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서 불붙은 ‘미투’…“남녀 아닌 권력 문제”

입력 2018.03.08 (21:21) 수정 2018.03.0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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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투' 운동이 특히 두드러진 문화예술계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별의 문제를 넘어서, 일부 유명 연출가가 권력을 독점하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거장 연출가들의 성폭력 의혹이 쏟아지며 '미투' 운동이 가장 뜨겁게 불붙었던 연극계.

7년 차 배우 김보은 씨는 연극계가 성폭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였다고 말합니다.

[김보은/연극배우 : "어떤 연출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작업 방식이나 연습할 때 분위기라든가 이런 것들이 많이 좌우된다고 생각해요."]

대부분, 연출이 극단 대표와 제작자 등을 겸하는 1인 중심 구조.

캐스팅은 물론, 지원금 배분까지 결정합니다.

특히, 유명 연출가는 교수나 지원사업 심사위원까지 맡고 있어 극단 외부에서도 영향력이 큽니다.

이런 위계적인 그릇된 질서 속에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그 사실을 드러내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오성화/성폭력반대 연극인 행동 : "정보와 힘을 갖고 있고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은데 내가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 사람이 '너는 이 업계에서 매장할 거야' 라는 그 얘기에 누가 자유로울 수 있겠어요."]

때문에 가해자에 대한 확실한 처벌과 지원 배제는 물론, 현재의 권위적인 제작 시스템까지 모두 바꿔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류근혜/한국여성연극협회 회장 : "('미투'는)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상·하의 문제, 그리고 나 아닌 인간 존중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이번 '미투' 운동을 계기로 차별적인 권력 구조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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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예술계서 불붙은 ‘미투’…“남녀 아닌 권력 문제”
    • 입력 2018-03-08 21:22:24
    • 수정2018-03-08 21: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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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투' 운동이 특히 두드러진 문화예술계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별의 문제를 넘어서, 일부 유명 연출가가 권력을 독점하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거장 연출가들의 성폭력 의혹이 쏟아지며 '미투' 운동이 가장 뜨겁게 불붙었던 연극계.

7년 차 배우 김보은 씨는 연극계가 성폭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였다고 말합니다.

[김보은/연극배우 : "어떤 연출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작업 방식이나 연습할 때 분위기라든가 이런 것들이 많이 좌우된다고 생각해요."]

대부분, 연출이 극단 대표와 제작자 등을 겸하는 1인 중심 구조.

캐스팅은 물론, 지원금 배분까지 결정합니다.

특히, 유명 연출가는 교수나 지원사업 심사위원까지 맡고 있어 극단 외부에서도 영향력이 큽니다.

이런 위계적인 그릇된 질서 속에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그 사실을 드러내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오성화/성폭력반대 연극인 행동 : "정보와 힘을 갖고 있고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은데 내가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 사람이 '너는 이 업계에서 매장할 거야' 라는 그 얘기에 누가 자유로울 수 있겠어요."]

때문에 가해자에 대한 확실한 처벌과 지원 배제는 물론, 현재의 권위적인 제작 시스템까지 모두 바꿔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류근혜/한국여성연극협회 회장 : "('미투'는)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상·하의 문제, 그리고 나 아닌 인간 존중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이번 '미투' 운동을 계기로 차별적인 권력 구조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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