 대해서 자세히 들은 바가 없기 때문에 운영 자체를 평가하기는 좀 그렇지만 개․폐막식과 관련돼서 송승환 씨가 총감독하지 않았습니까? 사실 그런 부분들도 굉장히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올림픽이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우려를 하셨어요. 그런데 그런 운영들도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굉장히 잘되었다, 그런 생각이 들고요. 물론 초창기에 잡음들이 있었지만 그런 잡음들을 잠재울 만큼 굉장히 어떻게 보면 효과적인 운영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 운영 같은 경우도 이미 시작하기 전에 많은 문제들이 있었잖아요. 그런 문제들도 경기가 진행되면서 잡음들이 사라지고 결국 스포츠 축제라는 이미지를 살리는 데 큰 누가 되지 않았다는 것. 이런 것들이 결론적인 운영의 묘미를 잘 살렸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전반적인 운영과 관련해서 이대택 교수님 의견은 이러신가요?
□ 이대택
아까도 잠깐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잔치를 벌이는데 그 잔치에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왔는지 주인이 친절한지 내가 불편한 게 있어서 얘기를 했더니 그걸 잘 들어줬는지. 잔치에 온 손님들은 그렇게 느낄 겁니다. 그러니까 잔치가 꼭 음식이 비싸서, 아니면 대단히 화려해서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IOC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굉장히 대만족을 한 것으로 저도 듣고 있습니다. 제가 나중에 가서 제 친구를 만나면서도 이야기를 들었는데,
□ 백운기 / 진행
미국에서 오신.
□ 이대택
네. 먹는 것 그리고 특히 자원봉사자 얘기를 그렇게 많이 하더라고요. 너무 친절하고. 그리고 그 친구는 한국에 많이 와 봤기 때문에 이 한국이 깨끗한 나라, 친절한 나라, 그리고 말은 좀 안 통해도 무엇인가 해 주려는 의지가 있는 나라라고 인식하고 있고 그리고 또 특히나 더 안전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무슨 특별한 사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히나 이번에 북한과의 관계가 있어서 더더욱 그러한 불안감이 해소가 돼서 그러한 모든 것들이 그들의 인식, 그러니까 운영 자체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가지고 간 감정들이 굉장히 좋지 않았나. 그래서 좋은 평가가 나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사실 그게 좋았다면 성공한 거죠. 정용철 교수님은 아까 자원봉사자를 자봉이라고 하던데 원래 그렇게 부릅니까?
□ 정용철
요즘 줄여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이에 안 맞게.
□ 백운기 / 진행
아니요, 제가 몰라서. 운영방식 평가하신다면요?
□ 정용철
저는 대체로 비슷한데요. 아까 토마스 바흐의 극찬에 대해서 당연한 결과다, 그렇게 얘기하는데 그 내막이 조금 다를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지금 평화올림픽 성공한 것은 남북한에게는 생존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굉장히 좋은 건데요. 다시 말해서 똑같은 것을 IOC나, 저는 이번 평화올림픽 프레임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물론 남북한의 긴장완화가 있지만 그 이면에는 NBC와 같은 거대자본의 흥행성적이 이 남북한 단일팀으로 인해서 굉장히 치솟았어요. 그래서 거의 흥행이 망할 뻔한 게 잘됐다는 부분이 토마스 바흐 입장에서는 굉장히 호재였을 거고 그 부분을 우리가 좀 냉철하게 봐야 될 것 같다. 그냥 립서비스로 좋아서 뭐 이런 게 아니라 그 이면에는 올림픽이 거의 망해가다가 이 평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굉장히 잘 드러나게 됐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또 더불어서 이것의 최대의 아이러니컬한 피해자는 아마 아베 신조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남북한 평화프레임에 있어서 계속 재 뿌리려고 했다가 본전도 못 찾은 이런 상황들이 벌어졌는데. 우리가 올림픽이라는 게 물론 스포츠고 땀으로 이룬 그 순간은 굉장히 아름답지만 그 이면에 있던 다양한 방식의 득실은 또 다른 차원에서 우리가 계산을 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돼요.
□ 최동호
여기에 대해서 제가 조금 더,
□ 백운기 / 진행
네, 최동호 평론가님.
□ 최동호
이게 속사정이 다 있는 얘기인데, 그러니까 IOC는 올림픽과 관련돼서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너무 규모가 비대해지고 그러니까 환경 문제 발생하고 개최국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휘청거리고 하다 보니까 어쩌면 나중에는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나라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자구책을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입장에서 보면 IOC가 사실은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 노력하는 바는 개최국가가 그들이 원하는 정치적 또는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게끔 도와주는 거거든요. 대표적인 예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에서 발생한 독립시위를 중국은 올림픽 직전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유혈진압을 해서 잠재웠습니다. 그런데 IOC는 이걸 모른 척했거든요. 왜냐하면 문제 삼으면 안 되니까. 중국이 원하는 것이 G2 중국의 선포라고 한다면 베이징올림픽이 중국이 원하는 대로 G2 중국의 화려한 중국의 무대로 만들어주는 것이 올림픽의 존재, 성공을 위해서는 더욱더 필요하다고 판단했고요. 그러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무엇이냐고 했을 때 한국 정부는 평화올림픽을 원한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서 성공을 해야지 올림픽이 더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IOC는 판단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했죠. 그 결과로 올림픽 끝나고 난 뒤에 북한에서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이런 서신도 오고갔고요. 그런 면에서 우리 정용철 교수께서 말씀하신 바를 이해하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면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도 도움이 될 거고 결국은 그게 IOC한테도 도움이 되는 거죠.
□ 최동호
그걸 조금 나쁘게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IOC의 올림픽 장사거든요. 올림픽의 몸값을 더 자꾸 높이는 겁니다. 그 수익은 IOC가 가져가는 거고요. 그리고 좋게 긍정적으로 표현하자고 한다면 이것이 올림픽의 효용인데, 이 올림픽의 효용으로 인해서 긴장관계를 완화시키는 효과는 있으니 결국은 세계평화에는 기여는 된다. 때문에 IOC가 올림픽을 통해서 실질적으로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바는 없지만 주최국가의 성공적인 개최로 인해서 정치 환경, 지형의 변화가 있어서 일부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경우는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죠.
□ 이택광
저는 조금 더 그 말씀하신 내용에 추가를 하고 싶은데,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님.
□ 이택광
금방 말씀하신 그 내용이 실질적으로 올림픽 연구가들 사이에 IOC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인 거죠. 다시 말하면 그러한 이유 때문에 IOC는 굉장히 정치적이라는 거예요. 금방 중국 예를 드셨는데, 티베트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고 그 부분을 IOC가 침묵하는 것,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고요. 그래서 올림픽 학자들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민주화가 진척된 나라일수록 올림픽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게 IOC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번 평창올림픽은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준 거죠. 사실 잘 아시겠지만 올림픽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바뀌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아마 1984년일 겁니다. LA올림픽이었던 것 같아요. 거기서 말 그대로 올림픽이 상업화되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올림픽, 쉽게 말하면 중계권이 거래가 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규모로 확대가 되는데 그런 상업화로서의 올림픽이 1984년 이후 쭉 이어져왔다면 IOC가 거기에 어떻게 보면 재미를 붙인 거죠. 그런데 이번 평창올림픽은 사실 그런 상업화에 플러스알파가 더 필요하다는 걸 보여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바로 뭐냐 하면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인 거죠. 저는 이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올림픽이라는 것과 양립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반대적으로 대립하는 게 아니라 양립해서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IOC가 그런 생각을 해야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조금 문제가 되겠죠. 하지만 어쨌든 이런 부분들이 평화도 지금까지 IOC가 내세웠던 가치였지만 민주주의라는 것도 하나의 가치로서 이제 내세울 때가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기는 들어요.
□ 백운기 / 진행
네, 경기장 바깥을 한 바퀴 돌아봤는데요. 이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서 경기력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번에 우리는 금메달 5개, 은메달 6개, 동메달 4개를 땄는데요. 당초 기대하기로는 금메달 8개를 기대했습니다만, 오히려 금메달 수는 적었지만 다른 메달 수가 많았고 또 생각하지 않았던 종목에서도 메달이 나와서 많은 국민들이 환호했습니다. 특히 쇼트트랙에서 세계신기록이 2개나 나왔고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올림픽신기록 15개가 나왔는데. 최동호 평론가님, 경기내용 놓고 봤을 때도 좀 좋은 평가를 할 수 있겠죠?
□ 최동호
네, 보통 경기내용을 평가할 때는 동계올림픽이 개인종목 위주고요. 기록경기가 많기 때문에 기록이 몇 개가 나왔느냐를 가지고 평가를 하거든요. 빙상 종목에서만 보면 세계신기록 하나 있고 올림픽신기록이 12개가 나왔습니다. 선수들의 경기력도 좋았고요. 선수들도 그렇게 자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빙질이거든요. 빙질을 두고서 우리도 특히나 신경을 많이 써서, 아이스메이커로 세계적으로 저명한 분들을 우리가 초청을 해서 오래전부터 관리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스피드스케이트장 같은 경우에는 얼음이 단단해야지 선수들이 더 좋아하거든요. 반발력이 있어서 좀 더 힘 있게 추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얼음을 5cm 두께로 얼리는데 한 번에 5cm를 얼리는 게 아니라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한 번에 0.2mm씩 얼음을 얼려서 이것을 200번을 반복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단단한 얼음을 만들어서 선수들도 빙질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좋은 기록이 나왔고요. 이런 면으로 봤을 때 경기력도 충분히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죠.
□ 백운기 / 진행
네, 이대택 교수님, 빙상 종목 우리가 좀 강하지 않습니까? 물론 골든베이라고 불렸던 나라에 금이 안 나와서 아쉽기는 했습니다만. 쇼트트랙 계주 준결승에서 우리는 넘어지면서도 올림픽신기록을 세우고 그랬는데, 빙상 종목 우리가 강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이대택
대한민국이 처음 동계올림픽 나간 게 48년 생모리츠에 처음 나갔고요. 그때 빙상선수, 그러니까 롱트랙이죠. 큰 트랙 경기에 3명이 나갔고 그리고 그 이후에 빙상으로 계속 나가다가 이제 설상 종목으로 나가기 시작을 했죠. 사실 92년 올림픽 전까지는 특별히 우리가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쇼트트랙이 들어오면서 그때부터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잖아요. 쇼트트랙은 기록경기가 아니고 아시겠지만 순위경기입니다. 몸싸움도 있고 전략도 있고. 그리고 굉장히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방법에서 우리가, 모르겠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머리가 좋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그때 롱트랙을 타던 선수들이 쇼트트랙으로 넘어왔죠. 그리고 쇼트트랙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우리가 강한 면모를 보였고요. 그러다가 결국 여기 쇼트트랙에서 빛을 못 보거나 아니면 쇼트트랙에서 하던 선수들이 다시 롱트랙으로 넘어갔죠. 그래서 빙상 종목이 원래는 굳이 우리가 역추적하다 보면 쇼트트랙을 통해서부터 강화된 그러한 종목이라고 볼 수 있고요. 반대로 설상이나 썰매 종목은 이것은 사실 계절하고 시설이 갖춰져야 됩니다. 루지가 됐든 스켈레톤이 됐든 봅슬레이가 됐든 그것은 트랙이 있어야 되는데 이거 하나 만들려면 수십억 그러니까 우리는 그건 여태까지 만들지 못했죠. 외국에 나가서 빌려 쓰거나 그런 경우밖에 없는데. 그래서 최근에 거기에 투자하고 선수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그런 선수들이 생겼고 그래서 그 경기력하고, 그리고 추가로 설상 종목도 그 여파가 있었는지 그쪽으로 확장이 되는 느낌입니다. 이 전까지는 우리는 쇼트트랙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우리가 강하다는 표현보다는 이제는 설상이나 썰매 종목으로도 확장될 수 있는 때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좀 확장이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정용철 교수님, 그렇게 보면요. 사실 빙상은 그렇다 치지만 설상 종목에서 우리가 이번에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메달 나온 것 그런 것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 정용철
네, 저는 조금 더 크게 보면 이게 쏠림 현상, 그러니까 쇼트트랙이나 어떤 특정 종목에 쏠렸던 경기력이 다양한 종목으로 확산되면서 다양성이 있는데 그게 스포츠생태계에 굉장히 중요한 관심사고, 또 비인기 스포츠에 관심이 들어가고 더 많은 사람이 된다면 우리나라의 스포츠 전반을 건강하게 만드는 굉장히 중요한 변환점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해요.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님, 경기력 평가 한번 해 주시죠.
□ 이택광
저는 굉장히 뜻밖에 성과를 올린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고 보고요. 금방 말씀하신 것처럼 어떻게 보면 이게 국가적인 정책이나 이런 것보다도 선수의 기량들이 더 앞서 간 측면이 있는 거죠. 그런 측면이고 특히 컬링 같은 경우도 사실은 크게 그렇게 지원이 안 되었던 종목인데 여기에서 또 아주 놀라운 성과들이 나왔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시면 사실 김연아 선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거의 투자도 안 되는 종목이었고 그만큼 한국에서 동계스포츠라는 건 그만큼 인기를 못 끌었다는 얘기가 되는데 선수들의 개인기, 선수들의 노력을 통해서 이런 종목들이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오히려 국가가 투자하게 되는 그런 수순을 받아왔거든요. 그래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금방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국 동계스포츠계에 굉장히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기종목이고 특히 컬링 같은 경우는 이제 투자를 안 할 수가 없죠. 투자를 안 했다가는 상당히 많은 시달림을 받으실 거예요.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해서 청와대 청원을 올릴 수도 있고. 지금 또 컬링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지금까지 미비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 속속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들이 크게 본다면 한국스포츠 종목을 다양화시키고 또 그것이 보는 즐거움에서 하는 즐거움으로 바뀌게 되면 스포츠산업의 발전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게 긍정적인 측면이고 또 국민의 생활의 일부분으로서 스포츠가 자리 잡아갔을 때 결국 또 상생효과가 일어나는 거죠.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동계스포츠의 저변층들도 넓어지고 운동선수들의 층도 굉장히 두터워지고 그러면서 명실상부하게 평창올림픽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이 우리들의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최동호
저는 여기서 정말 궁금한 게 있거든요.
□ 백운기 / 진행
네, 최동호 평론가님.
□ 최동호
이택광 교수께서 말씀해 주신 것에 더 궁금한 건데, 컬링 열풍, 신드롬으로까지 표현됐고요. 이렇게 우리 국민들이 열광했는데 과연 이것이 실제로 컬링의 저변으로, 또 컬링이 생활체육이나 우리 국민들이 즐기는 종목으로 발전할 수 있게끔 기회가 주어질까? 여기에는 좀 의문이 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말 말씀하신 대로 보는 스포츠인데 올림픽은 그냥 스펙터클로서 보고 즐기는 데에만 우리가 익숙해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컬링 보고 재미를 느껴서 실제로 컬링에 입문하는 새로운 동호인들도 있을 수 있겠으나 그냥 올림픽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거거든요. 체육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이번의 이 기회를 모멘텀으로 살려서 새로운 컬링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든지 아니면 시설들을 새롭게 유치해서 이 효과를 누려야 되는데 과연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대표적으로 보면 2002년 월드컵에서 축구열풍이 늘었는데 그 이후에 K리그 관중이 잠깐 반짝였다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간 측면도 있거든요. 이런 부분 저는 앞으로 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택광
결국 그게 인프라 구축인데, 컬링을 사실 제가 영국 가서 처음, 제가 유학을 영국 가서 했는데 처음 가서 봤어요, 이런 종목이 있다는 걸. 너무나 재미없는 종목이었고.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각 동네 주민들이 모여서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여름에는 골프도 치고 거기 보면 볼링그린이라는 게 있는데 잔디밭에서 하는 컬링 같은 게 또 있죠.
□ 백운기 / 진행
야외에서 하는 것도 있습니까?
□ 이택광
네, 대부분 야외에서 합니다. 그러다가 겨울 되니까 들어가서 하는 거죠. 원래는 아일랜드에서 출발했다는 말도 있고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 백운기 / 진행
저는 그거 보면서 누가 저걸 만들었을까.
□ 이택광
영국 사람들이죠. 그러니까 사실 영국 사람들이 보면 스누크도 마찬가지고 상대방 선수들을 괴롭히는 그런 스포츠게임을 많이 개발하는데 컬링도 그런 것이지 않습니까? 이미 들어가 있는 공을 쳐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 그런 스포츠가 사실은 영국 같으면 동네 주민들이 즐기는 스포츠인 거죠. 그게 사실은 국가적으로 투자가 되어야 되는 것이고 금방 말씀하셨던 부분은 우려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컬링장이 사실은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지어야 되는데.
□ 백운기 / 진행
그러니까요.
□ 최동호
그런데 이것도 일종의 상황논리라고도 저는 말씀을 드리는데 예를 들면 컬링이 반짝 인기를 얻었으니까 투자가 되고 지원이 되어야 된다고 봤을 경우에 우리가 모든 종목을 다 잘해야 되는가. 예를 들면 노르웨이가 이번에 메달 순위에서 1등이거든요. 1등인데 노르웨이는 하계올림픽에서는 순위가 보이지가 않습니다. 우리하고는 비교가 안 되거든요. 그리고 예를 들면 자메이카가 육상 단거리를 잘 뛰는데 세계에서 육상 세계선수권 대회를 개최했을 때도 자메이카를 모델로 이렇게 투자하고 지원해야 된다고 강조를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 온 국민이 전부 다 1인 1스포츠를 해서 스포츠공화국이 되어야 된다는 얘기인데, 노르웨이는 그들의 환경에 맞는 스포츠를 온 국민들이 즐길 수 있게 기회를 줘서 거기서 자연스럽게 동계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나는 거고요. 우리는 온 국민이 또 야구에 열광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으면 여기에 기회를 제공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종목에 나가서 좋은 성적 거두는 거고 보고 즐기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동계스포츠, 동계올림픽이라는 이런 메가스포츠이벤트는 스포츠적인 성격도 있지만 오히려 그 외에 정치경제, 또 사회문화적 영향력도 크기 때문에 우리가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이용한 측면도 있고, 모든 종목을 우리가 다 잘해야 되고 잘 투자를 해야 되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말씀 듣다 보니까요. 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축구월드컵, 야구, 이런 거 다 통틀어놓고 따지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최고 같은데요?
□ 이택광
아마추어가 프로만큼 장비를 많이 구입하고 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이게 참 굉장히 특이한,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아마추어 스포츠가 굉장히 발달해 있는 나라는 맞죠. 그런데 저는 한 가지 분명히 이번에 컬링장이 어디 생길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일단 의성에는 생기지 않겠습니까?
□ 이택광
왜냐하면 특별한, 사실은 물론 이렇게 얘기하지만 컬링 선수들은 화를 내시겠지만 어떻게 보면 볼링처럼 누구나 조금만 노력을 하면, 물론 선수급은 안 되겠지만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문화잖아요. 그렇죠?
□ 최동호
의성군에서 30억 원 들여서 하나 짓는다고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정용철 교수님.
□ 정용철
컬링 지금 얘기가 나왔는데 저는 좀 우려스러운 게, 은메달 땄잖아요. 그래서 많이 반짝 떴는데. 아까 최동호 교수님이 얘기한 것처럼 이게 흥행으로 앞으로 비인기종목이 성황리에 잘 될 거라는 게 과거를 봤을 때 희박해요. 그런데 저는 보다 더 우리가 생소한 스포츠의 신기함과 이것들의 깜짝 놀랄 흥행에 도취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컬링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아까 아일랜드라고 했는데 제가 알기로는 스코틀랜드에서 기원을 했는데, 스코틀랜드에서 지역에서 그냥 굴리던 이런 것들이 제가 잘 들여다보면, 제가 한 1년 반 전쯤에 컬링을 저희 서강대학교 학생들 데리고 한번 한 적이 있었어요. 선견지명이 너무 탁월하다 보니까. 이것은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웃어주었습니다.
□ 정용철
감사합니다. 그래서 갔는데 그날 저희가 보면서 뭘 느꼈느냐 하면 이 컬링이야말로 정말 체육시간에 정규프로그램에 넣어야 할 만큼 굉장히 교육적인 스포츠다. 컬링장에 가보면 굉장히 고요하고 아주 정제된 동작을 통해서 리드가 스톤을 놓을 때 그 순간에 아주 떨리는 순간이 있죠? 그 순간은 스킵이 그려주는 모습을 던지고 그것을 끝까지 지켜보면서 유효하게 흘러가는 스톤을 양쪽에서 보필하는 두 명의 스위퍼들이 하면서 차가운 얼음판을 따뜻하게 데우면서 나아가는 너무나 아름답고 교육적인 스포츠라는 그런 스포츠의 가치를 우리가 정확하게 좀 더 보편화시킨 다음에. 그냥 우리가 은메달 따서 너무 행복해요, 그러고서는 너도 나도 걸레질하자, 이게 아니고요.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나 가치들을 조금 더 우리가 깊게 들여다보고 그런 면에서 스포츠를 같이 좀 해보자는 식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대택 교수님, 정용철 교수님 원래 시인이세요?
□ 이대택
원래 말씀을 항상 저렇게 하십니다.
□ 백운기 / 진행
아주 좋습니다.
□ 이대택
교수님이 약간 가치, 미학, 또 시적으로 표현을 하십니다.
□ 백운기 / 진행
아주 좋았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을 이제는 많은 국민들이 다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그전만 해도 스킵이 뭔지 스위퍼가 뭔지 몰랐을 텐데요. 이제는 스톤이라는 것도 다 알고 컬링이 아주 많이 알려졌으니까요. 네, KBS <공감토론> 오늘 평창 동계올림픽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과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청취자 분들 또 문자 많이 보내주시는데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휴대전화 뒷자리 8054 쓰시는 분입니다. “평창올림픽 기록적인 면이나 흥행적인 면에서 성공했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성공에 도취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원봉사자 처우 문제, 입장권 강매 논란 등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안상범 청취자님 “평창올림픽의 성공 뒤에는 관중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관중들이 우리 선수들뿐만 아니라 외국 선수들도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선진국 그 이상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콩으로 의견 주신 여상영 청취자님 “선수들의 훌륭한 경기력도 좋았지만 중계방송이 스포츠의 감동을 더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5009 쓰시는 분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과는 별개로 빙상연맹의 파벌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699님 “이번 평창올림픽은 스포츠 국가주의에서 벗어나 선수 개개인의 개성과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네,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과제를 생각해볼 텐데요. 빙상연맹 파벌싸움, 반드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될 문제이기는 하죠. 과제를 생각하기 전에 짧게, 아까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 제가 좀 부탁을 드렸는데요. 가장 아쉬웠던 점 하나씩만 짚으신다면 최동호 평론가까지는 어떤 걸 꼽으시겠어요?
□ 최동호
바로 그 문제입니다. 김보름 선수가 팀추월 끝나고 경기 후에 인터뷰에서, 저는 정말 놀랐어요. 저는 그때 이동하면서 라디오로 인터뷰를 들었거든요. KBS 인터뷰였는데, 3명이 뛰었는데 박지우하고 김보름 선수만 인터뷰를 하고 노선영 선수는 안 나오더라고요. 무슨 일이 있었나? 경기 끝나고 난 다음에 너무 지쳐서 응급실에 가 있나?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혼자서 울고 있었던 거예요. 그녀의 곁에는 밥데용 코치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 이게 너무 그려지지 않는 거죠. 그 이후로 국민적인 비난이 폭발하니까 백철기 감독이 인터뷰를 했죠. 그 자리에 노선영 선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기자회견에서 나온 내용을 노선영 선수가 반박을 했고요. 반박을 하니까 백철기 감독이 다시 재반박을 했습니다. 이게 올림픽 기간 동안에, 경기가 열리는 동안에 벌어진 일이었거든요. 이게 이해가 안 가죠. 그런데 그 속에 많은 빙상인들이 지적하기를 지금은 올림픽 도중이니까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이게 다뤄져야 될 문제라고 지적을 하면서 선수들이 앞장서서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고 표현한 분도 계셨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면 빙상연맹이 헤게모니를 잡고자 하는 파벌의 대리 의미로 선수들에게 자꾸 소스와 기자회견 내용과 이런 것들을 자꾸 자극하면서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대신 주장하게끔 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이 문제는 분명히 밝혀야 되지 않을까.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최동호 평론가께서 나오셨으니까 궁금한 것 좀 여쭤보고 싶은데요. 도대체 뭐가 문제였습니까? 빙상연맹 이런저런 얘기 다 나오고 하지만 도대체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고요. 맨 처음에 나왔던 얘기는 노선영 선수만 한체대가 아니고 한체대, 비한체대 출신 간의 알력이라고 했는데 보니까 노선영 선수도 한체대 출신이더라고요.
□ 최동호
노선영 선수도 한체대죠. 한체대인데,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뭐가 문제였나요?
□ 최동호
빙상선수로서 한체대에 와서 그 이후에 실업팀까지 제대로 된 메달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특정 인물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한체대와 빙상연맹, 단국대거든요. 특정 대학교라기보다도 한 번 더 들어가서 보게 되면 특정 인물 라인에 서느냐 안 서느냐입니다. 그 인물은 아직까지 실명을 제가 거론하기는 힘들고요.
□ 백운기 / 진행
전 모?
□ 정용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죠. 전모를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 최동호
얼마나 대단하느냐 하면 이와 유사한 일이 소치 동계올림픽에도 똑같이 벌어졌거든요. 그때는 안현수 선수의 귀화 문제 때문에 벌어져서 올림픽 도중에 귀국했습니다. 대통령의 한마디로 빙상연맹에서 완전히 내몰리다시피 해서 제외가 됐거든요. 불과 2, 3년 사이에 복귀를 한 겁니다. 복귀해서 다시 실권을 잡고 있어요.
□ 백운기 / 진행
그런 문제가 있었군요.
□ 최동호
얼마나 뿌리 깊은가를 알 수가 있는 대목이죠.
□ 백운기 / 진행
네. 정용철 교수님께서는요?
□ 정용철
그 안에 저는 이 김보름 사태는 조금 우리가 냉철하게 봐야 되겠다. 왕따 논란 있고 이런 것 다 이해되는데요. 이 선수에게 우리가 과도한 비난이 몰렸고 그리고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 따고 고개 숙이고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모습 보면서 우리가 이 선수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비난과 과도하게 좀 반응을 했다는 부분이 하나 있고요. 그다음에 이것의 제일 밑바닥에는 뭐가 있느냐 하면 아까 전 모 부회장 얘기도 했지만 되는 놈만 민다고 하는 이런 기본 멘탈리티가 있어요. 그래서 전 부회장이 어떤 얘기를 하느냐 하면 내가 메달 만들어주는데 너희가 어떻게. 그래서 그 과정에서, 물론 우리 이승훈 훌륭하고 이상화 훌륭하지만, 심석희 훌륭하고, 이런 메달권에 있는 선수들과 또 이 선수를 메달권에 놓기 위해서 희생되는 수많은 선수들이 있어요. 저는 매스스타트 보면서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에 박수를 치면서도 거기에서 앞에서 끌어줬던 장재원 선수의 힘겨운 역주를 또 마음 아파하고. 또 이런 부분들이 해결이 안 되는 한, 그리고 또 메달 따면 우리 다 흥분하면서 좋아하시고 이런 멘탈리티가 통용되는 한 우리는 언제까지나 이런 부당한 사태. 그냥 파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다 어떤 지독한, 되는 놈만 된다고 하는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어요.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정용철 교수님께서도 빙상연맹의 파벌싸움에서 비롯된 이 문제를 가장 아쉬웠던 문제로 꼽으십니까? 하나 더 꼽으신다면.
□ 정용철
이렇게 훅 들어오시네요.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조금 있다가 발언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이택광 교수님께서는 어떤 점 가장 아쉽게 생각하십니까?
□ 이택광
저도 김보름 선수 관련된 지금 논의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건 어떻게 보면 빙상연맹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가지고 있었던 국가 주도의 스포츠, 이 업계라고 불러야 할까요? 이것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지금 티핑포인트 나온 거예요. 왜냐하면 동계올림픽이 역설적으로 많은 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비인기종목들이 조명되면서 기존에 덮여 있던 비리들이랄까 이런 것들이 지금 드러나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반드시 이것은 한번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 백운기 / 진행
이것도 적폐죠.
□ 이택광
그렇죠. 적폐라고 부를 수 있고요. 그런데 우리는 금방 최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왜 이 적폐가 생겼는지도 생각을 해봐야 돼요. 그러니까 적폐만 제거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왜냐하면 놔두면 또 적폐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결국 그게 금메달 경쟁에서 온 거죠. 결국 이 사람 줄에 서게 되면 내가 금메달 딸 수 있다는 것이고 또 금메달 따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환호해 왔던 측면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이 빙상 종목에서 굉장히 금메달이 많이 나오잖아요. 이걸 가지고 과거에 영국의 한 방송국이 취재를 해서 보도한 적이 있죠. 어떻게 한국이 쇼트트랙에서 이렇게 많은 금메달을 따는가. 사실 거기에 보도된 것은 굉장히 반인권적인 모습으로 보도가 됩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의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 따는 모습들이 외국인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특히 선진국의 관점에서 본다면 굉장히 비인권적입니다.
□ 백운기 / 진행
금메달 만들기인 거죠.
□ 이택광
그렇죠. 10대 때부터, 마치 중국인 올림픽 준비하는 과정들을 보여주는 것과 동일한 시선을 쇼트트랙 선수들에게 보였단 말입니다. 이런 것들을 반성해야 되는 거죠. 반성해야 되고 말 그대로 올림픽이 올림픽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을 때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요. 결국 그렇지 않을 때에는, 지금 현재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까? 결국 그렇게 했기 때문에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지 않았느냐, 그게 뭐가 잘못됐느냐 하는 이야기도 한단 말이에요, 지금. 그러니까 이런 문제들이 선수들의 탓으로 가서는 안 되고 제가 생각할 때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짚고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되는 거겠죠.
□ 백운기 / 진행
빙상연맹 문제, 주로 좀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이제 이택광 교수님이 좀 확장해서 금메달 경쟁만 추구하는 국가 주도 스포츠의 문제점 지적해 주셨습니다. 이대택 교수님께서는 어떤 점 아쉽게 생각하십니까?
□ 이대택
저는 시종일관 딱 하나입니다. 가리왕산. 여기서 선수 문제 또는 내용 문제, 빙상연맹 문제 말씀하셨지만요. 저는 그러한 문제보다는, 물론 그것도 분명 문제고요. 저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올림픽이라는 것을 과연 우리가 어떻게 수용하고 이것을 사회적인 선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느냐의 문제인데 사실 우리가 올림픽을 즐기고 있는 동안 즐기고 있는 그 배경, 특히 가리왕산이 우리나라가 지금 현재 올림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단지 5일, 8일 정도의 시합을 위해서 그 유전적 자원들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보고를 그렇게 깔아뭉개는 그것이 가장 아쉽고 그리고 그것은 분명히 우리 사회가 다시는 반복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와 연결돼서 사후활용도 거의 불가능한 그러한 시설들을 일정 지역에 밀집적으로 만들어놓은 것, 이것은 분명히 저는 문제점이라고 생각하고 아쉽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가리왕산이 참 독특한 생물종들이 많이 서식하는 원시림인데 대회 전에 가리왕산 생태계 복원을 약속을 했죠?
□ 이대택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복원계획도 제출한 것 같지만 그게 다시 반환된 것 같습니다. 복원의 방식이나 내용이 전혀 복원의 의미가 아니라고 반환된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가 과제를 많이 생각해보고 싶은데 오늘 재미있게 토론하다 보니까 시간이 빨리 지나갔습니다. 이제 마무리 발언을 좀 들어봐야 될 텐데요. 원래는 비인기종목에 대한 지원도 저희가 짚어보고 싶었고요. 또 경기장 사후활용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보고 싶고 그랬는데요. 앞으로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가 좀 신경을 써야 될 부분이 있다면, 그리고 좀 달라져야 될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들을 꼽으시겠습니까? 앞에서 쭉 말씀을 해 주셨기 때문에 대체로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대택 교수님, 가리왕산 말고 다른 것 얘기하고 싶은 것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한 40초씩 드리겠습니다.
□ 이대택
네, 40초 보고 가야겠네요. 올림픽은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올림픽, IOC도 진화하고요. 분명히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 올림픽에 참여하거나 또는 우리가 개최할 기회가 생긴다면, 분명히 또 기회가 올 겁니다. 이런 방식은 아니고요. 아마도 몇몇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하는, 선택된 도시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지금처럼 모든 전 세계 돌아다니면서가 아니고요. 중복개최가 한 20년 정도 텀으로 이런 기간으로 돌아가겠죠. 우리나라도 굉장히 좋은 조건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우리가 이만큼의 재정적인 투자 그리고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면서 그것을 수용하겠느냐. 그리고 만약에 한다면 어떻게 그것을 수용하겠느냐 하는 사회적 공감대 그리고 정보의 공개 이것들이 사전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앞으로 올림픽 개최하는 데도 이런 문제들은 똑같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그것을 저는 가장 경계하고 싶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고맙습니다. 이택광 교수님.
□ 이택광
역시 저도 비슷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결국 경기시설 활용 문제나 또는 환경 문제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올림픽을 준비해오면서 투명하지 않은 운영이라든가 또는 국민들과 함께 정보를 나누지 않은 권위주의적인 방식들, 거기에서 사실 올림픽이 출발했기 때문에 그것이 지속되고 있는 잔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그런 면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보여줄 수 있다는 모습이 보여요. 그 뒤에 사후관리를 잘 하고 또 그와 관련한 환경복원문제를 말끔히 처리했을 때 올림픽의 하나의 모범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문제들은 역시 올림픽들이 대중화되면서 논의해야 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고 보거든요. 이것이 과연 생활체육 확대로 갈 수 있는지 국민생활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이런 부분들도 논의를 해야 되겠죠. 그러한 하나의 계기로 삼아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감사합니다. 정용철 교수님.
□ 정용철
제가 아까 훅 들어와서 대답 못한 것 하나 하고요. 아쉬웠던 것 프라이드하우스. 성소수자를 위한 공간이었는데 지난번 소치 때 푸틴이 없애버렸던 공간이었는데 이번에 부활을 하지 못했어요. 그 부분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고요. 그리고 제안하는 건 제가 지금 12번까지 있는 것 중에서 지금 5번까지밖에 못 와서 마지막에 있는 12번을 꼭 하고 싶었는데요. 아직 올림픽이 안 끝났습니다. 패럴림픽이 남았고요. 3월 9일부터 시작되는 것에 대해서 온 국민이 다시 한 번, 저는 개인적으로 진짜 올림픽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패럴림픽에도 많은 관심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패럼림픽에 우리 국민들 어떤 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져야 될까요?
□ 정용철
저는 장애를 극복해서 너무 대단하다, 어떤 감동의 그런 메시지보다는요. 한 사람의 인간이 자기가 처한 현실에서 그 한계를 딛고 계속 노력하는 과정들을 거대한 인류애의 한 부분으로서 우리가 이해하고 그들과 공감하면서 스포츠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들을 이들이 지금 말하고 있다. 다른 올림픽과 달리 자본이나 이런 것과는 좀 멀리 떨어진 좋은 부분의 가치를 유지하는 패럴림픽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감사합니다. 패럴림픽 짚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3월 9일 개막하죠. 네, 최동호 평론가님.
□ 최동호
우리 정용철 교수는 참 마음이 따뜻하네요.
□ 백운기 / 진행
그러신 것 같습니다.
□ 최동호
언어에서도 다 드러나고 있고요. 다 똑같은 비슷한 얘기인 것 같은데,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평창 동계올림픽 굉장히 어려웠죠. 망할 거라는 얘기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굉장히 난감하게 느꼈던 것 중의 하나가 ‘국민 여러분 관심 가져주십시오’라고 얘기가 뒤늦게 나왔었거든요. 우리가 이렇게 준비했고 만들었으니까 사실은 관심을 가져야 된다는 그런 의무감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전에 유치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나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전혀 없이 과거 권위주의 시대처럼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유치를 한다고 했기 때문에 문제였다고 보는데 이런 점들이 좀 고쳐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메가스포츠이벤트부터는 지역사회와 시민사회와 충분한 소통을 거쳐서 사후활용까지 미리 만들어놓고 시작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오늘 네 분의 제언까지 잘 들었습니다. KBS <공감토론> 오늘은 평창 동계올림픽 성과와 의미를 진단해보면서 과제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오늘 토론 격조 있게 이끌어주신 네 분께 감사드립니다. 국민대학교 이대택 교수님,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님, 서강대 교육대학원 정용철 교수님,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님 네 분 수고하셨습니다.
□ 패널
고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고맙습니다. 그리고 전화와 인터넷,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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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만의 평창올림픽 성과와 남은 과제’
-
- 입력 2018-02-28 11:01:04
이대택 교수 : 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학과
이택광 교수 :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정용철 교수 : 서강대 교육대학원
최동호 평론가 : 스포츠평론가
□ 백운기 / 진행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KBS <공감토론> 백운기입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꼭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한창 열기가 오를 만한 때 끝나서 좀 아쉽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모든 일정이 마치 잘 짜여진 극본처럼 진행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따기도 했고 또 흥행에도 성공해서 우려했던 적자올림픽도 면했다고 합니다. 오늘 <공감토론>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새기면서 이번 올림픽의 성과와 함께 과제도 차분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이슈다운 이슈! 토론다운 토론! KBS <공감토론> 시작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오늘 함께하실 패널 분들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국민대학교 스포츠건강재활학과 이대택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 이대택
안녕하십니까?
□ 백운기 / 진행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계신데 학교에 있는 연구소입니까?
□ 이대택
이것은 외부에 있는 연구소입니다.
□ 백운기 / 진행
아, 개인적으로 하시는?
□ 이대택
네.
□ 백운기 / 진행
교수님은 또 체육인이십니까?
□ 이대택
네, 체육인이죠. 어릴 때는 수영을 했고요.
□ 백운기 / 진행
제가 듣기로는 철인3종경기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 이대택
일단 취미로 하고요. 일단 끝내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철인3종경기를 취미로. 부럽습니다.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이택광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 이택광
네, 반갑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 계셨죠?
□ 이택광
네, 잘 지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정용철 교수 함께하십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정용철
안녕하세요. 네, 반갑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리고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동호
네,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평창에 다녀오셨죠?
□ 최동호
아닙니다. 저는 서울에서 방송하느라고 여기저기 좀 왔다 갔다 하고 그랬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래도 한 번 다녀오셔야죠.
□ 최동호
소식들은 취재기자들한테 많이 들었고요. 방송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다 보니까,
□ 백운기 / 진행
가실 시간이 없었군요.
□ 최동호
네, 제가 본업이 그렇다 보니까.
□ 백운기 / 진행
평창에 다녀오신 분 계신가요? 우리 이대택 교수님께서?
□ 이대택
네.
□ 백운기 / 진행
며칠이나 계셨어요?
□ 이대택
오래 있지는 않았고요. 여자 아이스하키 첫 번째 경기를 봤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제가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온 선수단 스태프 중에 아는 친구가 있어서 오래된 친구라 그 친구 만나러 갔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셨군요. 네 분은 서로 다 잘 아시는 사이시죠?
□ 최동호
네, 이택광 교수님은 제가 평소에 존경해 마지않는, 방송과 글로써 알던 분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만나서 반갑고요. 이대택 교수하고 정용철 교수는 체육계에 계시는 분들이니까 평소에 제가 좀 질책도 하고 조언도 하고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그런데 약간 비웃는 웃음 같아요. 네 분 함께 인사 나누시고 시작하겠습니다.
□ 패널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먼저 오늘 이제 올림픽이 끝났으니까요. 이번 올림픽 보면서 어떤 점이 나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 있으면 한번 돌아보면서 시작을 했으면 좋겠는데, 이대택 교수님은 직접 아이스하키 보기도 하셨는데 어떤 점이 제일 기억에 남으셨나요?
□ 이대택
제가 사실 간만에 경기장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그렇게 여러 종목을 보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경기장이 사실은 저한테 굉장히 인상 깊었고요. 그리고 뭐랄까,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 감동이 저한테는 굉장히 깊게 인상에 남았고요. 개회식 볼 때 드론, 그게 저한테는 조금 인상 깊었던 부분이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게 아주 볼만했다고들 얘기들을 많이 하시던데. 아이스하키 단일팀 얘기를 오늘 좀 하려고 하는데요.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하기 전에 이대택 교수님 생각과 단일팀 구성한 뒤에 이렇게 싸우는 모습 보면서 좀 생각이 달라지신 부분이 있나요?
□ 이대택
저는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에 단일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팀을 만들 수 있느냐부터 왜 선수들하고 미리 얘기하지 않느냐 얘기했는데요. 그 2개에 대해서는 저도 분명히 동의를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올림픽이라는 특성이 가지고 있는 단일팀 구성의 어떤 동력을 저는 분명히 믿었고요. 그리고 이것이 끝날 때쯤 분명히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제가 원하는 대로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거기에 맞춰져서 나오지 않았나. 그래서 저는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효과가 생각보다 좋아지지 않았나.
□ 백운기 / 진행
앞부분에 네 분 말씀 듣고 저희가 이번에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신소정 선수 전화연결해서 잠깐 얘기를 나눠볼 텐데요. 이대택 교수님께서 아이스하키 잘 보셨다고 하니까 더 좋습니다. 이택광 교수님 어떤 것 꼽으시겠어요?
□ 이택광
저는 30년 만에 개최된 올림픽이라서 그랬는지 상당히 많은 분들이 올림픽을 즐기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과거 같으면 올림픽이라고 하면 뭔가 국가행사 같은 느낌을 줬다면 이번에는 대중적으로 굉장히 올림픽 자체에 친근감을 갖게 된 그런 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과거와 확 달라진 모습이죠. 과거에는 사실 제 자신만 하더라도 별로 올림픽이나 이런 데에, 특히 동계올림픽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특히 컬링 선수라든가. 저는 컬링이 굉장히 이렇게 인기를 끌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 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체적인 의미에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지 않습니까? 상당히 많은 분들이 비관적으로 전망을 하고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말하면 국민 여러분들이 사실은 이 올림픽을 엔터테인먼트로 즐겨줌으로 인해서 스포츠가 하나의 문화가 된 그런 대사건이 됐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중에 컬링이 바로 중심을 차지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많은 스포츠 종목 중에서도. 그래서 과거 같으면 쇼트트랙이라든가 주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한국의 인기종목 중심으로 관람객들이 몰렸을 것 같은데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고 비인기종목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선수들의 개성들이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게 되고 올림픽 전체가 하나의 대중문화로서 소비되는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개인적으로 어떤 게 가장 인상 깊었는지 여쭤봤는데 총평까지 해 주셨습니다.
□ 이택광
저는 일단 컬링팀을 중심으로 한 그게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 백운기 / 진행
이번에 보니까 컬링 규정을 아는 분들이 꽤 많아졌어요. 이렇게 보면서 아, 그러는데. 최동호 평론가님, 컬링을 보고 어떤 분이 “저거 얼음판 알까기구먼.”
□ 최동호
그런 말씀을 쉽게 많이 하셨죠. 빗대어서 얘기를 해야 되니까. 그런데 컬링 선수들은 그 얘기를 조금,
□ 백운기 / 진행
싫어합니까?
□ 최동호
싫어하고. 재미있는 게 예를 들면 컬링 선수들 마늘소녀, 갈릭걸스라고 해서 해외에서 많이 소개되는데 좀 더 예쁜 별명 좀 지어달라고 얘기도 있었고요.
□ 백운기 / 진행
하나 지어주시죠.
□ 최동호
한번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이상호 선수 있거든요. 스노보드. 배추보이잖아요. 그런데 이상호 선수는 이름이 참 좋다고 얘기를 했어요.
□ 백운기 / 진행
좋다고 하던데요.
□ 최동호
이 배추보이가 상징하는 바가 내가 어떻게 이 스노보드에 입문하고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서 성과를 내왔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백운기 / 진행
또 본인도 배추 들고 나왔잖아요.
□ 최동호
네, 그랬죠.
□ 백운기 / 진행
최동호 평론가께서는 어떤 걸 꼽으시겠습니까?
□ 최동호
경기적으로 보면 선생님들이 많이 말씀해 주실 테니까,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개․폐회식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렇고 이제는 우리가 좀 자신감을 갖자. 올림픽 개․폐회식이 개최국의 문화적인 저력을 보여주는 한 편의 공연인데 내용적으로도 그렇고 적은 예산을 가지고 호평을 끌어낸다는 것은 결국에는 아이디어거든요. 아이디어고 기술이라고 봅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개․폐회식에서 보여준 우리는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는다는 것이 바로 저력이 있어야 되는 건데 이게 꼭 우리 국력이나 우리 기술력이 찬사를 받자는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우리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저는 스스로 느꼈고요. 또 하나는 놀랍게도 제가 보기에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부터 우리가 좀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올림픽을 관전하신 국민들이 나오기 시작한 얘기가 ‘은메달 따도 괜찮아, 동메달 따도 괜찮아’였거든요. 이런 기조의 변화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고 봤는데 이번에도 역시 메달 못 딴 선수도 괜찮다고 격려를 해 주고. 그런데 선수들도 과거에는 은메달, 동메달 따도 눈물 흘리는 선수들이 많이 있었잖습니까?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다 똑같이 즐거워하고 이만큼 발전했구나 믿게 되었죠.
□ 백운기 / 진행
그래요. 저도 정말 그거 느꼈는데. 폐막식 얘기하셨는데요. 저도 이번에 폐막식 참 재밌게 봤거든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준비도 잘 됐고 볼 만하다 싶었는데 제가 그중에서 조금 감명 깊었다고 할까요? 참 고개를 끄덕일 만한 부분이, 어느 나라인지 제가 기억이 안 나는데 외국의 유명한 DJ 나왔잖습니까?
□ 최동호
네덜란드가 전자음악이 발달해서 거기서 DJ 한 명을 초빙을 했죠.
□ 백운기 / 진행
네, 꼭 우리나라 사람으로만 꾸리지 않고 그렇게 세계에서 제일 잘한다는 DJ까지 불러서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더 뿌듯하더라고요.
□ 최동호
그게 오히려 유연한 자신감이라고 저는 봤거든요.
□ 백운기 / 진행
네, 그런 점이 참 좋았습니다. 컬링, 아이스하키, 개막식, 폐막식 참 좋았다. 이렇게 세 분 얘기해 주셨는데 정용철 교수님은 어떤 걸 제일 좋았다고 보십니까?
□ 정용철
저는 경기적인 측면에서 지금 많이들 얘기하셔서 그 외의 부분 좀 얘기하고 싶은데요. 저는 두 가지를 꼽으라면 하나는 자봉의 저력.
□ 백운기 / 진행
자원봉사자.
□ 정용철
네, 자원봉사자의 저력, 그다음에 또 한 가지는 갑질에 대한 응징 그런 두 가지가 있을 텐데 아마 아까 이택광 교수님 얘기하셨던 우리가 국가주의에서 벗어나서 좀 더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이런 수준이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굉장히 안 보이는 곳에서, 예전에 자원봉사라고 하면 소모되고 굉장히 힘든 일을 하는 3D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자원봉사 하면서도 어려운 일이지만 즐기면서 또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갖는 이런 모습들이 굉장히 수준 높은 스포츠 행사를 꾸리는 저력이 됐다고 생각하고요.
□ 백운기 / 진행
사실 자원봉사자도 저희가 평창 동계올림픽 시작하기 전에 한번 문제를 짚어보는 부분에 있어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불평도 많이 나오고 따뜻한 물도 안 나온다고 돌아가는 분도 계시고 그랬잖아요.
□ 정용철
네, 그런데 그게 개최 초기에 좀 그런 게 있다가 그게 싹 들어가고. 그리고 아까 어느 경기 봤냐고 물어보셨을 때 저도 여자 아이스하키 봤고요. 컬링 경기 한일전 보고 그다음에 프리스타일 모굴스키 보러 갔었는데 그때마다 만났던 자원봉사자들이, 예전에는 굉장히 찌든 모습으로 피곤해 했던 그런 거였는데 이번에는 뭔가를 구한다는 느낌이 있다 싶으면 달려와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풀어주려 했던 이런 자세들이, 저는 그건 교육에서 왔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전반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한 단계 올라갔다는 부분에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요.
□ 백운기 / 진행
자랑스럽네요.
□ 정용철
아까 두 번째 갑질의 응징은 우리 국민들이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갑질에 대해서 조용히 있지 않고 굉장히 폭발을 했다는 부분들에서 여러 가지 논란, 이따가도 말씀을 드리겠지만 어떤 갑질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다들 달려들어서 이건 잘못됐다, 이거 네가 왜 이러느냐, 이런 식으로 국민들 전체가 굉장히 공정성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스스로 체크를 하면서 나가는 부분이 이번 올림픽에서 저한테는 굉장히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네 분께서 말씀해 주신 것만 가지고도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남겼는지 또 어떤 것을 생각해봐야 할지 다 나온 것 같습니다. 오늘 한번 차분하게 짚어볼 것 짚어보면서 토론해보도록 하죠. 동계올림픽 결산하는 자리인데요. 결산하기 전에 잠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던 신소정 선수 전화연결이 되어 있는데요. 한번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패널들께서는 그 앞에 있는 헤드셋을 머리에 써주시면 같이 들을 수 있습니다. 신소정 선수 연결해볼게요. 안녕하세요?
□ 신소정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목이 쉬셨네.
□ 신소정
제가 몸살이 걸려서요.
□ 백운기 / 진행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신소정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제 회복이 좀 되어야죠? 뭘 좀 많이 드셔야 될 텐데.
□ 신소정
지금 집밥 먹고 힘내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집밥이 최고죠?
□ 신소정
네.
□ 백운기 / 진행
이번 올림픽, 우리 앞에 교수님들 다 여자 아이스하키 가장 인상 깊었다고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 신소정 선수 전화 연결됐다고 그러신 건 아니에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신소정 선수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하면서 참 많은 관심이 쏠렸잖아요. 지나간 과정 다 소중하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어떤 순간을 꼽으시겠어요?
□ 신소정
아무래도 올림픽 때 저는 매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순간순간이 기억도 남았고 과정들이 조금 많이 힘들었지만 또 경기하면서 거기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고 또 보람도 찼던 것 같아서 매 경기가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보니까 골키퍼는 보통 힘든 게 아니더군요. 그 퍽 같은 게 이렇게 날아올 때요. 온몸에 물론 다 보호구를 착용을 하지만 한 번씩 그게 맞으면 느낌이 어때요?
□ 신소정
저는 한 20년 가까이 이걸 맞다 보니까 익숙해져서 잘 모르는데 아무래도 정말 강슛을 막으면 안에 프로텍터가 있어도 이게 좀 아프죠.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시속 몇 킬로나 될까요, 날아오는 게?
□ 신소정
여자 같은 경우는 시속 140km 된다고 알고 있는데 선수마다 또 다르고 해서.
□ 백운기 / 진행
140km로 날아오는 퍽을 막아가면서 정말 애 많이 쓰셨는데 다시 한 번 정말 박수를 보내드리고요.
□ 신소정
너무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남북 단일팀 얘기에 좀 초점을 맞춰서 몇 가지 여쭤볼게요. 처음에 단일팀 만들려고 할 때 우리 쪽의 선수들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 신소정
사실 아무래도 저희가 그때 미국 전지훈련 도착하고 나서 바로 공항에서 들었어서 사실 많이 당혹스러웠던 게 사실이었어요. 그리고 저희가 작년 여름 정도쯤에 이런 얘기가 나왔었는데 이야기가 없어졌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올림픽이 거의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설마 이게 이루어지겠어? 라는 그런 생각도 있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물론 그때만 해도 남북 관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러면 이제 단일팀이 구성이 되면서 사실 총리 발언 때문에 좀 속상해하는 선수들도 많이 있었죠?
□ 신소정
아무래도 저희가 그때 조금 혼란스러웠던 시기여서요. 그런 얘기를 초반에 들었던 상태라 사실 상처를 받기는 했죠.
□ 백운기 / 진행
네, 원래 예상했던 성적은 몇 위였어요?
□ 신소정
사실 어떻게 보면 객관적인 차이가 좀 많이 나는 팀들과 붙었기 때문에 저희가 최대한 1승을 하려고 노력해야 했던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저희는 매 경기 1승이라도 하려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어떻게 거꾸로 생각해 보면요. 그래도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서 여자 아이스하키 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앞으로 아이스하키 발전이나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또 도움 되는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나요?
□ 신소정
네, 우선은 어떻게 보면 단일팀 때문에 여자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높아졌고 또 많은 국민 분들이 관심과 사랑으로 응원을 많이 해 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여자 아이스하키라는 종목 자체를 한국에 알릴 수 있어서 기뻤고, 또 저희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드리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러셨으면 좋겠어서 열심히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신소정 선수는 혹시 취미가 뭡니까?
□ 신소정
저 영화 보고요. 다른 스포츠 하는 것도 좋아해요.
□ 백운기 / 진행
독서 많이 하시죠?
□ 신소정
저 책은 잘 안 좋아해요, 사실.
□ 백운기 / 진행
나 오늘 지금 인터뷰 하면서 깜짝 놀란 게 운동선수 중에 이렇게 말 잘하는 선수 처음 봐요, 최동호 평론가님.
□ 신소정
정말요? 감사합니다.
□ 최동호
목소리도 좋은데요.
□ 신소정
목이 다 나가서.
□ 백운기 / 진행
아주 말씀을 잘해 주시니까 제가 힘이 나는데요.
□ 신소정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북한 선수들하고 합동훈련은 얼마나 하셨어요?
□ 신소정
저희가 아마 20일쯤에 그 친구들이 합류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훈련은 한 2주 하고 2, 3주도 안 돼서 올림픽에 나갔던 것 같고요. 올림픽까지 다 합하면 제가 알기로는 한 달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랬군요. 혹시 서로 사용하는 용어 같은 거 다른 거 없나요?
□ 신소정
다 달랐어요. 왜냐하면 하키라는 종목 자체가 해외에서 들어왔고 저희 같은 경우는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어서요. 거의 다 영어로 사용했는데 그 친구들 같은 경우는 뭐라고 할까, 순수언어를 사용한다고 해야 될까요? 그렇게 사용해서 사실 처음에 소통하는 데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대표적으로 차이 나는 게 어떤 거였습니까?
□ 신소정
슛 쏘기 같은 경우에는 쳐 넣기라고 하거든요. 또 제가 아무래도 골리다 보니까, 골리는 문지기라고도 하고 또 골대를 문대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많이 신기했었어요.
□ 백운기 / 진행
신기하기도 한데 서로 언어가 좀 다르면 작전 구상하고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 않나요?
□ 신소정
네, 그건 사실 저희가 소통에 많이 애를 먹었던 것 같아요. 저희 스태프 분들이나 통역해 주는 도와주시는 친구나 스태프 분들이 이렇게 단어집같이 만들어서요. 초반에 최대한 외우고 또 이해하려고 서로 노력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오히려 머리 감독이 덜 헷갈렸겠네요. 그쪽은 영어로 한마디만 얘기하면 양쪽은 다 똑같이 알아들으니까.
□ 신소정
저희 선수들 중에서도 영어를 못 하는 선수가 있어서 한국말로도 설명하고 또 북한말로도 얘기를 해서 조금 소통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네, 서로 시합하면서 우리가 어떤 것을 보여주자, 이렇게 약속한 부분이 혹시 있습니까?
□ 신소정
사실 약속이라기보다 저희 모두 관심과 집중이 저희에게 쏠린 걸 알고 있었고 또 국민 여러분께 실망시키지 말자는 생각이 많았었어요. 주어진 상황이 사실 어렵고 힘들었는데 저희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자고 얘기를 많이 했고 그래서 저희는 할 수 있는 환경 안에서 훈련이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우리가 첫 골 넣었을 때 그 감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데요. 첫 골 넣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 신소정
뭐라 그럴까, 좋기도 하고 뭔가 좀 찡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앞선 두 경기에서 골도 없었고 스코어도 많이 차이가 났던 상황이라 골이 간절하게 필요했던 시점이었고 또 그 경기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전환됐던 것 같아서 좋았던 골이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함께 시합하고 나서 헤어질 때 보니까 북한 선수들, 또 우리 선수들 눈물을 많이 흘리시던데 특히 그 북한에서 가장 많이 울던 선수 이름이 송희인가?
□ 신소정
네, 송희 선수요.
□ 백운기 / 진행
송희 선수요. 왜 그렇게 많이 울었대요?
□ 신소정
그 친구가 좀 많이, 그 친구 말고도 많이 다 운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친구가 정도 많았던 것 같고. 또 저희가 아무래도 이게 스포츠의 힘인 것 같은 게 이렇게 팀으로 같이 훈련도 하고 매일매일 보고 훈련하고 대화도 많이 하다 보니까 또 쉽게 정들고 친해졌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운동하는 분들이 더 빨리 친해지나요?
□ 신소정
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무래도 몸을 부대끼니까요. 그런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한 가지만 더 물어볼게요. 북한 선수들하고 우리 선수들하고 같이 생활하시면서 느꼈을 때 가장 다른 점 꼽는다면 어떤 점이었던 것 같습니까?
□ 신소정
사실 그 친구들도 20대 초반의 여학생들이었고 크게 다른 점은 못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좀 뭐라고 해야 될까요? 좀 놀라웠던 건 언어적으로 생각보다 단어가 많이 달라서 일상대화 할 때도 이해 못 한 부분이 되게 많았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는 조금 놀라웠었어요.
□ 백운기 / 진행
앞으로 또 단일팀 구성한다고 하면 찬성하시겠습니까?
□ 신소정
좀 굉장히 어려운 질문 같은데. 사실 잘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저희는 이번 올림픽은 주어진 상황이 저희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저희 선수들 스스로도 최선을 다했었고 앞으로 그것은 이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고. 또 선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최대한 많이 준비하고 또 그 대회를 나가서 최선의 결과를 내고 싶기 때문에 이번같이 급속도로, 너무 단일팀이 준비시간이 적었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아쉽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알겠습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잘 아시죠?
□ 신소정
네.
□ 백운기 / 진행
오늘 나와 계신데 한 가지 좀 질문하신다고 하니까.
□ 최동호
먼저 팬심을 밝히겠습니다. 목소리가 너무 밝아서 굉장히 듣는데도 기분이 좋았거든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최동호
백운기 앵커가 먼저 북한 선수들과 관계된 얘기를 말씀을 많이 하셔서 저는 새라 머리 감독과 관련해서 짧게 질문 하나만 드릴게요. 셔리 머리 감독도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를 갖고 계신 분으로 제가 인상을 받았거든요. 혹시 올림픽 이후에 다시 한국 선수들 만나거나 한국에서 선수들 지도할 이런 얘기는 나눈 적 없나요?
□ 신소정
그냥 저희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었거든요. 그 당시에 2년 계약에 대해서 언급 받았다고 이야기는 들었고, 구체적으로 저희도 알려진 건 없어요. 들은 것도 없고요.
□ 최동호
다시 인연이 이어질 수도 있겠네요? 어쩌면?
□ 신소정
아마 협회에서 알아서 하시지 않을까.
□ 백운기 / 진행
오늘 몸도 아직 회복이 덜 되신 것 같은데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끝으로 우리 국민들께, 그리고 또 이제 앞으로 아이스하키를 많이 사랑해줄 우리 팬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 신소정
우선은 올림픽 기간 동안 정말 너무 많은 관심과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올림픽 기간 동안 응원해 주셔서 힘내서 할 수 있었거든요. 최선을 다할 수 있었고. 그래서 너무 행복했던 20일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앞으로 국민들한테 보답할 수 있는 길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앞으로 더 좋은 성적, 또 좋은 소식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감사합니다. 빨리 건강 회복하시고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있어서 우리 국민들도 행복한 2주간이었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골키퍼를 맡은 신소정 선수와 함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눠봤는데 이대택 교수님, 참 말 잘하죠?
□ 이대택
굉장히 잘하던데요. 저도 그냥 계속 빠져들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제 우리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까요. 이번에도 아까 어떤 교수님께서 우리 관중들도 이제 많이 달라졌다, 또 문화도 달라졌다고 했는데. 우리가 항상 운동을 즐겨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정말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꽤 많았던 것 같아요.
□ 이대택
예전보다 많이 변한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까 최동호 평론가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항상 시상대에 올라가도 굳은 얼굴, 그리고 옆의 선수들하고 악수를 하더라도 경직돼 있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본인들의 몸동작도 하고 특정한 일종의 세리머니라고 하나요? 그런 것들도 하기도 하고. 본인이 원하는 성적 내지는 기록을 성취하면 그것으로써 충분히 만족하는. 사실 이기지 못하는데 이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 데서 자기의 목표를 성취하는 것으로써 만족하는 모습들이 이번에 참 좋게 보였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정용철 교수님, 저는 이승훈 선수가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 땄을 때 그 아주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네덜란드 선수인가요, 노르웨이 선수인가요?
□ 정용철
스벤 크라머라고 네덜란드의.
□ 백운기 / 진행
네덜란드 선수죠. 은메달을 땄는데 와서 이렇게 안아주면서 축하하는 모습, 그리고 이상화 선수가 은메달 땄을 때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고다이라 선수가 와서 안아주는 모습, 그런 모습 보면서 참 보기 좋았거든요. 우리 선수들도 앞으로 그런 모습들 많이 보여주면 좋겠어요.
□ 정용철
네, 지금 말씀하셔서, 이상화 선수 그때 은메달 땄을 때 정말 언론에서 3연패에 대한 중압감이 굉장히 많았잖아요. 은메달 따고 눈물이 터지는 모습에 제가 굉장히 조마조마했어요. 이게 자칫 잘못해서 또다시 은메달을 딴,
□ 백운기 / 진행
은메달이라.
□ 정용철
네, 그런 느낌으로 받아들일까 봐 굉장히 조마조마했는데 그때 고다이라 선수가 안아주면서 포옹하면서, 나이로 좀 위여서 언니한테 안기면서. 그런데 언론에서는 라이벌로 굉장히 적대적으로 표현하다가 선수들은 금메달이건 은메달이건 서로가 겪었던 고통이나 어려움에 대해서 굉장히 서로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안아주는 모습을 봤을 때 이거야말로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인상 깊고 선수들한테, 물론 보는 시청자들한테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 장면들이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이번 올림픽에서 굉장히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택광 교수님, 방금 전에 신소정 선수하고 통화하면서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요. 맨 처음에 남북 단일팀 구성했을 때 약간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런 소리가 확 줄었어요.
□ 이택광
그래서 그때 저는 그 코드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금방 두 선생님들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분명히 올림픽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보는 관중들의 입장들도 바뀌었죠. 뭐가 바뀌었는가가 저는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 당시에 남북 단일팀 문제, 특히 신 선수 같은 경우에도 지금 밝혔지만 불만을 토로했던 부분이 뭐였느냐 하면 공정성의 문제였어요. 다시 말하면 올림픽이라는 것이 하루 이틀 만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4년을 기다려서 출전해야 되는데 그 선수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일정이죠, 본인의 경력에서는. 그런 경력이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출전을 하지 못하는 그런 사태가 발생하거나 또는 기회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그 선수에게 굉장히 큰 피해가 가는 것 아니겠어요? 한국사회가 그 피해에 굉장히 민감해진 사회가 되었다는 거죠. 이것은 제가 볼 때는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가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때 남북 단일팀에 대한 불만들이 통일이라든가 평화라든가 이런 문제에 대한 반대는 아니었다는 거예요. 그게 저는 대단히 중요한 코드라고 봅니다. 그래서 신 선수도 지금 인터뷰에서 아주 정확하게 말을 했다고 보는데, 이게 굉장히 갈등인 거죠. 공동체적 이익과 개인의 이익의 충돌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풀어야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리한테도 닥쳐온 것이죠. 과거 같으면 그냥 국가적 과제, 공동체적 이익이 항상 우선했는데 이제는 개인의 이익도 거기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런 하나의 거울상이 평창올림픽이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이제 한번 결산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선수단 규모도 그동안 역대 올림픽 중에서 가장 컸다고 하고요. 메달 수도 지금까지 동계올림픽에서 땄던 메달보다 더 많았습니다. 금메달 수는 지난번 올림픽보다 하나 줄기는 했습니다만. 그래서 6등이다 7등이다 이런 얘기 나오는데 지금 이택광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에는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더라고요.
□ 이택광
참 달라졌어요.
□ 백운기 / 진행
네, 1등이 누구인지 아세요? 2등이 어디인지 아세요?
□ 이택광
관심이 없어요. 별로 보도도 되는 것 같지도 않고.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금메달 지상주의’ 그 비판은 이제 더 안 들어도 될 정도로 성숙한 느낌이 들었고요. 흥행, 또 평화올림픽 부분 빼놓을 수 없고 개막식, 폐막식까지 이렇게 다 짚어봤는데. 전반적으로 봤을 때 몇 점 정도 주실 수 있는지 한번 여쭤보고 싶은데. 최동호 평론가께서 몇 점 주시겠어요?
□ 최동호
저는 합격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100점 만점에 85점이라고 생각하고 싶거든요. 일단은 대회운영이라는 면에서, 역대 어느 대회나 사소한 문제점은 다 드러납니다. 아무리 완벽을 기한다고 하더라도. 그런데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큰 문제 없이 치러졌고요. 더군다나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봤을 때 깜짝 놀랐던 부분이 하나 있거든요. 우리가 해외취재 나가서 올림픽을 취재할 때 보면 항상 테러나 보안에 대한 위험 때문에 총을 든 경찰이나 군인들이 항상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그런 분위기 속에서 취재하고 경기를 봤던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보니까 깜짝 놀란 거죠. 총을 든 경찰이 한 명도 없는 겁니다. 그리고 군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 외곽에서 경호경비를 했고요. 이런 점은 우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였었죠.
□ 백운기 / 진행
네, 85점 주셨는데 이대택 교수님께서는 몇 점 주시겠어요? 원래 학점이 좀 짜신 편인가?
□ 이대택
요즘은 다 상대평가라. 저는 조금 분리해서 점수를 주고 싶은데요. 전체적으로 먼저 말씀드리기 전에 일단 대회 운영과 그리고 우리나라 스포츠 선수들의 문화, 전체적으로 우리 시민들의 관점, 행동, 대응, 이 정도는 저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운영이나 이런 것들은 100점 만점에 거의 90점 이상. 올림픽 그 자체로도 저는 한 80점, 85점 정도 줄 것 같고요. 그러나 평창이라는 특정한 올림픽의 준비과정을 저는 그렇게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어떤 말씀이신지,
□ 이대택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있었던 많은 문제들이 있거든요. 비교를 하자면 저는 올림픽은 숲이라고 생각하고요.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선수, 경기, 그리고 우리가 느꼈던 모든 것들은 저는 나무라고 일단 생각하고요. 그것이 조금 다르게 보여지는 것 같은데, 경기도 잘했고 선수들도 많이 분위기도 좋아졌고 관중들도 좋아졌고 대회운영도 잘했죠. 사실은 저는 그게 정상 내지는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IOC 같은 경우나 아니면 외국의 언론들도 굉장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높게 평가합니다. 그 이유는 사실 상대적인 비교죠. 소치올림픽이 됐든 아니면 무슨 다른 올림픽이 됐든 그 올림픽들이 너무 좋지 않았거든요. 경제적인 문제, 환경적인 문제, 인권적인 문제, 그리고 심지어는 운영도 그랬습니다. 굉장히 많은 돈을 투입했는데 리우올림픽 같은 경우는 선수들이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소치올림픽 같은 경우는 화장실에 벽도 없고 운영도 굉장히 엉망이었고요. 거기에 비해서 대한민국은 전반적으로 워낙 친절한 문화라 워낙 잘해 주는 겁니다. 그러니 외국 사람들이 시쳇말로 와서 그냥 완전히 넘어지는 거죠. 그래서 굉장히 평가가 좋습니다. 올림픽의 평가는 굉장히 간단합니다. 갔는데 안전하고 편안하고, 쉽게 편안하게 갔다. 그러면 모든 올림픽은 좋습니다. 그러면 그 준비하는 과정에서 옳았느냐 하는 질문이고요. 이따가 또 기회가 되면 말씀을 드리겠지만 우리가 가리왕산 문제 그리고 비용문제, 사후활용 문제, 이 모든 것들은 저는 절대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분리해서 평가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 전반적으로는 저는 생각보다는 많이 좋다, 이렇게 평가를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후반부에 과제를 짚어보면서 한번 생각해보기로 하죠. 정용철 교수님께서는 몇 점 주실지 궁금한데요.
□ 정용철
제가 여기 덫에 걸릴 뻔했는데, 점수를 B+, B- 하려다가 지금 성적지상주의 비판하고 이래놓고 거기 덫에 걸려서 몇 점으로 나온다는 게 걸릴 뻔했는데 저는 패스, 논패스로 해서 그냥 패스 주겠습니다. 패스를 주는데 쉽게 넘어간 건 아니고요.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렵게 어렵게, 그래서 걱정 많이 했지만 그에 비해서 굉장히 선방을 한 올림픽이고 거기에 대한 평가도 해야 되는데 이제 끝났으니까 제대로 결산하고 지금까지 우리가 못 해왔던, 일단 큰 불은 껐으니까 이제부터는 제대로 복기해가면서 그동안 우리가 어떤 점을 잘할 수 있었고 어떤 점을 우리가 놓쳤는지 이런 부분들을 좀 냉정하게 따질 때라는 생각을 합니다. 일단 패스 드립니다.
□ 백운기 / 진행
점수를 물어본 제가 머쓱해졌습니다. 웃자고 하는 건데.
□ 정용철
죄송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택광 교수님께 점수 여쭤봐도 괜찮습니까?
□ 이택광
저는 학교에 있는 사람으로서 평창올림픽이 학생이라고 생각했을 때 큰 기대를 하지 않던 학생이 굉장히 좋은 성적을 올렸을 때 그때 받는 만족도 같은 것을 느꼈어요, 보면서. 하지만 저는 어느 정도 포텐셜이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평창올림픽이 사실 선수들의 페스티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또 관중들이 가서 즐기는 요소들이 있어야 되는 거잖아요. 대부분 지난 동계올림픽 때는 실패한 요소들이 대부분 관중들과 굉장히 유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다음에 최동호 평론가님이 아주 좋은 지적을 하셨는데 보안이라는 문제, 그게 사실 분리시키는 거잖아요. 관중과 분리시키고 위화감을 조성하고 선수들은 선수들끼리 경기를 하고 그건 그냥 중계방송을 타고 또 그 중계방송은 사실은 다 돈과 결탁되어 있는 문제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올림픽과 관중을 유리시키는 역할을 했는데, 평창은 의외로 어떻게 보면 외국인들이 생각했을 때 가장 불안한 지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이었잖아요. 남북 대치상황에서, 그리고 북이 계속 북핵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서 보니 너무나 평화로운, 본인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던 거죠. 그런 포텐셜이 저는 하나 있었다고 보고. 또 한 가지 뭐냐 하면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이번 평창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바로 한류입니다. 한류라는 것이 여러 가지 논란은 있지만 한국이 단군 이래 이만큼 세계인의 관심을 끈 적이 있었는가 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없었다고 봐요. 방탄소년단이 지금 빌보드차트에 올라가고. 빌보드차트가 제가 중학교 때 들었던 그 빌보드차트인데 그때 제가 팝송을 듣고 있을 때 과연 한국가수가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서 그 차트 1위를 할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을 못 했죠. 아무도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변화들이 왜 일어났는가를 생각해본다면 바로 한국이 가지고 있는 대중문화의 저력이거든요. 그 대중문화라는 건 결국 이번에 올림픽 개․폐막식 때 드러났던, 물론 많은 비판도 있지만 저는 그게 한국인 것 같아요. 그 통속성이 한국인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상당히 좋은 점수를 줄 수도 있겠다. 저 같으면 A를 주겠죠. 이 정도 되는 학생이라고 한다면 비록 시험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저는 A를 줄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이택광 교수님께서는 상당히 미래를 보면서 평가를 하시는 편이군요. 네 분께서 일단 평가해 주신 내용 보면 합격이네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대체로 성공적인 올림픽이었다고 하는 데 네 분께서 일치된 평가를 해 주셨는데 아마 우리 국민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청취자 분들 보내주신 문자 소개해 드리고 토론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휴대전화 뒷자리 9555 쓰시는 분입니다.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김남기 선생님의 정선아리랑, 장사익 선생님의 애국가는 전 세계인에게 우리나라 고유의 멋과 흥을 널리 알렸다고 생각합니다.”
6075 쓰시는 분 “평창 동계올림픽, 스포츠보다 정치적인 이슈가 더 부각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단 참 잘 싸웠다고 생각합니다. 파이팅입니다.”
4790님 “이런저런 말이 많았지만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남북 단일팀 구성이 흥행에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6362 쓰시는 분 “남북 단일팀 구성되는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보여준 태도가 실망스러웠습니다. 단일팀을 너무 정치적 도구로만 이용하려는 것 같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께 많은 박수를 보냅니다.”
7656님 “남북 단일팀 성적 면에서는 서운한 부분이 있지만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창올림픽이 한반도 화합과 통일을 50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KBS <공감토론> 오늘 평창 동계올림픽 결산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전체적으로 성공한 올림픽이었다는 평가를 해 주셨는데 하나하나 짚어보고요. 후반부에는 과제를 좀 생각해 보겠습니다. 최동호 평론가님, 먼저 이번에 선수단 규모도 제법 우려했던 것보다는, 원래는 러시아도 참석하지 않고 그래서 좀 걱정을 했는데. 가장 많은 선수단이었다면서요?
□ 최동호
네, 그렇습니다. 92개국에서 참가해서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을 했거든요. 이 중에서 특별히 언급이 되어야 될 것들은 이전에는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던 국가들, 그러니까 아프리카 지역이나 동남아 지역 국가들, 더군다나 싱가포르도 참가를 했는데 싱가포르에서는 우리나라 쇼트 스타 출신이죠. 전희경 감독이 키운 제자를 데리고 이번에 우리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를 했거든요. 이런 면들은 좀 더 특별하게 기억할 필요도 있다고 보고요. 그런데 우리의 노력도 있지만 IOC 자체도 올림픽 운동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 올림픽 참가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는 저개발 국가나 동계올림픽 같은 경우에는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의 출전을 위해서 도와주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의 노력이 합쳐져서 결실을 얻었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죠.
□ 백운기 / 진행
네, 이대택 교수님, 이번에 참가한 나라 중에 가장 재미를 많이 본 나라라면 통가 아닐까요? 웃통 한 번 벗어서 그 나라 이름이 얼마나 세계에 널리 알려졌습니까?
□ 이대택
저는 스포츠가 그런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림픽 같은 경우는 잘하는 나라 또는 메달 많이 따는 나라 상관없이 새로운 도전들이 허락되는 시합, 그런 경기,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받아주는 구조, 저는 그게 올림픽의 힘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꼭 통가뿐만 아니라 적은 규모의 선수들을 데리고 나온 국가들이 여러모로 저는 조명을 좀 더 받았어야 되지 않느냐, 좀 아쉬움은 사실은 남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께서는 선수단 규모 면에서 봤을 때는 성공했다고 보십니까?
□ 이택광
그렇죠. 굉장히 많이 참석을 했고요.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참여하지 않은 국가도 있지만 역대 올림픽과 겨룰 만큼 상당히 많은 선수단들이 참가를 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그만큼 한국 평창올림픽이 내부적으로는 우리가 중계과정이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미흡한 측면들도 있었지만, 또 남북 단일팀 문제라든가 급조되는 측면은 있었지만, 상당 부분 올림픽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정신, 참가하고 아마추어리즘 또는 훈훈한 동료애를 보여주는 것들, 이런 아마추어적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애적인 그런 측면들이 이번 평창올림픽에 굉장히 많이 부각된 것 같아요. 이것은 정치인들이 요구하는 측면하고는 상당히 다른 그런 부분들이 관객들의 참가로 인해서 이루어졌다, 이렇게 말할 수가 있는 거예요. 자발성이 굉장히 돋보이는 경기였고, 특히 팬덤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비인기종목이라고 부를 수 있는 컬링 같은 곳에서 뜻하지 않는 팬덤들이 만들어지고. 정말 그때 SNS에서 난리가 났어요. 난리가 나고 평소에 스포츠에 관심도 없던 분들이 컬링 선수들 캐릭터를 만들어서 같이 보기도 하고 이런 모습들은 상당히 올림픽이 단순한 국가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왔다, 이런 느낌을 받을 수가 있는 거죠. 그러면서 참가 선수들의 규모라는 측면들도 그런 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다. 많은 다양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메달을 따는 종목도 우리가 굉장히 다양해졌죠. 어떻게 보면 전략적으로 우리가 투자했던 종목에서 메달이 나왔을 것인데 그렇지 않고 이런 측면도 봤을 때 상당히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죠.
□ 백운기 / 진행
메달 부분은 따로 한번 생각을 해보기로 하고요. 정용철 교수님, 올림픽은 그야말로 모든 나라들이 참여하는 온 지구촌의 축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하계올림픽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동계올림픽 하면 아무래도 눈도 많이 내리고 또 얼음이 많은 그런 나라 위주로 펼쳐질 것 같았지만, 보면 이번에 더운 나라 선수들도 많이 나와서 이렇게 하는 모습 보면서 공감대가 좀 더 넓어진 느낌이 있어요.
□ 정용철
지금 각 선생님들께서 긍정적인 얘기를 하셔서 저는 토론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각을 세우면,
□ 백운기 / 진행
감사합니다.
□ 정용철
지금 역대 최대라고 하는 부분들, 매번 최대가 돼요. 그러니까 점점 더 많은 참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고요. 더 많은 사람이 참가하고 사이즈는 점점 커지고 있어요. 이 부분은 우리가 그렇게 크게 대단하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고요. 다만, 더 들여다보면 저는 그보다 남성여성의 비율, 또 지역적인 밸런스 이런 것을 봤을 때 스포츠가, 특히 동계스포츠가 편향된 지역을 극복하고 점점 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점점 더 평등을 지향하고 있다는 부분을 주목했으면 좋겠고요. 그것을 이렇게 들여다보면 사실은 우리가 사이즈를 키우는 것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사실 메가스포츠이벤트라고 하는 그 ‘메가’가 커지면 커질수록 자본의 힘이나 부정적인 부분도 더불어서 늘어나기 때문에 그 부분 좀 주의해서 우리가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선수단 규모 짚어봤는데, 최동호 평론가님, 목표 관중 수는 우리가 얼마 잡았는데 얼마나 온 걸로 집계가 됐나요?
□ 최동호
24일 기준이거든요. 누적 관람객이 140만 명이 기록이 됐습니다. 그리고 티켓 판매가 전체 티켓이 118만 장이었는데 우리가 목표한 바가 이 중에 90%, 106만 장을 팔겠다고 했거든요. 한 2개월 전쯤만 하더라도 티켓이 안 팔린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107만 장이 팔려서 티켓판매율은 목표 대비 100%를 넘었죠. 이로 인해서 흥행수입도 좀 늘어났고요. 이 기준으로만 보면 흥행에도 성공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죠.
□ 백운기 / 진행
막판에 컬링한 경기장이라든지 또 스피드스케이팅 하는 데는 꽉 찼더라고요.
□ 최동호
꽉 찼고요. 전에는 저는 이런 부탁을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적어도 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 분위기가 막 뜨니까 티켓 좀 구해 달라, 그리고 특히 수호랑, 반다비 이게 또 예상 못 하게 인기를 얻게 되니까 이 마스코트 구해 달라. 저는 그런 부탁을 많이 받게 됐죠.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렇군요. 이택광 교수님, 지금 관중 동원에 우리가 성공했다고 했는데 방금 전에 그 부분 지적해 주셨잖아요. 관중들의 수준, 그것도 평가할 만하죠?
□ 이택광
그렇습니다. 특히 고다이라 선수하고 이상화 선수의 아주 훈훈한 장면, 그렇죠? 비록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이상화 선수가 보여줬던 그런 굉장히 떳떳한 모습 또는 자랑스러운 모습 이런 것들이 사실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죠. 왜냐하면 관객들이 그런 반응에 대해서 호응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모습들이 좋게 이렇게 보여질 수가 없었을 거예요. 관객들 스스로가 그런 모습들을 보여줬고, 또 이미 금방 최동호 평론가가 말씀하셨던 흥행의 요소들이 전조가 좀 있었죠. 뭐냐 하면 평창 굿즈가 초창기부터 불티나게 팔렸었습니다. 그게 잘 아시겠지만 평창 롱패딩 못 구해서 난리가 난다든가.
□ 백운기 / 진행
저는 오히려 걱정했습니다. 이거 평창 롱패딩만 남기고 사라지는 것 아닌가.
□ 이택광
저는 하여튼 그런 측면에서 흥행은 크게 문제가 없지 않겠는가 하고 예상은 했었어요. 그런데 이 정도로 관심을 받는 올림픽이 있었던가, 그것도 특히 동계올림픽에요. 제가 워낙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 어릴 때만 해도 동계올림픽은 사실 많은 분들이 별로 관심이 없었죠. 그런데 최근에 동계스포츠 인구도 많이 늘어나고 저는 그런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동계스포츠가 원래 단체전보다는 상당히 개인전들이잖아요. 개인들의 기량을 겨루는 성격들이 굉장히 강하고 또 대부분의 선수들이 보면 프로 선수라기보다는 대부분 아마추어 선수들이에요. 다른 생계를 가지고 있고 참여하고 이러다 보니까 굉장히 훈훈한 인간스토리가 많잖아요. 휴먼스토리가 굉장히 많고. 최근의 문화적 현상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스토리거든요. 스토리텔링이고 스토리가 있는 사람이 사실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그래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정용철 교수님, 사실 초반에 좀 우려했던 게 숙박이라든지 또 바가지요금 이런 부분들이 조금 우려가 됐는데 별로 얘기 안 나왔던 것 같은데요?
□ 정용철
오히려 그 부분은 굉장히 문제없이 해결이 됐고요. 저도 여러 번 가봤는데 잡으려고 하면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또 KTX나 이런 것 때문에,
□ 백운기 / 진행
가기가 좋아졌죠.
□ 정용철
네, 접근성이 굉장히 좋아졌어요. 굳이 안 자고 올 수도 있고 그래서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문제가 덜 돼서. 그 부분도 굉장히 우리가 지금은 지나가고 났으니까 그냥 이렇게 편하게 얘기하지만 시작 전에는 굉장히 그게 큰 문제였는데 이렇게 쉽게 넘어가게 돼서 저도 다행스러우면서도 굉장히 놀랍다는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대택 교수님, 현장에서 보실 때 관중들의 수준이라고 할까요? 이런 건 어떻게 느끼셨어요?
□ 이대택
아까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여자 아이스하키 첫 경기를 봤는데 그게 개막하고 바로 다음 날인가 아마 굉장히 일찍 했을 겁니다. 그래서 관중들도 어찌 보면 전체 경기 기간 중에 초입이었고 그리고 단일팀이라는 사람들의 관심, 세간의 관심, 그리고 그때 북한의 응원단이 들어와서 약간 경직됐지만 오히려 북한응원단들이 신기했던. 그래서 그것도 하나의 그림이었고,
□ 백운기 / 진행
볼거리였죠.
□ 이대택
게임도 그림이었고 그래서 많은 것들이 생소함이었지만 그 생소함이 주는 신선함의 즐거움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꼭 스포츠라는 개념보다는 뭔가 신기한 것을 보러 들어온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을 저는 받았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 관중들 수준도 많이 높아진 것 같지 않아요?
□ 이대택
네, 굉장히 많이, 글쎄요, 그 높아졌다는 척도를 어떻게 봐야 될지 모르겠지만,
□ 백운기 / 진행
일방적인 응원이 아니고 잘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주는 그런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 이대택
저는 굳이 그렇게까지 느끼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이 특정한 플레이를 할 때, 그때 스웨덴 팀하고 했었는데 잘하는 선수들이나 잘하는 팀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것에 대해서 공감하고 또 우리 단일팀이 좀 열세이기는 했지만 끝까지 그래도 지는 과정에서도 그리 실망하지 않는. 그래서 이것 자체만으로도 즐기는 것으로 저는 느꼈던 것 같습니다.
□ 정용철
그 부분에 대해서 잠깐,
□ 백운기 / 진행
네, 정용철 교수님.
□ 정용철
저도 스위스랑 첫 경기,
□ 이대택
아, 스위스죠. 스위스.
□ 정용철
남북한 단일팀 스위스랑 8대 0으로 졌는데요. 시작할 때 막 난리 났었어요. 안에서 그때 북한 응원단 와서 분위기 잡고 그러다가 마지막에 끝날 쯤 돼서 너무 격차가 완연했기 때문에 응원이 잦아들고 이런 좀 김새는 부분이 있었는데, 저는 그때 많은 사람들이 지적 안 했지만 남북한이 같이 와서 물론 이겼으면 되게 좋았겠지만 크게 함께 졌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했고, 그것들이 우리가 굉장히 힘든 일이잖아요. 진다는 것은 아까 운동선수로서, 아까 신소정 선수 8골 먹는 것은 골리로서 너무나 힘든 일이에요. 그런 것들을 함께 겪었다는 경험 자체가 저는 굉장히 큰 상징이라고 보고 이런 부분들을 우리가 이번을 통해서 한번 경험을 했고, 이기지는 않았지만 함께 힘들고 어렵고 아픈 것들을 같이 경험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의미 있는 경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함께 졌다의 의미,
□ 정용철
함께 크게 졌다.
□ 백운기 / 진행
정말 뜻 깊게 다가오는데. 함께 크게 졌다. 그래요.
□ 이대택
저게 정용철 교수님 말씀하시는 스타일이십니다. 잘 지자.
□ 백운기 / 진행
아주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잘 지는 것 중요하죠.
□ 이대택
그렇죠.
□ 백운기 / 진행
운영방식과 관련해서 한번 짚어볼 텐데요. 최동호 평론가님, 혹시 평가하신다면 운영방식은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시나요?
□ 최동호
대회 운영이요? 운영방식은,
□ 백운기 / 진행
매끄러웠습니까?
□ 최동호
초반에 조금 문제가 좀 노출이 됐었죠. 그러니까 올림픽은 우리가 IOC에서 운영한다고 알고는 있지만 IOC는 무대를 깔고요. 각 종목별로 경기운영은 IF라고 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종목별 세계단체 있죠. 여기가 인원을 투입해서 경기를 운영하게 되고요. 대회를 유지하기 위한 전반적인 시설과 인프라 등은 조직위원회에서 제공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대회 초반에 자원봉사자 문제도 있었고요. 그리고 거기 현장에 갔던 취재기자들로부터 제가 몇몇 불만사항들 얘기하는 와중에 들었거든요. 뭐냐 하면 아직도 공사 중인 데가 있다더라, 그리고 어수선하다, 이런 얘기들이 나왔는데 걱정스럽게 봤는데 대회가 열기를 얻어가면서 곧 정리가 됐고요. 그리고 대회 운영과 관련해서 별다른 문제점은 없었다고 봅니다. 종합적인 얘기는 IOC도 대회 준비해가는 과정을 일 단위로 다 정확하게 체크하고 결산도 해나가는데, 그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결산기자회견을 했거든요. 결론적으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선수촌이나 대회 운영과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고 느낀 사람을 한 사람도 만나보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표현을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손님이라 더 그런 얘기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 최동호
그런데 IOC는 그런저런 고려를 하지 않고 정확하게 얘기를 하죠.
□ 백운기 / 진행
정확하게 얘기하나요? 그렇다면 정말 평가한 거네요?
□ 최동호
네.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님께서는 전체적인 운영방식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 이택광
저는 운영에 대해서 자세히 들은 바가 없기 때문에 운영 자체를 평가하기는 좀 그렇지만 개․폐막식과 관련돼서 송승환 씨가 총감독하지 않았습니까? 사실 그런 부분들도 굉장히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올림픽이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우려를 하셨어요. 그런데 그런 운영들도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굉장히 잘되었다, 그런 생각이 들고요. 물론 초창기에 잡음들이 있었지만 그런 잡음들을 잠재울 만큼 굉장히 어떻게 보면 효과적인 운영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 운영 같은 경우도 이미 시작하기 전에 많은 문제들이 있었잖아요. 그런 문제들도 경기가 진행되면서 잡음들이 사라지고 결국 스포츠 축제라는 이미지를 살리는 데 큰 누가 되지 않았다는 것. 이런 것들이 결론적인 운영의 묘미를 잘 살렸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전반적인 운영과 관련해서 이대택 교수님 의견은 이러신가요?
□ 이대택
아까도 잠깐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잔치를 벌이는데 그 잔치에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왔는지 주인이 친절한지 내가 불편한 게 있어서 얘기를 했더니 그걸 잘 들어줬는지. 잔치에 온 손님들은 그렇게 느낄 겁니다. 그러니까 잔치가 꼭 음식이 비싸서, 아니면 대단히 화려해서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IOC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굉장히 대만족을 한 것으로 저도 듣고 있습니다. 제가 나중에 가서 제 친구를 만나면서도 이야기를 들었는데,
□ 백운기 / 진행
미국에서 오신.
□ 이대택
네. 먹는 것 그리고 특히 자원봉사자 얘기를 그렇게 많이 하더라고요. 너무 친절하고. 그리고 그 친구는 한국에 많이 와 봤기 때문에 이 한국이 깨끗한 나라, 친절한 나라, 그리고 말은 좀 안 통해도 무엇인가 해 주려는 의지가 있는 나라라고 인식하고 있고 그리고 또 특히나 더 안전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무슨 특별한 사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히나 이번에 북한과의 관계가 있어서 더더욱 그러한 불안감이 해소가 돼서 그러한 모든 것들이 그들의 인식, 그러니까 운영 자체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가지고 간 감정들이 굉장히 좋지 않았나. 그래서 좋은 평가가 나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사실 그게 좋았다면 성공한 거죠. 정용철 교수님은 아까 자원봉사자를 자봉이라고 하던데 원래 그렇게 부릅니까?
□ 정용철
요즘 줄여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이에 안 맞게.
□ 백운기 / 진행
아니요, 제가 몰라서. 운영방식 평가하신다면요?
□ 정용철
저는 대체로 비슷한데요. 아까 토마스 바흐의 극찬에 대해서 당연한 결과다, 그렇게 얘기하는데 그 내막이 조금 다를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지금 평화올림픽 성공한 것은 남북한에게는 생존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굉장히 좋은 건데요. 다시 말해서 똑같은 것을 IOC나, 저는 이번 평화올림픽 프레임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물론 남북한의 긴장완화가 있지만 그 이면에는 NBC와 같은 거대자본의 흥행성적이 이 남북한 단일팀으로 인해서 굉장히 치솟았어요. 그래서 거의 흥행이 망할 뻔한 게 잘됐다는 부분이 토마스 바흐 입장에서는 굉장히 호재였을 거고 그 부분을 우리가 좀 냉철하게 봐야 될 것 같다. 그냥 립서비스로 좋아서 뭐 이런 게 아니라 그 이면에는 올림픽이 거의 망해가다가 이 평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굉장히 잘 드러나게 됐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또 더불어서 이것의 최대의 아이러니컬한 피해자는 아마 아베 신조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남북한 평화프레임에 있어서 계속 재 뿌리려고 했다가 본전도 못 찾은 이런 상황들이 벌어졌는데. 우리가 올림픽이라는 게 물론 스포츠고 땀으로 이룬 그 순간은 굉장히 아름답지만 그 이면에 있던 다양한 방식의 득실은 또 다른 차원에서 우리가 계산을 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돼요.
□ 최동호
여기에 대해서 제가 조금 더,
□ 백운기 / 진행
네, 최동호 평론가님.
□ 최동호
이게 속사정이 다 있는 얘기인데, 그러니까 IOC는 올림픽과 관련돼서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너무 규모가 비대해지고 그러니까 환경 문제 발생하고 개최국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휘청거리고 하다 보니까 어쩌면 나중에는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나라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자구책을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입장에서 보면 IOC가 사실은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 노력하는 바는 개최국가가 그들이 원하는 정치적 또는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게끔 도와주는 거거든요. 대표적인 예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에서 발생한 독립시위를 중국은 올림픽 직전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유혈진압을 해서 잠재웠습니다. 그런데 IOC는 이걸 모른 척했거든요. 왜냐하면 문제 삼으면 안 되니까. 중국이 원하는 것이 G2 중국의 선포라고 한다면 베이징올림픽이 중국이 원하는 대로 G2 중국의 화려한 중국의 무대로 만들어주는 것이 올림픽의 존재, 성공을 위해서는 더욱더 필요하다고 판단했고요. 그러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무엇이냐고 했을 때 한국 정부는 평화올림픽을 원한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서 성공을 해야지 올림픽이 더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IOC는 판단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했죠. 그 결과로 올림픽 끝나고 난 뒤에 북한에서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이런 서신도 오고갔고요. 그런 면에서 우리 정용철 교수께서 말씀하신 바를 이해하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면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도 도움이 될 거고 결국은 그게 IOC한테도 도움이 되는 거죠.
□ 최동호
그걸 조금 나쁘게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IOC의 올림픽 장사거든요. 올림픽의 몸값을 더 자꾸 높이는 겁니다. 그 수익은 IOC가 가져가는 거고요. 그리고 좋게 긍정적으로 표현하자고 한다면 이것이 올림픽의 효용인데, 이 올림픽의 효용으로 인해서 긴장관계를 완화시키는 효과는 있으니 결국은 세계평화에는 기여는 된다. 때문에 IOC가 올림픽을 통해서 실질적으로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바는 없지만 주최국가의 성공적인 개최로 인해서 정치 환경, 지형의 변화가 있어서 일부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경우는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죠.
□ 이택광
저는 조금 더 그 말씀하신 내용에 추가를 하고 싶은데,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님.
□ 이택광
금방 말씀하신 그 내용이 실질적으로 올림픽 연구가들 사이에 IOC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인 거죠. 다시 말하면 그러한 이유 때문에 IOC는 굉장히 정치적이라는 거예요. 금방 중국 예를 드셨는데, 티베트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고 그 부분을 IOC가 침묵하는 것,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고요. 그래서 올림픽 학자들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민주화가 진척된 나라일수록 올림픽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게 IOC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번 평창올림픽은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준 거죠. 사실 잘 아시겠지만 올림픽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바뀌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아마 1984년일 겁니다. LA올림픽이었던 것 같아요. 거기서 말 그대로 올림픽이 상업화되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올림픽, 쉽게 말하면 중계권이 거래가 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규모로 확대가 되는데 그런 상업화로서의 올림픽이 1984년 이후 쭉 이어져왔다면 IOC가 거기에 어떻게 보면 재미를 붙인 거죠. 그런데 이번 평창올림픽은 사실 그런 상업화에 플러스알파가 더 필요하다는 걸 보여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바로 뭐냐 하면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인 거죠. 저는 이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올림픽이라는 것과 양립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반대적으로 대립하는 게 아니라 양립해서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IOC가 그런 생각을 해야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조금 문제가 되겠죠. 하지만 어쨌든 이런 부분들이 평화도 지금까지 IOC가 내세웠던 가치였지만 민주주의라는 것도 하나의 가치로서 이제 내세울 때가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기는 들어요.
□ 백운기 / 진행
네, 경기장 바깥을 한 바퀴 돌아봤는데요. 이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서 경기력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번에 우리는 금메달 5개, 은메달 6개, 동메달 4개를 땄는데요. 당초 기대하기로는 금메달 8개를 기대했습니다만, 오히려 금메달 수는 적었지만 다른 메달 수가 많았고 또 생각하지 않았던 종목에서도 메달이 나와서 많은 국민들이 환호했습니다. 특히 쇼트트랙에서 세계신기록이 2개나 나왔고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올림픽신기록 15개가 나왔는데. 최동호 평론가님, 경기내용 놓고 봤을 때도 좀 좋은 평가를 할 수 있겠죠?
□ 최동호
네, 보통 경기내용을 평가할 때는 동계올림픽이 개인종목 위주고요. 기록경기가 많기 때문에 기록이 몇 개가 나왔느냐를 가지고 평가를 하거든요. 빙상 종목에서만 보면 세계신기록 하나 있고 올림픽신기록이 12개가 나왔습니다. 선수들의 경기력도 좋았고요. 선수들도 그렇게 자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빙질이거든요. 빙질을 두고서 우리도 특히나 신경을 많이 써서, 아이스메이커로 세계적으로 저명한 분들을 우리가 초청을 해서 오래전부터 관리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스피드스케이트장 같은 경우에는 얼음이 단단해야지 선수들이 더 좋아하거든요. 반발력이 있어서 좀 더 힘 있게 추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얼음을 5cm 두께로 얼리는데 한 번에 5cm를 얼리는 게 아니라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한 번에 0.2mm씩 얼음을 얼려서 이것을 200번을 반복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단단한 얼음을 만들어서 선수들도 빙질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좋은 기록이 나왔고요. 이런 면으로 봤을 때 경기력도 충분히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죠.
□ 백운기 / 진행
네, 이대택 교수님, 빙상 종목 우리가 좀 강하지 않습니까? 물론 골든베이라고 불렸던 나라에 금이 안 나와서 아쉽기는 했습니다만. 쇼트트랙 계주 준결승에서 우리는 넘어지면서도 올림픽신기록을 세우고 그랬는데, 빙상 종목 우리가 강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이대택
대한민국이 처음 동계올림픽 나간 게 48년 생모리츠에 처음 나갔고요. 그때 빙상선수, 그러니까 롱트랙이죠. 큰 트랙 경기에 3명이 나갔고 그리고 그 이후에 빙상으로 계속 나가다가 이제 설상 종목으로 나가기 시작을 했죠. 사실 92년 올림픽 전까지는 특별히 우리가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쇼트트랙이 들어오면서 그때부터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잖아요. 쇼트트랙은 기록경기가 아니고 아시겠지만 순위경기입니다. 몸싸움도 있고 전략도 있고. 그리고 굉장히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방법에서 우리가, 모르겠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머리가 좋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그때 롱트랙을 타던 선수들이 쇼트트랙으로 넘어왔죠. 그리고 쇼트트랙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우리가 강한 면모를 보였고요. 그러다가 결국 여기 쇼트트랙에서 빛을 못 보거나 아니면 쇼트트랙에서 하던 선수들이 다시 롱트랙으로 넘어갔죠. 그래서 빙상 종목이 원래는 굳이 우리가 역추적하다 보면 쇼트트랙을 통해서부터 강화된 그러한 종목이라고 볼 수 있고요. 반대로 설상이나 썰매 종목은 이것은 사실 계절하고 시설이 갖춰져야 됩니다. 루지가 됐든 스켈레톤이 됐든 봅슬레이가 됐든 그것은 트랙이 있어야 되는데 이거 하나 만들려면 수십억 그러니까 우리는 그건 여태까지 만들지 못했죠. 외국에 나가서 빌려 쓰거나 그런 경우밖에 없는데. 그래서 최근에 거기에 투자하고 선수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그런 선수들이 생겼고 그래서 그 경기력하고, 그리고 추가로 설상 종목도 그 여파가 있었는지 그쪽으로 확장이 되는 느낌입니다. 이 전까지는 우리는 쇼트트랙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우리가 강하다는 표현보다는 이제는 설상이나 썰매 종목으로도 확장될 수 있는 때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좀 확장이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정용철 교수님, 그렇게 보면요. 사실 빙상은 그렇다 치지만 설상 종목에서 우리가 이번에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메달 나온 것 그런 것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 정용철
네, 저는 조금 더 크게 보면 이게 쏠림 현상, 그러니까 쇼트트랙이나 어떤 특정 종목에 쏠렸던 경기력이 다양한 종목으로 확산되면서 다양성이 있는데 그게 스포츠생태계에 굉장히 중요한 관심사고, 또 비인기 스포츠에 관심이 들어가고 더 많은 사람이 된다면 우리나라의 스포츠 전반을 건강하게 만드는 굉장히 중요한 변환점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해요.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님, 경기력 평가 한번 해 주시죠.
□ 이택광
저는 굉장히 뜻밖에 성과를 올린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고 보고요. 금방 말씀하신 것처럼 어떻게 보면 이게 국가적인 정책이나 이런 것보다도 선수의 기량들이 더 앞서 간 측면이 있는 거죠. 그런 측면이고 특히 컬링 같은 경우도 사실은 크게 그렇게 지원이 안 되었던 종목인데 여기에서 또 아주 놀라운 성과들이 나왔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시면 사실 김연아 선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거의 투자도 안 되는 종목이었고 그만큼 한국에서 동계스포츠라는 건 그만큼 인기를 못 끌었다는 얘기가 되는데 선수들의 개인기, 선수들의 노력을 통해서 이런 종목들이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오히려 국가가 투자하게 되는 그런 수순을 받아왔거든요. 그래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금방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국 동계스포츠계에 굉장히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기종목이고 특히 컬링 같은 경우는 이제 투자를 안 할 수가 없죠. 투자를 안 했다가는 상당히 많은 시달림을 받으실 거예요.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해서 청와대 청원을 올릴 수도 있고. 지금 또 컬링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지금까지 미비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 속속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들이 크게 본다면 한국스포츠 종목을 다양화시키고 또 그것이 보는 즐거움에서 하는 즐거움으로 바뀌게 되면 스포츠산업의 발전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게 긍정적인 측면이고 또 국민의 생활의 일부분으로서 스포츠가 자리 잡아갔을 때 결국 또 상생효과가 일어나는 거죠.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동계스포츠의 저변층들도 넓어지고 운동선수들의 층도 굉장히 두터워지고 그러면서 명실상부하게 평창올림픽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이 우리들의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최동호
저는 여기서 정말 궁금한 게 있거든요.
□ 백운기 / 진행
네, 최동호 평론가님.
□ 최동호
이택광 교수께서 말씀해 주신 것에 더 궁금한 건데, 컬링 열풍, 신드롬으로까지 표현됐고요. 이렇게 우리 국민들이 열광했는데 과연 이것이 실제로 컬링의 저변으로, 또 컬링이 생활체육이나 우리 국민들이 즐기는 종목으로 발전할 수 있게끔 기회가 주어질까? 여기에는 좀 의문이 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말 말씀하신 대로 보는 스포츠인데 올림픽은 그냥 스펙터클로서 보고 즐기는 데에만 우리가 익숙해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컬링 보고 재미를 느껴서 실제로 컬링에 입문하는 새로운 동호인들도 있을 수 있겠으나 그냥 올림픽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거거든요. 체육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이번의 이 기회를 모멘텀으로 살려서 새로운 컬링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든지 아니면 시설들을 새롭게 유치해서 이 효과를 누려야 되는데 과연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대표적으로 보면 2002년 월드컵에서 축구열풍이 늘었는데 그 이후에 K리그 관중이 잠깐 반짝였다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간 측면도 있거든요. 이런 부분 저는 앞으로 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택광
결국 그게 인프라 구축인데, 컬링을 사실 제가 영국 가서 처음, 제가 유학을 영국 가서 했는데 처음 가서 봤어요, 이런 종목이 있다는 걸. 너무나 재미없는 종목이었고.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각 동네 주민들이 모여서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여름에는 골프도 치고 거기 보면 볼링그린이라는 게 있는데 잔디밭에서 하는 컬링 같은 게 또 있죠.
□ 백운기 / 진행
야외에서 하는 것도 있습니까?
□ 이택광
네, 대부분 야외에서 합니다. 그러다가 겨울 되니까 들어가서 하는 거죠. 원래는 아일랜드에서 출발했다는 말도 있고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 백운기 / 진행
저는 그거 보면서 누가 저걸 만들었을까.
□ 이택광
영국 사람들이죠. 그러니까 사실 영국 사람들이 보면 스누크도 마찬가지고 상대방 선수들을 괴롭히는 그런 스포츠게임을 많이 개발하는데 컬링도 그런 것이지 않습니까? 이미 들어가 있는 공을 쳐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 그런 스포츠가 사실은 영국 같으면 동네 주민들이 즐기는 스포츠인 거죠. 그게 사실은 국가적으로 투자가 되어야 되는 것이고 금방 말씀하셨던 부분은 우려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컬링장이 사실은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지어야 되는데.
□ 백운기 / 진행
그러니까요.
□ 최동호
그런데 이것도 일종의 상황논리라고도 저는 말씀을 드리는데 예를 들면 컬링이 반짝 인기를 얻었으니까 투자가 되고 지원이 되어야 된다고 봤을 경우에 우리가 모든 종목을 다 잘해야 되는가. 예를 들면 노르웨이가 이번에 메달 순위에서 1등이거든요. 1등인데 노르웨이는 하계올림픽에서는 순위가 보이지가 않습니다. 우리하고는 비교가 안 되거든요. 그리고 예를 들면 자메이카가 육상 단거리를 잘 뛰는데 세계에서 육상 세계선수권 대회를 개최했을 때도 자메이카를 모델로 이렇게 투자하고 지원해야 된다고 강조를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 온 국민이 전부 다 1인 1스포츠를 해서 스포츠공화국이 되어야 된다는 얘기인데, 노르웨이는 그들의 환경에 맞는 스포츠를 온 국민들이 즐길 수 있게 기회를 줘서 거기서 자연스럽게 동계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나는 거고요. 우리는 온 국민이 또 야구에 열광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으면 여기에 기회를 제공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종목에 나가서 좋은 성적 거두는 거고 보고 즐기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동계스포츠, 동계올림픽이라는 이런 메가스포츠이벤트는 스포츠적인 성격도 있지만 오히려 그 외에 정치경제, 또 사회문화적 영향력도 크기 때문에 우리가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이용한 측면도 있고, 모든 종목을 우리가 다 잘해야 되고 잘 투자를 해야 되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말씀 듣다 보니까요. 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축구월드컵, 야구, 이런 거 다 통틀어놓고 따지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최고 같은데요?
□ 이택광
아마추어가 프로만큼 장비를 많이 구입하고 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이게 참 굉장히 특이한,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아마추어 스포츠가 굉장히 발달해 있는 나라는 맞죠. 그런데 저는 한 가지 분명히 이번에 컬링장이 어디 생길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일단 의성에는 생기지 않겠습니까?
□ 이택광
왜냐하면 특별한, 사실은 물론 이렇게 얘기하지만 컬링 선수들은 화를 내시겠지만 어떻게 보면 볼링처럼 누구나 조금만 노력을 하면, 물론 선수급은 안 되겠지만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문화잖아요. 그렇죠?
□ 최동호
의성군에서 30억 원 들여서 하나 짓는다고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정용철 교수님.
□ 정용철
컬링 지금 얘기가 나왔는데 저는 좀 우려스러운 게, 은메달 땄잖아요. 그래서 많이 반짝 떴는데. 아까 최동호 교수님이 얘기한 것처럼 이게 흥행으로 앞으로 비인기종목이 성황리에 잘 될 거라는 게 과거를 봤을 때 희박해요. 그런데 저는 보다 더 우리가 생소한 스포츠의 신기함과 이것들의 깜짝 놀랄 흥행에 도취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컬링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아까 아일랜드라고 했는데 제가 알기로는 스코틀랜드에서 기원을 했는데, 스코틀랜드에서 지역에서 그냥 굴리던 이런 것들이 제가 잘 들여다보면, 제가 한 1년 반 전쯤에 컬링을 저희 서강대학교 학생들 데리고 한번 한 적이 있었어요. 선견지명이 너무 탁월하다 보니까. 이것은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웃어주었습니다.
□ 정용철
감사합니다. 그래서 갔는데 그날 저희가 보면서 뭘 느꼈느냐 하면 이 컬링이야말로 정말 체육시간에 정규프로그램에 넣어야 할 만큼 굉장히 교육적인 스포츠다. 컬링장에 가보면 굉장히 고요하고 아주 정제된 동작을 통해서 리드가 스톤을 놓을 때 그 순간에 아주 떨리는 순간이 있죠? 그 순간은 스킵이 그려주는 모습을 던지고 그것을 끝까지 지켜보면서 유효하게 흘러가는 스톤을 양쪽에서 보필하는 두 명의 스위퍼들이 하면서 차가운 얼음판을 따뜻하게 데우면서 나아가는 너무나 아름답고 교육적인 스포츠라는 그런 스포츠의 가치를 우리가 정확하게 좀 더 보편화시킨 다음에. 그냥 우리가 은메달 따서 너무 행복해요, 그러고서는 너도 나도 걸레질하자, 이게 아니고요.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나 가치들을 조금 더 우리가 깊게 들여다보고 그런 면에서 스포츠를 같이 좀 해보자는 식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대택 교수님, 정용철 교수님 원래 시인이세요?
□ 이대택
원래 말씀을 항상 저렇게 하십니다.
□ 백운기 / 진행
아주 좋습니다.
□ 이대택
교수님이 약간 가치, 미학, 또 시적으로 표현을 하십니다.
□ 백운기 / 진행
아주 좋았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을 이제는 많은 국민들이 다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그전만 해도 스킵이 뭔지 스위퍼가 뭔지 몰랐을 텐데요. 이제는 스톤이라는 것도 다 알고 컬링이 아주 많이 알려졌으니까요. 네, KBS <공감토론> 오늘 평창 동계올림픽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과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청취자 분들 또 문자 많이 보내주시는데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휴대전화 뒷자리 8054 쓰시는 분입니다. “평창올림픽 기록적인 면이나 흥행적인 면에서 성공했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성공에 도취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원봉사자 처우 문제, 입장권 강매 논란 등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안상범 청취자님 “평창올림픽의 성공 뒤에는 관중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관중들이 우리 선수들뿐만 아니라 외국 선수들도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선진국 그 이상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콩으로 의견 주신 여상영 청취자님 “선수들의 훌륭한 경기력도 좋았지만 중계방송이 스포츠의 감동을 더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5009 쓰시는 분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과는 별개로 빙상연맹의 파벌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699님 “이번 평창올림픽은 스포츠 국가주의에서 벗어나 선수 개개인의 개성과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네,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과제를 생각해볼 텐데요. 빙상연맹 파벌싸움, 반드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될 문제이기는 하죠. 과제를 생각하기 전에 짧게, 아까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 제가 좀 부탁을 드렸는데요. 가장 아쉬웠던 점 하나씩만 짚으신다면 최동호 평론가까지는 어떤 걸 꼽으시겠어요?
□ 최동호
바로 그 문제입니다. 김보름 선수가 팀추월 끝나고 경기 후에 인터뷰에서, 저는 정말 놀랐어요. 저는 그때 이동하면서 라디오로 인터뷰를 들었거든요. KBS 인터뷰였는데, 3명이 뛰었는데 박지우하고 김보름 선수만 인터뷰를 하고 노선영 선수는 안 나오더라고요. 무슨 일이 있었나? 경기 끝나고 난 다음에 너무 지쳐서 응급실에 가 있나?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혼자서 울고 있었던 거예요. 그녀의 곁에는 밥데용 코치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 이게 너무 그려지지 않는 거죠. 그 이후로 국민적인 비난이 폭발하니까 백철기 감독이 인터뷰를 했죠. 그 자리에 노선영 선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기자회견에서 나온 내용을 노선영 선수가 반박을 했고요. 반박을 하니까 백철기 감독이 다시 재반박을 했습니다. 이게 올림픽 기간 동안에, 경기가 열리는 동안에 벌어진 일이었거든요. 이게 이해가 안 가죠. 그런데 그 속에 많은 빙상인들이 지적하기를 지금은 올림픽 도중이니까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이게 다뤄져야 될 문제라고 지적을 하면서 선수들이 앞장서서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고 표현한 분도 계셨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면 빙상연맹이 헤게모니를 잡고자 하는 파벌의 대리 의미로 선수들에게 자꾸 소스와 기자회견 내용과 이런 것들을 자꾸 자극하면서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대신 주장하게끔 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이 문제는 분명히 밝혀야 되지 않을까.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최동호 평론가께서 나오셨으니까 궁금한 것 좀 여쭤보고 싶은데요. 도대체 뭐가 문제였습니까? 빙상연맹 이런저런 얘기 다 나오고 하지만 도대체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고요. 맨 처음에 나왔던 얘기는 노선영 선수만 한체대가 아니고 한체대, 비한체대 출신 간의 알력이라고 했는데 보니까 노선영 선수도 한체대 출신이더라고요.
□ 최동호
노선영 선수도 한체대죠. 한체대인데,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뭐가 문제였나요?
□ 최동호
빙상선수로서 한체대에 와서 그 이후에 실업팀까지 제대로 된 메달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특정 인물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한체대와 빙상연맹, 단국대거든요. 특정 대학교라기보다도 한 번 더 들어가서 보게 되면 특정 인물 라인에 서느냐 안 서느냐입니다. 그 인물은 아직까지 실명을 제가 거론하기는 힘들고요.
□ 백운기 / 진행
전 모?
□ 정용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죠. 전모를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 최동호
얼마나 대단하느냐 하면 이와 유사한 일이 소치 동계올림픽에도 똑같이 벌어졌거든요. 그때는 안현수 선수의 귀화 문제 때문에 벌어져서 올림픽 도중에 귀국했습니다. 대통령의 한마디로 빙상연맹에서 완전히 내몰리다시피 해서 제외가 됐거든요. 불과 2, 3년 사이에 복귀를 한 겁니다. 복귀해서 다시 실권을 잡고 있어요.
□ 백운기 / 진행
그런 문제가 있었군요.
□ 최동호
얼마나 뿌리 깊은가를 알 수가 있는 대목이죠.
□ 백운기 / 진행
네. 정용철 교수님께서는요?
□ 정용철
그 안에 저는 이 김보름 사태는 조금 우리가 냉철하게 봐야 되겠다. 왕따 논란 있고 이런 것 다 이해되는데요. 이 선수에게 우리가 과도한 비난이 몰렸고 그리고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 따고 고개 숙이고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모습 보면서 우리가 이 선수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비난과 과도하게 좀 반응을 했다는 부분이 하나 있고요. 그다음에 이것의 제일 밑바닥에는 뭐가 있느냐 하면 아까 전 모 부회장 얘기도 했지만 되는 놈만 민다고 하는 이런 기본 멘탈리티가 있어요. 그래서 전 부회장이 어떤 얘기를 하느냐 하면 내가 메달 만들어주는데 너희가 어떻게. 그래서 그 과정에서, 물론 우리 이승훈 훌륭하고 이상화 훌륭하지만, 심석희 훌륭하고, 이런 메달권에 있는 선수들과 또 이 선수를 메달권에 놓기 위해서 희생되는 수많은 선수들이 있어요. 저는 매스스타트 보면서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에 박수를 치면서도 거기에서 앞에서 끌어줬던 장재원 선수의 힘겨운 역주를 또 마음 아파하고. 또 이런 부분들이 해결이 안 되는 한, 그리고 또 메달 따면 우리 다 흥분하면서 좋아하시고 이런 멘탈리티가 통용되는 한 우리는 언제까지나 이런 부당한 사태. 그냥 파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다 어떤 지독한, 되는 놈만 된다고 하는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어요.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정용철 교수님께서도 빙상연맹의 파벌싸움에서 비롯된 이 문제를 가장 아쉬웠던 문제로 꼽으십니까? 하나 더 꼽으신다면.
□ 정용철
이렇게 훅 들어오시네요.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조금 있다가 발언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이택광 교수님께서는 어떤 점 가장 아쉽게 생각하십니까?
□ 이택광
저도 김보름 선수 관련된 지금 논의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건 어떻게 보면 빙상연맹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가지고 있었던 국가 주도의 스포츠, 이 업계라고 불러야 할까요? 이것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지금 티핑포인트 나온 거예요. 왜냐하면 동계올림픽이 역설적으로 많은 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비인기종목들이 조명되면서 기존에 덮여 있던 비리들이랄까 이런 것들이 지금 드러나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반드시 이것은 한번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 백운기 / 진행
이것도 적폐죠.
□ 이택광
그렇죠. 적폐라고 부를 수 있고요. 그런데 우리는 금방 최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왜 이 적폐가 생겼는지도 생각을 해봐야 돼요. 그러니까 적폐만 제거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왜냐하면 놔두면 또 적폐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결국 그게 금메달 경쟁에서 온 거죠. 결국 이 사람 줄에 서게 되면 내가 금메달 딸 수 있다는 것이고 또 금메달 따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환호해 왔던 측면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이 빙상 종목에서 굉장히 금메달이 많이 나오잖아요. 이걸 가지고 과거에 영국의 한 방송국이 취재를 해서 보도한 적이 있죠. 어떻게 한국이 쇼트트랙에서 이렇게 많은 금메달을 따는가. 사실 거기에 보도된 것은 굉장히 반인권적인 모습으로 보도가 됩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의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 따는 모습들이 외국인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특히 선진국의 관점에서 본다면 굉장히 비인권적입니다.
□ 백운기 / 진행
금메달 만들기인 거죠.
□ 이택광
그렇죠. 10대 때부터, 마치 중국인 올림픽 준비하는 과정들을 보여주는 것과 동일한 시선을 쇼트트랙 선수들에게 보였단 말입니다. 이런 것들을 반성해야 되는 거죠. 반성해야 되고 말 그대로 올림픽이 올림픽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을 때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요. 결국 그렇지 않을 때에는, 지금 현재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까? 결국 그렇게 했기 때문에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지 않았느냐, 그게 뭐가 잘못됐느냐 하는 이야기도 한단 말이에요, 지금. 그러니까 이런 문제들이 선수들의 탓으로 가서는 안 되고 제가 생각할 때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짚고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되는 거겠죠.
□ 백운기 / 진행
빙상연맹 문제, 주로 좀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이제 이택광 교수님이 좀 확장해서 금메달 경쟁만 추구하는 국가 주도 스포츠의 문제점 지적해 주셨습니다. 이대택 교수님께서는 어떤 점 아쉽게 생각하십니까?
□ 이대택
저는 시종일관 딱 하나입니다. 가리왕산. 여기서 선수 문제 또는 내용 문제, 빙상연맹 문제 말씀하셨지만요. 저는 그러한 문제보다는, 물론 그것도 분명 문제고요. 저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올림픽이라는 것을 과연 우리가 어떻게 수용하고 이것을 사회적인 선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느냐의 문제인데 사실 우리가 올림픽을 즐기고 있는 동안 즐기고 있는 그 배경, 특히 가리왕산이 우리나라가 지금 현재 올림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단지 5일, 8일 정도의 시합을 위해서 그 유전적 자원들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보고를 그렇게 깔아뭉개는 그것이 가장 아쉽고 그리고 그것은 분명히 우리 사회가 다시는 반복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와 연결돼서 사후활용도 거의 불가능한 그러한 시설들을 일정 지역에 밀집적으로 만들어놓은 것, 이것은 분명히 저는 문제점이라고 생각하고 아쉽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가리왕산이 참 독특한 생물종들이 많이 서식하는 원시림인데 대회 전에 가리왕산 생태계 복원을 약속을 했죠?
□ 이대택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복원계획도 제출한 것 같지만 그게 다시 반환된 것 같습니다. 복원의 방식이나 내용이 전혀 복원의 의미가 아니라고 반환된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가 과제를 많이 생각해보고 싶은데 오늘 재미있게 토론하다 보니까 시간이 빨리 지나갔습니다. 이제 마무리 발언을 좀 들어봐야 될 텐데요. 원래는 비인기종목에 대한 지원도 저희가 짚어보고 싶었고요. 또 경기장 사후활용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보고 싶고 그랬는데요. 앞으로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가 좀 신경을 써야 될 부분이 있다면, 그리고 좀 달라져야 될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들을 꼽으시겠습니까? 앞에서 쭉 말씀을 해 주셨기 때문에 대체로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대택 교수님, 가리왕산 말고 다른 것 얘기하고 싶은 것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한 40초씩 드리겠습니다.
□ 이대택
네, 40초 보고 가야겠네요. 올림픽은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올림픽, IOC도 진화하고요. 분명히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 올림픽에 참여하거나 또는 우리가 개최할 기회가 생긴다면, 분명히 또 기회가 올 겁니다. 이런 방식은 아니고요. 아마도 몇몇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하는, 선택된 도시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지금처럼 모든 전 세계 돌아다니면서가 아니고요. 중복개최가 한 20년 정도 텀으로 이런 기간으로 돌아가겠죠. 우리나라도 굉장히 좋은 조건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우리가 이만큼의 재정적인 투자 그리고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면서 그것을 수용하겠느냐. 그리고 만약에 한다면 어떻게 그것을 수용하겠느냐 하는 사회적 공감대 그리고 정보의 공개 이것들이 사전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앞으로 올림픽 개최하는 데도 이런 문제들은 똑같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그것을 저는 가장 경계하고 싶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고맙습니다. 이택광 교수님.
□ 이택광
역시 저도 비슷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결국 경기시설 활용 문제나 또는 환경 문제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올림픽을 준비해오면서 투명하지 않은 운영이라든가 또는 국민들과 함께 정보를 나누지 않은 권위주의적인 방식들, 거기에서 사실 올림픽이 출발했기 때문에 그것이 지속되고 있는 잔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그런 면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보여줄 수 있다는 모습이 보여요. 그 뒤에 사후관리를 잘 하고 또 그와 관련한 환경복원문제를 말끔히 처리했을 때 올림픽의 하나의 모범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문제들은 역시 올림픽들이 대중화되면서 논의해야 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고 보거든요. 이것이 과연 생활체육 확대로 갈 수 있는지 국민생활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이런 부분들도 논의를 해야 되겠죠. 그러한 하나의 계기로 삼아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감사합니다. 정용철 교수님.
□ 정용철
제가 아까 훅 들어와서 대답 못한 것 하나 하고요. 아쉬웠던 것 프라이드하우스. 성소수자를 위한 공간이었는데 지난번 소치 때 푸틴이 없애버렸던 공간이었는데 이번에 부활을 하지 못했어요. 그 부분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고요. 그리고 제안하는 건 제가 지금 12번까지 있는 것 중에서 지금 5번까지밖에 못 와서 마지막에 있는 12번을 꼭 하고 싶었는데요. 아직 올림픽이 안 끝났습니다. 패럴림픽이 남았고요. 3월 9일부터 시작되는 것에 대해서 온 국민이 다시 한 번, 저는 개인적으로 진짜 올림픽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패럴림픽에도 많은 관심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패럼림픽에 우리 국민들 어떤 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져야 될까요?
□ 정용철
저는 장애를 극복해서 너무 대단하다, 어떤 감동의 그런 메시지보다는요. 한 사람의 인간이 자기가 처한 현실에서 그 한계를 딛고 계속 노력하는 과정들을 거대한 인류애의 한 부분으로서 우리가 이해하고 그들과 공감하면서 스포츠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들을 이들이 지금 말하고 있다. 다른 올림픽과 달리 자본이나 이런 것과는 좀 멀리 떨어진 좋은 부분의 가치를 유지하는 패럴림픽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감사합니다. 패럴림픽 짚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3월 9일 개막하죠. 네, 최동호 평론가님.
□ 최동호
우리 정용철 교수는 참 마음이 따뜻하네요.
□ 백운기 / 진행
그러신 것 같습니다.
□ 최동호
언어에서도 다 드러나고 있고요. 다 똑같은 비슷한 얘기인 것 같은데,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평창 동계올림픽 굉장히 어려웠죠. 망할 거라는 얘기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굉장히 난감하게 느꼈던 것 중의 하나가 ‘국민 여러분 관심 가져주십시오’라고 얘기가 뒤늦게 나왔었거든요. 우리가 이렇게 준비했고 만들었으니까 사실은 관심을 가져야 된다는 그런 의무감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전에 유치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나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전혀 없이 과거 권위주의 시대처럼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유치를 한다고 했기 때문에 문제였다고 보는데 이런 점들이 좀 고쳐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메가스포츠이벤트부터는 지역사회와 시민사회와 충분한 소통을 거쳐서 사후활용까지 미리 만들어놓고 시작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오늘 네 분의 제언까지 잘 들었습니다. KBS <공감토론> 오늘은 평창 동계올림픽 성과와 의미를 진단해보면서 과제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오늘 토론 격조 있게 이끌어주신 네 분께 감사드립니다. 국민대학교 이대택 교수님,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님, 서강대 교육대학원 정용철 교수님,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님 네 분 수고하셨습니다.
□ 패널
고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고맙습니다. 그리고 전화와 인터넷,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택광 교수 :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정용철 교수 : 서강대 교육대학원
최동호 평론가 : 스포츠평론가
□ 백운기 / 진행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KBS <공감토론> 백운기입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꼭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한창 열기가 오를 만한 때 끝나서 좀 아쉽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모든 일정이 마치 잘 짜여진 극본처럼 진행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따기도 했고 또 흥행에도 성공해서 우려했던 적자올림픽도 면했다고 합니다. 오늘 <공감토론>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새기면서 이번 올림픽의 성과와 함께 과제도 차분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이슈다운 이슈! 토론다운 토론! KBS <공감토론> 시작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오늘 함께하실 패널 분들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국민대학교 스포츠건강재활학과 이대택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 이대택
안녕하십니까?
□ 백운기 / 진행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계신데 학교에 있는 연구소입니까?
□ 이대택
이것은 외부에 있는 연구소입니다.
□ 백운기 / 진행
아, 개인적으로 하시는?
□ 이대택
네.
□ 백운기 / 진행
교수님은 또 체육인이십니까?
□ 이대택
네, 체육인이죠. 어릴 때는 수영을 했고요.
□ 백운기 / 진행
제가 듣기로는 철인3종경기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 이대택
일단 취미로 하고요. 일단 끝내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철인3종경기를 취미로. 부럽습니다.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이택광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 이택광
네, 반갑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 계셨죠?
□ 이택광
네, 잘 지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정용철 교수 함께하십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정용철
안녕하세요. 네, 반갑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리고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동호
네,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평창에 다녀오셨죠?
□ 최동호
아닙니다. 저는 서울에서 방송하느라고 여기저기 좀 왔다 갔다 하고 그랬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래도 한 번 다녀오셔야죠.
□ 최동호
소식들은 취재기자들한테 많이 들었고요. 방송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다 보니까,
□ 백운기 / 진행
가실 시간이 없었군요.
□ 최동호
네, 제가 본업이 그렇다 보니까.
□ 백운기 / 진행
평창에 다녀오신 분 계신가요? 우리 이대택 교수님께서?
□ 이대택
네.
□ 백운기 / 진행
며칠이나 계셨어요?
□ 이대택
오래 있지는 않았고요. 여자 아이스하키 첫 번째 경기를 봤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제가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온 선수단 스태프 중에 아는 친구가 있어서 오래된 친구라 그 친구 만나러 갔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셨군요. 네 분은 서로 다 잘 아시는 사이시죠?
□ 최동호
네, 이택광 교수님은 제가 평소에 존경해 마지않는, 방송과 글로써 알던 분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만나서 반갑고요. 이대택 교수하고 정용철 교수는 체육계에 계시는 분들이니까 평소에 제가 좀 질책도 하고 조언도 하고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그런데 약간 비웃는 웃음 같아요. 네 분 함께 인사 나누시고 시작하겠습니다.
□ 패널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먼저 오늘 이제 올림픽이 끝났으니까요. 이번 올림픽 보면서 어떤 점이 나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 있으면 한번 돌아보면서 시작을 했으면 좋겠는데, 이대택 교수님은 직접 아이스하키 보기도 하셨는데 어떤 점이 제일 기억에 남으셨나요?
□ 이대택
제가 사실 간만에 경기장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그렇게 여러 종목을 보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경기장이 사실은 저한테 굉장히 인상 깊었고요. 그리고 뭐랄까,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 감동이 저한테는 굉장히 깊게 인상에 남았고요. 개회식 볼 때 드론, 그게 저한테는 조금 인상 깊었던 부분이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게 아주 볼만했다고들 얘기들을 많이 하시던데. 아이스하키 단일팀 얘기를 오늘 좀 하려고 하는데요.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하기 전에 이대택 교수님 생각과 단일팀 구성한 뒤에 이렇게 싸우는 모습 보면서 좀 생각이 달라지신 부분이 있나요?
□ 이대택
저는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에 단일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팀을 만들 수 있느냐부터 왜 선수들하고 미리 얘기하지 않느냐 얘기했는데요. 그 2개에 대해서는 저도 분명히 동의를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올림픽이라는 특성이 가지고 있는 단일팀 구성의 어떤 동력을 저는 분명히 믿었고요. 그리고 이것이 끝날 때쯤 분명히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제가 원하는 대로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거기에 맞춰져서 나오지 않았나. 그래서 저는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효과가 생각보다 좋아지지 않았나.
□ 백운기 / 진행
앞부분에 네 분 말씀 듣고 저희가 이번에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신소정 선수 전화연결해서 잠깐 얘기를 나눠볼 텐데요. 이대택 교수님께서 아이스하키 잘 보셨다고 하니까 더 좋습니다. 이택광 교수님 어떤 것 꼽으시겠어요?
□ 이택광
저는 30년 만에 개최된 올림픽이라서 그랬는지 상당히 많은 분들이 올림픽을 즐기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과거 같으면 올림픽이라고 하면 뭔가 국가행사 같은 느낌을 줬다면 이번에는 대중적으로 굉장히 올림픽 자체에 친근감을 갖게 된 그런 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과거와 확 달라진 모습이죠. 과거에는 사실 제 자신만 하더라도 별로 올림픽이나 이런 데에, 특히 동계올림픽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특히 컬링 선수라든가. 저는 컬링이 굉장히 이렇게 인기를 끌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 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체적인 의미에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지 않습니까? 상당히 많은 분들이 비관적으로 전망을 하고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말하면 국민 여러분들이 사실은 이 올림픽을 엔터테인먼트로 즐겨줌으로 인해서 스포츠가 하나의 문화가 된 그런 대사건이 됐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중에 컬링이 바로 중심을 차지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많은 스포츠 종목 중에서도. 그래서 과거 같으면 쇼트트랙이라든가 주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한국의 인기종목 중심으로 관람객들이 몰렸을 것 같은데 올해는 전혀 그렇지 않고 비인기종목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선수들의 개성들이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게 되고 올림픽 전체가 하나의 대중문화로서 소비되는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개인적으로 어떤 게 가장 인상 깊었는지 여쭤봤는데 총평까지 해 주셨습니다.
□ 이택광
저는 일단 컬링팀을 중심으로 한 그게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 백운기 / 진행
이번에 보니까 컬링 규정을 아는 분들이 꽤 많아졌어요. 이렇게 보면서 아, 그러는데. 최동호 평론가님, 컬링을 보고 어떤 분이 “저거 얼음판 알까기구먼.”
□ 최동호
그런 말씀을 쉽게 많이 하셨죠. 빗대어서 얘기를 해야 되니까. 그런데 컬링 선수들은 그 얘기를 조금,
□ 백운기 / 진행
싫어합니까?
□ 최동호
싫어하고. 재미있는 게 예를 들면 컬링 선수들 마늘소녀, 갈릭걸스라고 해서 해외에서 많이 소개되는데 좀 더 예쁜 별명 좀 지어달라고 얘기도 있었고요.
□ 백운기 / 진행
하나 지어주시죠.
□ 최동호
한번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이상호 선수 있거든요. 스노보드. 배추보이잖아요. 그런데 이상호 선수는 이름이 참 좋다고 얘기를 했어요.
□ 백운기 / 진행
좋다고 하던데요.
□ 최동호
이 배추보이가 상징하는 바가 내가 어떻게 이 스노보드에 입문하고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서 성과를 내왔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백운기 / 진행
또 본인도 배추 들고 나왔잖아요.
□ 최동호
네, 그랬죠.
□ 백운기 / 진행
최동호 평론가께서는 어떤 걸 꼽으시겠습니까?
□ 최동호
경기적으로 보면 선생님들이 많이 말씀해 주실 테니까,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개․폐회식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렇고 이제는 우리가 좀 자신감을 갖자. 올림픽 개․폐회식이 개최국의 문화적인 저력을 보여주는 한 편의 공연인데 내용적으로도 그렇고 적은 예산을 가지고 호평을 끌어낸다는 것은 결국에는 아이디어거든요. 아이디어고 기술이라고 봅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 개․폐회식에서 보여준 우리는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는다는 것이 바로 저력이 있어야 되는 건데 이게 꼭 우리 국력이나 우리 기술력이 찬사를 받자는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우리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저는 스스로 느꼈고요. 또 하나는 놀랍게도 제가 보기에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부터 우리가 좀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올림픽을 관전하신 국민들이 나오기 시작한 얘기가 ‘은메달 따도 괜찮아, 동메달 따도 괜찮아’였거든요. 이런 기조의 변화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고 봤는데 이번에도 역시 메달 못 딴 선수도 괜찮다고 격려를 해 주고. 그런데 선수들도 과거에는 은메달, 동메달 따도 눈물 흘리는 선수들이 많이 있었잖습니까?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다 똑같이 즐거워하고 이만큼 발전했구나 믿게 되었죠.
□ 백운기 / 진행
그래요. 저도 정말 그거 느꼈는데. 폐막식 얘기하셨는데요. 저도 이번에 폐막식 참 재밌게 봤거든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준비도 잘 됐고 볼 만하다 싶었는데 제가 그중에서 조금 감명 깊었다고 할까요? 참 고개를 끄덕일 만한 부분이, 어느 나라인지 제가 기억이 안 나는데 외국의 유명한 DJ 나왔잖습니까?
□ 최동호
네덜란드가 전자음악이 발달해서 거기서 DJ 한 명을 초빙을 했죠.
□ 백운기 / 진행
네, 꼭 우리나라 사람으로만 꾸리지 않고 그렇게 세계에서 제일 잘한다는 DJ까지 불러서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더 뿌듯하더라고요.
□ 최동호
그게 오히려 유연한 자신감이라고 저는 봤거든요.
□ 백운기 / 진행
네, 그런 점이 참 좋았습니다. 컬링, 아이스하키, 개막식, 폐막식 참 좋았다. 이렇게 세 분 얘기해 주셨는데 정용철 교수님은 어떤 걸 제일 좋았다고 보십니까?
□ 정용철
저는 경기적인 측면에서 지금 많이들 얘기하셔서 그 외의 부분 좀 얘기하고 싶은데요. 저는 두 가지를 꼽으라면 하나는 자봉의 저력.
□ 백운기 / 진행
자원봉사자.
□ 정용철
네, 자원봉사자의 저력, 그다음에 또 한 가지는 갑질에 대한 응징 그런 두 가지가 있을 텐데 아마 아까 이택광 교수님 얘기하셨던 우리가 국가주의에서 벗어나서 좀 더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이런 수준이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굉장히 안 보이는 곳에서, 예전에 자원봉사라고 하면 소모되고 굉장히 힘든 일을 하는 3D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자원봉사 하면서도 어려운 일이지만 즐기면서 또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갖는 이런 모습들이 굉장히 수준 높은 스포츠 행사를 꾸리는 저력이 됐다고 생각하고요.
□ 백운기 / 진행
사실 자원봉사자도 저희가 평창 동계올림픽 시작하기 전에 한번 문제를 짚어보는 부분에 있어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불평도 많이 나오고 따뜻한 물도 안 나온다고 돌아가는 분도 계시고 그랬잖아요.
□ 정용철
네, 그런데 그게 개최 초기에 좀 그런 게 있다가 그게 싹 들어가고. 그리고 아까 어느 경기 봤냐고 물어보셨을 때 저도 여자 아이스하키 봤고요. 컬링 경기 한일전 보고 그다음에 프리스타일 모굴스키 보러 갔었는데 그때마다 만났던 자원봉사자들이, 예전에는 굉장히 찌든 모습으로 피곤해 했던 그런 거였는데 이번에는 뭔가를 구한다는 느낌이 있다 싶으면 달려와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풀어주려 했던 이런 자세들이, 저는 그건 교육에서 왔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전반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한 단계 올라갔다는 부분에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요.
□ 백운기 / 진행
자랑스럽네요.
□ 정용철
아까 두 번째 갑질의 응징은 우리 국민들이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갑질에 대해서 조용히 있지 않고 굉장히 폭발을 했다는 부분들에서 여러 가지 논란, 이따가도 말씀을 드리겠지만 어떤 갑질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다들 달려들어서 이건 잘못됐다, 이거 네가 왜 이러느냐, 이런 식으로 국민들 전체가 굉장히 공정성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스스로 체크를 하면서 나가는 부분이 이번 올림픽에서 저한테는 굉장히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네 분께서 말씀해 주신 것만 가지고도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우리가 어떤 것을 남겼는지 또 어떤 것을 생각해봐야 할지 다 나온 것 같습니다. 오늘 한번 차분하게 짚어볼 것 짚어보면서 토론해보도록 하죠. 동계올림픽 결산하는 자리인데요. 결산하기 전에 잠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던 신소정 선수 전화연결이 되어 있는데요. 한번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패널들께서는 그 앞에 있는 헤드셋을 머리에 써주시면 같이 들을 수 있습니다. 신소정 선수 연결해볼게요. 안녕하세요?
□ 신소정
안녕하세요.
□ 백운기 / 진행
목이 쉬셨네.
□ 신소정
제가 몸살이 걸려서요.
□ 백운기 / 진행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신소정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제 회복이 좀 되어야죠? 뭘 좀 많이 드셔야 될 텐데.
□ 신소정
지금 집밥 먹고 힘내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집밥이 최고죠?
□ 신소정
네.
□ 백운기 / 진행
이번 올림픽, 우리 앞에 교수님들 다 여자 아이스하키 가장 인상 깊었다고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 신소정 선수 전화 연결됐다고 그러신 건 아니에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신소정 선수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하면서 참 많은 관심이 쏠렸잖아요. 지나간 과정 다 소중하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어떤 순간을 꼽으시겠어요?
□ 신소정
아무래도 올림픽 때 저는 매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순간순간이 기억도 남았고 과정들이 조금 많이 힘들었지만 또 경기하면서 거기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고 또 보람도 찼던 것 같아서 매 경기가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보니까 골키퍼는 보통 힘든 게 아니더군요. 그 퍽 같은 게 이렇게 날아올 때요. 온몸에 물론 다 보호구를 착용을 하지만 한 번씩 그게 맞으면 느낌이 어때요?
□ 신소정
저는 한 20년 가까이 이걸 맞다 보니까 익숙해져서 잘 모르는데 아무래도 정말 강슛을 막으면 안에 프로텍터가 있어도 이게 좀 아프죠.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시속 몇 킬로나 될까요, 날아오는 게?
□ 신소정
여자 같은 경우는 시속 140km 된다고 알고 있는데 선수마다 또 다르고 해서.
□ 백운기 / 진행
140km로 날아오는 퍽을 막아가면서 정말 애 많이 쓰셨는데 다시 한 번 정말 박수를 보내드리고요.
□ 신소정
너무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남북 단일팀 얘기에 좀 초점을 맞춰서 몇 가지 여쭤볼게요. 처음에 단일팀 만들려고 할 때 우리 쪽의 선수들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 신소정
사실 아무래도 저희가 그때 미국 전지훈련 도착하고 나서 바로 공항에서 들었어서 사실 많이 당혹스러웠던 게 사실이었어요. 그리고 저희가 작년 여름 정도쯤에 이런 얘기가 나왔었는데 이야기가 없어졌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올림픽이 거의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설마 이게 이루어지겠어? 라는 그런 생각도 있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물론 그때만 해도 남북 관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러면 이제 단일팀이 구성이 되면서 사실 총리 발언 때문에 좀 속상해하는 선수들도 많이 있었죠?
□ 신소정
아무래도 저희가 그때 조금 혼란스러웠던 시기여서요. 그런 얘기를 초반에 들었던 상태라 사실 상처를 받기는 했죠.
□ 백운기 / 진행
네, 원래 예상했던 성적은 몇 위였어요?
□ 신소정
사실 어떻게 보면 객관적인 차이가 좀 많이 나는 팀들과 붙었기 때문에 저희가 최대한 1승을 하려고 노력해야 했던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저희는 매 경기 1승이라도 하려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어떻게 거꾸로 생각해 보면요. 그래도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서 여자 아이스하키 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앞으로 아이스하키 발전이나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또 도움 되는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나요?
□ 신소정
네, 우선은 어떻게 보면 단일팀 때문에 여자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높아졌고 또 많은 국민 분들이 관심과 사랑으로 응원을 많이 해 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여자 아이스하키라는 종목 자체를 한국에 알릴 수 있어서 기뻤고, 또 저희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드리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러셨으면 좋겠어서 열심히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신소정 선수는 혹시 취미가 뭡니까?
□ 신소정
저 영화 보고요. 다른 스포츠 하는 것도 좋아해요.
□ 백운기 / 진행
독서 많이 하시죠?
□ 신소정
저 책은 잘 안 좋아해요, 사실.
□ 백운기 / 진행
나 오늘 지금 인터뷰 하면서 깜짝 놀란 게 운동선수 중에 이렇게 말 잘하는 선수 처음 봐요, 최동호 평론가님.
□ 신소정
정말요? 감사합니다.
□ 최동호
목소리도 좋은데요.
□ 신소정
목이 다 나가서.
□ 백운기 / 진행
아주 말씀을 잘해 주시니까 제가 힘이 나는데요.
□ 신소정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북한 선수들하고 합동훈련은 얼마나 하셨어요?
□ 신소정
저희가 아마 20일쯤에 그 친구들이 합류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훈련은 한 2주 하고 2, 3주도 안 돼서 올림픽에 나갔던 것 같고요. 올림픽까지 다 합하면 제가 알기로는 한 달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랬군요. 혹시 서로 사용하는 용어 같은 거 다른 거 없나요?
□ 신소정
다 달랐어요. 왜냐하면 하키라는 종목 자체가 해외에서 들어왔고 저희 같은 경우는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어서요. 거의 다 영어로 사용했는데 그 친구들 같은 경우는 뭐라고 할까, 순수언어를 사용한다고 해야 될까요? 그렇게 사용해서 사실 처음에 소통하는 데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대표적으로 차이 나는 게 어떤 거였습니까?
□ 신소정
슛 쏘기 같은 경우에는 쳐 넣기라고 하거든요. 또 제가 아무래도 골리다 보니까, 골리는 문지기라고도 하고 또 골대를 문대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많이 신기했었어요.
□ 백운기 / 진행
신기하기도 한데 서로 언어가 좀 다르면 작전 구상하고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 않나요?
□ 신소정
네, 그건 사실 저희가 소통에 많이 애를 먹었던 것 같아요. 저희 스태프 분들이나 통역해 주는 도와주시는 친구나 스태프 분들이 이렇게 단어집같이 만들어서요. 초반에 최대한 외우고 또 이해하려고 서로 노력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오히려 머리 감독이 덜 헷갈렸겠네요. 그쪽은 영어로 한마디만 얘기하면 양쪽은 다 똑같이 알아들으니까.
□ 신소정
저희 선수들 중에서도 영어를 못 하는 선수가 있어서 한국말로도 설명하고 또 북한말로도 얘기를 해서 조금 소통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네, 서로 시합하면서 우리가 어떤 것을 보여주자, 이렇게 약속한 부분이 혹시 있습니까?
□ 신소정
사실 약속이라기보다 저희 모두 관심과 집중이 저희에게 쏠린 걸 알고 있었고 또 국민 여러분께 실망시키지 말자는 생각이 많았었어요. 주어진 상황이 사실 어렵고 힘들었는데 저희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자고 얘기를 많이 했고 그래서 저희는 할 수 있는 환경 안에서 훈련이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우리가 첫 골 넣었을 때 그 감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데요. 첫 골 넣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 신소정
뭐라 그럴까, 좋기도 하고 뭔가 좀 찡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앞선 두 경기에서 골도 없었고 스코어도 많이 차이가 났던 상황이라 골이 간절하게 필요했던 시점이었고 또 그 경기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전환됐던 것 같아서 좋았던 골이었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함께 시합하고 나서 헤어질 때 보니까 북한 선수들, 또 우리 선수들 눈물을 많이 흘리시던데 특히 그 북한에서 가장 많이 울던 선수 이름이 송희인가?
□ 신소정
네, 송희 선수요.
□ 백운기 / 진행
송희 선수요. 왜 그렇게 많이 울었대요?
□ 신소정
그 친구가 좀 많이, 그 친구 말고도 많이 다 운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친구가 정도 많았던 것 같고. 또 저희가 아무래도 이게 스포츠의 힘인 것 같은 게 이렇게 팀으로 같이 훈련도 하고 매일매일 보고 훈련하고 대화도 많이 하다 보니까 또 쉽게 정들고 친해졌던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운동하는 분들이 더 빨리 친해지나요?
□ 신소정
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무래도 몸을 부대끼니까요. 그런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한 가지만 더 물어볼게요. 북한 선수들하고 우리 선수들하고 같이 생활하시면서 느꼈을 때 가장 다른 점 꼽는다면 어떤 점이었던 것 같습니까?
□ 신소정
사실 그 친구들도 20대 초반의 여학생들이었고 크게 다른 점은 못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좀 뭐라고 해야 될까요? 좀 놀라웠던 건 언어적으로 생각보다 단어가 많이 달라서 일상대화 할 때도 이해 못 한 부분이 되게 많았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는 조금 놀라웠었어요.
□ 백운기 / 진행
앞으로 또 단일팀 구성한다고 하면 찬성하시겠습니까?
□ 신소정
좀 굉장히 어려운 질문 같은데. 사실 잘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저희는 이번 올림픽은 주어진 상황이 저희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저희 선수들 스스로도 최선을 다했었고 앞으로 그것은 이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고. 또 선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최대한 많이 준비하고 또 그 대회를 나가서 최선의 결과를 내고 싶기 때문에 이번같이 급속도로, 너무 단일팀이 준비시간이 적었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아쉽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알겠습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잘 아시죠?
□ 신소정
네.
□ 백운기 / 진행
오늘 나와 계신데 한 가지 좀 질문하신다고 하니까.
□ 최동호
먼저 팬심을 밝히겠습니다. 목소리가 너무 밝아서 굉장히 듣는데도 기분이 좋았거든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최동호
백운기 앵커가 먼저 북한 선수들과 관계된 얘기를 말씀을 많이 하셔서 저는 새라 머리 감독과 관련해서 짧게 질문 하나만 드릴게요. 셔리 머리 감독도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를 갖고 계신 분으로 제가 인상을 받았거든요. 혹시 올림픽 이후에 다시 한국 선수들 만나거나 한국에서 선수들 지도할 이런 얘기는 나눈 적 없나요?
□ 신소정
그냥 저희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었거든요. 그 당시에 2년 계약에 대해서 언급 받았다고 이야기는 들었고, 구체적으로 저희도 알려진 건 없어요. 들은 것도 없고요.
□ 최동호
다시 인연이 이어질 수도 있겠네요? 어쩌면?
□ 신소정
아마 협회에서 알아서 하시지 않을까.
□ 백운기 / 진행
오늘 몸도 아직 회복이 덜 되신 것 같은데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끝으로 우리 국민들께, 그리고 또 이제 앞으로 아이스하키를 많이 사랑해줄 우리 팬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 신소정
우선은 올림픽 기간 동안 정말 너무 많은 관심과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올림픽 기간 동안 응원해 주셔서 힘내서 할 수 있었거든요. 최선을 다할 수 있었고. 그래서 너무 행복했던 20일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앞으로 국민들한테 보답할 수 있는 길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앞으로 더 좋은 성적, 또 좋은 소식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감사합니다. 빨리 건강 회복하시고요.
□ 신소정
네, 감사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있어서 우리 국민들도 행복한 2주간이었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골키퍼를 맡은 신소정 선수와 함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눠봤는데 이대택 교수님, 참 말 잘하죠?
□ 이대택
굉장히 잘하던데요. 저도 그냥 계속 빠져들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제 우리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까요. 이번에도 아까 어떤 교수님께서 우리 관중들도 이제 많이 달라졌다, 또 문화도 달라졌다고 했는데. 우리가 항상 운동을 즐겨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정말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꽤 많았던 것 같아요.
□ 이대택
예전보다 많이 변한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까 최동호 평론가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항상 시상대에 올라가도 굳은 얼굴, 그리고 옆의 선수들하고 악수를 하더라도 경직돼 있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본인들의 몸동작도 하고 특정한 일종의 세리머니라고 하나요? 그런 것들도 하기도 하고. 본인이 원하는 성적 내지는 기록을 성취하면 그것으로써 충분히 만족하는. 사실 이기지 못하는데 이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 데서 자기의 목표를 성취하는 것으로써 만족하는 모습들이 이번에 참 좋게 보였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정용철 교수님, 저는 이승훈 선수가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 땄을 때 그 아주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네덜란드 선수인가요, 노르웨이 선수인가요?
□ 정용철
스벤 크라머라고 네덜란드의.
□ 백운기 / 진행
네덜란드 선수죠. 은메달을 땄는데 와서 이렇게 안아주면서 축하하는 모습, 그리고 이상화 선수가 은메달 땄을 때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고다이라 선수가 와서 안아주는 모습, 그런 모습 보면서 참 보기 좋았거든요. 우리 선수들도 앞으로 그런 모습들 많이 보여주면 좋겠어요.
□ 정용철
네, 지금 말씀하셔서, 이상화 선수 그때 은메달 땄을 때 정말 언론에서 3연패에 대한 중압감이 굉장히 많았잖아요. 은메달 따고 눈물이 터지는 모습에 제가 굉장히 조마조마했어요. 이게 자칫 잘못해서 또다시 은메달을 딴,
□ 백운기 / 진행
은메달이라.
□ 정용철
네, 그런 느낌으로 받아들일까 봐 굉장히 조마조마했는데 그때 고다이라 선수가 안아주면서 포옹하면서, 나이로 좀 위여서 언니한테 안기면서. 그런데 언론에서는 라이벌로 굉장히 적대적으로 표현하다가 선수들은 금메달이건 은메달이건 서로가 겪었던 고통이나 어려움에 대해서 굉장히 서로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안아주는 모습을 봤을 때 이거야말로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인상 깊고 선수들한테, 물론 보는 시청자들한테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 장면들이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이번 올림픽에서 굉장히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택광 교수님, 방금 전에 신소정 선수하고 통화하면서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요. 맨 처음에 남북 단일팀 구성했을 때 약간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런 소리가 확 줄었어요.
□ 이택광
그래서 그때 저는 그 코드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금방 두 선생님들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분명히 올림픽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보는 관중들의 입장들도 바뀌었죠. 뭐가 바뀌었는가가 저는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 당시에 남북 단일팀 문제, 특히 신 선수 같은 경우에도 지금 밝혔지만 불만을 토로했던 부분이 뭐였느냐 하면 공정성의 문제였어요. 다시 말하면 올림픽이라는 것이 하루 이틀 만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4년을 기다려서 출전해야 되는데 그 선수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일정이죠, 본인의 경력에서는. 그런 경력이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출전을 하지 못하는 그런 사태가 발생하거나 또는 기회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그 선수에게 굉장히 큰 피해가 가는 것 아니겠어요? 한국사회가 그 피해에 굉장히 민감해진 사회가 되었다는 거죠. 이것은 제가 볼 때는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가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때 남북 단일팀에 대한 불만들이 통일이라든가 평화라든가 이런 문제에 대한 반대는 아니었다는 거예요. 그게 저는 대단히 중요한 코드라고 봅니다. 그래서 신 선수도 지금 인터뷰에서 아주 정확하게 말을 했다고 보는데, 이게 굉장히 갈등인 거죠. 공동체적 이익과 개인의 이익의 충돌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풀어야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리한테도 닥쳐온 것이죠. 과거 같으면 그냥 국가적 과제, 공동체적 이익이 항상 우선했는데 이제는 개인의 이익도 거기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런 하나의 거울상이 평창올림픽이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이제 한번 결산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선수단 규모도 그동안 역대 올림픽 중에서 가장 컸다고 하고요. 메달 수도 지금까지 동계올림픽에서 땄던 메달보다 더 많았습니다. 금메달 수는 지난번 올림픽보다 하나 줄기는 했습니다만. 그래서 6등이다 7등이다 이런 얘기 나오는데 지금 이택광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에는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더라고요.
□ 이택광
참 달라졌어요.
□ 백운기 / 진행
네, 1등이 누구인지 아세요? 2등이 어디인지 아세요?
□ 이택광
관심이 없어요. 별로 보도도 되는 것 같지도 않고.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금메달 지상주의’ 그 비판은 이제 더 안 들어도 될 정도로 성숙한 느낌이 들었고요. 흥행, 또 평화올림픽 부분 빼놓을 수 없고 개막식, 폐막식까지 이렇게 다 짚어봤는데. 전반적으로 봤을 때 몇 점 정도 주실 수 있는지 한번 여쭤보고 싶은데. 최동호 평론가께서 몇 점 주시겠어요?
□ 최동호
저는 합격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100점 만점에 85점이라고 생각하고 싶거든요. 일단은 대회운영이라는 면에서, 역대 어느 대회나 사소한 문제점은 다 드러납니다. 아무리 완벽을 기한다고 하더라도. 그런데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큰 문제 없이 치러졌고요. 더군다나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봤을 때 깜짝 놀랐던 부분이 하나 있거든요. 우리가 해외취재 나가서 올림픽을 취재할 때 보면 항상 테러나 보안에 대한 위험 때문에 총을 든 경찰이나 군인들이 항상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그런 분위기 속에서 취재하고 경기를 봤던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보니까 깜짝 놀란 거죠. 총을 든 경찰이 한 명도 없는 겁니다. 그리고 군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 외곽에서 경호경비를 했고요. 이런 점은 우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였었죠.
□ 백운기 / 진행
네, 85점 주셨는데 이대택 교수님께서는 몇 점 주시겠어요? 원래 학점이 좀 짜신 편인가?
□ 이대택
요즘은 다 상대평가라. 저는 조금 분리해서 점수를 주고 싶은데요. 전체적으로 먼저 말씀드리기 전에 일단 대회 운영과 그리고 우리나라 스포츠 선수들의 문화, 전체적으로 우리 시민들의 관점, 행동, 대응, 이 정도는 저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운영이나 이런 것들은 100점 만점에 거의 90점 이상. 올림픽 그 자체로도 저는 한 80점, 85점 정도 줄 것 같고요. 그러나 평창이라는 특정한 올림픽의 준비과정을 저는 그렇게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어떤 말씀이신지,
□ 이대택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있었던 많은 문제들이 있거든요. 비교를 하자면 저는 올림픽은 숲이라고 생각하고요.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선수, 경기, 그리고 우리가 느꼈던 모든 것들은 저는 나무라고 일단 생각하고요. 그것이 조금 다르게 보여지는 것 같은데, 경기도 잘했고 선수들도 많이 분위기도 좋아졌고 관중들도 좋아졌고 대회운영도 잘했죠. 사실은 저는 그게 정상 내지는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IOC 같은 경우나 아니면 외국의 언론들도 굉장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높게 평가합니다. 그 이유는 사실 상대적인 비교죠. 소치올림픽이 됐든 아니면 무슨 다른 올림픽이 됐든 그 올림픽들이 너무 좋지 않았거든요. 경제적인 문제, 환경적인 문제, 인권적인 문제, 그리고 심지어는 운영도 그랬습니다. 굉장히 많은 돈을 투입했는데 리우올림픽 같은 경우는 선수들이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소치올림픽 같은 경우는 화장실에 벽도 없고 운영도 굉장히 엉망이었고요. 거기에 비해서 대한민국은 전반적으로 워낙 친절한 문화라 워낙 잘해 주는 겁니다. 그러니 외국 사람들이 시쳇말로 와서 그냥 완전히 넘어지는 거죠. 그래서 굉장히 평가가 좋습니다. 올림픽의 평가는 굉장히 간단합니다. 갔는데 안전하고 편안하고, 쉽게 편안하게 갔다. 그러면 모든 올림픽은 좋습니다. 그러면 그 준비하는 과정에서 옳았느냐 하는 질문이고요. 이따가 또 기회가 되면 말씀을 드리겠지만 우리가 가리왕산 문제 그리고 비용문제, 사후활용 문제, 이 모든 것들은 저는 절대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분리해서 평가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 전반적으로는 저는 생각보다는 많이 좋다, 이렇게 평가를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후반부에 과제를 짚어보면서 한번 생각해보기로 하죠. 정용철 교수님께서는 몇 점 주실지 궁금한데요.
□ 정용철
제가 여기 덫에 걸릴 뻔했는데, 점수를 B+, B- 하려다가 지금 성적지상주의 비판하고 이래놓고 거기 덫에 걸려서 몇 점으로 나온다는 게 걸릴 뻔했는데 저는 패스, 논패스로 해서 그냥 패스 주겠습니다. 패스를 주는데 쉽게 넘어간 건 아니고요.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렵게 어렵게, 그래서 걱정 많이 했지만 그에 비해서 굉장히 선방을 한 올림픽이고 거기에 대한 평가도 해야 되는데 이제 끝났으니까 제대로 결산하고 지금까지 우리가 못 해왔던, 일단 큰 불은 껐으니까 이제부터는 제대로 복기해가면서 그동안 우리가 어떤 점을 잘할 수 있었고 어떤 점을 우리가 놓쳤는지 이런 부분들을 좀 냉정하게 따질 때라는 생각을 합니다. 일단 패스 드립니다.
□ 백운기 / 진행
점수를 물어본 제가 머쓱해졌습니다. 웃자고 하는 건데.
□ 정용철
죄송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택광 교수님께 점수 여쭤봐도 괜찮습니까?
□ 이택광
저는 학교에 있는 사람으로서 평창올림픽이 학생이라고 생각했을 때 큰 기대를 하지 않던 학생이 굉장히 좋은 성적을 올렸을 때 그때 받는 만족도 같은 것을 느꼈어요, 보면서. 하지만 저는 어느 정도 포텐셜이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평창올림픽이 사실 선수들의 페스티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또 관중들이 가서 즐기는 요소들이 있어야 되는 거잖아요. 대부분 지난 동계올림픽 때는 실패한 요소들이 대부분 관중들과 굉장히 유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다음에 최동호 평론가님이 아주 좋은 지적을 하셨는데 보안이라는 문제, 그게 사실 분리시키는 거잖아요. 관중과 분리시키고 위화감을 조성하고 선수들은 선수들끼리 경기를 하고 그건 그냥 중계방송을 타고 또 그 중계방송은 사실은 다 돈과 결탁되어 있는 문제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올림픽과 관중을 유리시키는 역할을 했는데, 평창은 의외로 어떻게 보면 외국인들이 생각했을 때 가장 불안한 지역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이었잖아요. 남북 대치상황에서, 그리고 북이 계속 북핵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서 보니 너무나 평화로운, 본인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던 거죠. 그런 포텐셜이 저는 하나 있었다고 보고. 또 한 가지 뭐냐 하면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이번 평창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바로 한류입니다. 한류라는 것이 여러 가지 논란은 있지만 한국이 단군 이래 이만큼 세계인의 관심을 끈 적이 있었는가 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없었다고 봐요. 방탄소년단이 지금 빌보드차트에 올라가고. 빌보드차트가 제가 중학교 때 들었던 그 빌보드차트인데 그때 제가 팝송을 듣고 있을 때 과연 한국가수가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서 그 차트 1위를 할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을 못 했죠. 아무도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변화들이 왜 일어났는가를 생각해본다면 바로 한국이 가지고 있는 대중문화의 저력이거든요. 그 대중문화라는 건 결국 이번에 올림픽 개․폐막식 때 드러났던, 물론 많은 비판도 있지만 저는 그게 한국인 것 같아요. 그 통속성이 한국인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상당히 좋은 점수를 줄 수도 있겠다. 저 같으면 A를 주겠죠. 이 정도 되는 학생이라고 한다면 비록 시험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저는 A를 줄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이택광 교수님께서는 상당히 미래를 보면서 평가를 하시는 편이군요. 네 분께서 일단 평가해 주신 내용 보면 합격이네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대체로 성공적인 올림픽이었다고 하는 데 네 분께서 일치된 평가를 해 주셨는데 아마 우리 국민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청취자 분들 보내주신 문자 소개해 드리고 토론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휴대전화 뒷자리 9555 쓰시는 분입니다.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김남기 선생님의 정선아리랑, 장사익 선생님의 애국가는 전 세계인에게 우리나라 고유의 멋과 흥을 널리 알렸다고 생각합니다.”
6075 쓰시는 분 “평창 동계올림픽, 스포츠보다 정치적인 이슈가 더 부각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단 참 잘 싸웠다고 생각합니다. 파이팅입니다.”
4790님 “이런저런 말이 많았지만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남북 단일팀 구성이 흥행에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6362 쓰시는 분 “남북 단일팀 구성되는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보여준 태도가 실망스러웠습니다. 단일팀을 너무 정치적 도구로만 이용하려는 것 같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께 많은 박수를 보냅니다.”
7656님 “남북 단일팀 성적 면에서는 서운한 부분이 있지만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창올림픽이 한반도 화합과 통일을 50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KBS <공감토론> 오늘 평창 동계올림픽 결산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전체적으로 성공한 올림픽이었다는 평가를 해 주셨는데 하나하나 짚어보고요. 후반부에는 과제를 좀 생각해 보겠습니다. 최동호 평론가님, 먼저 이번에 선수단 규모도 제법 우려했던 것보다는, 원래는 러시아도 참석하지 않고 그래서 좀 걱정을 했는데. 가장 많은 선수단이었다면서요?
□ 최동호
네, 그렇습니다. 92개국에서 참가해서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을 했거든요. 이 중에서 특별히 언급이 되어야 될 것들은 이전에는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던 국가들, 그러니까 아프리카 지역이나 동남아 지역 국가들, 더군다나 싱가포르도 참가를 했는데 싱가포르에서는 우리나라 쇼트 스타 출신이죠. 전희경 감독이 키운 제자를 데리고 이번에 우리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를 했거든요. 이런 면들은 좀 더 특별하게 기억할 필요도 있다고 보고요. 그런데 우리의 노력도 있지만 IOC 자체도 올림픽 운동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 올림픽 참가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는 저개발 국가나 동계올림픽 같은 경우에는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의 출전을 위해서 도와주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의 노력이 합쳐져서 결실을 얻었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죠.
□ 백운기 / 진행
네, 이대택 교수님, 이번에 참가한 나라 중에 가장 재미를 많이 본 나라라면 통가 아닐까요? 웃통 한 번 벗어서 그 나라 이름이 얼마나 세계에 널리 알려졌습니까?
□ 이대택
저는 스포츠가 그런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림픽 같은 경우는 잘하는 나라 또는 메달 많이 따는 나라 상관없이 새로운 도전들이 허락되는 시합, 그런 경기,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받아주는 구조, 저는 그게 올림픽의 힘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꼭 통가뿐만 아니라 적은 규모의 선수들을 데리고 나온 국가들이 여러모로 저는 조명을 좀 더 받았어야 되지 않느냐, 좀 아쉬움은 사실은 남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께서는 선수단 규모 면에서 봤을 때는 성공했다고 보십니까?
□ 이택광
그렇죠. 굉장히 많이 참석을 했고요.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참여하지 않은 국가도 있지만 역대 올림픽과 겨룰 만큼 상당히 많은 선수단들이 참가를 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그만큼 한국 평창올림픽이 내부적으로는 우리가 중계과정이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미흡한 측면들도 있었지만, 또 남북 단일팀 문제라든가 급조되는 측면은 있었지만, 상당 부분 올림픽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정신, 참가하고 아마추어리즘 또는 훈훈한 동료애를 보여주는 것들, 이런 아마추어적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애적인 그런 측면들이 이번 평창올림픽에 굉장히 많이 부각된 것 같아요. 이것은 정치인들이 요구하는 측면하고는 상당히 다른 그런 부분들이 관객들의 참가로 인해서 이루어졌다, 이렇게 말할 수가 있는 거예요. 자발성이 굉장히 돋보이는 경기였고, 특히 팬덤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비인기종목이라고 부를 수 있는 컬링 같은 곳에서 뜻하지 않는 팬덤들이 만들어지고. 정말 그때 SNS에서 난리가 났어요. 난리가 나고 평소에 스포츠에 관심도 없던 분들이 컬링 선수들 캐릭터를 만들어서 같이 보기도 하고 이런 모습들은 상당히 올림픽이 단순한 국가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왔다, 이런 느낌을 받을 수가 있는 거죠. 그러면서 참가 선수들의 규모라는 측면들도 그런 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다. 많은 다양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메달을 따는 종목도 우리가 굉장히 다양해졌죠. 어떻게 보면 전략적으로 우리가 투자했던 종목에서 메달이 나왔을 것인데 그렇지 않고 이런 측면도 봤을 때 상당히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죠.
□ 백운기 / 진행
메달 부분은 따로 한번 생각을 해보기로 하고요. 정용철 교수님, 올림픽은 그야말로 모든 나라들이 참여하는 온 지구촌의 축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하계올림픽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동계올림픽 하면 아무래도 눈도 많이 내리고 또 얼음이 많은 그런 나라 위주로 펼쳐질 것 같았지만, 보면 이번에 더운 나라 선수들도 많이 나와서 이렇게 하는 모습 보면서 공감대가 좀 더 넓어진 느낌이 있어요.
□ 정용철
지금 각 선생님들께서 긍정적인 얘기를 하셔서 저는 토론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각을 세우면,
□ 백운기 / 진행
감사합니다.
□ 정용철
지금 역대 최대라고 하는 부분들, 매번 최대가 돼요. 그러니까 점점 더 많은 참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고요. 더 많은 사람이 참가하고 사이즈는 점점 커지고 있어요. 이 부분은 우리가 그렇게 크게 대단하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고요. 다만, 더 들여다보면 저는 그보다 남성여성의 비율, 또 지역적인 밸런스 이런 것을 봤을 때 스포츠가, 특히 동계스포츠가 편향된 지역을 극복하고 점점 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점점 더 평등을 지향하고 있다는 부분을 주목했으면 좋겠고요. 그것을 이렇게 들여다보면 사실은 우리가 사이즈를 키우는 것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사실 메가스포츠이벤트라고 하는 그 ‘메가’가 커지면 커질수록 자본의 힘이나 부정적인 부분도 더불어서 늘어나기 때문에 그 부분 좀 주의해서 우리가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선수단 규모 짚어봤는데, 최동호 평론가님, 목표 관중 수는 우리가 얼마 잡았는데 얼마나 온 걸로 집계가 됐나요?
□ 최동호
24일 기준이거든요. 누적 관람객이 140만 명이 기록이 됐습니다. 그리고 티켓 판매가 전체 티켓이 118만 장이었는데 우리가 목표한 바가 이 중에 90%, 106만 장을 팔겠다고 했거든요. 한 2개월 전쯤만 하더라도 티켓이 안 팔린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107만 장이 팔려서 티켓판매율은 목표 대비 100%를 넘었죠. 이로 인해서 흥행수입도 좀 늘어났고요. 이 기준으로만 보면 흥행에도 성공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죠.
□ 백운기 / 진행
막판에 컬링한 경기장이라든지 또 스피드스케이팅 하는 데는 꽉 찼더라고요.
□ 최동호
꽉 찼고요. 전에는 저는 이런 부탁을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적어도 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 분위기가 막 뜨니까 티켓 좀 구해 달라, 그리고 특히 수호랑, 반다비 이게 또 예상 못 하게 인기를 얻게 되니까 이 마스코트 구해 달라. 저는 그런 부탁을 많이 받게 됐죠.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렇군요. 이택광 교수님, 지금 관중 동원에 우리가 성공했다고 했는데 방금 전에 그 부분 지적해 주셨잖아요. 관중들의 수준, 그것도 평가할 만하죠?
□ 이택광
그렇습니다. 특히 고다이라 선수하고 이상화 선수의 아주 훈훈한 장면, 그렇죠? 비록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이상화 선수가 보여줬던 그런 굉장히 떳떳한 모습 또는 자랑스러운 모습 이런 것들이 사실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죠. 왜냐하면 관객들이 그런 반응에 대해서 호응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모습들이 좋게 이렇게 보여질 수가 없었을 거예요. 관객들 스스로가 그런 모습들을 보여줬고, 또 이미 금방 최동호 평론가가 말씀하셨던 흥행의 요소들이 전조가 좀 있었죠. 뭐냐 하면 평창 굿즈가 초창기부터 불티나게 팔렸었습니다. 그게 잘 아시겠지만 평창 롱패딩 못 구해서 난리가 난다든가.
□ 백운기 / 진행
저는 오히려 걱정했습니다. 이거 평창 롱패딩만 남기고 사라지는 것 아닌가.
□ 이택광
저는 하여튼 그런 측면에서 흥행은 크게 문제가 없지 않겠는가 하고 예상은 했었어요. 그런데 이 정도로 관심을 받는 올림픽이 있었던가, 그것도 특히 동계올림픽에요. 제가 워낙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 어릴 때만 해도 동계올림픽은 사실 많은 분들이 별로 관심이 없었죠. 그런데 최근에 동계스포츠 인구도 많이 늘어나고 저는 그런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동계스포츠가 원래 단체전보다는 상당히 개인전들이잖아요. 개인들의 기량을 겨루는 성격들이 굉장히 강하고 또 대부분의 선수들이 보면 프로 선수라기보다는 대부분 아마추어 선수들이에요. 다른 생계를 가지고 있고 참여하고 이러다 보니까 굉장히 훈훈한 인간스토리가 많잖아요. 휴먼스토리가 굉장히 많고. 최근의 문화적 현상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스토리거든요. 스토리텔링이고 스토리가 있는 사람이 사실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그래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정용철 교수님, 사실 초반에 좀 우려했던 게 숙박이라든지 또 바가지요금 이런 부분들이 조금 우려가 됐는데 별로 얘기 안 나왔던 것 같은데요?
□ 정용철
오히려 그 부분은 굉장히 문제없이 해결이 됐고요. 저도 여러 번 가봤는데 잡으려고 하면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또 KTX나 이런 것 때문에,
□ 백운기 / 진행
가기가 좋아졌죠.
□ 정용철
네, 접근성이 굉장히 좋아졌어요. 굳이 안 자고 올 수도 있고 그래서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문제가 덜 돼서. 그 부분도 굉장히 우리가 지금은 지나가고 났으니까 그냥 이렇게 편하게 얘기하지만 시작 전에는 굉장히 그게 큰 문제였는데 이렇게 쉽게 넘어가게 돼서 저도 다행스러우면서도 굉장히 놀랍다는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대택 교수님, 현장에서 보실 때 관중들의 수준이라고 할까요? 이런 건 어떻게 느끼셨어요?
□ 이대택
아까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여자 아이스하키 첫 경기를 봤는데 그게 개막하고 바로 다음 날인가 아마 굉장히 일찍 했을 겁니다. 그래서 관중들도 어찌 보면 전체 경기 기간 중에 초입이었고 그리고 단일팀이라는 사람들의 관심, 세간의 관심, 그리고 그때 북한의 응원단이 들어와서 약간 경직됐지만 오히려 북한응원단들이 신기했던. 그래서 그것도 하나의 그림이었고,
□ 백운기 / 진행
볼거리였죠.
□ 이대택
게임도 그림이었고 그래서 많은 것들이 생소함이었지만 그 생소함이 주는 신선함의 즐거움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꼭 스포츠라는 개념보다는 뭔가 신기한 것을 보러 들어온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을 저는 받았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 관중들 수준도 많이 높아진 것 같지 않아요?
□ 이대택
네, 굉장히 많이, 글쎄요, 그 높아졌다는 척도를 어떻게 봐야 될지 모르겠지만,
□ 백운기 / 진행
일방적인 응원이 아니고 잘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주는 그런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 이대택
저는 굳이 그렇게까지 느끼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이 특정한 플레이를 할 때, 그때 스웨덴 팀하고 했었는데 잘하는 선수들이나 잘하는 팀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것에 대해서 공감하고 또 우리 단일팀이 좀 열세이기는 했지만 끝까지 그래도 지는 과정에서도 그리 실망하지 않는. 그래서 이것 자체만으로도 즐기는 것으로 저는 느꼈던 것 같습니다.
□ 정용철
그 부분에 대해서 잠깐,
□ 백운기 / 진행
네, 정용철 교수님.
□ 정용철
저도 스위스랑 첫 경기,
□ 이대택
아, 스위스죠. 스위스.
□ 정용철
남북한 단일팀 스위스랑 8대 0으로 졌는데요. 시작할 때 막 난리 났었어요. 안에서 그때 북한 응원단 와서 분위기 잡고 그러다가 마지막에 끝날 쯤 돼서 너무 격차가 완연했기 때문에 응원이 잦아들고 이런 좀 김새는 부분이 있었는데, 저는 그때 많은 사람들이 지적 안 했지만 남북한이 같이 와서 물론 이겼으면 되게 좋았겠지만 크게 함께 졌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했고, 그것들이 우리가 굉장히 힘든 일이잖아요. 진다는 것은 아까 운동선수로서, 아까 신소정 선수 8골 먹는 것은 골리로서 너무나 힘든 일이에요. 그런 것들을 함께 겪었다는 경험 자체가 저는 굉장히 큰 상징이라고 보고 이런 부분들을 우리가 이번을 통해서 한번 경험을 했고, 이기지는 않았지만 함께 힘들고 어렵고 아픈 것들을 같이 경험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의미 있는 경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함께 졌다의 의미,
□ 정용철
함께 크게 졌다.
□ 백운기 / 진행
정말 뜻 깊게 다가오는데. 함께 크게 졌다. 그래요.
□ 이대택
저게 정용철 교수님 말씀하시는 스타일이십니다. 잘 지자.
□ 백운기 / 진행
아주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잘 지는 것 중요하죠.
□ 이대택
그렇죠.
□ 백운기 / 진행
운영방식과 관련해서 한번 짚어볼 텐데요. 최동호 평론가님, 혹시 평가하신다면 운영방식은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시나요?
□ 최동호
대회 운영이요? 운영방식은,
□ 백운기 / 진행
매끄러웠습니까?
□ 최동호
초반에 조금 문제가 좀 노출이 됐었죠. 그러니까 올림픽은 우리가 IOC에서 운영한다고 알고는 있지만 IOC는 무대를 깔고요. 각 종목별로 경기운영은 IF라고 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종목별 세계단체 있죠. 여기가 인원을 투입해서 경기를 운영하게 되고요. 대회를 유지하기 위한 전반적인 시설과 인프라 등은 조직위원회에서 제공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대회 초반에 자원봉사자 문제도 있었고요. 그리고 거기 현장에 갔던 취재기자들로부터 제가 몇몇 불만사항들 얘기하는 와중에 들었거든요. 뭐냐 하면 아직도 공사 중인 데가 있다더라, 그리고 어수선하다, 이런 얘기들이 나왔는데 걱정스럽게 봤는데 대회가 열기를 얻어가면서 곧 정리가 됐고요. 그리고 대회 운영과 관련해서 별다른 문제점은 없었다고 봅니다. 종합적인 얘기는 IOC도 대회 준비해가는 과정을 일 단위로 다 정확하게 체크하고 결산도 해나가는데, 그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결산기자회견을 했거든요. 결론적으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선수촌이나 대회 운영과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고 느낀 사람을 한 사람도 만나보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표현을 했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손님이라 더 그런 얘기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 최동호
그런데 IOC는 그런저런 고려를 하지 않고 정확하게 얘기를 하죠.
□ 백운기 / 진행
정확하게 얘기하나요? 그렇다면 정말 평가한 거네요?
□ 최동호
네.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님께서는 전체적인 운영방식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 이택광
저는 운영에 대해서 자세히 들은 바가 없기 때문에 운영 자체를 평가하기는 좀 그렇지만 개․폐막식과 관련돼서 송승환 씨가 총감독하지 않았습니까? 사실 그런 부분들도 굉장히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올림픽이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우려를 하셨어요. 그런데 그런 운영들도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굉장히 잘되었다, 그런 생각이 들고요. 물론 초창기에 잡음들이 있었지만 그런 잡음들을 잠재울 만큼 굉장히 어떻게 보면 효과적인 운영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 운영 같은 경우도 이미 시작하기 전에 많은 문제들이 있었잖아요. 그런 문제들도 경기가 진행되면서 잡음들이 사라지고 결국 스포츠 축제라는 이미지를 살리는 데 큰 누가 되지 않았다는 것. 이런 것들이 결론적인 운영의 묘미를 잘 살렸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전반적인 운영과 관련해서 이대택 교수님 의견은 이러신가요?
□ 이대택
아까도 잠깐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잔치를 벌이는데 그 잔치에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왔는지 주인이 친절한지 내가 불편한 게 있어서 얘기를 했더니 그걸 잘 들어줬는지. 잔치에 온 손님들은 그렇게 느낄 겁니다. 그러니까 잔치가 꼭 음식이 비싸서, 아니면 대단히 화려해서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IOC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굉장히 대만족을 한 것으로 저도 듣고 있습니다. 제가 나중에 가서 제 친구를 만나면서도 이야기를 들었는데,
□ 백운기 / 진행
미국에서 오신.
□ 이대택
네. 먹는 것 그리고 특히 자원봉사자 얘기를 그렇게 많이 하더라고요. 너무 친절하고. 그리고 그 친구는 한국에 많이 와 봤기 때문에 이 한국이 깨끗한 나라, 친절한 나라, 그리고 말은 좀 안 통해도 무엇인가 해 주려는 의지가 있는 나라라고 인식하고 있고 그리고 또 특히나 더 안전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무슨 특별한 사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히나 이번에 북한과의 관계가 있어서 더더욱 그러한 불안감이 해소가 돼서 그러한 모든 것들이 그들의 인식, 그러니까 운영 자체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가지고 간 감정들이 굉장히 좋지 않았나. 그래서 좋은 평가가 나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사실 그게 좋았다면 성공한 거죠. 정용철 교수님은 아까 자원봉사자를 자봉이라고 하던데 원래 그렇게 부릅니까?
□ 정용철
요즘 줄여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이에 안 맞게.
□ 백운기 / 진행
아니요, 제가 몰라서. 운영방식 평가하신다면요?
□ 정용철
저는 대체로 비슷한데요. 아까 토마스 바흐의 극찬에 대해서 당연한 결과다, 그렇게 얘기하는데 그 내막이 조금 다를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지금 평화올림픽 성공한 것은 남북한에게는 생존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굉장히 좋은 건데요. 다시 말해서 똑같은 것을 IOC나, 저는 이번 평화올림픽 프레임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물론 남북한의 긴장완화가 있지만 그 이면에는 NBC와 같은 거대자본의 흥행성적이 이 남북한 단일팀으로 인해서 굉장히 치솟았어요. 그래서 거의 흥행이 망할 뻔한 게 잘됐다는 부분이 토마스 바흐 입장에서는 굉장히 호재였을 거고 그 부분을 우리가 좀 냉철하게 봐야 될 것 같다. 그냥 립서비스로 좋아서 뭐 이런 게 아니라 그 이면에는 올림픽이 거의 망해가다가 이 평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굉장히 잘 드러나게 됐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또 더불어서 이것의 최대의 아이러니컬한 피해자는 아마 아베 신조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남북한 평화프레임에 있어서 계속 재 뿌리려고 했다가 본전도 못 찾은 이런 상황들이 벌어졌는데. 우리가 올림픽이라는 게 물론 스포츠고 땀으로 이룬 그 순간은 굉장히 아름답지만 그 이면에 있던 다양한 방식의 득실은 또 다른 차원에서 우리가 계산을 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돼요.
□ 최동호
여기에 대해서 제가 조금 더,
□ 백운기 / 진행
네, 최동호 평론가님.
□ 최동호
이게 속사정이 다 있는 얘기인데, 그러니까 IOC는 올림픽과 관련돼서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너무 규모가 비대해지고 그러니까 환경 문제 발생하고 개최국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휘청거리고 하다 보니까 어쩌면 나중에는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나라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자구책을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입장에서 보면 IOC가 사실은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 노력하는 바는 개최국가가 그들이 원하는 정치적 또는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게끔 도와주는 거거든요. 대표적인 예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에서 발생한 독립시위를 중국은 올림픽 직전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유혈진압을 해서 잠재웠습니다. 그런데 IOC는 이걸 모른 척했거든요. 왜냐하면 문제 삼으면 안 되니까. 중국이 원하는 것이 G2 중국의 선포라고 한다면 베이징올림픽이 중국이 원하는 대로 G2 중국의 화려한 중국의 무대로 만들어주는 것이 올림픽의 존재, 성공을 위해서는 더욱더 필요하다고 판단했고요. 그러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무엇이냐고 했을 때 한국 정부는 평화올림픽을 원한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서 성공을 해야지 올림픽이 더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IOC는 판단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했죠. 그 결과로 올림픽 끝나고 난 뒤에 북한에서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이런 서신도 오고갔고요. 그런 면에서 우리 정용철 교수께서 말씀하신 바를 이해하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그렇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면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도 도움이 될 거고 결국은 그게 IOC한테도 도움이 되는 거죠.
□ 최동호
그걸 조금 나쁘게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IOC의 올림픽 장사거든요. 올림픽의 몸값을 더 자꾸 높이는 겁니다. 그 수익은 IOC가 가져가는 거고요. 그리고 좋게 긍정적으로 표현하자고 한다면 이것이 올림픽의 효용인데, 이 올림픽의 효용으로 인해서 긴장관계를 완화시키는 효과는 있으니 결국은 세계평화에는 기여는 된다. 때문에 IOC가 올림픽을 통해서 실질적으로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바는 없지만 주최국가의 성공적인 개최로 인해서 정치 환경, 지형의 변화가 있어서 일부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경우는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죠.
□ 이택광
저는 조금 더 그 말씀하신 내용에 추가를 하고 싶은데,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님.
□ 이택광
금방 말씀하신 그 내용이 실질적으로 올림픽 연구가들 사이에 IOC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인 거죠. 다시 말하면 그러한 이유 때문에 IOC는 굉장히 정치적이라는 거예요. 금방 중국 예를 드셨는데, 티베트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고 그 부분을 IOC가 침묵하는 것,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고요. 그래서 올림픽 학자들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민주화가 진척된 나라일수록 올림픽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게 IOC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번 평창올림픽은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준 거죠. 사실 잘 아시겠지만 올림픽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바뀌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아마 1984년일 겁니다. LA올림픽이었던 것 같아요. 거기서 말 그대로 올림픽이 상업화되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올림픽, 쉽게 말하면 중계권이 거래가 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규모로 확대가 되는데 그런 상업화로서의 올림픽이 1984년 이후 쭉 이어져왔다면 IOC가 거기에 어떻게 보면 재미를 붙인 거죠. 그런데 이번 평창올림픽은 사실 그런 상업화에 플러스알파가 더 필요하다는 걸 보여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바로 뭐냐 하면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인 거죠. 저는 이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올림픽이라는 것과 양립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반대적으로 대립하는 게 아니라 양립해서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IOC가 그런 생각을 해야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조금 문제가 되겠죠. 하지만 어쨌든 이런 부분들이 평화도 지금까지 IOC가 내세웠던 가치였지만 민주주의라는 것도 하나의 가치로서 이제 내세울 때가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기는 들어요.
□ 백운기 / 진행
네, 경기장 바깥을 한 바퀴 돌아봤는데요. 이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서 경기력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번에 우리는 금메달 5개, 은메달 6개, 동메달 4개를 땄는데요. 당초 기대하기로는 금메달 8개를 기대했습니다만, 오히려 금메달 수는 적었지만 다른 메달 수가 많았고 또 생각하지 않았던 종목에서도 메달이 나와서 많은 국민들이 환호했습니다. 특히 쇼트트랙에서 세계신기록이 2개나 나왔고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올림픽신기록 15개가 나왔는데. 최동호 평론가님, 경기내용 놓고 봤을 때도 좀 좋은 평가를 할 수 있겠죠?
□ 최동호
네, 보통 경기내용을 평가할 때는 동계올림픽이 개인종목 위주고요. 기록경기가 많기 때문에 기록이 몇 개가 나왔느냐를 가지고 평가를 하거든요. 빙상 종목에서만 보면 세계신기록 하나 있고 올림픽신기록이 12개가 나왔습니다. 선수들의 경기력도 좋았고요. 선수들도 그렇게 자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빙질이거든요. 빙질을 두고서 우리도 특히나 신경을 많이 써서, 아이스메이커로 세계적으로 저명한 분들을 우리가 초청을 해서 오래전부터 관리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스피드스케이트장 같은 경우에는 얼음이 단단해야지 선수들이 더 좋아하거든요. 반발력이 있어서 좀 더 힘 있게 추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얼음을 5cm 두께로 얼리는데 한 번에 5cm를 얼리는 게 아니라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한 번에 0.2mm씩 얼음을 얼려서 이것을 200번을 반복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단단한 얼음을 만들어서 선수들도 빙질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좋은 기록이 나왔고요. 이런 면으로 봤을 때 경기력도 충분히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죠.
□ 백운기 / 진행
네, 이대택 교수님, 빙상 종목 우리가 좀 강하지 않습니까? 물론 골든베이라고 불렸던 나라에 금이 안 나와서 아쉽기는 했습니다만. 쇼트트랙 계주 준결승에서 우리는 넘어지면서도 올림픽신기록을 세우고 그랬는데, 빙상 종목 우리가 강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이대택
대한민국이 처음 동계올림픽 나간 게 48년 생모리츠에 처음 나갔고요. 그때 빙상선수, 그러니까 롱트랙이죠. 큰 트랙 경기에 3명이 나갔고 그리고 그 이후에 빙상으로 계속 나가다가 이제 설상 종목으로 나가기 시작을 했죠. 사실 92년 올림픽 전까지는 특별히 우리가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쇼트트랙이 들어오면서 그때부터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잖아요. 쇼트트랙은 기록경기가 아니고 아시겠지만 순위경기입니다. 몸싸움도 있고 전략도 있고. 그리고 굉장히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방법에서 우리가, 모르겠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머리가 좋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그때 롱트랙을 타던 선수들이 쇼트트랙으로 넘어왔죠. 그리고 쇼트트랙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우리가 강한 면모를 보였고요. 그러다가 결국 여기 쇼트트랙에서 빛을 못 보거나 아니면 쇼트트랙에서 하던 선수들이 다시 롱트랙으로 넘어갔죠. 그래서 빙상 종목이 원래는 굳이 우리가 역추적하다 보면 쇼트트랙을 통해서부터 강화된 그러한 종목이라고 볼 수 있고요. 반대로 설상이나 썰매 종목은 이것은 사실 계절하고 시설이 갖춰져야 됩니다. 루지가 됐든 스켈레톤이 됐든 봅슬레이가 됐든 그것은 트랙이 있어야 되는데 이거 하나 만들려면 수십억 그러니까 우리는 그건 여태까지 만들지 못했죠. 외국에 나가서 빌려 쓰거나 그런 경우밖에 없는데. 그래서 최근에 거기에 투자하고 선수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그런 선수들이 생겼고 그래서 그 경기력하고, 그리고 추가로 설상 종목도 그 여파가 있었는지 그쪽으로 확장이 되는 느낌입니다. 이 전까지는 우리는 쇼트트랙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우리가 강하다는 표현보다는 이제는 설상이나 썰매 종목으로도 확장될 수 있는 때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좀 확장이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정용철 교수님, 그렇게 보면요. 사실 빙상은 그렇다 치지만 설상 종목에서 우리가 이번에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메달 나온 것 그런 것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 정용철
네, 저는 조금 더 크게 보면 이게 쏠림 현상, 그러니까 쇼트트랙이나 어떤 특정 종목에 쏠렸던 경기력이 다양한 종목으로 확산되면서 다양성이 있는데 그게 스포츠생태계에 굉장히 중요한 관심사고, 또 비인기 스포츠에 관심이 들어가고 더 많은 사람이 된다면 우리나라의 스포츠 전반을 건강하게 만드는 굉장히 중요한 변환점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해요.
□ 백운기 / 진행
네, 이택광 교수님, 경기력 평가 한번 해 주시죠.
□ 이택광
저는 굉장히 뜻밖에 성과를 올린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고 보고요. 금방 말씀하신 것처럼 어떻게 보면 이게 국가적인 정책이나 이런 것보다도 선수의 기량들이 더 앞서 간 측면이 있는 거죠. 그런 측면이고 특히 컬링 같은 경우도 사실은 크게 그렇게 지원이 안 되었던 종목인데 여기에서 또 아주 놀라운 성과들이 나왔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시면 사실 김연아 선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거의 투자도 안 되는 종목이었고 그만큼 한국에서 동계스포츠라는 건 그만큼 인기를 못 끌었다는 얘기가 되는데 선수들의 개인기, 선수들의 노력을 통해서 이런 종목들이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오히려 국가가 투자하게 되는 그런 수순을 받아왔거든요. 그래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금방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국 동계스포츠계에 굉장히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기종목이고 특히 컬링 같은 경우는 이제 투자를 안 할 수가 없죠. 투자를 안 했다가는 상당히 많은 시달림을 받으실 거예요.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해서 청와대 청원을 올릴 수도 있고. 지금 또 컬링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지금까지 미비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 속속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들이 크게 본다면 한국스포츠 종목을 다양화시키고 또 그것이 보는 즐거움에서 하는 즐거움으로 바뀌게 되면 스포츠산업의 발전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게 긍정적인 측면이고 또 국민의 생활의 일부분으로서 스포츠가 자리 잡아갔을 때 결국 또 상생효과가 일어나는 거죠.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동계스포츠의 저변층들도 넓어지고 운동선수들의 층도 굉장히 두터워지고 그러면서 명실상부하게 평창올림픽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이 우리들의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최동호
저는 여기서 정말 궁금한 게 있거든요.
□ 백운기 / 진행
네, 최동호 평론가님.
□ 최동호
이택광 교수께서 말씀해 주신 것에 더 궁금한 건데, 컬링 열풍, 신드롬으로까지 표현됐고요. 이렇게 우리 국민들이 열광했는데 과연 이것이 실제로 컬링의 저변으로, 또 컬링이 생활체육이나 우리 국민들이 즐기는 종목으로 발전할 수 있게끔 기회가 주어질까? 여기에는 좀 의문이 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말 말씀하신 대로 보는 스포츠인데 올림픽은 그냥 스펙터클로서 보고 즐기는 데에만 우리가 익숙해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컬링 보고 재미를 느껴서 실제로 컬링에 입문하는 새로운 동호인들도 있을 수 있겠으나 그냥 올림픽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거거든요. 체육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이번의 이 기회를 모멘텀으로 살려서 새로운 컬링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든지 아니면 시설들을 새롭게 유치해서 이 효과를 누려야 되는데 과연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대표적으로 보면 2002년 월드컵에서 축구열풍이 늘었는데 그 이후에 K리그 관중이 잠깐 반짝였다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간 측면도 있거든요. 이런 부분 저는 앞으로 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택광
결국 그게 인프라 구축인데, 컬링을 사실 제가 영국 가서 처음, 제가 유학을 영국 가서 했는데 처음 가서 봤어요, 이런 종목이 있다는 걸. 너무나 재미없는 종목이었고.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각 동네 주민들이 모여서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여름에는 골프도 치고 거기 보면 볼링그린이라는 게 있는데 잔디밭에서 하는 컬링 같은 게 또 있죠.
□ 백운기 / 진행
야외에서 하는 것도 있습니까?
□ 이택광
네, 대부분 야외에서 합니다. 그러다가 겨울 되니까 들어가서 하는 거죠. 원래는 아일랜드에서 출발했다는 말도 있고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 백운기 / 진행
저는 그거 보면서 누가 저걸 만들었을까.
□ 이택광
영국 사람들이죠. 그러니까 사실 영국 사람들이 보면 스누크도 마찬가지고 상대방 선수들을 괴롭히는 그런 스포츠게임을 많이 개발하는데 컬링도 그런 것이지 않습니까? 이미 들어가 있는 공을 쳐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 그런 스포츠가 사실은 영국 같으면 동네 주민들이 즐기는 스포츠인 거죠. 그게 사실은 국가적으로 투자가 되어야 되는 것이고 금방 말씀하셨던 부분은 우려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컬링장이 사실은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지어야 되는데.
□ 백운기 / 진행
그러니까요.
□ 최동호
그런데 이것도 일종의 상황논리라고도 저는 말씀을 드리는데 예를 들면 컬링이 반짝 인기를 얻었으니까 투자가 되고 지원이 되어야 된다고 봤을 경우에 우리가 모든 종목을 다 잘해야 되는가. 예를 들면 노르웨이가 이번에 메달 순위에서 1등이거든요. 1등인데 노르웨이는 하계올림픽에서는 순위가 보이지가 않습니다. 우리하고는 비교가 안 되거든요. 그리고 예를 들면 자메이카가 육상 단거리를 잘 뛰는데 세계에서 육상 세계선수권 대회를 개최했을 때도 자메이카를 모델로 이렇게 투자하고 지원해야 된다고 강조를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 온 국민이 전부 다 1인 1스포츠를 해서 스포츠공화국이 되어야 된다는 얘기인데, 노르웨이는 그들의 환경에 맞는 스포츠를 온 국민들이 즐길 수 있게 기회를 줘서 거기서 자연스럽게 동계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나는 거고요. 우리는 온 국민이 또 야구에 열광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으면 여기에 기회를 제공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종목에 나가서 좋은 성적 거두는 거고 보고 즐기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동계스포츠, 동계올림픽이라는 이런 메가스포츠이벤트는 스포츠적인 성격도 있지만 오히려 그 외에 정치경제, 또 사회문화적 영향력도 크기 때문에 우리가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이용한 측면도 있고, 모든 종목을 우리가 다 잘해야 되고 잘 투자를 해야 되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말씀 듣다 보니까요. 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축구월드컵, 야구, 이런 거 다 통틀어놓고 따지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최고 같은데요?
□ 이택광
아마추어가 프로만큼 장비를 많이 구입하고 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이게 참 굉장히 특이한,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아마추어 스포츠가 굉장히 발달해 있는 나라는 맞죠. 그런데 저는 한 가지 분명히 이번에 컬링장이 어디 생길 것 같아요.
□ 백운기 / 진행
일단 의성에는 생기지 않겠습니까?
□ 이택광
왜냐하면 특별한, 사실은 물론 이렇게 얘기하지만 컬링 선수들은 화를 내시겠지만 어떻게 보면 볼링처럼 누구나 조금만 노력을 하면, 물론 선수급은 안 되겠지만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문화잖아요. 그렇죠?
□ 최동호
의성군에서 30억 원 들여서 하나 짓는다고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정용철 교수님.
□ 정용철
컬링 지금 얘기가 나왔는데 저는 좀 우려스러운 게, 은메달 땄잖아요. 그래서 많이 반짝 떴는데. 아까 최동호 교수님이 얘기한 것처럼 이게 흥행으로 앞으로 비인기종목이 성황리에 잘 될 거라는 게 과거를 봤을 때 희박해요. 그런데 저는 보다 더 우리가 생소한 스포츠의 신기함과 이것들의 깜짝 놀랄 흥행에 도취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컬링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아까 아일랜드라고 했는데 제가 알기로는 스코틀랜드에서 기원을 했는데, 스코틀랜드에서 지역에서 그냥 굴리던 이런 것들이 제가 잘 들여다보면, 제가 한 1년 반 전쯤에 컬링을 저희 서강대학교 학생들 데리고 한번 한 적이 있었어요. 선견지명이 너무 탁월하다 보니까. 이것은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웃어주었습니다.
□ 정용철
감사합니다. 그래서 갔는데 그날 저희가 보면서 뭘 느꼈느냐 하면 이 컬링이야말로 정말 체육시간에 정규프로그램에 넣어야 할 만큼 굉장히 교육적인 스포츠다. 컬링장에 가보면 굉장히 고요하고 아주 정제된 동작을 통해서 리드가 스톤을 놓을 때 그 순간에 아주 떨리는 순간이 있죠? 그 순간은 스킵이 그려주는 모습을 던지고 그것을 끝까지 지켜보면서 유효하게 흘러가는 스톤을 양쪽에서 보필하는 두 명의 스위퍼들이 하면서 차가운 얼음판을 따뜻하게 데우면서 나아가는 너무나 아름답고 교육적인 스포츠라는 그런 스포츠의 가치를 우리가 정확하게 좀 더 보편화시킨 다음에. 그냥 우리가 은메달 따서 너무 행복해요, 그러고서는 너도 나도 걸레질하자, 이게 아니고요.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나 가치들을 조금 더 우리가 깊게 들여다보고 그런 면에서 스포츠를 같이 좀 해보자는 식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이대택 교수님, 정용철 교수님 원래 시인이세요?
□ 이대택
원래 말씀을 항상 저렇게 하십니다.
□ 백운기 / 진행
아주 좋습니다.
□ 이대택
교수님이 약간 가치, 미학, 또 시적으로 표현을 하십니다.
□ 백운기 / 진행
아주 좋았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을 이제는 많은 국민들이 다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그전만 해도 스킵이 뭔지 스위퍼가 뭔지 몰랐을 텐데요. 이제는 스톤이라는 것도 다 알고 컬링이 아주 많이 알려졌으니까요. 네, KBS <공감토론> 오늘 평창 동계올림픽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과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청취자 분들 또 문자 많이 보내주시는데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휴대전화 뒷자리 8054 쓰시는 분입니다. “평창올림픽 기록적인 면이나 흥행적인 면에서 성공했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성공에 도취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원봉사자 처우 문제, 입장권 강매 논란 등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안상범 청취자님 “평창올림픽의 성공 뒤에는 관중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관중들이 우리 선수들뿐만 아니라 외국 선수들도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선진국 그 이상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콩으로 의견 주신 여상영 청취자님 “선수들의 훌륭한 경기력도 좋았지만 중계방송이 스포츠의 감동을 더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5009 쓰시는 분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과는 별개로 빙상연맹의 파벌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699님 “이번 평창올림픽은 스포츠 국가주의에서 벗어나 선수 개개인의 개성과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네,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과제를 생각해볼 텐데요. 빙상연맹 파벌싸움, 반드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될 문제이기는 하죠. 과제를 생각하기 전에 짧게, 아까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 제가 좀 부탁을 드렸는데요. 가장 아쉬웠던 점 하나씩만 짚으신다면 최동호 평론가까지는 어떤 걸 꼽으시겠어요?
□ 최동호
바로 그 문제입니다. 김보름 선수가 팀추월 끝나고 경기 후에 인터뷰에서, 저는 정말 놀랐어요. 저는 그때 이동하면서 라디오로 인터뷰를 들었거든요. KBS 인터뷰였는데, 3명이 뛰었는데 박지우하고 김보름 선수만 인터뷰를 하고 노선영 선수는 안 나오더라고요. 무슨 일이 있었나? 경기 끝나고 난 다음에 너무 지쳐서 응급실에 가 있나?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혼자서 울고 있었던 거예요. 그녀의 곁에는 밥데용 코치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 이게 너무 그려지지 않는 거죠. 그 이후로 국민적인 비난이 폭발하니까 백철기 감독이 인터뷰를 했죠. 그 자리에 노선영 선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기자회견에서 나온 내용을 노선영 선수가 반박을 했고요. 반박을 하니까 백철기 감독이 다시 재반박을 했습니다. 이게 올림픽 기간 동안에, 경기가 열리는 동안에 벌어진 일이었거든요. 이게 이해가 안 가죠. 그런데 그 속에 많은 빙상인들이 지적하기를 지금은 올림픽 도중이니까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이게 다뤄져야 될 문제라고 지적을 하면서 선수들이 앞장서서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고 표현한 분도 계셨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면 빙상연맹이 헤게모니를 잡고자 하는 파벌의 대리 의미로 선수들에게 자꾸 소스와 기자회견 내용과 이런 것들을 자꾸 자극하면서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대신 주장하게끔 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이 문제는 분명히 밝혀야 되지 않을까.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최동호 평론가께서 나오셨으니까 궁금한 것 좀 여쭤보고 싶은데요. 도대체 뭐가 문제였습니까? 빙상연맹 이런저런 얘기 다 나오고 하지만 도대체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고요. 맨 처음에 나왔던 얘기는 노선영 선수만 한체대가 아니고 한체대, 비한체대 출신 간의 알력이라고 했는데 보니까 노선영 선수도 한체대 출신이더라고요.
□ 최동호
노선영 선수도 한체대죠. 한체대인데,
□ 백운기 / 진행
그런데 뭐가 문제였나요?
□ 최동호
빙상선수로서 한체대에 와서 그 이후에 실업팀까지 제대로 된 메달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특정 인물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한체대와 빙상연맹, 단국대거든요. 특정 대학교라기보다도 한 번 더 들어가서 보게 되면 특정 인물 라인에 서느냐 안 서느냐입니다. 그 인물은 아직까지 실명을 제가 거론하기는 힘들고요.
□ 백운기 / 진행
전 모?
□ 정용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죠. 전모를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 최동호
얼마나 대단하느냐 하면 이와 유사한 일이 소치 동계올림픽에도 똑같이 벌어졌거든요. 그때는 안현수 선수의 귀화 문제 때문에 벌어져서 올림픽 도중에 귀국했습니다. 대통령의 한마디로 빙상연맹에서 완전히 내몰리다시피 해서 제외가 됐거든요. 불과 2, 3년 사이에 복귀를 한 겁니다. 복귀해서 다시 실권을 잡고 있어요.
□ 백운기 / 진행
그런 문제가 있었군요.
□ 최동호
얼마나 뿌리 깊은가를 알 수가 있는 대목이죠.
□ 백운기 / 진행
네. 정용철 교수님께서는요?
□ 정용철
그 안에 저는 이 김보름 사태는 조금 우리가 냉철하게 봐야 되겠다. 왕따 논란 있고 이런 것 다 이해되는데요. 이 선수에게 우리가 과도한 비난이 몰렸고 그리고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 따고 고개 숙이고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모습 보면서 우리가 이 선수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비난과 과도하게 좀 반응을 했다는 부분이 하나 있고요. 그다음에 이것의 제일 밑바닥에는 뭐가 있느냐 하면 아까 전 모 부회장 얘기도 했지만 되는 놈만 민다고 하는 이런 기본 멘탈리티가 있어요. 그래서 전 부회장이 어떤 얘기를 하느냐 하면 내가 메달 만들어주는데 너희가 어떻게. 그래서 그 과정에서, 물론 우리 이승훈 훌륭하고 이상화 훌륭하지만, 심석희 훌륭하고, 이런 메달권에 있는 선수들과 또 이 선수를 메달권에 놓기 위해서 희생되는 수많은 선수들이 있어요. 저는 매스스타트 보면서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에 박수를 치면서도 거기에서 앞에서 끌어줬던 장재원 선수의 힘겨운 역주를 또 마음 아파하고. 또 이런 부분들이 해결이 안 되는 한, 그리고 또 메달 따면 우리 다 흥분하면서 좋아하시고 이런 멘탈리티가 통용되는 한 우리는 언제까지나 이런 부당한 사태. 그냥 파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다 어떤 지독한, 되는 놈만 된다고 하는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어요.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정용철 교수님께서도 빙상연맹의 파벌싸움에서 비롯된 이 문제를 가장 아쉬웠던 문제로 꼽으십니까? 하나 더 꼽으신다면.
□ 정용철
이렇게 훅 들어오시네요.
□ 백운기 / 진행
그러면 조금 있다가 발언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이택광 교수님께서는 어떤 점 가장 아쉽게 생각하십니까?
□ 이택광
저도 김보름 선수 관련된 지금 논의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건 어떻게 보면 빙상연맹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가지고 있었던 국가 주도의 스포츠, 이 업계라고 불러야 할까요? 이것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지금 티핑포인트 나온 거예요. 왜냐하면 동계올림픽이 역설적으로 많은 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비인기종목들이 조명되면서 기존에 덮여 있던 비리들이랄까 이런 것들이 지금 드러나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반드시 이것은 한번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 백운기 / 진행
이것도 적폐죠.
□ 이택광
그렇죠. 적폐라고 부를 수 있고요. 그런데 우리는 금방 최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왜 이 적폐가 생겼는지도 생각을 해봐야 돼요. 그러니까 적폐만 제거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왜냐하면 놔두면 또 적폐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결국 그게 금메달 경쟁에서 온 거죠. 결국 이 사람 줄에 서게 되면 내가 금메달 딸 수 있다는 것이고 또 금메달 따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환호해 왔던 측면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이 빙상 종목에서 굉장히 금메달이 많이 나오잖아요. 이걸 가지고 과거에 영국의 한 방송국이 취재를 해서 보도한 적이 있죠. 어떻게 한국이 쇼트트랙에서 이렇게 많은 금메달을 따는가. 사실 거기에 보도된 것은 굉장히 반인권적인 모습으로 보도가 됩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의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 따는 모습들이 외국인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특히 선진국의 관점에서 본다면 굉장히 비인권적입니다.
□ 백운기 / 진행
금메달 만들기인 거죠.
□ 이택광
그렇죠. 10대 때부터, 마치 중국인 올림픽 준비하는 과정들을 보여주는 것과 동일한 시선을 쇼트트랙 선수들에게 보였단 말입니다. 이런 것들을 반성해야 되는 거죠. 반성해야 되고 말 그대로 올림픽이 올림픽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을 때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요. 결국 그렇지 않을 때에는, 지금 현재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까? 결국 그렇게 했기 때문에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지 않았느냐, 그게 뭐가 잘못됐느냐 하는 이야기도 한단 말이에요, 지금. 그러니까 이런 문제들이 선수들의 탓으로 가서는 안 되고 제가 생각할 때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짚고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되는 거겠죠.
□ 백운기 / 진행
빙상연맹 문제, 주로 좀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이제 이택광 교수님이 좀 확장해서 금메달 경쟁만 추구하는 국가 주도 스포츠의 문제점 지적해 주셨습니다. 이대택 교수님께서는 어떤 점 아쉽게 생각하십니까?
□ 이대택
저는 시종일관 딱 하나입니다. 가리왕산. 여기서 선수 문제 또는 내용 문제, 빙상연맹 문제 말씀하셨지만요. 저는 그러한 문제보다는, 물론 그것도 분명 문제고요. 저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올림픽이라는 것을 과연 우리가 어떻게 수용하고 이것을 사회적인 선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느냐의 문제인데 사실 우리가 올림픽을 즐기고 있는 동안 즐기고 있는 그 배경, 특히 가리왕산이 우리나라가 지금 현재 올림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단지 5일, 8일 정도의 시합을 위해서 그 유전적 자원들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보고를 그렇게 깔아뭉개는 그것이 가장 아쉽고 그리고 그것은 분명히 우리 사회가 다시는 반복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와 연결돼서 사후활용도 거의 불가능한 그러한 시설들을 일정 지역에 밀집적으로 만들어놓은 것, 이것은 분명히 저는 문제점이라고 생각하고 아쉽게 생각합니다.
□ 백운기 / 진행
가리왕산이 참 독특한 생물종들이 많이 서식하는 원시림인데 대회 전에 가리왕산 생태계 복원을 약속을 했죠?
□ 이대택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복원계획도 제출한 것 같지만 그게 다시 반환된 것 같습니다. 복원의 방식이나 내용이 전혀 복원의 의미가 아니라고 반환된 것 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우리가 과제를 많이 생각해보고 싶은데 오늘 재미있게 토론하다 보니까 시간이 빨리 지나갔습니다. 이제 마무리 발언을 좀 들어봐야 될 텐데요. 원래는 비인기종목에 대한 지원도 저희가 짚어보고 싶었고요. 또 경기장 사후활용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보고 싶고 그랬는데요. 앞으로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가 좀 신경을 써야 될 부분이 있다면, 그리고 좀 달라져야 될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들을 꼽으시겠습니까? 앞에서 쭉 말씀을 해 주셨기 때문에 대체로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대택 교수님, 가리왕산 말고 다른 것 얘기하고 싶은 것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한 40초씩 드리겠습니다.
□ 이대택
네, 40초 보고 가야겠네요. 올림픽은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올림픽, IOC도 진화하고요. 분명히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 올림픽에 참여하거나 또는 우리가 개최할 기회가 생긴다면, 분명히 또 기회가 올 겁니다. 이런 방식은 아니고요. 아마도 몇몇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하는, 선택된 도시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지금처럼 모든 전 세계 돌아다니면서가 아니고요. 중복개최가 한 20년 정도 텀으로 이런 기간으로 돌아가겠죠. 우리나라도 굉장히 좋은 조건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우리가 이만큼의 재정적인 투자 그리고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면서 그것을 수용하겠느냐. 그리고 만약에 한다면 어떻게 그것을 수용하겠느냐 하는 사회적 공감대 그리고 정보의 공개 이것들이 사전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앞으로 올림픽 개최하는 데도 이런 문제들은 똑같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그것을 저는 가장 경계하고 싶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고맙습니다. 이택광 교수님.
□ 이택광
역시 저도 비슷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결국 경기시설 활용 문제나 또는 환경 문제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올림픽을 준비해오면서 투명하지 않은 운영이라든가 또는 국민들과 함께 정보를 나누지 않은 권위주의적인 방식들, 거기에서 사실 올림픽이 출발했기 때문에 그것이 지속되고 있는 잔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그런 면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보여줄 수 있다는 모습이 보여요. 그 뒤에 사후관리를 잘 하고 또 그와 관련한 환경복원문제를 말끔히 처리했을 때 올림픽의 하나의 모범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문제들은 역시 올림픽들이 대중화되면서 논의해야 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고 보거든요. 이것이 과연 생활체육 확대로 갈 수 있는지 국민생활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이런 부분들도 논의를 해야 되겠죠. 그러한 하나의 계기로 삼아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감사합니다. 정용철 교수님.
□ 정용철
제가 아까 훅 들어와서 대답 못한 것 하나 하고요. 아쉬웠던 것 프라이드하우스. 성소수자를 위한 공간이었는데 지난번 소치 때 푸틴이 없애버렸던 공간이었는데 이번에 부활을 하지 못했어요. 그 부분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고요. 그리고 제안하는 건 제가 지금 12번까지 있는 것 중에서 지금 5번까지밖에 못 와서 마지막에 있는 12번을 꼭 하고 싶었는데요. 아직 올림픽이 안 끝났습니다. 패럴림픽이 남았고요. 3월 9일부터 시작되는 것에 대해서 온 국민이 다시 한 번, 저는 개인적으로 진짜 올림픽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패럴림픽에도 많은 관심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백운기 / 진행
패럼림픽에 우리 국민들 어떤 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져야 될까요?
□ 정용철
저는 장애를 극복해서 너무 대단하다, 어떤 감동의 그런 메시지보다는요. 한 사람의 인간이 자기가 처한 현실에서 그 한계를 딛고 계속 노력하는 과정들을 거대한 인류애의 한 부분으로서 우리가 이해하고 그들과 공감하면서 스포츠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들을 이들이 지금 말하고 있다. 다른 올림픽과 달리 자본이나 이런 것과는 좀 멀리 떨어진 좋은 부분의 가치를 유지하는 패럴림픽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감사합니다. 패럴림픽 짚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3월 9일 개막하죠. 네, 최동호 평론가님.
□ 최동호
우리 정용철 교수는 참 마음이 따뜻하네요.
□ 백운기 / 진행
그러신 것 같습니다.
□ 최동호
언어에서도 다 드러나고 있고요. 다 똑같은 비슷한 얘기인 것 같은데,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평창 동계올림픽 굉장히 어려웠죠. 망할 거라는 얘기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굉장히 난감하게 느꼈던 것 중의 하나가 ‘국민 여러분 관심 가져주십시오’라고 얘기가 뒤늦게 나왔었거든요. 우리가 이렇게 준비했고 만들었으니까 사실은 관심을 가져야 된다는 그런 의무감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전에 유치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나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전혀 없이 과거 권위주의 시대처럼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유치를 한다고 했기 때문에 문제였다고 보는데 이런 점들이 좀 고쳐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메가스포츠이벤트부터는 지역사회와 시민사회와 충분한 소통을 거쳐서 사후활용까지 미리 만들어놓고 시작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백운기 / 진행
네, 오늘 네 분의 제언까지 잘 들었습니다. KBS <공감토론> 오늘은 평창 동계올림픽 성과와 의미를 진단해보면서 과제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오늘 토론 격조 있게 이끌어주신 네 분께 감사드립니다. 국민대학교 이대택 교수님,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님, 서강대 교육대학원 정용철 교수님,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님 네 분 수고하셨습니다.
□ 패널
고맙습니다.
□ 백운기 / 진행
고맙습니다. 그리고 전화와 인터넷, 문자로 참여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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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개형 기자 the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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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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