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교육기관 공자학원은 첩보기관?…中 유학생도 감시 비난

입력 2018.03.07 (07:00) 수정 2018.03.0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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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해외 중국어 교육기관인 공자학원(孔子學院)이 새 학기를 맞아 국내 각 대학 신입생 등을 상대로 일제히 수강생 모집에 나섰다. 공자학원은 중국 교육부가 세계 각 나라에 있는 대학교들과 교류해, 중국 문화나 중국어 등의 교육과 전파를 위해 세운 교육 기관이다. 우리나라에는 연세대와 한양대 등 전국에 23개의 공자학원이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erign affairs) 최신판은 ‘중국 정부가 공자학원을 활용해 정보 전쟁을 펼칠 수 있다’고 우려한 조지프 나이(Joseph Samuel Nye, Jr.)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의 기고문을 실었다. 조지프 나이 교수는 잘 알려진 대로 ‘소프트 파워(soft power)’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미국의 정치학자이다.


조지프 나이 교수는 무엇보다 전 세계 대학에 세워진 ‘공자학원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학원 본래의 기능을 넘어선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그동안 공자학원이 중국어와 문화를 전파한다는 명목으로 중국 정부의 정보기관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은 미국 내에서 줄곧 제기돼 왔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크리스토퍼 레이Christopher Wray) 국장도 지난달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 정보기관이 미국 학교를 상대로 첩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중국어 교육 기관인 공자학원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미국 교육기관의 개방된 연구 환경을 악용해 교수, 연구원, 학생을 상대로 적극적인 첩보 활동을 하거나 중국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것은 물론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을 감시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이런 논란 때문에 미국 시카고대와 펜실베이니아대는 공자학원을 퇴출하기도 했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 권위주의 정부가 은밀하게 펼치고 있는 정보전, 이데올로기 전쟁 등은 ‘샤프 파워(sharp power)’ 로 불리기도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공자학원은 물론 가짜뉴스(fake news)를 퍼뜨려 대통령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움직임도 여기에 해당한다. 해당 정부의 비밀 자금이나 경제적 영향력을 활용해 유인, 매수 등 탈법적 수법까지 동원해 상대로 하여금 강제로 따르게 하는 전력이다. 교육, 학문, 예술 등 문화적 영향력을 말하는 ‘소프트 파워’와 비교되는 개념이다.

소프트 파워 라는 용어를 만든 조지프 나이 교수도 해당 기고문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이 샤프 파워 전략을 실제로 교묘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개방과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을 통해 샤프 파워 전략을 극복해야 한 것’이라고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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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교육기관 공자학원은 첩보기관?…中 유학생도 감시 비난
    • 입력 2018-03-07 07:00:26
    • 수정2018-03-07 11:15:05
    취재K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해외 중국어 교육기관인 공자학원(孔子學院)이 새 학기를 맞아 국내 각 대학 신입생 등을 상대로 일제히 수강생 모집에 나섰다. 공자학원은 중국 교육부가 세계 각 나라에 있는 대학교들과 교류해, 중국 문화나 중국어 등의 교육과 전파를 위해 세운 교육 기관이다. 우리나라에는 연세대와 한양대 등 전국에 23개의 공자학원이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erign affairs) 최신판은 ‘중국 정부가 공자학원을 활용해 정보 전쟁을 펼칠 수 있다’고 우려한 조지프 나이(Joseph Samuel Nye, Jr.)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의 기고문을 실었다. 조지프 나이 교수는 잘 알려진 대로 ‘소프트 파워(soft power)’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미국의 정치학자이다.


조지프 나이 교수는 무엇보다 전 세계 대학에 세워진 ‘공자학원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학원 본래의 기능을 넘어선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그동안 공자학원이 중국어와 문화를 전파한다는 명목으로 중국 정부의 정보기관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은 미국 내에서 줄곧 제기돼 왔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크리스토퍼 레이Christopher Wray) 국장도 지난달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 정보기관이 미국 학교를 상대로 첩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중국어 교육 기관인 공자학원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미국 교육기관의 개방된 연구 환경을 악용해 교수, 연구원, 학생을 상대로 적극적인 첩보 활동을 하거나 중국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것은 물론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을 감시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이런 논란 때문에 미국 시카고대와 펜실베이니아대는 공자학원을 퇴출하기도 했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 권위주의 정부가 은밀하게 펼치고 있는 정보전, 이데올로기 전쟁 등은 ‘샤프 파워(sharp power)’ 로 불리기도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공자학원은 물론 가짜뉴스(fake news)를 퍼뜨려 대통령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움직임도 여기에 해당한다. 해당 정부의 비밀 자금이나 경제적 영향력을 활용해 유인, 매수 등 탈법적 수법까지 동원해 상대로 하여금 강제로 따르게 하는 전력이다. 교육, 학문, 예술 등 문화적 영향력을 말하는 ‘소프트 파워’와 비교되는 개념이다.

소프트 파워 라는 용어를 만든 조지프 나이 교수도 해당 기고문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이 샤프 파워 전략을 실제로 교묘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개방과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을 통해 샤프 파워 전략을 극복해야 한 것’이라고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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