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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봉주?…‘여의도 性’ 판도라 상자 열리나
입력 2018.03.07 (13:40) 수정 2018.03.07 (15:37) 멀티미디어 뉴스
이번엔 정봉주?…‘여의도 性’ 판도라 상자 열리나
“앞으로 여의도에서 미투 고백이 봇물 터지듯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실 전직 6급 여성 비서관 A 씨)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이 폭로된 뒤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의 불길은 여의도 정치권으로 옮겨붙을 기세다.

이번엔 정봉주 전 의원이 7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려 했으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정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입당 전이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 이날 오전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의혹 보도는 정 전 의원이 지난 2011년 기자 지망생(현직 기자)을 호텔로 불러내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대학 강연을 통해 알게 된 정 전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되기 전 마지막으로 포옹하자며 안더니 키스를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기사에서 정 전 의원은 "(폭로자에 대해) 명예훼손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돼 있다.


정 전 의원 캠프 관계자는 기자회견 시작 5분 전 "오늘 보도된 내용과 관련해 입장 정리에 시간이 필요해 회견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출마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고 회견 시간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전 회견을 취소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견장에는 '젊은 서울, 하나의 서울, 탁 트인 서울'이라 적힌 마이크 받침대가 사전 설치됐으나, 정 전 의원은 이날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현재 캠프 주요 관계자들과도 연락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떨고 있는 여의도

정치권은 안희정 지사 성폭행 폭로에 이어 유명 정치인인 정봉주 전 의원까지 '미투' 파문에 휘말리자 '올 것이 왔다"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6일 국회 투고 게시판 ‘여의도 옆 대나무 숲’에는 미투 관련 글이 올라왔다.

“의원님, 안녕하세요, 저는 잘 지내지 못합니다."라고 시작되는 글은 한 의원은 그릇된 행태를 비판한다.

"제가 딸 같다며 며느리 삼고 싶다던 의원님, 따님들 앞에서도 제 앞에서 그랬듯 바지를 내리시는지요. 얼마 전 의원님께서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며 가해자를 비난하는 기사를 봤어요. 그 기사를 본 저는 아침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의원님의 더러운 성욕 때문에 저희 부모님은 딸에게 더러운 말을 하는 의원님의 목소리를 생생히 들어야만 했고, 저는 부모님 가슴에 대목을 박은 죄인이 됐어요.”라고 돼 있다.

‘성욕’ 등의 단어가 사용된 것을 봐서 글쓴이는 ‘성폭행’ 혹은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5일 폭로돼 국회 내 첫 미투 고백 사례로 기록된 보좌관 성폭력 사건도 정치권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5일 자신을 국회의원의 비서관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19대 국회였던 지난 2012년부터 3년여간 상사였던 B 보좌관(현재 채이배 의원실 보좌관)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B 보좌관으로부터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각종 음담패설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채 의원은 7일 B 보좌관을 면직 처리했다.

전여옥 “여의도에 수많은 안희정 있다”

이런 가운데, 전여옥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은 “여의도에 수많은 안희정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 전 의원은 6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안희정 전 지사 '저기 가라' 할 정도로 그를 뛰어넘는 프로페셔널들이 있다. 그들은 아마도 과거를 떠올리며 머리를 쉴 틈 없이 돌리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여의도에도 (미투가) 시작됐다”며 “(그들은) 그 과정에서 빚어진 지질하고 더럽고 사악한 일들을 ‘정치 한량의 하룻밤 객기’로 스스로 세뇌하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의원실, 연극 극단과 다를 바 없다”

국회에서 근무하는 여성 보좌진들은 “국회 의원실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성희롱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4~9급의 9명으로 구성된 국회의원 보좌진의 임면권이 국회의원 한 사람에 전적으로 달려 있기 때문에 구조적인 성폭력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례에서 보듯 위계에 의한 성폭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의원실 보좌진 내에서도 4급 선임 보좌관 이하로 상하 질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6~9급의 하급직 여비서와 인턴사원에 대해서는 불합리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는 게 국회 여성 보좌진들의 하소연이다.

한 전직 국회의원실 여성 비서관은 “의원님이 짐을 싸라고 하면 우리는 바로 그날로 해직이다. 의원 한 명이 직원들의 생사여탈권을 가진 의원실은 구조적으로는 연극 극단과 다를 바 없다”며 “직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이번엔 정봉주?…‘여의도 性’ 판도라 상자 열리나
    • 입력 2018.03.07 (13:40)
    • 수정 2018.03.07 (15:37)
    멀티미디어 뉴스
이번엔 정봉주?…‘여의도 性’ 판도라 상자 열리나
“앞으로 여의도에서 미투 고백이 봇물 터지듯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실 전직 6급 여성 비서관 A 씨)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이 폭로된 뒤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의 불길은 여의도 정치권으로 옮겨붙을 기세다.

이번엔 정봉주 전 의원이 7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려 했으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정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입당 전이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 이날 오전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의혹 보도는 정 전 의원이 지난 2011년 기자 지망생(현직 기자)을 호텔로 불러내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대학 강연을 통해 알게 된 정 전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되기 전 마지막으로 포옹하자며 안더니 키스를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기사에서 정 전 의원은 "(폭로자에 대해) 명예훼손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돼 있다.


정 전 의원 캠프 관계자는 기자회견 시작 5분 전 "오늘 보도된 내용과 관련해 입장 정리에 시간이 필요해 회견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출마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고 회견 시간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전 회견을 취소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견장에는 '젊은 서울, 하나의 서울, 탁 트인 서울'이라 적힌 마이크 받침대가 사전 설치됐으나, 정 전 의원은 이날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현재 캠프 주요 관계자들과도 연락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떨고 있는 여의도

정치권은 안희정 지사 성폭행 폭로에 이어 유명 정치인인 정봉주 전 의원까지 '미투' 파문에 휘말리자 '올 것이 왔다"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6일 국회 투고 게시판 ‘여의도 옆 대나무 숲’에는 미투 관련 글이 올라왔다.

“의원님, 안녕하세요, 저는 잘 지내지 못합니다."라고 시작되는 글은 한 의원은 그릇된 행태를 비판한다.

"제가 딸 같다며 며느리 삼고 싶다던 의원님, 따님들 앞에서도 제 앞에서 그랬듯 바지를 내리시는지요. 얼마 전 의원님께서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며 가해자를 비난하는 기사를 봤어요. 그 기사를 본 저는 아침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의원님의 더러운 성욕 때문에 저희 부모님은 딸에게 더러운 말을 하는 의원님의 목소리를 생생히 들어야만 했고, 저는 부모님 가슴에 대목을 박은 죄인이 됐어요.”라고 돼 있다.

‘성욕’ 등의 단어가 사용된 것을 봐서 글쓴이는 ‘성폭행’ 혹은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5일 폭로돼 국회 내 첫 미투 고백 사례로 기록된 보좌관 성폭력 사건도 정치권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5일 자신을 국회의원의 비서관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19대 국회였던 지난 2012년부터 3년여간 상사였던 B 보좌관(현재 채이배 의원실 보좌관)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B 보좌관으로부터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각종 음담패설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채 의원은 7일 B 보좌관을 면직 처리했다.

전여옥 “여의도에 수많은 안희정 있다”

이런 가운데, 전여옥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은 “여의도에 수많은 안희정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 전 의원은 6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안희정 전 지사 '저기 가라' 할 정도로 그를 뛰어넘는 프로페셔널들이 있다. 그들은 아마도 과거를 떠올리며 머리를 쉴 틈 없이 돌리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여의도에도 (미투가) 시작됐다”며 “(그들은) 그 과정에서 빚어진 지질하고 더럽고 사악한 일들을 ‘정치 한량의 하룻밤 객기’로 스스로 세뇌하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의원실, 연극 극단과 다를 바 없다”

국회에서 근무하는 여성 보좌진들은 “국회 의원실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성희롱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4~9급의 9명으로 구성된 국회의원 보좌진의 임면권이 국회의원 한 사람에 전적으로 달려 있기 때문에 구조적인 성폭력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례에서 보듯 위계에 의한 성폭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의원실 보좌진 내에서도 4급 선임 보좌관 이하로 상하 질서가 존재하기 때문에 6~9급의 하급직 여비서와 인턴사원에 대해서는 불합리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는 게 국회 여성 보좌진들의 하소연이다.

한 전직 국회의원실 여성 비서관은 “의원님이 짐을 싸라고 하면 우리는 바로 그날로 해직이다. 의원 한 명이 직원들의 생사여탈권을 가진 의원실은 구조적으로는 연극 극단과 다를 바 없다”며 “직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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